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랑 나랑
린다 수 박 지음, 크리스 라쉬카 그림, 김겨울 옮김 / 창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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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7.7.

그림책시렁 1831


《책이랑 나랑》

 린다 수 박 글

 크리스 라쉬카 그림

 김겨울 옮김

 창비

 2024.9.10.



  무슨 책을 그리도 사읽느냐고 묻는 말에 딱히 대꾸를 하지 않습니다. 이 삶은 저마다 다르게 하루를 맞아들여서 스스로 배우는 길인걸요. 배우려고 읽습니다. 배우고서 삭이고 익힙니다. 삭이고 익히는 동안 새롭게 눈을 뜹니다.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르게 여민 책을 다 다르게 헤아리면서, 어느 곳을 살릴 만한지 느끼고 어느 곳에서 씨앗 한 톨이 돋아나는지 지켜봅니다. 《책이랑 나랑》은 책 한 자락을 늘 옆구리에 끼는 아이가 보내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책을 손에 쥔다지요. 책순이하고 책돌이는 저마다 손길이 듬뿍 밴 책을 아끼고 보살핍니다. 모든 책은 처음 책집에 꽂힐 적에는 “그냥 똑같”지만, 누가 손을 뻗어서 찬찬히 손때를 묻힐 적에는 “저마다 새롭”게 눈뜨듯 피어납니다. 읽는 손길이 닿아 손빛이 반드르르 흐른다고 할 만합니다. 씨앗을 심어서 가꾸는 논밭도 매한가지예요. 우리 손길이 타기에 무럭무럭 피어나는 땅입니다. 우리 손길이 닿는 집이기에 언제나 느긋하면서 아늑하게 보금자리를 이룹니다. 서로 주고받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마음을 실어서 소리를 들려주고 듣는 동안 새삼스레 생각이 깨어나고 눈을 반짝이면서 이야기를 하지요. 아이가 한 손에는 책을 쥔다면, 다른 손에는 호미를 쥘 수 있으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My Book and Me (2024년) #LindaSuePark #ChrisRaschka


ㅍㄹㄴ


《책이랑 나랑》(린다 수 박·크리스 라쉬카/김겨울 옮김, 창비, 2024)


내 책의 겉에는 어제 먹은 잼이 묻어 있어요

→ 내 책은 겉에 어제 먹은 졸림물이 묻었어요

5


안에는 어릴 때부터 쓰던 크레파스 자국이 남아 있지요

→ 속에는 어릴 때부터 쓰던 빛깔붓 자국이 있지요

→ 속에는 어릴 때부터 쓰던 빛붓 자국이 있지요

5


누군가와 함께 읽기도

→ 누구와 함께 읽기도

→ 함께 읽기도

8


나는 소파 위에서 책을 읽어요

→ 나는 걸상에서 책을 읽어요

→ 나는 폭신이에 엎드려 읽어요

15


밤이 되어 방이 캄캄해지면 나는 이불 속으로 쏘옥 들어가요

→ 나는 밤이 되어 캄캄하면 이불에 쏘옥 들어가요

→ 나는 밤이 되어 캄캄하면 이불을 덮어요

19


나는 책 속 등장인물들처럼

→ 나는 책에 나온 사람처럼

→ 나는 책에서 본 사람처럼

24


아주 먼 곳을 여행하고 있거든요

→ 아주 먼 곳을 돌아다니거든요

→ 아주 먼 곳을 다니거든요

→ 아주 먼 곳을 누비거든요

28


내가 내 책을 사랑하는 것처럼

→ 내가 내 책을 사랑하듯

→ 나는 내 책을 사랑하는데

32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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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지구
패트리샤 매클라클랜 지음, 프란체스카 산나 그림, 김지은 옮김 / 창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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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7.7.

그림책시렁 1832


《내 친구 지구》

 패트리샤 매클라클랜 글

 프란체스카 산나 그림

 김지은 옮김

 창비

 2020.2.25.



  우리가 살아가는 이 별을 어떻게 가꿀 적에 스스로 즐거우면서 이웃과 나란히 빛날는지 어린이한테 들려주는 분이 꽤 있습니다. 이와 달리, 어린이한테 푸른별 이야기를 한 마디도 안 들려주는 분도 무척 많습니다. 서른 살을 넘고 쉰 살을 지나며 일흔 살을 지나더라도 스스로 반짝이는 눈망울로 하루를 열 적에는, 늘 “이 별과 함께”라는 마음입니다. 갓 스무 살이거나 열 살이거나 일곱 살이더라도 언제나 두 손에 손전화를 단단히 쥘 적에는, 으레 “이 별을 잊은 채”라는 마음입니다. 《내 친구 지구》를 돌아봅니다. 어린이부터 바로 이 별을 사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뜻을 담은 줄거리이기는 한데, 내내 겉도는구나 싶습니다. ‘동무’란 어떤 사이일까요? 푸른별과 동무라고 말은 하지만 막상 우리가 하루를 보내는 곳은 어디인가요? 동무인 푸른별을 느끼면서 바느질이나 뜨개질을 하는지요? 동무인 푸른별을 헤아리면서 걷거나 나무를 심는지요? 아니, 나무를 심을 만한 들숲메를 보금자리로 품는 삶터인지요? 먼발치에서 내다보는 푸른길이 아닌, 언제나 우리 마을과 집과 이웃 사이에서 돌아보는 푸른길을 짚을 수 있기를 빕니다. 아이어른이 나란히 푸른터에서 푸른살림을 짓는 푸른하루를 푸른글로 수수하게 그릴 수 있기를 바라요.


#My Friend Earth (2020년) #PatriciaMacLachlan #FrancescaSanna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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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토메 선수, 숨다 8
미즈구치 나오키 지음, 이은주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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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7.7.

책으로 삶읽기 1145


《사오토메 선수 숨다 8》

 미즈구치 나오키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0.6.30.



《사오토메 선수 숨다 8》(미즈구치 나오키/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0)을 읽었다. 내내 숨기만 하던 아이가 이제는 더 숨지 않기로 마음을 다지면서 무엇이 바뀌는지 하나하나 보여준다. 여러모로 보면 처음부터 굳이 숨기려는 뜻이지는 않았다. 어떻게 밝히거나 말해야 할는지 몰랐고, 쑥스럽거나 부끄럽다고 여겼으며, 다른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는 쭈뼛거리거나 주춤거렸다. 이제는 어느 눈치에도 휩쓸리지 않는 ‘나’를 바라보려고 하면서 말도 몸짓도 차근차근 가다듬는다고 할 만하다. 함께 걸어가는 길을 부드럽게 보여주면서, 누구보다 스스로 웃으면서 즐거울 수 있다.


 ㅍㄹㄴ


“내가 멘탈이 강한 건, 건강한 사토루가 있어서 가능한 거야.” 51쪽


“야에의 목적은 내 오명을 씻는 걸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목표는 도쿄 올림픽이잖아.” 112쪽


“생각해 보니까, 나 지금까지 야에한테 선물을 한 적이 없더라고. 둘 다 생일에도 권투만 하며 보냈으니까.” 147쪽


#早乙女選手ひたかくす #水口尙樹


+


다음에 감량할 때 빌려라

→ 다음에 줄일 때 빌려라

→ 다음에 깎을 때 빌려라

8쪽


동아리 수준의 트레이너와 세컨드로는

→ 동아리 같은 돌봄이와 옆지기로는

→ 동아리 비슷한 길잡이와 곁지기로는

108쪽


새로운 푸시업! 이렇게 부하를 주면서

→ 새 팔굽혀펴기! 이렇게 둘러메면서

→ 새 팔굽혀펴기! 이렇게 떠안으면서

15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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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799 : 호수 침묵했 -의 향기


밭 너머, 호수는 침묵했다. 바람은 비의 향기를 싣고 왔다

→ 밭 너머 못은 고요하다. 바람은 비내음을 싣는다

→ 밭 너머 못물은 가만하다. 바람에 비냄새가 난다

《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요안나 콘세이요/백수린 옮김, 목요일, 2020) 35쪽


말이 없는 듯하구나 싶은 못·못물이라면 ‘고요하’거나 ‘가만합’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바람은 ‘비내음·비냄새’를 싣습니다. 이 보기글은 “바람은 비내음을 싣는다”로 손볼 만한데, 수수하게 “바람에 비냄새가 난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ㅍㄹㄴ


호수(湖水) : [지리] 땅이 우묵하게 들어가 물이 괴어 있는 곳. 대체로 못이나 늪보다 훨씬 넓고 깊다

침묵(沈默) : 1. 아무 말도 없이 잠잠히 있음 2. 정적(靜寂)이 흐름 3. 어떤 일에 대하여 그 내용을 밝히지 아니하거나 비밀을 지킴 4. 일의 진행 상태나 기계 따위가 멈춤

향기(香氣) : 꽃, 향, 향수 따위에서 나는 좋은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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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824 : 2년 -의 통증 다양해졌


2년 사이 몸의 통증은 더 다양해졌다

→ 이태 사이 몸은 더 골고루 아프다

→ 두 해 사이 몸 곳곳이 더 아프다

《웰컴 투 갱년기》(이화정, 오도카니, 2025) 67쪽


우리말 ‘이태’가 있고, 수수하게 “두 해”라고 합니다. 몸 곳곳이 더 아프면 “몸 곳곳이 더 아프다”라 하면 됩니다. “몸은 더 골고루 아프다”라든지 “온몸이 다 쑤시다”나 “구석구석 결리고 시리다”라 할 만합니다. ㅍㄹㄴ


년(年) : (주로 한자어 수 뒤에 쓰여) 해를 세는 단위

통증(痛症) : 아픈 증세

다양하다(多樣-) : 모양, 빛깔, 형태, 양식 따위가 여러 가지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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