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73 : -들 -의 채소들 무수


글들은 텃밭의 채소들처럼 무수히 열렸다

→ 글은 텃밭 남새처럼 숱하게 열린다

→ 글은 텃밭에서처럼 끝없이 열린다

《호두나무 작업실》(소윤경, 사계절, 2020) 6쪽


글이나 남새는 ‘-들’을 따로 안 붙입니다. “글을 쓴다”나 “글을 읽는다”라 할 뿐입니다. “오이를 딴다”나 “당근을 먹는다”라 할 뿐이에요. 셀 길이 없다고 할 적에는 ‘끝없다·가없다’나 ‘숱하다’라는 낱말로 나타냅니다. ㅅㄴㄹ


채소(菜蔬) : 밭에서 기르는 농작물

무수(無數) : 헤아릴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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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74 : 분노 레이저 그의 조준 발사


내 눈에서 이글거리는 분노 레이저가 그의 머리를 조준한다. 발사!

→ 내 눈은 이글거리며 그이 머리를 겨냥한다. 쏴!

→ 이글거리는 눈으로 그 사람 머리를 겨누고 쏜다!

《호두나무 작업실》(소윤경, 사계절, 2020) 25쪽


활활 타오르는 마음인 ‘부아’나 ‘성’은 ‘이글거리다’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이글거리는 분노”는 겹말입니다. 이 글월을 보면 “내 눈에서 … 조준한다”인 얼거리예요. 여러모로 엉성합니다. “나는 눈으로 … 겨눈다”로 바로잡습니다. “이글거리는 눈으로 본다”로 손볼 수 있고, “이글거리며 노려본다”로 손볼 만합니다. 일본말씨인 “조준, 발사!”는 “겨냥. 쏴!”나 “겨누고 쏜다!”로 고쳐씁니다. ㅅㄴㄹ


분노(憤怒/忿怒) : 분개하여 몹시 성을 냄. 또는 그렇게 내는 성 ≒ 분에

조준(照準) : 1. 총이나 포 따위를 쏘거나 할 때 목표물을 향해 방향과 거리를 잡음 2. 둘 이상을 대조하여 보는 표준

발사(發射) : 활·총포·로켓이나 광선·음파 따위를 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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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175 : -ㄹ 게 많다


아이는 배울 게 참 많다

― 아이는 우리를 가르친다

→ 아이한테서 배운다

《어린이의 여행법》(이지나, 라이프앤페이지, 2023) 60쪽


무늬는 한글이어도, 얼개가 우리말씨가 아니기 일쑤입니다. “아이는 배울거리가 많다”처럼 쓰는 글이 아주 터무니없지는 않으나, 아이를 마치 사람이 아니라는 듯 여기는 얼개입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람으로 바라본다면, “아이는 늘 가르친다”나 “아이는 언제나 가르친다”나 “아이는 무엇이나 가르친다”처럼 글을 쓰고 말을 하게 마련입니다. 또는 “아이한테서 배운다”라 할 테고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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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177 : 운전 -ㄴ 로망 가지고 있었다


나는 운전에 대단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 나는 부릉부릉 몰고 싶었다

→ 나는 손수 몰고 싶었다

《어린이의 여행법》(이지나, 라이프앤페이지, 2023) 17쪽


남이 모는 곳에 탈 수 있으나, 손수 몰고 싶을 만합니다. 스스로 몰면서 바람을 가르고 싶을 만합니다. 꿈을 품어요. 이루려고 하는 일을 가만히 그려서 마음에 담습니다. 보기글에서 “대단한 로망”은 옮김말씨에 일본말씨입니다. ‘-ㄴ’으로 적으니 옮김말씨요, 프랑스말 ‘roman’을 ‘로망’으로 읽으니 일본말씨입니다. “가지고 있었다”도 옮김말씨하고 일본말씨가 섞여 얄궂습니다. ㅅㄴㄹ


운전(運轉) : 1. 기계나 자동차 따위를 움직여 부림 2. 사업이나 자본 따위를 조절하여 움직임

로망(<프>roman) : [문학] 12∼13세기 중세 유럽에서 발생한 통속 소설. 애정담, 무용담을 중심으로 하면서 전기적(傳奇的)이고 공상적인 요소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 로맨스(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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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178 : 하지만 공부 것 나의 일천


하지만 고작 열 달 공부한 것으로 나의 스페인어는 일천했다

→ 그렇지만 고작 열 달 배운 스페인말은 얕았다

→ 그러나 고작 열 달 배운 스페인말은 허술했다

《어린이의 여행법》(이지나, 라이프앤페이지, 2023) 86쪽


‘그러나’를 ‘러나’나 ‘나’로 줄여서 쓰지 않듯 ‘그렇지만(그러하지만)’을 ‘지만·하지만’으로 줄이지 않습니다. 말을 배워서 쓰는데, 열 달은 짧거나 모자랄 수 있어요. 아직 어설프거나 얕을 만합니다. 엉성하거나 허술할 수 있습니다. 어설프니 다독입니다. 엉성하니 추스릅니다. 얕으니 다지고, 허술하니 채웁니다. ㅅㄴㄹ


공부(工夫) :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

일천(日淺) : 시작한 뒤로, 날짜가 얼마 되지 아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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