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퓨처 - 로봇이 바꾸는 우리의 미래
일라 레자 누르바흐시 지음, 유영훈 옮김 / 레디셋고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로봇 전문가다. 그는 스탠퍼드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마치고, 카네기멜론대와 부설 로봇연구소에서 강의와 연구를 맡고 있다.

최근 안식년을 맞아 모처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는 영국 브리스톨에서 훈훈한 대서양 바람을 즐기며 이 책을 집필했다. 모처럼 기력을 충만하게 회복한 그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로봇 기술은 우리가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가령 CCTV 등 시광학 장치, 스마트폰에 내장된 평형계와 가속도계, GPS 위성망, 무선 안테나 등이다. 이 기술들이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로봇 공학을 이룬다.

저자에 따르면 로봇은 기존의 물리적 세계와 인간이 만든 디지털 세상을 잇는 새로운 형태의 살아 있는 접착제다. 또한 로봇 공학은 세상을 어떻게 지각하고, 주변 환경을 어떻게 이해하며, 어떻게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변화를 만드는 행동을 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로봇(Robot)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체코 작가 차페크가 쓴 <로봇 R.U.R (Rossum's Universal Robots)>(1921)이란 희곡에서다. 체코어로 ‘노예’를 뜻하는 로보타(Robota)에서 유래되었다.

만일 저자에게 로봇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는 썩 좋은 답변을 내놓을 수 없다고 실토한다. 너무 빠르게 세상이 변하기 때문이다. 즉 무엇이 로봇이고 무엇이 로봇이 아닌지에 대한 토론을 끝내 놓으면 얼마나 지나지 않아 완전히 새로운 상호작용 기술이 탄생하여 개념을 뒤흔들어 놓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그는 로봇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하는 대신 그 구성요소에 대한 설명으로 우회한다. 로봇의 구성 요소는 구조, 하드웨어, 전자기술, 소프트웨어, 연결성, 제어 등 여섯 가지다.

저자는 과연 전문가답게 쉬운 용어와 간명한 설명으로 이해하기 좋게 풀어낸다. 로봇 공학이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와 최신 연구 성과를 소개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현재 로봇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모터와 전지 분야다. 가령 혼다의 휴머노이드 ‘아시모’에서 보듯이 아직 로봇은 인간의 관절 처럼 유연하게 움직이기 어렵다. 모터 기술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전지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영화에서 보듯 벌 같이 날아다니는 스파이 로봇은 아직까지 실현 불가능하다. 고작 벽이나 창에 고정시켜 벌 처럼 보이게 하면서 도청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전지에 있다.

납산 축전지는 대략 킬로그램당 30와트시(Watt-Hour)이고 니켈수소 전지 역시 60와트시에 불과하다. 리튬폴리머 전지라고 해도 킬로그램당 180와트시여서 휘발유 킬로그램당 13,000와트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로봇이 6시간 동안 계속해서 움직이려면 리튬 전지로 12킬로그램이 필요하다. 전지 분야에서도 현신적인 발전이 있어야 로봇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저자는 매 장 마다 독특한 구조를 선보인다. 가령 미래 모습을 재현하거나, 본론을 이해하는 데 도움 되는 스토리텔링으로 시작한다. 나는 이런 도입이 너무 좋아서 이야기 속으로 흠뻑 빠져들곤 했다. 고투 더 퓨처!

로봇에 대한 윤리는 어떨까? 저자는 로봇 윤리학에 대해 긴지하면서 긴장된 톤을 보인다. 초기 로봇은 개인적 소유물에 불과다. 수명이나 용도가 다 되면 그냥 폐기처분하면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로봇의 작인(作因)은 더 명확히 드러나고, 성격도 점차 인간을 닮아갈 것이다.

이때 저자는 인류는 자기 정체성이나 현실 세계와의 관계에 대하여 심원한 영향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비인간과의 소통 능력은 새로운 차원의 능력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만일 우리가 로봇과의 관계를 큰 틀에서 탈인간화 하면 진짜 사람과의 관계도 탈인간화될 것이다. 나는 저자의 지적에 귀가 솔깃해진다. 선각자적인 혜안이 아닌가.

끝으로 그는 혁신적인 기술이나 기발한 기계가 나올 경우에 대비하여 정부 정책이나 법률이 반드시 선제적으로 대처해 줄 것을 주문한다. 자칫 로봇이 범죄나 악의적 행위에 악용될 여지를 예방하고, 자동운전 자동차가 교통사고를 냈을 경우 그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다가올 미래에서 로봇은 장난감 수준에서 벗어나 인간의 노동과 생산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반려 로봇’으로 거듭 진화할지 모른다. 이 책은 그런 미래 사회를 예측하는 혜안은 물론이거니와 로봇 공학을 위한 교양을 키우는 데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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