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1 - 재치 있는 시골귀족 돈키호테 데 라만차, 개정판
미겔 데 세르반테스 지음, 박철 옮김 / 시공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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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7년에 태어난 세르반테스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극작가이다. 그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해적들을 만나 노예 생활을 하는 등, 오랜 세월을 힘들게 보냈다. 1605년 《돈키호테》를 출간했지만 싼 값에 판권을 넘기는 바람에 형편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어려운 생활은 1616년 마드리드에서 눈을 감을 때까지 지속되었다.

 

스페인 최초의 현대 소설인 《돈키호테》는 돈키호테와 산초의 모험담을 통해 이상을 위해 뜻을 굽히지 않는 진실한 인간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당시 유행하고 있던 기사 이야기를 비웃기 위해 써진 소설이지만, 평론가들은 《돈키호테》가 단순 풍자 소설이 아니라 '진정으로 인간을 그린 최초이자 최고의 소설'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돈키호테는 그 당시의 기사에 대한 모습과 시대상을 보여주며 기사에 대해서 비판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책에서 나왔던 이상적인 기사의 모습을 떠올리며 행동을 옮기게 되는데, 마치 그 행동은 흡사 도적과 같은 행동을 할 때가 많았다. 가령 지나가던 수도사들을 급습하여 전리품이라는 명목하에 그들의 옷과 물품을 빼앗으려 한다. 때로는 무전취식을 하고 두들겨 맞거나 산초는 멍석말이를 당해 장난감처럼 사람들에 의해 놀려진다.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를 쓰면서 아랍에서 흘러 들어온 문서들을 스페인어로 번역하여 썼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세간의 비난을 비켜갈 안전 장치였을 것이다. 그런 작가의 의도가 당시의 인간성을 희극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현대문학으로 높은 가치를 받고 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이는 당시 기사들이 시민들에게 보호비 라는 명목하여 갈취를 하거나 숲속에 숨었다가 통행세를 내라는 등 대부분 강도와 같은 짓을 많이 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았다. 또한 돈키호테는 연인이 없는 기사가 있다면 이는 정통성을 지닌 기사가 아닌 사이비 기사라고 칭하는 등 내가 생각했던 기사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사내 독서 모임에서 함께 읽고, '나'가 대표로 정리했다.

 

얼마 전 누군가와 로또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누군가는 그걸 허황된 꿈이라고 했고 나는 로또를 사는 것 자체가 허황된 꿈이 아니며 그것에 대해 한 발짝 다가가는 일이라고 했다.

 

그때 문득 깨달았다. 우리가 로또를 사고 그것의 당첨을 기다리는 모습이-가능성이 희박하고 이루어지지 않을 것만 같은 일들- 편력기사가 진짜 기사가 되기 위하여 모험을 떠나는 돈키호테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돈키호테는 감정 이입이 조금 어려운 캐릭터이다. 지금까지는 과대망상증이 있는 것 같은 행동만하여 현재로서는 도통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지만 언젠가 그를 부러워하고 공감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돈키호테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그 당시 모든 부류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돈키호테를 읽으므로 돈키호테와 함께 모험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전체를 다 읽는다면 다양한 사람과 사건을 만나는 유익한 체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특히 돈페르난도, 카르데니오, 루신다, 도로테아의 사랑 이야기에 매혹되었다. 카르데니오와 루신다는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바람둥이 돈페르난도에게 둘의 사랑을 유린당하고 카르데니아는 광인으로 전락한다. 도로테아는 농부 집안이지만 부유한 집안 아가씨이고 페르난도 집안은 소작인 집안이었다. 도로테아의 아름다움은 뛰어나서 돈페르난도가 접근을 하고 정혼하지만 연락을 끊고 루신다와 결혼했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도로테아는 그 사건에 상처받아 산중으로 도망가서 돈키호테 일행, 카르데니오과 만나고 숲속의 광인으로 전락했던 카르데니오가 돈페르난도가 결혼하려고한 루신다의 원래 애인임을 알고 각자의 사랑을 되찾기로 한다.

 

한편 신부, 이발사, 카르데니오, 도로테아는 돈키호테를 마을로 데려가기 위한 작전을 세우고 산초와 돈키호테에게 거짓말을 하며 돈키호테의 마을로 이끌어 간다. 그러던 중 산초는 주막에서 일행들이 주막 주인에게 들려주는 돈키호테 이야기를 엿듣게 되고 이 세상에 편력기사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기사소설이 거짓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가족을 위해 농사일을 하겠다고 결심한다.

 

셰익스피어가 이 이야기를 토대로 '카데니오'라는 희곡을 썼다고 하나, 지금은 분실되고 없다고 한다. 세르반떼스와 셰익스피어는 동시대의 인물이었다. 서로 나이차는 났지만(17살, 세르반떼스 1547년생, 셰익스피어 1564년생), 사망일시는 희한하게도 똑같았다(1616. 4. 23). 두 사람이 햄릿과 돈키호테라는 전형적인 인간의 유형을 창조해냈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자산이 아닐까?

 

작가가 돈키호떼를 통해 진작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후반부에 등장하는 법사 신부를 통해서다. 즉 그 당시 대유행했던 기사 소설에 대한 폐해를 지적하고 이에 몰두하는 사람들의 몽매를 지적하고자 했던 것이다. 어쨌든 그는 정해진 목표에 몰입하는 전형적인 실천형 인간의 유형을 창조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시공사판은 매끄러운 번역과 구스타브 도레의 삽화가 곁들여져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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