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앙투아네트 운명의 24시간 - 왕실의 운명을 건 최후의 도박, 바렌 도주 사건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이봄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역사에서 '만약'을 전제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라고 한다. 그래도 '만약'을 붙여 되돌릴 수 있다면 꼬인 것을 제대로 풀어볼 수 있지 않을까?

 

톨스토이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고 했다. 나는 이 말을 조금 바꾸어 말하고 싶다. "성공한 역사는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실패한 역사는 나름나름으로 불운하다".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바렌 도주 사건은 어떤 '나름나름의 불운'이 있었던 것일까?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명성 황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관계는 마치 고종과 명성 황후의 관계와 같은게 아닌가. 한편으로 우유부단하고 유약했던 국왕, 한편으로 현명하고 결단력이 돋보였던 왕비가 있었다.

 

나가노 교코는 대학에서 독일문학과 서양문화사를 전공했다. 우리에게 무서운 그림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는 그녀는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다. 가령 저자는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앙투아네트 평전의 일본어판을 직접 번역하기도 했다니까.

 

책은 말 그대로 혁명군에 쫓긴 왕과 왕비의 야반도주를 다루었다. 궁궐에서 빠져 나와 벨기에 국경 지역 작은 마을 바렌에서 발각되기까지 24시간을 다루었다. 쫓고 쫓기는 자의 숨막히는 머리 싸움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도주는 극적으로 성공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은 실패하고 말았다. 저자는 우유부단했던 루이 16세의 오판에 무게를 둔다. 어쨌든 왕가 일행은 파리로 다시 끌려 갔고, 탕플 탑에 유폐되었다. 그후 1년 반이 지났을 무렵 왕과 왕비는 단두대의 형장에서 생을 마감한다. 과연 어디서 잘못되어 꼬여 버린 것일까?

 

저자는 치밀한 고증과 특유의 상상력으로 그 24시간을 추적한다. 미드 24보다 더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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