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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 잠언 500선
범립본.홍자성.장조 지음, 신동준 옮김 / 인간사랑 / 2015년 4월
평점 :

요즘 장기 불황으로 어려운 시대에 마음을 다잡는 일이 중요하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로 ‘내 코가 석 자’이겠으나, 그렇다고 불평하고 비관하며 지낼 수만은 없겠다.
가진 것이 적을지언정 생을 긍정하고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살아내는 ‘나눔의 미학‘의 지혜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 안주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스스로를 다잡고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더 없이 반갑다. 저자는 『명심보감』, 『채근담』과 『유몽영』의 세 책에서 난세를 이겨낼 처세술을 가려 뽑았다. 세 권의 총 1,013장 가운데 500장을 추렸으니 핵심이 고스란히 담겼다고 보아도 좋겠다.
편제는 크게 유가의 수제지평(修齊治平)과 도가의 무위자연(無爲自然) 그리고 불가의 출세득오(出世得悟)로 나눈 뒤, 관련 내용이 많은 수제치평은 다시 권학(勸學),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평(治平) 등 4개로 세분했다. 자연(自然)과 출세(出世)를 합쳐 모두 6장으로 이루어졌다.
마침 나는 저자가 펴낸 세 권을 모두 읽어 보았다.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에 따르면 우리는 듣고 본 것을 한 시간이 지나면 절반을 잊어버리고 하루 만에 70퍼센트, 한 달이 지나면 80퍼센트를 잊는다고 했다. 눈으로 세 책을 모두 읽었으되 그 교훈이 머리에 온전히 남아 있지 않다.
다행히 이 책을 읽으며 복습하면 좋겠지 싶다. 가령 하루 뒤 복습하면 일주일 정도 기억이 유지되고, 일주일 뒤 복습하면 한 달, 한 달 뒤는 육 개월 정도 기억이 지속된다고 한다. 다시 육 개월 지나 복습하게 되면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어 자신의 것이 될 수 있다.
나는 저자의 조언대로 이 책을 마음의 양식으로 삼아 수시로 펼쳐 읽을 생각이다. 성현의 말씀이나 고전(古典)의 진리는 묵혀 두어선 안되겠다. 이럴진대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 수상한 요즘 시국과 관련하여 채근담에 나오는 다음 대목이 절실히 가슴에 와 닿는다. 아! 청렴결백하고 가난하게 사는 것을 오히려 즐겼던[淸貧落島] 옛 사람들의 통찰이 더욱 그립다.
“책을 읽으면서 성현을 보지 못하면 글이나 베껴 쓰는 노비가 되고, 벼슬을 하면서 백성을 사랑하지 않으면 관복을 훔쳐 입고 녹봉이나 타먹는 도적이 된다. 또 학문을 강론하면서 몸소 실천하지 않으면 입으로만 하는 구두선(口頭禪)을 하게 되고, 사업을 세우면서 덕을 심을 생각을 하지 않으면 눈앞에서 덧없이 흩날리는 꽃이 되고 만다.” (전집 56)
부록으로 주어지는 〈잠언 필사 노트〉(94쪽짜리)는 원문을 쓰며 익히기에 더 없이 안성맞춤이다. 500장이 온전히 담겨 있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