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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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철살인(寸鐵殺人)이란 이 책을 두고 한 말이렷다!

 

작가 이외수는 쉼 없이 트위터를 통해 세상과 불의에 일갈하고 사람들과 소통해 왔다. 140자의 미학. 일본에 하이쿠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시조가 있고, SNS에는 트위터가 있다!

 

이 책은 작가가 트위터를 통해 소통하거나, 수사차록(隨思箚錄)한 원고들을 정태련 화백과 손잡고 펴낸 것이다. 정 화백의 손을 통해 세상의 모든 물고기들은 하늘을 헤엄치고, “하늘로 가서 별이된다. 색채와 형태가 이리 영롱할 수가 있을까?

 

없어도

내 눈에는 보이는 것들이 있고

있어도

내 눈에는 안 보이는 것들이 있다

 

발문이 막걸리 한 잔하기에 딱이다. 고갱이 그랬던가? 자신은 보기 위해서 눈을 감는다고.

 

나는 이 책을 인테리어 곱게 꾸며 놓은 국수나무라는 식당에서 읽었다. 속이 출출하여 새우튀김 우동 하나 시켜서 건더기는 얼른 먹고 따끈한 국물을 들이키고 나니 세상 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더라. 한 두 시간 이 책을 마저 읽으며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도 주인이 아무 말 없더라. 염치없이 커피 한 잔 부탁했더니 고이 가져다주기까지. 책 읽자는 사람에게 세상 한 구석은 아직도 친절했다. 이게 다 좋은 글과 멋진 그림 덕분이겠지 싶다.

 

작가는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 물질과 정신, 육체와 영혼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할 수밖에 없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본다. 치열한 사색이고, 집요한 글쓰기다.

 

그의 시선이 천착하는 곳은 경계를 지을 수 없다. 힘든 청춘에 대한 충고, 구태의연한 교육에 대한 고언과 침묵하지 않고 욕심 부리지 않는 삶을 위한 조언 그리고 우리를 슬프게 하는 정부와 정치에 대한 일갈 등등.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열쇠말은 사랑이다.

 

외로울 때마다 고립된 섬이 되는 우리를 세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것도 사랑이고, 척박한 세상, 끔찍한 궁핍을 함께 이겨내는 것도 사랑이다. 작가에 따르면 진실로 나와 너를 사랑할 수 있다면 굳이 도 따위 닦아서 무엇에 쓰겠는가. 그저 삼라만상을 사랑하면서 살면 그뿐.(205)

 

그는 함양에서 태어나 춘천에서 공부하다말고 화천군 감성마을에 터전을 잡았다. 춘천교대를 자퇴하고 절은 시절 문학의 길을 걸으며 많이도 방황했나 보다.

 

날씨도 추운데 돈 떨어지고 배까지 고파오면 정말로 서럽다. 강추위, 굶주림, 무일푼. 내가 절은 시절에 겪었던, 강력 접착제보다 몇 배나 끈덕진 진저리 궁상 3종 세트다. - 100

 

한때 젊은 시절 호기에 불타올랐던 많은 이들이 시간이 흐르고 세상과 타협하면서 얼마나 많이 변절했던가? 이외수라는 작가가 큰 버팀목으로 버텨준 것만도 참 고맙기 그지없다. 게다가 세상 바쁘게 살면서 그간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었던 많은 화두들을 켜켜이 내놓는다. 제길슨!

 

지금 창밖에 겨울비가 내린다. 내 감성도 깃발처럼 온몸으로 비에 젖는다. 포근한 저녁이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르침을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은가. 자녀들이 어머니라고 부르는 여자를 언제나 존중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 29

 

정치가에게 한번 속았다면 정치가를 욕하자. 그러나 정치가에게 두 번 속았다면 자신을 욕하자. - 48

 

정신적 빈곤이 우울증을 불러들인다. 정신적 빈곤도 허기를 느끼게 만든다. 그러나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충족감을 느낄 수는 없다. 책이 가장 좋은 치료제다. 일주일에 2권 정도만 복용해도 당신의 인생이 달라진다.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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