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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힘 - 만족 없는 삶에 던지는 21가지 질문
김형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대학은 학과 구조 조정을 위해 바쁘다. 교육부가 마련한 평가 기준에 취업률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기업에 인기가 없는 학과는 통폐합되거나 축소될 수 밖에 없다.
물론 대학은 경제나 경영 등 실용적인 학문에도 투자하고 연구를 게을리하지 말아 한다. 또한 기업이나 정부의 관심이 없어도 기초 학문의 연마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구조 조정 대상 1순위에 철학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철학하면 밥 먹여주나?'라는 비아냥도 철학은 쓸모없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김형철 교수도 자신이 연세대학교 철학과에 원서를 낼 때 부모님의 완강한 반대에 직면했다.
"너 그럼 굶어 죽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거 공부해서 뭐 하려고 그래."
실용을 앞세우는 분야일수록 정신없이 쏟아지는 이론들이 다음 날이면 폐기 처분된다. 그러나 철학은 2500년 전 스승들의 말씀이 그대로 남아 우리에게 지혜와 통찰을 준다. 그 쓸모없음으로 인해 고전으로 오랫동안 살아남았다. - 8쪽
철학한다고 해서 돈이나 권력이 생기지 않는다. 그럼 철학은 우리에게 어떤 힘을 주는 것일까? 바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다. 자고로 위정자들은 백성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성찰하는 백성이 많으면 위정자들이 누리는 특권과 풍요가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왜냐? 그들이 누리는 호사가 모두 백성의 피와 땀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은 현대 사회에 와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치는 정치가에게 맡겨두고 학생은 공부를 시민은 현업에 충실한 사회가 가장 이상적인 사회라고 최면을 건다. 회사에서도 시키는 일을 적당히 해낼 수 있는 기술과 과묵한 태도를 지닌 사람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회사의 눈치를 보는 대학들이 백년대계 차원에서 기초 학문에 어찌 투자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어제 한 일을 무감하게 반복한다면 생각없이 사는, 성찰 없이 사는 삶이다.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 우리는 철학적 질문을 던져야 한다. 같은 질문을 거듭 던지며 해답을 찾아가야 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질문을 품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게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철학의 힘은 현실에서 힘이 없다는 사실에서부터 나온다. 철학한다고 돈이나 권력이 생기지 않는다. 그럼 철학은 우리에게 어떤 힘을 주는 것일까? 바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다. 무엇이 쓸모 있고 없는지는 바로 우리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다.
쓸모없는 것이 쓸모 있는 것이고, 쓸모 있는 것이 쓸모없는 것[無用之用]이라고 말한 장자는 이 모든 것이 우리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하지 않는가. 부디 철학을 만나시길, 인문학을 만나시길, 그 만남이 얼마만큼 쓸모 있을지는 온전히 당신에게 달려 있다.”
김형철 교수는 이 책에서 인생과 죽음 그리고 행복 등 우리가 충만한 삶을 위해 생각해야 할 21가지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스 철학, 공리주의와 칸트주의 등 다양한 철학 사조에 걸쳐 있다.
독자가 끊임없이 생각하고 성찰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자신의 의견을 답변 마냥 내놓기 보다는 다양한 원전과 텍스트를 소개한다. 독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철학은 지식이나 답을 알아가는 과정에 있지 않음에랴. 그래서 철학하는 힘은 곧 살아가는 힘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