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경로 經路


 침투 경로 → 파고든 길 / 들어온 길

 화물의 운송 경로 → 짐을 나르는 길

 외교 경로 → 이웃길 / 어울길

 민주주의 발달 경로 → 들꽃나라 발돋움길

 여러 경로를 통하여 → 여러 길로 / 여러 곳을 거쳐


  ‘경로(經路)’는 “1. 지나는 길 2. 일이 진행되는 방법이나 순서”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곬·곳·길·길눈·길꽃·길자취’나 ‘가다·가는곳·가는길·가는데·가려는 곳·가려는 길’이나 ‘오다·오는길·오는곳·오는데·오시는길’로 풀어낼 만합니다. ‘걸음·걸음걸이·걸음결·걸음새’나 ‘걸음나비·걸음꽃·걸음빛·걸음보’로 풀고, ‘데·다리·다리놓기·다리를 놓다’나 ‘물길·물골·물꼬·물줄기’로 풀 수 있어요. ‘발·발자국·발자취·발짝·발짓·발결·발소리’나 ‘삶길·사는길·삶꽃·삶맛·삶멋’이나 ‘삶소리·살아갈 길·살아온 길’로 풀어도 어울립니다. ‘줄기·샛줄기·샛갈래’나 ‘있다·있·자리·자국·자취’로 풀어요. ‘거치다·지나다·지나가다·지나오다·타는길’이나 ‘흐르다·흐름·흐름결·흐름길·흐름물·흐름빛·흐름판’이나 ‘흘러흘러·흘러가다·흘러들다’로 풀 수 있고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경로’를 두 가지 싣는데, 오솔길은 ‘오솔길’이라 하면 되어요. 어른을 모신다고 할 적에는 “어른 모시기”라 하면 되고요. ㅍㄹㄴ



경로(徑路) : 1. = 오솔길 2. = 지름길

경로(敬老) : 노인을 공경함



제주도가 흑두루미의 이동 경로 상에 있다는 사실이

→ 제주도가 검두루미가 지나가는 길목인 줄

→ 검두루미가 제주도를 거쳐 가는 줄

《제주 탐조일기》(김은미·강창완, 자연과생태, 2012) 92쪽


그 경로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 그 길을 말해 줍니다

→ 그 흐름을 말해 줍니다

《야생의 실천》(게리 스나이더/이상화 옮김, 문학동네, 2015) 67쪽


친일 부역의 형태와 경로도 처해 있는 구체적인 조건에 의해서 규정되기 마련이다

→ 일본따라지도 모습과 길이 어떠한가에 따라서 다르게 마련이다

→ 일본앞잡이도 몸짓과 걸음에 따라서 다르게 마련이다

《안익태 케이스》(이해영, 삼인, 2019) 132쪽


어떤 경로로 가야 우리의 말을 들려줄 수 있을까

→ 어떤 길로 가야 우리 말을 들려줄 수 있을까

→ 어떤 곳으로 가야 우리 말을 들려줄 수 있을까

→ 어떤 데로 가야 우리들 말을 들려줄 수 있을까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송경동, 창비, 2016) 132쪽


취할 수 있는 최단 경로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 질러갈 수 있는 길을 고르는 셈이다

→ 짧게 갈 수 있는 길을 가리는 셈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수학 개념 100》(라파엘 로젠/김성훈 옮김, 반니, 2016) 127쪽


비의 경로를 읽으며 이동해야 할 거요

→ 빗길을 읽으며 움직여야 하오

→ 비오는 길을 읽으며 가야 하오

《충사, 애장판 2》(우루시바라 유키/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17) 164쪽


여러 경로로 독자들의 반응을 접했습니다

→ 여러 곳에서 사람들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 읽으신 분 느낌을 여러모로 받았습니다

→ 읽으신 분 생각을 여러모로 살폈습니다

《에피》(이음) 2호(2017) 4쪽


여기에 이르는 다양한 경로가 있을 겁니다

→ 여기에 이르는 여러 길이 있습니다

→ 여기에 이르는 갈림길이 있습니다

《나라는 부유한데 왜 국민은 불행할까?》(오건호와 네 사람, 철수와영희, 2018) 15쪽


책을 들여올 경로를 간신히 찾기는

→ 책을 들여올 길을 겨우 찾기는

→ 책을 들여올 곳을 힘들게 찾기는

《무지개 그림책방》(이시이 아야·고바야시 유키/강수연 옮김, 이매진, 2020)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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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밀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15
이시즈 치히로 지음, 기쿠치 치키 그림, 황진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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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1.

그림책시렁 1683


《나의 비밀》

 이시즈 치히로 글

 기쿠치 치키 그림

 황진희 옮김

 주니어RHK

 2022.5.5.



  아이는 숨기지 않습니다. 말을 아직 안 할 뿐입니다. 아이는 언제 어떻게 말을 해야 할는지 곰곰이 생각합니다. 바로바로 말을 할 때가 있고, 속으로 묻고 되새기고 나서 스스럼없이 터뜨립니다. 둘레에 있는 사람이 ‘어른스럽’다면 아이가 멈칫하거나 움찔하지 않아요. 둘레에 있는 사람이 ‘안 어른스럽’기 때문에 아이가 자꾸 멈칙하거나 움찔하더니 입을 다물어요. 속으로 탑니다. 《나의 비밀》은 “내가 숨기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만, 숨긴다기보다는 “내가 말 못한” 이야기라고 여길 만합니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 싶다는 마음을 들려줍니다. 아이는 ‘남’처럼 하고 싶지 않습니다. 배움터에서 시키는 대로 잘 따라가고 싶지 않습니다. 생각해 봐요. 배움터 어느 길잡이도 아이더러 담벼락에 올라가서 고양이처럼 기어다니라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요새는 아이한테 “넌 하늘을 날 수 있어. 그럼.” 하고 속삭이는 길잡이가 있을는지 모르나, 이렇게 속삭이는 길잡이는 참으로 드뭅니다. 누구나 스스로 날갯짓을 하며, 저마다 즐겁게 풀꽃나무랑 수다를 하는 줄 눈여겨볼 줄 알 때에, 아이는 말길을 트고, 어른은 눈이 밝을 만해요.


#わたしのひみつ (2014년) #石津ちひろ #きくちちき


ㅍㄹㄴ


《나의 비밀》(이시즈 치히로·기쿠치 치키/황진희 옮김, 주니어RHK, 2022)


난 철봉을 잘 못해

→ 난 긴대를 잘 못해

→ 난 바디를 잘 못해

→ 난 쇠작대 잘 못해

2


하지만 담장 위에서는 고양이처럼

→ 그래도 담에서는 고양이처럼

→ 그런데 담을 타면 고양이처럼

4


사과는 한 번에 세 개나 먹을 수 있어

→ 능금은 한꺼번에 셋씩 먹을 수 있어

→ 능금은 덥석 세 알이나 먹을 수 있어

8


하지만 캠핑장에서 별을 보며 잠드는 건 좋아해

→ 그렇지만 들에서 별을 보며 잠들면 즐거워

→ 그런데 벌판에서 별을 보며 잠들면 신나

24


하늘은 정말 멋진 것 같아

→ 하늘은 참 멋져

→ 하늘은 더없이 멋져

27


나의 비밀,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

→ 내 뒷얘기, 아무한테도 하면 안 돼

→ 내 속말, 아무한테도 하면 안 돼

32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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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60 : 표현 것들 것 같았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 같았다

→ 말로는 다 그릴 수 없는 마음이 떠오르는 듯하다

→ 말로는 다 그릴 수 없어도 마음에 떠오르는 듯하다

→ 말로는 다 할 수 없어도 마음에 떠오르는 듯해

→ 말로는 다 못 하겠는데 마음에 떠올라

《첼로, 노래하는 나무》(이세 히데코/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3) 14쪽


말로 그릴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미처 말로 못 그리는 마음이 있습니다. 좀처럼 말로는 못 하겠지만, 마음에 가만히 떠오르기도 합니다. 아직 마음에만 떠오를 뿐, 말로는 못 옮기더라도, 차분히 기다리고 지켜보고 가꾸면, 어느새 말소리로 환하게 피어나게 마련입니다. ㅍㄹㄴ


표현(表現) : 1.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언어나 몸짓 따위의 형상으로 드러내어 나타냄 2. 눈앞에 나타나 보이는 사물의 이러저러한 모양과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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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70 : 과거와 미래의


어느 날 과거와 미래의 다른 얼굴이 나를 찾아온다면

→ 어느 날 어제와 모레가 다른 얼굴로 나를 찾아온다면

→ 어느 날 뒷날과 앞날이 다른 얼굴로 나를 찾아온다면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17쪽


이 보기글에 나오는 “다른 얼굴이 나를 찾아온다면”은 아주 틀리지는 않으나 몹시 엉성합니다. “어제와 모레가 + 다른 얼굴로 + 나를 찾아온다면”으로 손질합니다. 앞자락을 “뒷날과 앞날이”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ㅍㄹㄴ


과거(過去) : 1. 이미 지나간 때 2. 지나간 일이나 생활

미래(未來) : 1. 앞으로 올 때 2. [불교] 삼세(三世)의 하나.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나 산다는 미래의 세상을 이른다 = 내세 3. [언어] 발화(發話) 순간이나 일정한 기준적 시간보다 나중에 오는 행동, 상태 따위를 나타내는 시제(時制) ≒ 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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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71 : 신(神) 질문을 던질


신(神)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질 때부터

→ 하늘이 우리한테 물어볼 때부터

→ 님이 우리한테 물을 때부터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18쪽


틀린말씨인 “질문을 던지다”입니다. ‘묻다·물어보다’나 ‘여쭈다·여쭙다’로 바로잡습니다. 또는 ‘말하다·말씀하다’나 ‘얘기하다·이야기하다’로 고쳐씁니다. 하늘은 늘 묻습니다. 님은 언제나 얘기해요. 빛도 노상 소근소근 말합니다. ㅍㄹㄴ


신(神) : 1. 종교의 대상으로 초인간적, 초자연적 위력을 가지고 인간에게 화복을 내린다고 믿어지는 존재 2. 사람이 죽은 뒤에 남는다는 넋 = 귀신 3. [기독교] ‘하느님’을 개신교에서 이르는 말 = 하나님 4. [민속] 아기를 점지하고 산모와 산아(産兒)를 돌보는 세 신령 = 삼신 5. [철학] 세계의 근원,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실체

질문(質問) : 모르거나 의심나는 점을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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