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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안에 유창해지는 법 - 외국어, 이번엔 진짜 끝낸다!
베니 루이스 지음, 신예경 옮김 / 알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언어를 새로 배울 때마다 새로운 삶을 산다. 그러므로 한 가지 언어밖에 알지 못한다면 삶도 오직 한 번뿐인 것이다.” - 체코 속담
외국어를 3개월 안에 끝내자고? 이게 가능할까? 물론 가능하다.
나도 10대와 20대에 배우는 영어 말고도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에 관심이 많았다. 심지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스페인어까지 철자와 발음 정도는 훑었다. 당시 내 지론으로 3개월 동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외국어 하나씩 충분히 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뗀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사전을 찾아보면서 책이나 신문을 읽을 수 있고, 상대방과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준을 말한다. 즉 외국어를 즐기면서 고급 레벨을 배울 수 있는 차원에 이른다고 보면 되겠다.
어떻게 하면 3개월 안에 외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을까? 저자 베니 루이스는 이 책을 쓸 무렵에는 12가지 언어를 자신 있게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가 추천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우선 기본이 되는 기법은 “일단 두려움을 버리고 대화를 시작해 보라”는 것이다.
단어를 어느 정도 외우고 문법에 일정 수준 통달해야 외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다는 편견을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인 친구나 펜팔을 통해 외국어를 마음껏 즐기면서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반드시 그 언어를 삶의 일부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고의 외국어 강좌는 문법과 어휘 목록을 반복 훈련시키거나, 낡고 지루하며 부적절하기까지 한 교재를 제공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대신, 학생들이 해당 언어를 활용해 게임과 역할극을 해보도록 하고, 학생들이 서로 언어를 주고받도록 해야 한다. 대화야말로 의사소통의 가장 진실한 수단이다. -13쪽
저자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와 에스페란토어 등 5개 언어를 중심으로 3개월 안에 유창해지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그렇다면 ‘유창해진다’는 것은 어느 수준까지 말하는 것일까? 저자는 ‘유창함’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한 다음,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면서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에 따르면 ‘유창해진다’는 것은 대화가 가능한 수준(B1)이나 상급 초심자(A2)을 목표로 삼는다. 여기서 A는 초심자를, B는 중급자를 말하며, 각 단계는 다시 하급과 상급으로 세분화된다. 가령 A단계의 경우 A1은 하급 초심자이고, A2는 상급 초심자이다.

저자는 책 제목을 ‘3개월 안에 유창해지는 법’으로 달았다. 왜 3개월일까? 저자의 경험에 의하면 외국어 학습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메번 드는 시간이 바로 3개월이었기 때문이다. 해당 나라의 여행 비자의 체류 기간도 보통 3개월이다. 게대가 새로운 나라로 이동하고 싶어질 때까지 걸리는 일반적인 기간도 3개월이었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백일’이라고 보면 좋겠다.
나도 ‘백일’의 진정한 의미를 체험한 적이 있다. 2009년 영국에 유학을 갔을 때 일이다. 처음 며칠 동안은 집도 구하고, 차도 사고, 세금도 내야 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차선까지 우리와 정반대여서 핸들도 오른쪽에 달려 있었다.
깜빡하면 반대쪽 차선으로 끼어들기 일쑤여서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되었다. 매번 차를 끌고 나갈 때마다 등짝에 식은땀이 쫙 흘러내렸다. 영어로 제대로 말하기도 어려운 때였으니 알아들으려면 귀를 쫑긋 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영국에 도착한 지 꼭 백 일이 지나던 때였다. 그 날 갑자기 긴장이 풀리면서 모든 것이 편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차를 운전하는 것도, 셀프 주유할 때도, 장볼 때도 마치 내 동네에 있는 것처럼 긴장이 스르륵 풀리면서 모든 것이 자연스레 이루어졌다.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낯선 환경으로 나와 적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백 일이듯이, 내가 외국에서 지낼 때에도 마찬가지인 셈이었다. 아하 이래서 ‘백일’이구나 하는 그런 느낌, 너무나 강렬했다!
책을 읽다 보면 수천 개의 단어를 단시간에 익히는 방법이나 SNS 등을 활용해서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외국인들과 대화하고 이메일 주고받기, 원어민과 대화하기 그리고 영화와 책으로 외국어 통달하기 등 외국어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경로를 알게 된다. 외국어를 배우겠다는 열정과 의지만 있다면 값비싼 교재나 학원을 이용하지 않고 저렴하면서 쉽게 배울 수 있다 한편 부록에는 5개 국어를 대상으로 대화를 이어주는 기본 표현법이 예시되어 있다.
이번 겨울에 외국어 하나 시작해볼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 드린다! 나도 이번 겨울에는 프랑스어에 다시 도전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