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이란 무엇인가
매슈 드 어베이투어 지음, 김훈 옮김 / 민음인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핑이란 도시인들이 시골에서 즐기는 휴가요, 문명으로부터의 단절이다. 하지만 어른들에게 캠핑은 일상의 중단이 아니라 또다른 유형의 일거리를 제공하기 마련이다.

도시에서의 복잡하고 추상적인 업무나 단순 반복적인 노동에서 벗어나 자발적이고 즉각적인 보상을 안겨 주는 즐거운 일들이 대부분이다. 이렇듯 여가 활동의 저변에는 오늘날 적당히 조정되고 수동적이고 스트레스로 가득찬, 저당 잡힌 듯한 운명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캠핑을 꿈꾼다!

 

저자 매슈 드 어베이투어는 영국 출신의 작가이자 방송인이다. 일 년에 한 달 이상을 아내 (캐스)와 세 아이들을 데리고 캠핑을 떠나는 캠퍼이기도 하다. 이 책을 집어 들면 어베이투어와 함께 캠핑 투어를 나설 수 있다.그것도 제대로 된 방식으로 말이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이르러 캠핑은 도시 생활의 무력감과 허약함을 보충해 주는 하나의 수단으로 여겨졌다. 대대적인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각 개인의 힘이 약해지는 현실에 시달리던 캠퍼들은 조상들이나 유목민들의 신화에 빠져들었다.

 

책을 펼쳐들면 저자가 캐스와 세 아이들과 함께 캠핑을 떠난다. 그는 런던에서 지붕도 없는 미궁 해커니에서 살면서 자가용을 포기했다. 생활 반경이 작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주차 공간이 부족해서 굳이 차를 끌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 교통을 이용하다보니 짐을 꾸릴 때부터 악착같이 부피와 무게를 줄이기는 것이 큰 일이 되었다. 지하철 타는 일마저도 2005년 7월 7일 테러리스트의 공격이 있은 이후에 큰 배낭을 메고 지하철을 타는 것은 성가신 의심을 받게 되었다.

 

저자는 캠핑과 관련된 역사도 고찰한다. 캠핑이 교육 체험으로 활용된 1930년대의 숲속 학교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주류 문화에 맞서는 대항문화로서의 자신의 캠핑관을 피력하기도 한다. 작가의 이력 답게 캠핑에 관한 고전과 명문들을 덤으로 접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캠핑 역사는 캠핑을 어떻게 보느냐는 시각에 따라 오른쪽, 왼쪽 길이 있다. 두 길은 어떻게 다를까? 저자는 오른쪽 길의 캠핑은 “자연에서 벗어나 하나님과 국가를 내세우는 데 전력하면서 군대 스타일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길의 끝에서는 이글스카우트라는 미국의 아이콘과 만난다. 닐 암스트롱, 스티븐 스필버그, 도널드 럼스펠드 같은 이들이 획득한 지위다. 친민족주의, 주류 문화의 길이다.”

 

반면 왼쪽 길의 캠핑은 “나체주의에서 채식주의에 이르는, 페미니즘에서 환경보호 운동에 이르는 20세기의 진보적 운동을 만난다. 신지학(神智學·신비한 체험이나 특별한 계시에 의하여 알게 되는 철학적·종교적 지혜 및 지식), 오컬트, 파시즘의 무서운 유혹이라는 이상야릇한 짐승들이 잠복해 있는 숲속으로 빠져들기도 할 것이다. 주류 문화에 맞서는 대항적 문화의 길이다.” 저자는 자신은 왼쪽 길을 따른다고 당당히 밝힌다.

 

 

캠핑을 생생하고 강렬한 체험으로 만드는 것은 긍정적인 면들과 부정적인 면들을 모두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에게 캠핑은 미소이자 찡그림에 해당한다. 행복을 좇는지 무엇을 좇는지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나아가는 그 모호함 속에 존재하는 체험들을 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긴 우리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시간의 모호함 속에서 살며 노동하고 한편으로 인간적인 배려를 잊지 않는 따뜻함이 배인, 그런 것 말이다.

 

현대인들은 황야, 글래스턴베리 음악제와 같은 축제, 정치적 집단, 교회, 보이스카우트, 자연, 역사의 일원이 되기 위해 캠핑을 한다. 저자의 시선이 낭만적이요 신선하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문체가 경쾌해서 마치 함께 캠핑을 떠나는 것처럼 흥이 돋는다.

 

이 책의 압권은 말미에 있다. 바로 ‘캠프 철거’. 저자는 글래스턴베리 음악축제가 마끝났을 때 맛보았던 황량감을 토로한다. 2009년의 축제 때에는 텐트 5,572개, 침낭 6,538개, 의자 2,220개, 에어 베드 3,321개, 노대 400개가 버려졌다고 한다.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나온 것이다. 저자는 텐트를 걷고 뒤처리를 위해 몸으로 때워야 할 일들을 기꺼이 감수할 마음이 되어 일상생활로 복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내가 캠핑 여행에서 필요로 하는 것, 거기서 내가 찾고 있는 것은 더 큰 자유다. (중략) 자유를 누리고 싶다면 캠프를 확실하게 거둬야 한다. - 410쪽

 

우리가 짐을 꾸릴 때 무게와 부피를 줄이기 위해 악착같이 애쓰는 것처럼 마무리도 그렇게 더 악착같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캠퍼가 캠핑하는 일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다음 여행에 관해서 꿈꾸는 것이다.” 저자는 히피의 낭만을 제대로 아는 것 같다. 후레이!

 

여기서 팁 하나. 부록으로 캐스의 짐 꾸리기 목록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더 많은 팁이 필요하다면 저자가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웹 사이트(www.cathandmathcamping.com)를 방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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