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클래식하게 여행하기
박나리 지음 / 예담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영국에 간다면 맨 먼저 찾는 곳이 런던이다. 미국하면 뉴욕이듯이 런던에는 영국에서 가장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어디를 갈까?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다. ‘폭풍의 언덕’의 하워스나 비틀즈의 리버풀로 가기도 한다.

 

자, 볼거리가 많은 런던. 어디를 가볼까? 여왕이 사는 버킹검 궁이나 으리으리한 박물관과 미술관도 좋겠고, 트렌디한 시청사도 보고 런던 아이에서 템스 강을 내려다보는 맛도 좋겠다.

 

오후에는 우아하게 애프터눈 티 들고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 한 편 때린 다음 펍에서 맥주 한잔한다? 웅 너무 근사하다, 그치?

    

  

이제는 런던에서 나만의 색깔을 찾고 싶다면 이 책이 딱이다. 거기서 살아본 사람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결코 볼 수 없는 것들을 볼 수 있다.

 

가령 애니메이션 감독 남편을 따라 프라하에 날아간 진선명을 보자. 그녀는 프라하에서 살아본 이야기를 풀어 《프라하, 소풍》이라는 책을 냈다. 어떻게 다르냐고? 그녀는 체코산 맥주만 해도 ‘필스너 우르켈’부터 ‘감브리누스’, ‘부드바이저 부드바르’, ‘스타로프라멘’ 등 유명 브랜드는 물론이고 지방 양조장 출신의 다양한 맥주까지 맛보았다고 자랑한다. 일정이 빠듯한데 누가 마트에서 술을 종류별로 마셔 볼까? 살아본 사람만이 전해줄 수 있는 ‘깜’이 있다.

 

박나리. 그녀도 런던에서 3년을 살았다. 그리고 이 책을 냈다. ‘이제 내볼까?’ 수준에서 나온 책이 아니다. 처음부터 기획하고, 작정하고 달려든 책이다. 그렇지 않으면 결코 뿜을 수 없는 내공이 꿈틀댄다. 순천만의 뻘 처럼 달콤함도 스며있다.

 

음, 런던을 클래식하게 여행하자면? 그녀는 대답을 망설이는 독자에게 서슴없이 깐다. 왕실, 애프터눈 티, 정원 산책, 앤티크&빈티지, 펍, 스포츠, 그 외 전통(책방, 푸드 등) 같은 아이콘들이 어떠냐고 냅다 들이민다.

 

   

‘애프터눈 티’ 편을 보자. 1841년 베드포드 7대 공작부인 안나 마리아가 시작한 대접이 사교 문화로 널리 확산된 것이 애프터눈 티의 유래란다. 영국 사람들은 홍차를 유달리 좋아한다. 하루에만 6천만 잔. 전 세계 생산량의 50퍼센트를 소비한다.

 

그녀는 영국 홍차의 명가 ‘포트넘앤메이슨’에 들러 티리스타 페이 레이와 인터뷰했다. 티리스타는 티와 바리스타의 합성어. 인터뷰 기사를 보면 새로운 것도 알게 된다. 가령 포트넘앤메이슨 로고에 들어 있는 시계가 네 시를 가리키는 이유는 애프터눈 티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간대 3~5시의 중간대라는 것.

    

 

하이 티도 있다. 오후 5시 경 저녁 겸 해서 드는 차를 말한다. 이때 좀 더 기름지고 푸짐한 고기 파이나 미니 햄버거가 딸려 나온다고. 머핀, 햄 조각, 훈제 연어, 수플레도 서비스된다.

 

런던에는 매년 5월 중순부터 닷새 간 첼씨 플라워 쇼가 열린다. 우리나라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하는 등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플라워쇼.

 

영국 정원은 프랑스 정원과 다르다. 프랑스 정원은 베르사이유 궁전에 조성된 정원에서 보듯이 반듯반듯한 정형미를 자랑한다. 영국 정원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품은 듯 여유와 멋이 일품이다.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에 따르면 18세기 영국 정원 문화에 일대 새 바람이 불었다. 그간 '보다'란 말로 대표되는 정원의 개념이 '걷다'로 바뀐 것이다. 화려한 장식과 보여주는 의미의 정원에서 광대한 호수를 돌고, 지평선이 보이는 잔디를 가로지르는, 걷고 느끼는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첼씨 플라워 쇼도 부스를 라운딩하면서 둘러보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외에도 봄이 되면 지역별로 다양한 플라워 쇼가 열린다. 왕립식물원 큐에는 대영 제국 시절 채집해 놓은 온갖 식물 표본을 감상할 수 있다. 참고로 영국에서는 가드닝에서 나오는 쓰레기(화초, 화분, 흙)도 분리수거한다.

    

 

앤티크와 빈티지의 차이는 무엇일까? 책에서 소개하기로 빈티지는 30년 이상된 것이고, 앤티크는 백년 훌쩍 지난 것이다. 누가 그랬다지? 우리가 복고풍을 찾는 이유는 세월의 덧없음을, 인생의 무상함을 깨닫기 때문이라고. 거의 변화가 없는 영국인의 삶 속에서 앤티크와 빈티지가 유행하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다. 런던에 가면 포토벨로 마켓에 들러 맘에 와닿는 앤티크 하나 골라보자.

 

 

마지막으로 스포츠. 사실 영국 만큼 사시사철 스포츠를 즐기는 나라도 드물다. 축구, 골프, 테니스, 경마, 크리켓, 폴로, 여우 사냥 등등.

 

테니스만 해도 6월이면 윔블던, 8월에는 US오픈, 한겨울 1월에는 호주 오픈이 있다. 1월에 추우니까 호주에서 여는 것이다. 지금 2015 호주 오픈(1.19~2.1)이 한창이다. 아시안컵은 시드니, 호주 오픈은 멜버른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테니스 선수 중에 앤디 머레이(아래 사진 왼쪽 우승트로피를 든 선수)가 있다. 앤디는 2012년 US오픈에서 마침내(!) 우승을 거머쥐었다. 매번 나달, 조코비치와 페더러 등에 밀렸었다. 현재 호주 오픈에 모두 8강에 진출했다. 호주 오픈 결승전은 2월 1일 열린다. 아시안컵 결승전은 하루 전날인 1월 31일.

 

 

책 구석구석 지은이가 발품 손품을 팔아 열심히 뛰어다녔음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예약하기 어렵다는 윔블던 테니스도 로얄석에서 지켜보지 않았나. 햇살 좋은 날, 금방 구운 스콘에 버터 발라 홍차 한 잔 놓고 책을 펼쳐보자. 영국이 런던이 색다르게 아기자기하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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