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7.29.


《이 세상 모두가 적이라면》

 김개미 글, 교유서가, 2026.7.30.



어제 낮에 서울에 닿아 북촌에 깃든 〈노커스〉를 찾아갔다. 맞춤옷(수제양복)은 내 삶하고 맞지 않아서 안 입는다. 1999∼2000해에 책팔이(출판사 영업부원)로 지낼 때이든, 2001∼2003해에 책지음이(보리국어사전 편집장)로 일할 때이든, 깡똥바지에 민소매로 살았다. 앞으로도 맞춤옷은 입을 일이 없을 텐데, 맞춤옷집 일꾼하고 이웃으로 만나서 책과 삶과 마을과 숲을 이야기하는 사이로 어울릴 수 있을 줄 몰랐다. 이 푸른별은 참으로 숱한 별빛이 다 다른 사람마다 곱게 깃들면서 반짝이는구나 싶다. 엊저녁에 나라일꾼(고흥 지역구 국회의원)한테 ‘시골 폐교활용 문화예술교육 문제’를 놓고 말씀을 여쭈었다. 여의도 국회의원실에 찾아가서 이야기할 쪽틈을 내주시기를 바란다고도 여쭈었다. 오늘 이른아침에 국회의원실에서 전화를 먼저 걸어온다. 지역구 국회의원보다 지역구 시의원한테 말을 해보라고 한다. 군청이나 교육지원청은 ‘시의원(군의원)’ 말은 좀처럼 듣지 않으니 ‘국회의원’한테 물어볼 뿐이다.


고흥으로 돌아갈 시외버스는 17:30을 끊어야 한다. 터울이 한참 빈다. 어찌할까 헤아리다가 길음나루 곁에 있는 마을책집을 찾아간다. 〈문화서점〉하고 〈햇살속으로〉를 찾아가서 책빛을 기쁘게 누린다. 이제 시외버스를 타러 움직인다. 전철로 움직이는 길에 《이 세상 모두가 적이라면》을 읽었다. 온누리 모두가 ‘놈’이라면 괴롭거나 지치거나 힘들거나 아프다가 쓰러질 만하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사람곁’에 있는 숱한 숨결을 바라볼 노릇이라고 본다. 아무리 ‘사람놈’이 넘치더라도 풀과 나무는 새로 싹을 틔우고 잎을 내고 꽃을 피운다. 아무리 ‘사내놈’이 득시글거려도 나비와 새와 잠자리는 날고, 여름에 매미가 깨어나서 노래한다. 아무리 이 놈에 저 놈에 거슬려도 해는 내리쬐고 별은 돋고 비는 내리고 바람은 분다.


온누리 모든 곳에 오롯이 흐르는 숨결을 읽으면, 제아무리 넘치고 득시글대는 놈팡이가 눈에 밟히더라도 풀꽃나무와 해바람비와 푸른빛을 마주하게 마련이다. 시외버스는 밤에 고흥에 닿는다. 택시를 부른다. 단내가 나도록 굴린 몸을 쉬러 우리 보금자리숲으로 돌아간다. 별을 보면서 곯아떨어진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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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883 : 장면 문서 해석에 들어갔


그런 장면을 본 뒤 오래된 문서를 찾아 힘겹게 해석에 들어갔다

→ 그런 모습을 본 뒤 오래된 글을 찾아 힘겹게 풀어본다

→ 그런 대목을 본 뒤 옛글을 찾아서 힘겹게 새긴다

《성질머리하고는》(박유빈, 난다, 2025) 10쪽


어느 모습이나 대목을 본 뒤에 무슨 뜻을까 궁금해서 이모저모 살피고 찾아봅니다. 요즈음 나온 글이나 책도 뒤적이고, 오래된 글이나 옛책도 뒤적입니다. 잘못 쓰는 옮김말씨인 “해석에 들어갔다”는 ‘풀어본다’나 ‘새긴다’로 바로잡습니다. ㅍㄹㄴ


장면(場面) : 1. 어떤 장소에서 겉으로 드러난 면이나 벌어진 광경 2. 영화, 연극, 문학 작품 따위의 한 정경(情景). 같은 인물이 동일한 공간 안에서 벌이는 사건의 광경을 이른다 3. [심리] 어떤 행위를 하는 개체에 영향을 미치는 각 순간의 환경

문서(文書) : 1. 글이나 기호 따위로 일정한 의사나 관념 또는 사상을 나타낸 것 2. 땅이나 집 따위의 소유권이나 그 밖의 권리를 증명하는 문서 = 문권 3. 나중에 자세하게 참고하거나 검토할 문서와 장부 = 문부

해석(解釋) : 1. 문장이나 사물 따위로 표현된 내용을 이해하고 설명함. 또는 그 내용 2. 사물이나 행위 따위의 내용을 판단하고 이해하는 일. 또는 그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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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879 :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 혐오의 것 같다 생각


나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이 아이들을 혐오의 길로 이끄는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 나 아닌 모두가 아이들을 거친길로 이끄는 듯했다

→ 나 말고 모두가 아이들을 사납길로 이끄는 듯했다

→ 나를 뺀 모두가 아이들을 궂은길로 이끄는 듯했다

→ 나만 빼고서 아이들을 더럽히는 듯싶었다

《학교에 페미니즘을》(초등성평등연구회, 마티, 2018) 82쪽


“나를 제외한 + 나머지 + 모든 것이”는 겹겹말입니다. “나를 뺀”이라고만 하면 됩니다. 또는 “나 아닌 모두”라 할 만합니다. “혐오의 길로 + 이끄는 것 같다는 +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같은 일본옮김말씨는 “거친길로 + 이끄는 + 듯했다”나 “더럽히는 + 듯싶었다”로 손질합니다. “이끄는 듯하다”라 밝히기에 ‘생각’을 군더더기로 붙이지 않아도 됩니다. ㅍㄹㄴ


제외(制外) : 제도의 범위 밖

혐오(嫌惡) : 싫어하고 미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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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865 : 그간의 편지 성실한 존경을 보여 감사


그간의 편지에서 누구보다 성실한 존경을 보여주어서 감사합니다

→ 그동안 글로 추켜 주셔서 고맙습니다

→ 여태 글월로 섬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제껏 글자락으로 모셔 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이슬아·남궁인, 문학동네, 2021) 224쪽


‘-ㄴ’을 잘못 붙인 일본옮김말씨인 “성실한 존경을 + 보여주어서 + 감사합니다”는 “섬겨 + 주셔서 + 고맙습니다”나 “추켜 + 주셔서 + 고맙습니다”나 “올려 + 주셔서 + 고맙습니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성실한 존경”이란 없고, “존경을 보여주어서”도 없습니다. “깍듯이 굴”거나 “떠받들어 줄” 뿐입니다. 일본말씨 “그간의 편지에서”는 “그동안 글로”나 “여태 글월로”로 고쳐써요. ㅍㄹㄴ


그간(-間) : 조금 멀어진 어느 때부터 다른 어느 때까지의 비교적 짧은 동안 = 그사이

편지(便紙/片紙) : 안부, 소식, 용무 따위를 적어 보내는 글 ≒ 간독·간찰·서간·서독·서소·서신·서장·서찰·서척·서한·서함·성문·신·신서·이소·찰한·척한·편저

성실(誠實) : 정성스럽고 참됨 ≒ 성각·성신

존경(尊敬) : 남의 인격, 사상, 행위 따위를 받들어 공경함

감사(感謝) : 1. 고마움을 나타내는 인사 2. 고맙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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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839 : 새로 시작 건 나 자신 거


새로 시작하는 건 나 자신을 제대로 아는 거야

→ 새로 여는 길은 나를 제대로 아는 일이야

→ 새로 해보면 나를 제대로 알아가

→ 새로 하기에 나 스스로 제대로 알아

《새로 시작했어》(신현림, 사과꽃, 2023) 17쪽


처음으로 하거나 새로 할 적에는 ‘처음’이나 ‘새로’라 하면 됩니다. “새로 시작하는”은 겹말입니다. 군말 ‘건·거’는 다 덜어냅니다. “새로 시작하는 건 + 나 자신을 + 제대로 아는 거야”는 “새로 여는 길은 + 나를 + 제대로 아는 일이야”로 먼저 손질하고서 “새로 하기에 + 나 스스로 + 제대로 알아”로 더 손질할 만합니다. ㅍㄹㄴ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자신(自身) : 1. 그 사람의 몸 또는 바로 그 사람을 이르는 말 ≒ 기신(己身) 2. 다름이 아니고 앞에서 가리킨 바로 그 사람임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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