엔더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미래의 어느 날 태평양 연안국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다. 생물학 포자 탄두 미사일 공격으로 중년층(미들스)이 몰살한다. 살아남은 사람은 어린 10대(스타터스)와 노인(엔더스). 미사일 공격에 살아남은 미들스는 겨우 백신을 구할 수 있었던 행운아들 뿐이다.

엔더스는 돈을 미끼로 스타터스의 몸을 빌린다. 그 중심에 선 기업은 프라임 데스티네이션. 프라임은 스타터스의 머리에 칩을 이식하여 엔더스의 의식을 옮기는 기술을 개발했다. .

기득권을 쥔 엔더스는 자신들의 일자리 보존을 위해 '연장자 고용보호법'을 만들고, 스타터스의 취업을 불법으로 규정된다. 부모와 조부모까지 죽어 길거리로 내몰린 고아 스타터스는 빵과 집을 위해 프라임을 찾는다.

몸을 대여하는 기간은 하루일 수도 있고 한 달 혹은 그 이상일 수도 있다. 한편 프라임은 부유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영구 렌탈을 위한 음모를 꾸미게 되는데...

시놉시스만 훑어 보아도 기발한 착상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나는 《스타터스》와 《엔더스》를 10대의 성장 소설로 읽었다. 아니나 다를까, 2012년 3월 스타터스가 나왔을 때 아마존 청소년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작가 리사 프라이스는 남부 캘리포니아의 산자락에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그녀는 작품 속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암울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노래한다.

나는 《스타터스》, 이어 《엔더스》를 읽으며 작가의 상상력과 소설적 작법에 압도되었다. 딘 쿤츠는 이 작품을 두고 관대한 칭찬을 했다 한다. 저자는 쿤츠에게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남기고 있다.

이 작품은 10대들의 사랑과 우정을 담고 있다. 나는 내 사춘기 시절 아련하게 꽃피웠던 꿈과 희망을 되찾을 수 있었다. 현실의 부정과 음모를 물리치고 미래를 향한 힘찬 걸음. 이 책의 주제다.

맨 앞 띠지를 보면 한 소녀가 손가락을 입에 대고 있다. 나는 이와 관련된 묘사를 보고 아하~ 싶었다.

"하이든이 미심쩍다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손가락을 입에 댔다." - 141쪽

더 흥미로운 것은 띠지를 벗겼을 때 나오는 그림이다. 얼굴에 노인(old)과 10대(young)의 모습이 반반씩 나뉘어 있고, 뇌에는 'BODY BANK'라고 새겨진 칩이 들어가 있다. 이 그림은 엔더스의 배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물론 그림 자체도 흥미롭지만 더 재미진 것은 《스타터스》와 비교해 볼때 똑같은 그림이 블랙(스타터스)과 화이트(엔더스)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스타터스》를
읽지 않았더라도 이 작품 자제로 재미를 만끽할 수 있겠으나, 사건 전개와 등장 인물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타터스》를 먼저 읽는 것이 좋겠다.

이 작품은 SF적인 요소도 풍부하다. 가령 뇌에 이식한 칩으로 의식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 설정 자체가 그렇거니와 사진이나 액자, 투사영상 통화, 심지어 가게 메뉴판으로도 활용되는 에어스크린과 누군가를 향하게 하면 대상의 이름이 뜨는 폰의 기능이 이채롭다.

요소요소에 10대의 로망과 반항이 꿈틀댄다. 가령 '그저 그런 규칙들을 만든 사람들 스타터들이 일을 할 수 없고 시설에 갇혀 지내야만 한다는 법을 만든 사람들을 싫어한다'는 하이든의 말이 그렇다. 룬 클럽 이야기는 자체가 10대의 사생활이지 않은가.

또한 저자는 10대가 지녀야 할 덕목, 도덕성에 관해 적어도 두 번 다루고 있다. 가령 캘리의 아빠 레이는 연줄을 이용해서 백신을 구하는 부정한 방법을 거부했다. 또 하나는 캘리가 실험에 응했을 때 늙은 엔더 숙녀나 친구 마이클을 쏘는 상황에 격렬하게 저항했다.

그래, 이 소설은 10대들의 선택과 도전 그리고 용기에 관한 모험으로 가득차 있다. 안네 프랑크는 절망적인 사항 속에서도 "우리의 인생은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다"며 결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우리 10대들의 미래도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작품의 마지막 구절을 읽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이 작품이 10대의 성장 소설로 읽혀도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다.

"서로 손을 잡고, 함께,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운명을 만들어낼 미래앞으로 걸어 나갔다." - 358쪽


10대와 어른 모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으리라. 물론 생각거리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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