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뭉치 돼지소년 - 하와이 옛이야기 열린어린이 옛이야기 그림책 4
제럴드 맥더멋 지음, 서남희 옮김 / 열린어린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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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08


《사고뭉치 돼지소년》

 제럴드 맥더멋

 서남희 옮김

 열린어린이

 2012.3.31.



  2016년에 나온 영화 〈모아나〉를 꽤 다시 보았습니다. 일흔 판 즈음 보았지 싶은데, 영화를 보고 몇 해 흐르는 동안에도 하와이 옛이야기는 잘 몰랐습니다. 나중에서야 하와이 옛이야기를 찾아서 찬찬히 읽었고, 하와이를 비롯한 너른바다에서 타는 배는 이 나라에서 타던 배하고 사뭇 다른 얼개라는 대목도 알았어요. 이 땅에는 열두띠를 바탕으로 열두 가지 짐승하고 얽힌 옛이야기가 있고, 열두띠에 깃들지 않아도 숱한 짐승들 옛이야기가 있습니다. 《사고뭉치 돼지소년》이란 이름으로 나온 그림책은 하와이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여러 짐승 옛이야기 꾸러미’ 가운데 ‘돼지’ 꼭지입니다. 너른바다에 깃든 섬은 크지도 작지도 않습니다. 섬은 서로 바다를 사이에 두고 알맞게 떨어졌습니다. 이 나라도 바다로 둘러싸이긴 하지만 고장하고 고장은 으레 높다란 멧골이나 길다란 냇물로 갈려요. 너른바다 겨레붙이는 ‘멧골 같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삶이며 살림이 다르지요. ‘사고뭉치’라기보다는 ‘개구쟁이’로 돼지를 그린 바다겨레 숨결을 돌아봅니다. 그래요, 돼지라는 넋은 바로 개구쟁이일 테지요. 놀이를 즐기고, 마음껏 뛰놀며 거침없는 몸짓이에요. ㅅㄴㄹ


#Gerald Mcdermott #PigBoy #ATricksterTalefromHawa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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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난 공벌레 벨 이마주 61
마츠오카 다츠히데 글 그림, 이선아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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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07


《하늘을 난 공벌레》

 마쓰오카 다쓰히데

 이선아 옮김

 중앙출판사

 2004.6.25.



  그늘지고 축축한 곳에서 흙이 새롭게 태어납니다. 잎이 진 자리라든지, 가지가 떨어진 데라든지, 빛이 떠나서 주검이 되노라면 이 둘레는 온갖 벌레가 찾아들어 바빠요. 이 많은 벌레는 어디에 있다가 어떻게 이곳으로 찾아올까요. 《하늘을 난 공벌레》는 숱한 풀벌레 가운데 좀처럼 돋보이지 않는다고 여길 만한 공벌레를 다룹니다. 삶자리에 볕이 나면 깜짝 놀라면서 우르르 그늘을 찾아서 숨는 공벌레인데요, “하늘을 난 공벌레”라니, 무슨 일일까요? 태어나고 살아가기를 “해는 싫어, 그늘이 좋아!”인 공벌레 가운데 하나는 어느 날 “나도 이제 땅바닥에서뿐 아니라 하늘에서도 놀고 싶어!” 하고 생각했다는데요, 무섬쟁이라 언제나 몸을 동글게 말며 두근두근 숨던 아이는 어깨를 활짝 펴고서 하늘을 둘러보고 싶다고 합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날개를 어느 날 만났다는데, 그러니까 몸뚱이는 잡아먹히고 날개만 남은 채 공벌레 자리로 파르르 떨어졌다는데, 제 날개는 아니지만 제 몸에 이 날개를 붙이기로 합니다. 땅바닥에서는 못 보던 꽃이며 새를 보고, 높은 데에서 내려다보는 땅을 느끼고, 잎맛하고 다른 꽃꿀맛을 보면서 삶을 새롭게 마주했다지요. ㅅㄴㄹ


#松岡達英 #だんごむしそらをと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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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랑 이야기 모두를 위한 그림책 9
질 바슐레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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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06


《어느 사랑 이야기》

 질 바슐레

 나선희 옮김

 책빛

 2018.6.30.



  예부터 쓰는 말을 가만히 살피면 ‘사랑’도 있지만, ‘짝짓기’도 있고 “짝을 맺다”도 있고 “살을 섞다”도 있습니다. “같이 살다·함께 살다”라든지 “한지붕을 이루다”도 있어요. 얼핏 보기에는 비슷비슷한 듯하지만 모두 다른 삶길을 나타냅니다. 그야말로 온마음으로 곱고 따스하게 맞아들이는 ‘사랑’이 있다면, 그저 짝을 짓거나 맺어서 같이 살거나 한지붕을 이루거나 살을 섞는 길도 있습니다. 《어느 사랑 이야기》는 “사랑 이야기”라는 이름을 달지만, 참말로 ‘사랑’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부엌에서 설거지를 할 적에 쓰는 고무장갑을 빗대어 담아내는 “짝을 맺어 아이를 낳으며 지내는 이야기”는 ‘큰고장에서 톱니바퀴로 일을 해서 돈을 벌어 돈을 쓰는 길’이라고 느껴요. 뻔하거나 틀에 박힌 길이라고 할까요. 눈이 맞아서 입을 맞추기에 사랑이라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아이를 낳아 돌보며 살았기에 사랑이라고는 느끼지 않아요. 사랑이라면서 바람을 피울 수 있을까요? 사랑이 아니니 딴짓을 하겠지요. 큰고장 사람살이를 보여줄 뜻이라면 굳이 고무장갑에 빗대지 말고 사람꼴로 그리는 쪽이 낫지 싶습니다. ㅅㄴㄹ


#unehistoiredamour #GillesBache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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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마실빛이 낳은 새길 (2020.6.25.)

― 대전 〈버찌책방〉


  제 등짐은 어릴 적부터 컸습니다. 1982년부터 1987년까지 다닌 국민학교에는 책칸이나 짐칸이 따로 없으니 누구나 모든 교과서하고 공책을 날마다 이고 지고 다녔어요. 그때에는 교과서·공책뿐 아니라 숙제도 많고 폐품도 으레 학교에 바쳐야 했습니다. 그무렵 어린이는 어린이라기보다 ‘어린 짐꾼’이었습니다. 중·고등학교를 다닐 무렵에는 배울 갈래가 잔뜩 늘었고 참고서에다가 문제집에다가 사전까지 늘 짊어집니다. 등짐 하나로는 모자라 둘을 챙겨야 하던 판입니다. 학교를 마친 뒤에는 신문을 돌리느라 이 몸이 쉴 겨를이 없습니다. 손잡이가 휘청할 만큼 신문을 자전거 앞뒤에 싣고서 달렸고, 일을 마친 다음에는 헌책집을 다니면서 다시금 종이짐을 한가득 꾸리며 살았습니다. “뭐 하는 분이세요?” 하고 묻는 분이 많아서 빙긋 웃으면 “멧골 다녀오셨어요?”나 “여행 다니세요?” 하고 더 묻습니다. 다시 빙그레 웃으며 “사전을 씁니다. 우리말사전, 또는 한국말사전, 또는 배달말사전을 쓰지요. 제 등짐이나 끌짐에는 모두 책을 담았습니다.” 하고 대꾸합니다.


  따로 여행을 다니지 않기에 ‘여행에서 얻는 느낌’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다만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던 때에는 ‘이 깜깜한 나라에 앞날이 있을까’ 하고 물었고, 신문을 돌리던 즈음에는 ‘이 메마른 땅에 꽃이 필까’ 하고 물었으며, 아이를 낳아 살림을 꾸리는 오늘은 ‘이 매캐한 마을에 숲을 심자’ 하고 되새깁니다.


  사전이라는 책을 씁니다만, 제가 쓰는 글로 엮는 사전은 “아이하고 뛰놀고 날아다니고 노래하고 춤추고 웃고 떠들면서 소꿉잔치 벌이는 동안 스스로 길어올리거나 짓거나 찾아내는 사랑이라고 하는 빛살을 이야기로 여미는 꾸러미”가 되기를 바랍니다. 책마실을 다니는 길에는 늘 이 대목만 생각합니다.


  대전 기스락에 깃든 〈버찌책방〉은 냇물 하나 건너면 〈책방 채움〉을 만날 만큼 서로 가깝습니다. 더구나 두 책집이 문을 연 때도 비슷하답니다. 살구도 오얏도 복숭아도 딸기도 오디도 아닌 버찌가 맺는 책집인데요, ‘버찌’란 열매를 마주할 적에는 《버찌가 익을 무렵》을 쓴 옛어른이 떠오릅니다. 배고픈 멧골아이가 학교 한켠에 자라는 벚나무에 맺는 버찌로 배를 채우려다가 교장샘한테 들켜 꾸중 듣는 모습을 보고는, 아이들을 불러서 벚나무에 타고 올라 “얘들아, 너희 마음껏 나무를 타고서 이 열매를 누리렴. 이 열매는 새랑 너희 몫이란다.” 하고 노래한 옛어른. 〈버찌책방〉은 책으로 싱그러운 들내음을 나누는 들꽃다운 자리일 테지요.


《머나먼 여행》(에런 베커, 웅진주니어, 2014)

《혁명노트》(김규항, 알마, 2020)

《여자에게 여행이 필요할 때》(조예은, 카시오페아, 2016)

《말도 안 돼!》(미셸 마켈 글·낸시 카펜터 그림/허은미 옮김, 산하, 2017)

《출근길에 썼습니다》(돌고래, 버찌책방, 2020)


― 대전 〈버찌책방〉

대전 유성구 지족로349번길 48-7

http://instagram.com/cherrybooks_2019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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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냇물소리가 가만가만 (2020.6.25.)

― 대전 〈책방 채움〉


  나라에 크고작은 책집이 만 곳이 훌쩍 넘던 때가 있습니다. 학교 앞에서 문방구이면서 책집이던 곳도 많았습니다만, ‘문방구이자 책집’이라기보다는 ‘문방구 곁에 책을 몇 자락 놓으’면서 늘 책을 새롭게 마주하도록 마음을 쓴 살림이지 싶습니다. 예전 ‘학교 앞 문방구 책집’은 책을 얼마 못 두기에 ‘잘 팔릴 책’을 으레 놓기도 하지만 ‘잘 읽힐 책’을 곧잘 놓곤 했습니다. 널리 알려진 책을 놓는 학교 앞 책집이 있으나, 널리 읽히면 좋겠다고 여긴 책을 문방구지기가 가려내어 갖춘달까요.


  제가 어릴 적부터 으레 다닌 책집은 큰책집이 아닌 마을책집이거나 ‘문방구책집’입니다. 어머니가 “네가 보고서 부록 좋은 (여성)잡지를 골라 와” 하고 심부름을 맡기면 한 손에 종이돈이랑 쇠돈을 움켜쥐고 바람처럼 달려서 휭휭 돌아올 만큼 가까운 곳을 드나들었습니다.


  참고서하고 교과서가 빠진 마을책집에는 여성잡지나 갖은 이레책·달책도 빠집니다. 그렇다고 달책을 아예 안 놓는 마을책집이 아니에요. 책집지기 스스로 가리고 추리고 솎고 뽑아서 갖추는 몇 가지 달책이 있습니다. 2000년대 첫무렵까지 그토록 많던 책집은 도매상에서 밀어넣는 잡지나 책이 수북했다면, 오늘날 책집은 책집지기가 눈썰미를 키워서 가려내어 마을이웃하고 함께 읽으면서 생각을 나누고픈 책이 아기자기합니다.


  대전마실을 하려고 순천으로 가서 기차를 탑니다. 서대전에서 내려 지하철역으로 걸어가고, 한참을 달려 〈책방 채움〉을 만납니다. ‘비움’이 있기에 ‘채움’이 있을 테지요. ‘채움’을 지나 ‘만남’에 닿고, 이윽고 ‘누림’이며 ‘나눔’으로 뻗으리라 생각해요. 손바닥쉼터가 곁에 있고, 냇물이 옆에 있습니다. 가까운 동산은 나무가 꽤 우거집니다. 타박타박 걷는 발소리가 조용히 스미는 책집에는 이 고장이 싱그럽게 피어나기를 바라는 그림책이며 동화책이며 이야기책이 곱게 자리를 잡습니다. 이곳에서 산 책을 냇물소리를 들으며 나무그늘에서 읽으면 좋겠네요. 또는 냇가에서 놀다가 책집으로 마실을 올 만합니다. 또는 나무그늘에서 낮잠을 늘어지게 누리고서 책집 나들이를 해도 재미있을 만합니다.


  옆동산에서 바람이 불어옵니다. 이 책집에서 살짝 바람이 피어나 옆동산으로 갑니다. 냇물 따라 싱그러운 빛이 흐릅니다. 이 책집에서 슬쩍 자라난 이야기가 냇물에 가만히 안겨서 나란히 흐릅니다.


《플로라 플로라, 꽃 사이를 거닐다》(시부사와 다쓰히코/정수윤 옮김, 늦여름, 2019)

《수학에 빠진 아이》(미겔 탕코/김세실 옮김, 나는별, 2020)

《우아한 계절》(나탈리 베로 글·미카엘 카이유 그림/이세진 옮김, 보림, 2020)


― 대전 〈책방 채움〉

대전 유성구 반석동로40번길 92-14, 102호

https://blog.naver.com/supershin33

https://www.instagram.com/bookstore_chaeum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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