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는 사람을 보면 참 부럽다. 우선 머리가 명석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고,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정리하려면 부지런한 사람일 것
같아서다.
저자에 대한 나의 느낌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널리 알려진 정치인이자 작가다. 국회의원도 하고
장관도 했다. 말도 똑 소리나게 잘 한다.
그가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소설이나 시에 대한 창작론이 아니다. 논리적 글쓰기에 관한
것이다. 가령 에세이, 자기 소개서, 인문학적 논술, 리포트, 신문 기사나 평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논리정연하게 펼쳐
보이는 기술과 요령이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쓰려면 부담이 가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쓰는 글 자체가 모범이
되어야 한다. 육아에 대한 책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아이를 거기에 맞게 잘 키워야 한다. 행동 따로 글 따로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청와대에서 8년간 일했던 강원군 전 비서관이 쓴《대통령의 글쓰기》는 대표적인 전범(典範)이다.
그는 자신이 말하고 싶은 글쓰기에 대한 요령을 직접 보여준 것이다.
이 책도 그렇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바가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어떻게 해야
논리적인 글을 쓰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지 그 노하우를 들려주고 실제 사례를 통해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내 생각에 《대통령의 글쓰기》와 《고종석의 문장》(2권)을 먼저 읽고 난 다음,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보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글을 잘 쓰기 위한 디테일을 익히지 않으면 이 책에서 풍기는 글의 묘미를 제대로 맛볼 수
없기 때문이다. 가령 접속사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도 한 요령이다.
"흔히 글쓰기도 방법을 배우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방법을 배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몸으로 익히고 습관을 들여야 잘 쓸 수 있다. 글쓰기는 그런 면에서 자동차 운전과
비슷하다." -11쪽
저자에 따르면 논리적 글쓰기를 잘 하기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논증의 아름다움을 구현”) 위해서는 꼭 지켜야 할 규칙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한다. 둘째, 주장은 반드시
논증한다. 셋째,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이 세 가지 규칙을 잘 따르기만 해도 어느 정도 수준 높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훌륭한 글은 뜻을 잘 전달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
훌륭한 글은 읽는 사람의 이성을 북돋우고 감정을 움직인다.” -77쪽
훌륭한 글쓰기의 첫걸음은 먼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그는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독서광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을 읽지 않고 재주만으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많이 써야
한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했던 구절은 다음과
같다.
기술만으로는 훌륭한 글을 쓰지 못한다. 글 쓰는 방법을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내면에 표현할 가치가
있는 생각과 감정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훌륭한 생각을 하고 사람다운 감정을 느끼면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그런 삶과 어울리는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논리 글쓰기를 잘 하려면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 무엇이 내게
이로운지 생각하기에 앞서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해야 한다. 때로는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원칙에
따라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 264쪽
요컨대 저자가 말하고 싶은 바를 한 마디로 압축하자면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라!(多讀
多商量 多作)” 어떻게 보면 익히 알려진 평범한 준칙이겠다.
한 권의 책에는 한 사람의 생(生)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다채로운 이력과 삶
속에서 체득한 지혜를 버무려 ‘논리 글쓰기’라는 메뉴로 내놓은 밥상이다. 한 숟가락 떠 보시라. 참으로 담백하고 푸짐할 것이다.
이어 나올 자매 편은 '논술 시험 편'이란다. 딸을 향한 내리 사랑이 녹아 있다. 다음 밥상도 얼른
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