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오만방자



 오만방자한 태도에 국민들의 분노가 끓고 있다 → 건방진 몸짓에 사람들이 끓는다

 여전히 오만방자한 성격이다 → 아직 버릇없다 / 아직 젠체한다

 너의 오만방자함이 어느 수준인지 알겠다 → 네 막짓이 어떠한지 알겠다


오만방자 : x

오만(傲慢) : 태도나 행동이 건방지거나 거만함

방자(放恣) : 어려워하거나 조심스러워하는 태도가 없이 무례하고 건방지다

거만하다(倨慢-) : 잘난 체하며 남을 업신여기는 데가 있다

건방지다 : 젠체하며 지나치게 주제넘다

주제넘다 : 말이나 행동이 건방져 분수에 지나친 데가 있다



  건방지기에 ‘건방지다’고 합니다. 잘난체를 하면 ‘잘난체·잘난척·자랑·좁쌀’이라 하면 될 테고, ‘업신여기다·깔보다·까불다·덜먹다’라 하면 되어요. ‘젠체하다·주제넘다·버릇없다·버르장머리없다’라 할 만하고, ‘몹쓸·무람없다·뻐기다·뻔뻔하다·뽐내다’라 하면 됩니다. ‘괘씸하다·못되다·막나가다’나 ‘거들먹거리다·나대다·마구·마구잡이·제멋대로’라 해도 어울립니다. ‘미다·바라지다·버젓이·비싸다·도도하다·되바라지다’나 ‘속좁다·야코·얄궂다·짓궂다·어리석다’라 할 만하지요. ‘어디·이런·닥치다’나 ‘지랄·-질·짓·짓거리’나 ‘짜다·쪼잔하다·쫄래쫄래’라 하면 되어요. ‘철없다·콧대·콩켜팥켜’나 ‘함부로·헤다·호로놈·후레놈’이라 하고요. ㅍㄹㄴ



오만방자한 보르그레빈크도 비록 간밤에는 자신을 방해했지만

→ 건방진 보르그레빈크도 비록 간밤에는 저를 가로막았지만

→ 몹쓸 보르그레빈크도 비록 간밤에는 저를 괴롭혔지만

《뒷골목 고양이》(어니스트 톰슨 시튼/장석봉 옮김, 지호, 2003) 364쪽


염라대왕의 총애를 듬뿍 받는다더니, 과연 오만방자하군요

→ 저승님 사랑을 듬뿍 받는다더니, 참 버릇이 없군요

→ 저승임금이 아낀다더니, 듣던 대로 버르장머리없군요

→ 저승지기가 귀여워한다더니, 아주 건방지군요

→ 저승님이 감싼다더니, 꽤나 콧대가 높군요

→ 저승지기가 품는다더니, 그야말로 잘난척이군요

《신과 함께, 이승편 上》(주호민, 애니북스, 2011) 155쪽


오만방자한 문장으로 타투를 새기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 철없는 글씨를 몸에 새기지 않아 얼마나 숨돌렸는지 모른다

→ 쪼잔한 글을 몸에 그리지 않아 얼마나 한숨돌렸는지 모른다

→ 도도한 글씨를 살에 새기지 않았기에 망정이다

→ 그래도 막나가는 글을 살그림으로 새기지 않았다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북다, 202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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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무르 - 또, 그리운 모든 고양이에게
에밀리 바스트 지음, 이선주 옮김 / 야옹서가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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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0.14.

그림책시렁 1654


《샤무르》

 에밀리 바스트

 이선주 옮김

 야옹서가

 2024.12.23.



  비는 퍽 높구나 싶은 데에서 땅으로 내려옵니다. 그렇지만 어떤 빗방울도 안 무서워할 뿐 아니라, 그렇게 높은 데에서 내려오는데 불타오르지 않고, 다치지 않을 뿐 아니라, 여린 꽃잎 하나 할퀴지 않습니다. 모든 숨결은 빗물을 받아들여서 몸을 이룹니다. 풀꽃나무뿐 아니라 사람과 개와 나비와 새와 벌레도 빗방울로 빚은 몸입니다. 우리는 늘 ‘새비’를 맞아들여서 ‘새몸’으로 거듭나고, ‘헌몸’을 몸밖으로 내보내면서 흙을 북돋우고 바다를 살찌웁니다. 《샤무르》는 얼핏 마음앓이나 멍울빛을 다루는 듯싶지만, 겉몸만 붙잡는 나머지 속마음과 속빛하고는 퍽 멀다고 느낍니다. 곁짐승도 들풀도 ‘겉모습’으로 아끼거나 귀여워할 까닭이 없습니다. 사람도 얼굴이나 몸매로 따지지 않습니다. 너랑 내가 동무로 사귀거나 이웃으로 만날 적에는 오직 마음빛을 나누는 사이입니다. 마음빛이 아닌 얼굴·몸매·돈·이름·힘 따위를 먼저 쳐다보려고 한다면, 동무도 이웃도 아닌 한낱 허울과 껍데기입니다. 곁고양이도 곁개도 ‘겉몸’으로 우리 곁에 살짝 머물다가 갑니다. 굳이 겉몸으로 찾아와서 떠나되, 한결같이 마음빛과 숨빛을 들려주고 보여주게 마련입니다. 부디 ‘속’을 바라보기를 빌 뿐입니다.


#Chamour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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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꽃으로 태어났어 zebra 7
엠마 줄리아니 글.그림, 이세진 옮김 / 비룡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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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0.14.

그림책시렁 1655


《나, 꽃으로 태어났어》

 엠마 줄리아니

 이세진 옮김

 비룡소

 2014.7.31.



  씨앗을 맺으려고 피어나는 끝길인 꽃입니다. 꽃이란, 몸에서 끝동에 매달린 꼬리마냥, 끝을 맺으면서 새곳으로 잇는 길목입니다. 한 해 열두 달 가운데 열둘쨋달을 ‘섣달’이라 하는데, 한 해를 마치고 맞이하는 이듬해 첫날은 ‘설날’입니다. 서기에 설 수 있어요. 멈춰서기에 일어섭니다. 《나, 꽃으로 태어났어》는 곱게 꽃빛을 들려주는 얼거리라고 느끼면서도 어쩐지 알쏭합니다. 가만 보니, “Voir le jour”라는 프랑스말에는 ‘꽃’이란 낱말이 없습니다. 그저 ‘태어나다’이면서 “낮을 보다”라는 길이에요. 밤이란, 무럭무럭 자라면서 꿈을 키우는 때입니다. 낮이란, 새곳을 보려고 넘어가고 일어서는 때입니다. 그러니까 ‘꽃’을 들려주는 그림책이 아닌 ‘나고 지는(태어나고 스러지는)’ 길을 들려주려는 그림책일 텐데, 한글로 잘못 옮겼습니다. 3쪽에 “따스한 햇살”이라 옮긴 대목은 틀렸습니다. 햇살은 화살과 같은 결이기에 ‘따갑다’라 해야 합니다. 이 그림책이라면 “따스히 햇볕”으로 바로잡을 노릇입니다. 따스하거나 포근한 결은 ‘볕(햇볕)’입니다. 씨앗 한 톨이 들풀로 새롭게 깨어나서 해바람비를 맞이하는 길을 들려주려던 그림책일 텐데, 책이름과 옮김말씨 탓에 외려 이러한 결을 ‘죽이’거나 ‘밀친’ 셈입니다.


#EmmaGiuliani #Voir le jour (2013년)


ㅍㄹㄴ


《나, 꽃으로 태어났어》(엠마 줄리아니/이세진 옮김, 비룡소, 2014)


따스한 햇살을 받고

→ 따스히 햇볕을 받고

→ 따갑게 햇살을 받고

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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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12.


《필수는 곤란해

 피어스 콘란 글/김민영 옮김, 마음산책, 2023.12.5.



마당이 아늑한 〈책과 아이들〉에서 아침을 연다. 맨발로 풀밭을 거닐다가 ‘햇볕숨·땅숨’을 누린다. 햇볕과 땅빛을 나란히 맨손과 맨발로 받는 숨쉬기를 하면 온몸이 찌릿찌릿 파릇파릇 빛난다. ‘이오덕 읽기 모임’과 ‘말이 태어난 뿌리 ㅌ’ 이야기꽃을 편다. 그림책·글책·그림꽃책을 어떻게 읽고 헤아리면서 마음에 씨앗 한 톨을 심으면서 저마다 즐거울는지 들려준다. 스스로 사랑하면 되고, 스스로 눈뜨면 되며, 스스로 노래하면 된다. 저녁에는 〈책인감〉 지기님이 부산마실을 하며 이곳을 찾아온다. 마을책집 〈책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이웃님 열 분 즈음 둘러앉아서 이제부터 새록새록 일구고 돌볼 책집살림 이야기로 늦도록 마음을 모은다. 《필수는 곤란해》는 첫머리를 꽤 남다르다 싶도록 여는 듯하지만, 갈수록 쳇바퀴를 돌면서 갖은 샛길로 빠지다가 어영부영 맺는다고 느낀다. 글쓴이는 ‘장난’과 ‘놀이’가 어떻게 다른 줄 모르는 듯싶다. ‘재주’와 ‘솜씨’가 어찌 다른지 모를 듯싶고, ‘담다·닮다·다르다·닿다·닳다·닫다’가 어떻게 맞물리면서 다른지 알 턱도 없다고 본다. 이웃나라에서 이 나라로 깃들며 이모저모 맛보는 삶은 안 나쁘되, 아직 겉훑기를 못 벗어났는데, 글과 책부터 섣불리 서둘러 쓰신 듯하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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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13.


《정치의 의무》

 이정미 글, 북노마드, 2019.11.11.



어제는 2시간 잤고, 오늘은 4시간 잔다. 밖에서는 이만큼 밤잠을 누려도 느긋하다. 어제 마감인 글을 새벽에 매듭짓는다. 아침까지 넉벌 되읽고 손질한 다음에 보낸다. 조금 숨돌리고서 길을 나선다. 사상나루에서 고흥으로 돌아가는 14:25 시외버스를 타는데 구름이 짙다. 훤한 낮이어야 할 때인데 시외버스가 어둡네. 그렇지만 책을 석 자락 읽고, 하루글과 노래를 여러 꼭지 쓰고서 눈을 붙인다. 읽고 쓰고 쉬니 고흥읍에는 18:05 즈음에 닿는다. 18:30 시골버스를 기다린다. 벌써 해지고서 캄캄하다. 마을 앞에서 내리니 풀벌레노래가 반긴다. 즐거우면서 반가운 가을빛이다. 알맹이가 얼마 없이 빈자리가 가득한 《정치의 의무》를 읽으면서 멍했다. 왜 알차게 안 엮을까? 할 말과 들려줄 뜻이 이렇게 호졸곤해도 되나? 목소리는 있되, 어떤 목소리인지 아리송할 뿐 아니라, 모든 목소리는 ‘서울에 갇힌’다. 스스로 ‘왼쪽(좌파)+새길(진보)’라 외치는 사람이 이렇게 얄팍하게 책을 내놓는다면 그야말로 갑갑하다. 삶이라는 자리에 발을 안 담근 티가 물씬 나고, 살림이라는 터전에 몸을 안 둔 티끌이 짙으며, 사랑이라는 어깨동무를 모르는 목소리만 맴돈다. 우두머리(당대표) 노릇은 접고서, ‘시골 군의원’과 ‘군수’부터 바꾸기를 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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