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7.4.


《냉동참치

 김태은 글, 리아앤제시, 2024.9.30.



이달에 태어날 노래책(시집)을 사흘째 들여다보면서 끝손질을 한다. 끝손질인 만큼 더 천천히 낱낱이 짚는다. 이제 9/10을 돌아보는데 틀린글씨나 고칠곳이 더 보이지는 않는다. 손질판(교정지)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도록 어느 곳도 더 건드리지 않으니 혼잣말로 “고맙다!” 하고 자꾸자꾸 읊는다. 해가 나다가도 다시 가랑비를 뿌리는 하루이다. 해질녘에는 개구리소리가 조금 높다. 《냉동참치》를 읽었다. 요즈음 어린이와 푸름이가 배움터와 집 사이에서 부대끼는 하루를 여러모로 잘 그렸구나 싶다. 다만 하나를 곰곰이 헤아려 본다. ‘부딪히고 다치고 아프면서 일어서는 몸짓’을 넘어서, ‘살림을 짓고 사랑을 그리는 눈빛과 마음’을 나란히 담을 수 있지는 않을까? 남 앞에서 멋지게 보여주는 일을 하는 길을 넘어서, 손수 조촐히 보금자리부터 짓고 빚고 가꾸는 철빛을들려주는 이야기를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이미 숱한 엄마아빠 누구나 ‘집밖’에서 돈벌이를 하느라 바쁘고 힘들어서 집에서 말을 못 하기 일쑤이다. 서울에서 잿집(아파트)을 장만하고 달구지(자가용)도 두엇씩 거느린다지만, 막상 놀거나 쉬면서 마음을 돌볼 틈이 없기도 하다. ‘학교에서만’ 벌이는 일은 내려놓고서, ‘삶과 삶터에서 새롭게’ 펼치는 일을 그릴 수 있다면 그야말로 빛날 테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나 《아벨의 섬》이나 《닐스의 신기한 모험》이나 《라스무스와 방랑자》 같은 글을 짓는 이웃을 기다린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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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플래그
오시키리 렌스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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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7.10.

만화책시렁 861


《붉은색 플래그》

 오시키리 렌스케

 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6.1.31.



  함부로 없애도 되는 목숨이란 없습니다. 어느 목숨이든 함부로 죽이면 이 별이 흔들리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작은목숨을 쉽게 함부로 죽입니다. 작은이웃을 쉽게 가볍게 내칩니다. 작은숲을 쉽게 아무렇게나 밀어서 없앱니다. 작은벌레를 쉽게 철썩 내리쳐서 죽입니다. 작은아이를 쉽게 버젓이 팽개칩니다. 《붉은색 플래그》를 곰곰이 읽었습니다. 어제와 오늘이 만나서 새롭게 모레로 잇는 사람들 사이를 그리는 얼거리입니다. 어제를 살던 누가 있기에 오늘을 사는 누가 있고, 오늘을 사는 누가 있어서 앞으로 태어나서 살아갈 누가 있다지요. 얼핏 못나거나 모자라 보이는 사람일 수 있지만, 못나거나 모자라더라도 문득 마음에 심은 사랑이라는 씨앗 한 톨이 있어서 새롭게 아이가 태어납니다. 비록 아이를 돌볼 줄 모르기도 하고, 아이를 팽개치기까지 할 수 있지만, 아이는 하나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무럭무럭 자라곤 합니다. “태어난 사랑”으로 넉넉하기에 “낳을 사랑”을 그리는 아이들이 숱하기에 이 별이 어제오늘모레를 가만히 이으면서 흐를 수 있습니다. 어떤 대단해 보이는 일을 해야 대단하지 않습니다. 무슨 훌륭한 보람을 쌓아야 훌륭하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살림을 짓는 누구나 즐거우면서 아름답게 마련입니다. 사랑은 먼발치에 없습니다.


ㅍㄹㄴ


‘친구가 안 생기는 이유는 환경 탓이 아니다. 내 탓이다. 구원은 사람에게서 오는 게 아니라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 지금이라면 솔직해질 수 있는데.’ 33쪽


‘옛날 여자들은 세상의 눈치를 보며 숨죽여 살았다. 지금은 달라. 긴자의 교차로를, 마루노우치 빌딩의 백화점을, 당당하게 활보할 수 있는 시대.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 이 시대를 여자로서 마음껏 즐길 거야.’ 101쪽


#押切蓮介 #アカイロフラ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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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플래그》(오시키리 렌스케/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6)


너도 참 특이하다. 심령장소에서 점심이라니

→ 너도 참 남다르다. 깨비터에서 낮밥이라니

→ 너도 참 유난하다. 깨비자리에서 참이라니

15쪽


너 수족냉증 엄청 심한가 보네

→ 너 엄청 찬손발인가 보네

→ 너 손발이 한겨울인가 보네

→ 너 손발이 얼어붙었나 보네

→ 너 엄청 추위앓이인가 보네

25쪽


외지인 주제에 왜 어슬렁거리고 난리야

→ 떠돌이 주제에 왜 어슬렁거리고 나대

→ 바깥놈 주제에 왜 어슬렁거리고 떠들어

42쪽


이 비국민 자식

→ 이 각다귀 녀석

→ 이 망나니

→ 이 나쁜놈

→ 이 허튼놈

52쪽


정말 가슴이 간즐간즐거려

→ 참말 가슴이 간즐간즐해

→ 아주 가슴이 간즐거려

106쪽


내가 색골일 리 없잖아

→ 내가 난봉일 턱 없잖아

→ 내가 엉큼할 일 없잖아

→ 내가 추레할 수 없잖아

113쪽


이렇게 몇 번이고 계속 충고하러 오게 만들고 말이야

→ 이렇게 자꾸 가르치러 와야 하고 말이야

→ 이렇게 또또 들려주러 와야 하고 말이야

→ 이렇게 다시 말하러 와야 하고 말이야

145쪽


네가 정상적인 연애를 해서 아이를 낳지 않으면 세계선이 무너져 버려

→ 네가 제대로 사랑을 해서 아이를 낳지 않으면 누리금이 무너져 버려

→ 네가 번듯이 사랑을 해서 아이를 낳지 않으면 온금이 무너져 버려

147쪽


이 세상이 얼마나 순애로 이루어져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 이 땅이 얼마나 사랑타령인지 새삼 느낍니다

→ 이곳이 얼마나 맞사랑인지 새삼 느낍니다

→ 여기가 얼마나 사랑놀이인지 새삼 느낍니다

15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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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심령장소



 심령장소 탐방을 너무 좋아해서 → 오싹터 마실을 너무 좋아해서

 역대급 심령장소였다 → 무시무시한 섬찟터였다 / 대단한 깨비터였다

 심령장소로 유명했다 → 쭈뼛자리로 이름났다 / 도깨비터로 이름났다


심령장소 : x

심령(心靈) : 1. 정신의 근원이 되는 의식의 본바탕 2. [심리] 과학으로는 풀 수 없는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심적 현상 3. [철학] 육체를 떠나서 존재한다고 생각되는 마음의 주체

장소(場所) : 어떤 일이 이루어지거나 일어나는 곳



  일본에서는 ‘심령스폿’처럼 한자말과 영어를 섞어서 쓴다지요. 이런 일본말을 한자를 곁들여 ‘심령장소’로 옮기곤 하는데, ‘깨비자리·깨비터’나 ‘도깨비자리·도깨비터’로 고쳐쓸 만합니다. ‘톳제비자리·톳제비터’나 ‘오싹자리·오싹터’로 고쳐쓸 수 있어요. ‘섬찟자리·섬찟터’나 ‘쭈뼛자리·쭈뼛터’로 고쳐써도 됩니다. ㅍㄹㄴ



너도 참 특이하다. 심령장소에서 점심이라니

→ 너도 참 남다르다. 깨비터에서 낮밥이라니

→ 너도 참 유난하다. 깨비자리에서 참이라니

《붉은색 플래그》(오시키리 렌스케/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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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순애·순애보 殉愛·殉愛譜


 이것이 나의 순애의 모습이다 → 이는 나로서 온사랑이다

 자신들의 순애를 지키기 위해 → 저희 햇사랑을 지키려고

 절절한 순애보 같았다 → 애틋한 사랑 같았다 / 애틋이 사랑에 바친 듯했다

 스타들의 순애보를 보면 → 샛별들 사랑을 보면 / 별님들 사랑타령을 보면

 그녀를 향한 순애보 → 그이를 보는 애틋사랑 / 그님을 보는 사랑

 각별한 순애보를 짐작하게 했다 → 남다른 사랑을 어림해 본다


  ‘순애보(殉愛譜)’라는 말은 낱말책에 없습니다. 1938년에 박계주 님이 쓴 글에 붙인 이름이라지요. ‘순애(殉愛)’는 “사랑을 위하여 모든 것을 바침”을 뜻한다고 합니다. ‘맞사랑·서로사랑’이나 “사랑에 바치다·사랑에 빠지다”로 고쳐씁니다. ‘사랑·사랑하다·사랑스럽다·사랑멋·사랑맛·사랑놀이’나 ‘사랑짓·사랑질·사랑짓기·사랑타령’으로 고쳐쓸 만해요. ‘서로꽃·서로빛·서로님’이나 ‘무지개사랑·아늑사랑·애틋사랑·포근사랑’으로 고쳐쓰면 되고요. ‘온사랑·한빛마음·한빛사랑’으로 고쳐쓰고, ‘한사랑·한사랑꽃·한사랑빛·한사랑길·한사랑님’이나 ‘햇사랑·햇살사랑·햇빛사랑’으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ㅍㄹㄴ



순애보인가

→ 사랑멋인가

→ 맞사랑인가

→ 한사랑인가

→ 서로꽃인가

《메종 일각 1》(타카하시 루미코/김동욱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19) 102쪽


이 세상이 얼마나 순애로 이루어져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 이 땅이 얼마나 사랑타령인지 새삼 느낍니다

→ 이곳이 얼마나 맞사랑인지 새삼 느낍니다

→ 여기가 얼마나 사랑놀이인지 새삼 느낍니다

《붉은색 플래그》(오시키리 렌스케/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6) 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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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수족냉증



 수족냉증이 누적되면 → 추위앓이가 더 깊으면

 수족냉증이 너무 심해서 → 손발이 너무 시려서

 수족냉증이 동반되는 현상으로 → 손발이 차가우면서


수족냉증 : x

수족(手足) : 1. 손과 발을 아울러 이르는 말 = 손발 2. 자기의 손이나 발처럼 마음대로 부리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형제나 자식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냉증(冷症) : [한의] 하체를 차게 하여 생기는 병증 = 냉병



  손발이 차거나 시리거나 얼어붙은 듯하다고 할 적에 “손발(수족) + 차다(냉증)”라는 얼개로 ‘수족냉증’처럼 쓰기도 합니다만, 우리는 우리말로 나타내면 됩니다. ‘차갑다·차다·차디차다·찬앓이’나 ‘찬몸·찬손·찬손발·추위몸·추위손·추위손발’로 고쳐씁니다. ‘찬바람·찬날씨·찬하늘’이나 ‘추위·춥다·추위벼락·추위맞이·추위앓이·추위나라·추위누리’로 고쳐써도 되어요. ‘서늘하다·시리다·식다·싸늘하다·썰렁하다’나 ‘얼다·얼리다·얼어붙다·언앓이’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겨울·결·겨울철·겨울빛·겨울스럽다·겨울같다’나 ‘한겨울·겨울나라·겨울누리·겨울땅·겨울하늘’로 고쳐쓰지요. ‘손발이 차다·손발얼음·손발겨울·손발시림·손발싸늘·손발추위’나 ‘낮다·낮음·나지막하다·나직하다·낮디낮다·낮고낮다’로 고쳐쓸 수 있다. ㅍㄹㄴ



너 수족냉증 엄청 심한가 보네

→ 너 엄청 찬손발인가 보네

→ 너 손발이 한겨울인가 보네

→ 너 손발이 얼어붙었나 보네

→ 너 엄청 추위앓이인가 보네

《붉은색 플래그》(오시키리 렌스케/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6)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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