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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는 능력 - 관계의 혁명을 이끄는 당신 안의 힘
로먼 크르즈나릭 지음, 김병화 옮김 / 더퀘스트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심판자가 되지 말고 흥미를 가진 질문자가 되라.”
사람들과 강한 연결을 맺고, 상대방이 솔직하게 이야기하도록 만드는 능력의 열쇠가 여기에 함축되어 있다. 공감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타인의 입장에서 그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 로먼 크르즈나릭은 20세기에 가장 대화를 잘하는 인물로 스터드 터켈을 예로 든다. 터켈은 한 번씩은 낯선 사람과 대화를 나눠보고, 그들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세상을 이해하려고 진심으로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날마다 버스로 출퇴근을 하면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낯선 사람이 아침마다 신문을 파는 사람일 수도 있고, 직장의 회계부에서 늘 혼자 점심을 먹는 사람일 수도 있고, 버스에서 옆자리에 앉은 정정한 할머니일 수도 있다.
이처럼 터켈은 늘 자신의 독자와 청중들이 세상을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수백만의 이름 없는 사람들과 공감하기를 원했고, 또 그렇게 실천했다.
나는 터겔의 사례를 읽으면서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 나도 때로 사람이 절실히 그립지만 터켈 만큼 하지 못했다는 반성과 그렇게 실천하려면 얼마나 큰 인내와 겸손이 필요한지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책에서 예로 든 사례는 많았다. 생생한 실제는 백 마디 말보다 더 다가오는 법. 여든다섯 살 난 노파로 변신해서 노인과 장애인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앞장섰던 디자이너 패트리샤 무어, 가장 급진적인 공감주의자였던 마하트마 간디, 공감이라는 동기로 움젹여 세상을 변화시킨 넬슨 만델라와 체 게바라.
저자에 따르면 “공감은 상상력을 발휘해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서보고, 다른 사람의 느낌과 시각을 이해하며, 그렇게 이해한 내용을 활용해 당신의 행동지침으로 삼는 기술”을 말한다. 그는 지난 세기가 우리에게 유산으로 물려준 자기몰입적 개인주의를 바로잡아줄 치료약이 바로 공감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앞서 예로 든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습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저자는 다음과 같이 6가지로 정리한다.
첫 번째 습관 : 두뇌의 공감회로를 작동시킨다.
자신의 정신적 프레임을 바꿔보는 습관. 공감이 인간 본성의 핵심에 있으며, 평생에 걸쳐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
두 번째 습관 : ‘상상력을 발휘해 도약’한다.
타인의 처지에 서서 그들의 인간성과 개성, 관점을 인정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습관. ‘타인’에게는 ‘적’까지 포함된다.
세 번째 습관 : 새로운 체험에 뛰어든다.
자신의 삶과 문화와 상반되는 것들을 직접 체험, 공감여행, 사회적 협력 등을 통해 탐사한다.
네 번째 습관 : 대화의 기교를 연마한다.
낯선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 철저하게 듣는 습관, 그리고 감정을 가리는 가면을 벗어던지는 습관을 키운다.
다섯 번째 습관 : ‘안락의자 여행자’가 되어본다.
예술·문학·영화, 그리고 소셜네트워크시스템(SNS)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음속으로 여행을 떠나본다.
여섯 번째 습관 : 주변에 변혁의 기운을 불어넣는다.
대규모로 공감을 이끌어내어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나아가 자연계까지 포용할 수 있도록 공감의 폭을 넓힌다.
저자는 여섯 가지 습관에 한 장씩 배정하면서 연구 성과와 실제 사례 그리고 자신의 견해를 풍성하게 펼쳐 보인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독자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남달히 배려한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공감의 뿌리(Roots of Empathy)"는 학교에서 공감 능력을 키우기 위한 공감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다. 공감의 뿌리는 1995년 캐나다에서 부모문제 전문가인 메리 고든이 자선활동의 일환으로 개발한 것으로 다섯 살에서 열두 살 사이의 어린이 5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한다. 이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교내에서 약자 괴롭히기를 대폭 줄이고, 협력을 장려하며, 학생과 부모의 관계를 개선하고, 심지어는 성적까지 올려준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편견, 권위, 거리, 부인과 같은 근본적인 사회적·정치적 장벽이 공감적 상상의 완전한 표현을 가로막는다고 지적한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혹시 내 자신에게 이런 면은 없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한편 내 관심사 중의 하나인 “소설에서 공감을 배울 수 있을까?”에 대한 주제도 다루어진다. 저자에 따르면 스토리텔링의 핵심에 있는 것이 공감이다. 소설은 우리를 자신의 외피를 벗고 일시적으로라도 세상을 보는 다른 방식으로 걸어 들어가도록 만들어 주는 안내자가 될 수 있다. 공감을 위한 추천 작품도 본문에 제시하고 있다(300~304쪽).
나는 이런 책이 훌륭한 자기계발서가 될 수 있다고 단언한다. 그 이유는 공감능력은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개발할 의사가 있다면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는 정도의 문제이기 때문이겠다. 공감하는 능력은 훈련하기에 따라 후천적으로 배양될 수 있으며, 이와 관련한 대화의 기법 등 필요한 요령을 익혀서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감은 타인과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삶을 더 값지고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윤활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