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경 지도 - 2008~2014 변경을 사는 이 땅과 사람의 기록
이상엽 글.사진 / 현암사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상엽 사진가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니 그간 작품집이 여럿 나와 있다. 파미르에서 윈난까지, 실크로드 탐사, 그곳에 가면 우리가 잊어버린 표정이 있다,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사진가로 사는 법, 최후의 언어등 한결 같이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듯하다.

 

한때 미학적 탐사를 위해 먼 여정을 떠돌기도 했다. 결국 돌아온 자리는 자신이 살던 동네였다. “멀리 갈 필요 없이 바로 내가 기록해야 대상이 옆에 있었다. 만들어진 아름다움에 신음하고 소외된 우리 땅을 톺아보려 했다.”

 

신음하고 소외된이웃은 바로 우리 옆에 있었다. 그는 뉴타운 재개발 현장으로 달려갔다. 용산 참사 현장을 증언했고, 새만금과 4대강 현장을 누볐다. 4대강 사업으로 강변 유역의 시설재배 채소밭이 16.4퍼센트 사라져 한때 배추 한 포기에 1만 오천 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는 소외되고 핍박받는 이웃과 변경을 향해 렌즈를 겨눈다. 사진가들이 카메라를 들고 분쟁과 탄압의 현장으로 기꺼이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도덕적 채무에서 나온 행위라고 말한다.

 

정치권력과 자본은 자신들을 홍보하고 정당화할 매체를 갖고 있다. 하지만 노동자, 농민, 도시 빈민에게는 그런 매체가 없다. 그래서 그들을 대변할 사람이 있어야 했고, 사진가들이 그 역할을 자임한 것이다.” - 40

 

이번 작품집에 담긴 사진과 글은 우리 주변에 대한 깊은 애정이 서려 있다. 그의 렌즈는 소외된 이웃과 자본의 탐욕에 맞선 투쟁에 정조준 된다.

 

나는 책에 실린 사진과 글을 어루만지듯 보고 읽는다. 우리 사회의 정치사회적 변방에 대해 단상을 떠올리며, “변경은 자본과 권력을 허무는 진지다. 변경이 내 가능성의 중심이라 외치는 사진가의 발길을 숨 가쁘게 뒤쫓는다.

 

재개발 지역, 시위 현장, 밀양과 팽목항 등의 변경 지역은 자본의 욕망이 인간성을 무참히 짓밟거나 꿈틀대는 곳이 아니던가. 그나마 서푼이라도 가진 자들은 자신의 몫을 온전히 지키려고 침묵하거나 외면한다.

 

루이스 하인. 이상엽 사진가가 닮고 싶어 하는 미국의 기록 사진 선구자다. 사진은 각인성과 전달력이 강하기 마련. 이상엽 사진가의 포토 르포르타주는 기대 이상이다. 생계에 파묻혀 늪처럼 허우적대는 현실에서 그가 담은 피사체는 백 마디의 허언(虛言)보다 얼마나 강렬하더냐!

 

늘 기존의 미학에 대항하고 새로운 미학적 관점을 세우기 위해 아방가르드 역할을 해온 것이 사진이라면 그 반미학의 현장으로 달려가는 것이 이 시대 사진 찍는 사람들의 역할이다. 그리고 그 사진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기는 힘들다 해도 소통의 역할을 해야 한다.” - 52

 

이번 작품집, 참 좋았다. 이제 곧 쉰을 바라보는 노장의 작품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추운 겨울날, 우리 이웃들과 한국의 변방에 기꺼이 관심을 가져볼 일이다. 그리고 작은 실천이라도 행동에 옮겨보자. 언젠가 우리의 꿈과 이상(理想) 마저 빼앗기기 전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