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 중국 최고 석학 장치청 교수의 건강 고전 명강의 ㅣ 장치청의 중국 고전 강해
장치청 지음, 오수현 옮김, 정창현 감수 / 판미동 / 2015년 1월

『황제내경』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의학 경전으로 황제(黃帝)와 명의 기백(岐伯)이 주고받은 대화를 기록하여 양생 이론을 풀어낸 책이다.

이때 ‘황제’는 어릴 때부터 총명하고 말을 잘 하였으며 사물을 깨달아 그 이치를 알아내는 능력이 있었다. 성인이 되어 천자의 자리에 올랐던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고.

『황제내경』은 크게 두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문(素問)과 영추(靈樞)다. 소문은 생명의 체질과 본질, 근원에 대해 황제와 기백이 문답식으로 주고받은 내용이다. 영추는 주로 몸 안에서 기혈이 순환하는 통로인 경락과 침구에 관한 내용을 다루었다. 

저자 장치청 교수는 현재 베이징중의약대학 국학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국가무형유산의 명의 장일첩 가문의 제15대 계승자라 일컬어진다. 중국 최고 명의의 반열에 오른 셈이리라.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인생에서 한 번쯤은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3대 경전 중의 하나로 『황제내경』을 꼽는다(나머지 둘은 『역경』과 『도덕경』).

장 교수는 10년 전부터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중국 경전을 중심으로 한 인문학 강좌도 운영하고 있다. 전문성과 인문성을 겸비한 그가 들려주는 중국 최고의 의서, 『황제내경』은 어떤 맛일까?

그는 ‘황제’가 무슨 신화에 나오는 전설적인 인물이 아니라 우리 인생 전체를 대변하는 형상이라고 해석한다. 이런 맥락에서 『황제내경』은 우리가 다다라야 할 인생 궁극의 수준 높고 아름다운 경지를 일러준다. 결국 우리가 『황제내경』에 서술된 양생의 도를 따르고 시시각각 동심을 잃지 않는다면 누구나 황제처럼 아름다운 인생을 보낼 수 있게 된다.

사실 우리가 생(生)을 유지함에 있어 가장 큰 소망은 질병 없이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는 것이겠다. 이에 『황제내경』은 인간의 생리, 병리, 질병, 치료에 대한 원리와 방법을 풀어내어 인류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큰 뜻을 일러준다.

『황제내경』의 핵심은 ‘불치이병, 치미병(不治已病, 治未病)’에 있다. 즉 이미 병든 것을 치료하기보다는 아직 병들지 않은 것을 다스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늘날 치료 의학보다는 예방 의학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마당에 이미 수 천 년 전에 큰 가르침을 전수해 준 것이다.

또한 음양이 조화하고 가변하며 서로 융화하는 천인합일(天人合一) 양생 사상이 주를 이루어 생명의 본질을 내다볼 수 있는 눈을 키워준다. 이때 생명을 이루는 가장 근본이 되는 세 가지 요소는 정(精), 기(氣), 신(神)이다. 장 교수는 이에 대해서 소상히 풀어낸다.

나는 솔직히 우리의 의서 『동의보감』이 『황제내경』과 격을 나란히 할 수 있을 지 자세한 내막은 잘 모른다. 허나 두 의서 모두 후대에 전해주고자 하는 바는 분명히 알 수 있겠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스려 천지인 조화의 경지에 이르는 양생이 최고의 건강이라는 사실.

장치청 교수는 어렵고 난해한 『황제내경』의 원전을 일반인의 교양 수준에서 이해될 수 있도록 매끄럽게 풀어냈다. 그 맛과 품을 온새미로 우리 독자가 느낄수 있는 까닭은 정창현 교수의 공로 덕분이지 싶다.

정 교수는 현재 경희한의대 고전의학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 책 외에도 『상한론』, 『금궤요략』, 『온병조변』 등 다수의 한의학 고전들을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정 교수의 진도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