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3.


《어떤 어른》

 김소영 글, 사계절, 2024.11.13.



하루 내내 비가 온다. 비오는 하루는 조용하다. 한가위를 앞두고 이 시골에 서울손님이 잔뜩 왔을 텐데, 내내 비날이니 다들 집에만 있는 듯싶다. 고즈넉이 가을비를 바라보는데, 적잖은 풀벌레는 빗물이 들지 않는 곳에 가만히 깃들어서 노래를 베푼다. 이따금 개구리가 왁왁한다. 두 아이는 모처럼 고뿔을 앓는다. 무국을 끓이고, 두 아이 이마이며 팔다리이며 목을 가볍게 쓰다듬고 풀어준다. 우리집에서는 ‘아버지손 돌봄손’이요 ‘아이손 보살핌손’이다. 아플 적에는 신나게 아프면서 생채기를 다스린다. 앓을 적에는 실컷 앓으면서 응어리를 푼다. 우리는 어느새 잊어버리는데, 섣불리 가루(약)를 안 써야 한다. 따끔하고 저리고 결린 몸을 받아들여야 새몸으로 거듭나면서 튼튼하다. 땀을 빼고 끙끙거리고 눈물을 흘려야 새빛으로 깨어나면서 눈뜬다. 《어떤 어른》을 읽는 내내 몹시 아쉬웠다. 이른바 ‘글쓰기 강사’ 같은 ‘직업’이 아닌, ‘마음을 말로 담고 글로 풀어서 생각을 함께 짓는 이웃 아줌마’라는 길을 걷기가 어려울까? 쇠(자가용)를 냉큼 버리고서 아이랑 나란히 큰길도 골목도 걷는 옆집사람이 되기가 힘들까? ‘옳은목소리’를 내기에 옳지 않다. 목소리만으로는 안 바꾸고 못 바꾼다. ‘직업·경력·명예·강연’이 아니라 ‘숲·살림·사랑·이야기’를 바라보며 “누구나 어른”과 “저마다 어른”으로 설 일이라고 본다.


'COVID vaccine has worst side effects ever’: Dr. Rogers' explosive testimony shocks Senate hearing

https://www.youtube.com/watch?v=7KijWu5al5Y


'It's corruption of science, not truth': Aaron Siri exposes WHO's 'vaccines saved 154M lives' claim

https://www.youtube.com/watch?v=Gh6r5rIo4Jw


‘RFK, Polio Vaccines, the Media and Me’: Lawyer Corrects New York Times Misinformation

https://childrenshealthdefense.org/defender/aaron-siri-rfk-polio-vaccines-the-media-and-me-wsj-op-ed/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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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2.


《굶주린 마흔의 생존 독서》

 변한다 글, 느린서재, 2023.9.18.



아침비가 온다. 낮에는 그친다. 보임판(모니터)을 새로 들인다. 그런데 줄이 없네. 요새는 줄을 따로 사라고 하는 듯싶다. 읍내 글붓집으로 나간다. 오늘만큼은 팔다리에 등허리를 쉬고 싶으나 조금 더 힘을 낸다. 저녁에 저녁비가 오고, 밤에 밤비가 온다. 빗소리를 들으며 집안일을 한다. 이제 긴긴 쉼날을 잇는구나. 시골버스가 다니지 않는 긴긴 쉼날에 아이들하고 호젓하게 보내며 책을 읽자. 《굶주린 마흔의 생존 독서》를 읽었다. 굶주린 탓에 살아남으려고 악착같이 책읽기를 했다는 글쓴이라고 한다. 틀림없이 글쓴이 나름대로 죽을힘을 한 듯싶지만, “죽도록 읽기”까지는 못 닿은 듯싶다. “죽도록 읽기”란 “날마다 책집마실을 하며 서서읽기로 100∼300자락씩 집어삼키는 길”이어야 하지 않을까? 집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며 고단하고 지친 몸을 일으켜서 “밤잠을 잊으며 이야기숲에 잠기기”여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하루에 책 100자락을 읽느냐고 묻지 말자. “죽도록 읽기”를 하면 다 해낸다. 하루에 100자락을 읽고서 느낌글도 100자락을 써내려고 피눈물을 바쳐 본다면, 밑바닥에서 데굴데굴 구르던 이 삶을 누구나 스스로 북돋아 일으켜세운다고 느낀다. “하면 된다”가 아니라 “하기에 이룬다”요, “심기에 거둔다”이다.


Lee Miller film d'Ellen Kuras avec Kate Winslet 2023

https://www.youtube.com/watch?v=30Qd2uURZFQ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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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종이를 보면



  종이를 보면 늘 멈춘다. 글종이도 빈종이도 쪽종이도 알림종이도, 내 손에 닿으면 어김없이 책 사이로 스윽, 책살피로 바뀐다. 어릴적에 딱지치기를 되게 즐기긴 했으나, 종이를 딱종이로 접으면 언제나 아까웠다. 그냥 깨끗하고 반듯하게 모으고 싶었다. 하루종이(일력)도 달종이(달력)도 버리기 싫었다. “어머니, 1984년으로 넘어가면 1983년 달력은 역사가 되잖아요. 나중에 1994년에 돌아보거나 2004년에 돌아보면 무척 재미있을 테니, 버리지 말고 하나 남기면 어때요?” “에그, 그러면 집이 쓰레기장 되게? 달력이 뭐가 된다고 모으게?” 어쩐지 ‘과자 담은 자루’도 버리기 싫었다. 구멍가게에서 하나에 80원에 팔던 초코파이를 담은 비닐자루를 깨끗하게 헹궈서 책으로 누르고 펴서 몰래 모았다. 어머니는 내가 모으는 종이에 과자자루를 낱낱이 찾아내어 말끔히 버렸고, 나는 다시 모으고 어머니는 또 샅샅이 찾아내어 버렸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오래된 칸(책장)을 그냥그냥 다 버리려고 했다.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버리려던 오래된 칸을 짐차를 불러서 모두 건사했다. “아니, 쓰레기를 왜 돈들여서 가져가려고 해?” “그래도 우리집에서 서른 해를 넘게 함께 지내던 살림이잖아요. 제가 시골로 가져가서 잘 쓸게요.” 아버지와 어머니가 버리려던 칸을 살피니, 나랑 언니가 어릴적(1980년대 첫무렵)에 자주 앓느라 뻔질나게 돌봄터를 드나들며 내밀던 ‘병원 진찰권’이 잔뜩 나왔다.


  《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를 읽는다. 이레 앞서 부산에서 장만해서 고흥으로 데려왔고, 엊그제 고흥서 부산을 가는 길에 다시 시외버스에서 읽는데, 부산서 서울로 가는 시외버스에서 마저 읽는다. 등짐에 깃든 책은 그야말로 나라 한 바퀴를 얼결에 같이 돈다.


  ‘승차권 집계봉투’를 본다. 이 종이를 놓칠 수 없다. “기사님, 이 귀여운 종이를 얻을 수 있을까요? 제가 국어사전 쓰는 사람이라서 하나 얻어서, 자루에 적힌 글결을 살피고 싶어요.” “네? 이 봉투요? 이 봉투를 어데 쓰게요? 쓸데가 있답니까?” “그게, 이 종이에 적힌 말 때문에…….”


  아무튼 얻고야 만다. 온누리 모든 말과 글과 책을 이 손길에 담고픈, 책벌레에 글벌레에 말벌레이기까지 한 모습을 새삼스레 느낀다. 종이 한 자락을 얻으려고 말을 거는 이 모습을 다시금 돌아본다. 한때 쑥스럽거나 부끄러워도 된다. 종이를 얻고 싶고, 종이를 건사하고 싶고, 종이에 적힌 뭇말과 뭇글을 헤아리고 싶다.


  읽고 읽고 읽는다. 쓰고 쓰고 쓴다. 좋아서 하지는 않는다. 온말에 온씨를 담아서 온사람이 저마다 온꽃으로 피어나는 온길을 그리기에 온하루를 온글씨로 다독인다. 온글에 온숨을 담아서 온이웃이 서로서로 온숲으로 일렁이는 온나무를 그리기에 온곳에서 온노래로 품는다. 2025.10.27.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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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책넋

틀린날짜



  부산에서 사흘을 보내고서 서울로 건너왔다. 저녁나절에 쉴 곳을 찾아서 길손집으로 간다. 서울 이웃님이 푹 쉬라면서 미리 한칸 잡아 주었다. 그런데 길손집에 닿고 보니 오늘 아닌 이튿날 잡았다고 알려준다. 마침 오늘 모든 칸이 찼다고도 한다. 속으로 끙 소리가 나지만 어쩔 길이 없다. 누구나 달종이 날짜를 잘못 읽을 수 있지 않은가. 나도 딴 날짜로 엉뚱하게 잡고서 헤맨 바 있을 뿐 아니라, 이름은 같은 다른 길손집으로 잘못 찾아가서 한참 돌아가느라 밤에 택시를 겨우겨우 불러서 애먼 돈을 쓴 적까지 있다.


  서울 동작구에서 1.8km 즈음 책짐을 잔뜩 지고 안은 채 걸었다. 한가을이 저무는 이즈음이 춥다고 여기면서 두툼하게 껴입은 사람이 아주 많은데, 나는 아직 민소매에 깡동바지 차림이다. 나는 늦가을 첫머리까지 민소매를 입는다. 여기에 맨발 고무신이기까지 하다. 내가 버선을 꿰려면 -2℃ 즈음은 되어야 한다. 늘 걷고 오래 걸으면 발가락이나 발바닥이 안 시리다. 걸어다니지 않는 사람이라면 발가락도 발바닥도 발목도 시릴 테지. 걸어다니는 사람은 두툼옷을 입을 일이 없다. 책으로 가득 채운 등짐을 즐겁게 지는 사람도 얇게 입고서 늦가을까지 보낸다.


  그런데 등짐 왼멜빵이 튿어진다. 이제 이태 즈음 메는 등짐인데 벌써 멜빵이 튿어지다니. 아니, 등짐에 책을 너무 꾹꾹 눌러담은 탓이다. 내가 잘못했다. 멜빵이 튿어질 만큼 등짐에 책을 채우지 말자. 끈으로 묶어서 시골집으로 나르자. 아니, 밤과 새벽에 길손집에서 책을 읽겠다면서 등짐을 괴롭히지 말자. 아니, 길손집에서는 일찍 자고 푹 자면서 책은 그냥 꾸러미에 담아서 시골로 보내자. 책은 시골에서 읽자. 하나부터 열까지 다 내가 잘못했다. 2025.10.27.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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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무사수행



 무사수행의 최종 목표는 → 가다듬는 마지막길은

 여전히 무사수행 중이다 → 아직 갈고닦는다

 재차 무사수행에서 실패했다 → 섶쓸개를 또 못 이뤘다


무사수행 : x

무사(武士) : 무예를 익히어 그 방면에 종사하는 사람 ≒ 궁전지사·무부(武夫)·싸울아비

무자(武者) : x

수행(修行) : 1. 행실, 학문, 기예 따위를 닦음 2. [불교] 부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불도를 닦는 데 힘씀 3. [종교] 생리적 욕구를 금하고 정신과 육체를 훈련함으로써, 정신의 정화나 신적(神的) 존재와의 합일을 얻으려고 하는 종교적 행위



  일본말인 ‘무사수행(武者修行むしゃしゅぎょう)’입니다. 일본말이기도 하지만, 일본은 한자 ‘武者’를 씁니다. 이모저모 살펴 우리말로는 ‘가다듬다·다스리다’나 ‘갈고닦다·갈닦다·갈다·닦다’로 손볼 만합니다. ‘닦음질·담금질’이나 ‘마음닦기·마음짓기·마음돌봄·몸닦기’로 손보아도 됩니다. ‘벼리다·배우다·익히다’나 ‘길·길닦기·길뚫기’로 손보아도 될 테고요. “나를 가꾸다·나를 돌보다·나를 키우다”로 손보고, ‘나살림·나가꿈·나돌봄·나키움’으로 손봅니다. ‘불굿닦기·섶쓸개·쓴맛참기·쓴맛닦기·쓸개맛·장작쓸개’로 손보며, ‘쌓다·쌓아올리다 일배움·파다·파내다’로 손봐요. ㅍㄹㄴ



무사수행의 끝에 이 몸 드디어 무현의 경지에 도달하다

→ 갈닦은 끝에 이 몸 드디어 가락님에 이르다

→ 장작쓸개 끝에 이 몸 드디어 가락꽃에 닿다

→ 쓴맛참기 끝에 이 몸 드디어 가락빛을 이루다

《평범한 경음부 5》(쿠와하리·이데우치 테츠오/이소연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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