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달강
권정생 지음, 김세현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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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9.6.

그림책시렁 1740


《세상달강》

 권정생 글

 김세현 그림

 한울림어린이

 2026.1.1.



  “흑과 백의 강렬한 대비, 현대적인 감각으로 피워낸 그림책” 같은 추킴말이 붙은 《세상달강》을 아홉 달쯤 곁에 두고서 돌아봅니다. 그림책이란, ‘붓끝질’이 아니라 ‘이야기꾸러미’일 텐데, 어쩐지 우리나라만큼은 이야기꾸러미보다는 붓끝질로 바라보려고 합니다. 이제는 이웃나라에서도 붓끝질에 따라서 보람(상)을 매기곤 합니다. 남다르거나 빼어난 붓끝질이 나쁘지 않습니다만, 모름지기 그림책에는 아이어른이 나란히 앉아서 함께 나누는 숨빛이 흐르게 마련입니다. 숨빛부터 읽고 나누고 노래하기보다 자꾸 붓끝질을 추키려고 하면 그만, ‘멧배(산으로 가는 배)’가 되고 맙니다. 《세상달강》에 나오는 쥐는 “머리 까만 생쥐”라고 하는데  정작 그림책에는 ‘흰쥐’를 그렸더군요. 왜 이렇게 그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 쥐이건 그저 쥐일 테니 ‘깜머리쥐’이건 ‘흰쥐’이건 안 대수로울 수 있습니다. 떠난 권정생 할배는 우리한테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그러니까 ‘권정생 할배 = 이야기 할배’입니다. 말재주나 글솜씨를 남기지 않았어요. 우리는 옛날 할배한테서 ‘이야기를 꾸리는 마음’을 읽고서 새롭게 오늘 이곳을 노래해야 하지 않을까요? 붓끝을 남달리 놀리는 일이 나쁘지 않습니다만, 붓끝만으로는 어린이한테 남길 씨앗이 없습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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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친구야
우치다 린타로 지음, 후리야 나나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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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9.6.

그림책시렁 1879


《미안해, 친구야》

 우치다 린타로 글

 후리야 나나 그림

 허찬 옮김

 주니어RHK

 2007.7.23.



  먼저 고개를 숙이면 ‘지는’ 셈이라고 잘못 여기는 분이 있습니다. 지면 안 된다고 스스로 억누르는 셈인데, 삶이란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닙니다. 삶이란 서로 어울리면서 새롭게 배우고 나누는 길입니다. 《미안해, 친구야》는 즐겁게 어울려 놀던 둘 사이에 ‘겨루기’라는 몸짓이 스멀스멀 끼어드는 바람에 와장창 깨져서 축 처지는 두 아이 하루를 보여줍니다. 그저 놀이일 뿐인데 “왜 자꾸 지지? 왜 또 지지? 난 언제 이기지?” 하고 여기려니 그만 불처럼 타오릅니다. 불타오를 적에는 으레 멍청하거나 얼뜬 말과 짓이 솟구칩니다. 스스로 잘못했으면 그저 잘못했다고 털어놓으면 됩니다. 스스로 잘했으면 그저 익은 벼처럼 말없이 빙그레 웃으면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 됩니다. 잘했기에 고개를 치켜들면서 자랑해야 하지 않습니다. 잘못했기에 이 탓 저 타령을 둘러대야 하지 않아요. 어릴적부터 즐겁게 놀고 새롭게 얘기하고 함께 어울리는 소꿉살림을 찬찬히 지필 노릇입니다. 주거니받거니 오가는 말로 느긋하면서 넉넉하게 지내지 않은 채 나이만 먹을 적에는 그만 모든 일을 겨루기나 다투기나 뽐내기나 싸우기로 엉뚱하게 쳐다보면서 온통 불타오르는 죽음늪으로 치닫게 마련입니다.


#內田麟太郞 #降矢なな #ごめんねともだち (2001)


ㅍㄹㄴ


《미안해, 친구야》(우치다 린타로·후리야 나나/허찬 옮김, 주니어RHK, 2007)


속임수를 쓰는 건 나쁜 짓이야

→ 속이는 짓은 나빠

→ 속임짓은 나빠

→ 속이면 나빠

8쪽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 부아가 납니다

→ 불타오릅니다

→ 성이 납니다

10쪽


그럴 리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 그럴 일이 없는 줄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 그럴 까닭이 없다고 누구보다 잘 압니다

15쪽


항상 가던 곳으로 산책을 갔습니다

→ 늘 가는 곳으로 걸어갑니다

→ 으레 가는 곳으로 거닙니다

→ 언제나 가는 곳으로 갑니다

17쪽


화해하게 된 것이 너무너무 기뻐서 말이에요

→ 풀어냈기에 무척 기뻐서 말이에요

→ 누그러뜨려서 몹시 기뻐 말이에요

→ 잘 지낼 수 있어 참 기뻐서 말이에요

3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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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938 : -ㅁ 의혹 페이지


수줍음과 의혹으로 가득 찬 페이지는 무겁다

→ 수줍고 거짓으로 가득 찬 쪽은 무겁다

→ 수줍고 못 믿을 종이는 무겁다

《무해한 복숭아》(이은규, 아침달, 2023) 19쪽


‘수줍다’를 ‘수줍음’처럼 쓸 수 있습니다만, 이 보기글처럼 “수줍음과 의혹으로 가득 찬”처럼 쓰지는 않아요. 이때에는 “수줍고 + 못 믿을”이나 “수줍고 + 거짓으로 가득 찬”처럼 씁니다. 영어 ‘페이지’는 ‘쪽’이나 ‘종이’로 고쳐씁니다. ㅍㄹㄴ


의혹(疑惑) 의심하여 수상히 여김. 또는 그런 마음

페이지(page) : 1. = 쪽 2. = 쪽. ‘쪽’, ‘면’으로 순화 3. [컴퓨터] 표시 화면상에서 나타나는 한 화면 분량의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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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937 : -ㅁ 보호색 가진


밀고 당김으로 아름다운 보호색을 가진 새인 척하자

→ 밀고 당기며 아름답게 돌봄빛이 나는 새인 척하자

→ 밀당으로 가림빛이 아름다운 새인 척하자

《무해한 복숭아》(이은규, 아침달, 2023) 12쪽


‘-ㅁ’과 ‘가지다’를 잘못 쓴 옮김말씨인 “밀고 당김으로 + 보호색을 가진 새” 같은 자리는 “밀고 당기며 + 돌봄빛이 나는 새”로 손질합니다. 우리는 빛깔을 ‘가지’지 않습니다. 빛이나 빛깔은 ‘띠다’로 나타내요. “파란색을 가진 깃털”이 아닌 “파랗게 띠는 깃털”이나 “파란 깃털”로 써야 어울립니다. ㅍㄹㄴ


보호색(保護色) : [동물] 다른 동물의 공격을 피하고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하여 다른 동물의 눈에 띄지 아니하도록 주위와 비슷하게 되어 있는 몸의 색깔. 가랑잎나비, 메뚜기, 송충이 따위의 몸 색깔 같은 것이다 ≒ 가림빛·가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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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933 : 연차 역시 5년 것 너무나


제 연차 역시 5년인데 아직도 배울 것이 너무나 많은 새내기예요

→ 저도 다섯해째인데 아직도 아주 많이 배우는 새내기예요

→ 저도 다섯해짬인데 아직도 무척 많이 배우는 새내기예요

《디스이즈텍스트: 논픽션 북페어 디렉토리북》(김미선과 네 사람, 디스이즈텍스트 사무국, 2026) 88쪽


일본말씨인 ‘연차’는 ‘해’나 ‘해째’로 손볼 만합니다. 나도 너도 우리도 몇 해째 일하는 동무일 수 있습니다. 아직도 무척 많이 배우는 새사람이라 할 만해요. 앞으로도 아주 많이 배우는 햇내기이고요. ㅍㄹㄴ


연차(年次) : 1. 나이의 차례 2. 햇수의 차례. 또는 그 차례로 주어지는 휴가

역시(亦是) : 1. = 또한 2. 생각하였던 대로 3. 예전과 마찬가지로 4. 아무리 생각하여도

오년(午年) : [민속] 지지(地支)가 오(午)로 된 해. 갑오년, 병오년, 무오년 따위이다 ≒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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