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신원불명



 신원불명의 아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 수수께끼 아이들은 누구일까

 신원불명의 2명은 → 누군지 모를 두 사람은

 신원불명의 시신이 나오면 → 알 수 없는 주검이 나오면


신원불명 : x

신원(身元) : 개인의 성장 과정과 관련된 자료. 곧 신분이나 평소 행실, 주소, 원적(原籍), 직업 따위를 이른다

불명(不明) : 1. 분명하지 아니함 2. 사리에 어두움



  누구인지 모를 적에는 “누구인지 모르다”라 하면 됩니다. 누구인지 모르니 “알 수 없다·알 길 없다”나 ‘모르다’라 하면 되고요. ‘아리송하다·알쏭하다·알쏭달쏭’나 ‘감감하다·깜깜하다’고 할 만하지요. ‘수수께끼’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그 현장에서 나온 신원불명의 지문이랑 일치한다더군요

→ 그곳에서 나온 알 수 없는 손그림이랑 똑같다더군요

→ 그곳에서 나온 수수께끼 손그림이랑 똑같다더군요

→ 그곳에서 나온 누군지 모를 손그림이랑 같다더군요

《개코형사 ONE코 12》(모리모토 코즈에코/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9) 72쪽


어느 날 나는 신원 불명의 변사체로 발견될 것이다

→ 어느 날 나는 알 길 없는 주검으로 나온다

→ 어느 날 나는 수수께끼로 죽은 채 나타난다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9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배후


 이 사건의 배후를 조사하여 → 이 일 뒤켠을 살피며

 누군가의 배후가 존재한다 → 누구 뒷그늘이 있다

 언니의 배후라고 하던데 → 언니 뒷손이라고 하던데


  ‘배후(背後)’는 “1. 등의 뒤 2. 어떤 대상이나 대오의 뒤쪽 3. 어떤 일의 드러나지 않은 이면”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배후’ 얼개라면 ‘-의’부터 털어내고서 ‘뒤’나 ‘뒤켠·뒤쪽’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그늘’이나 ‘뒤엣것·뒷자락·뒷것’이나 ‘뒷그늘·뒷그림·뒷내·뒷내음·뒷냄새’로 고쳐써도 돼요. ‘뒷빛·뒷전·뒷손·뒷심·뒷힘’이나 ‘물밑’이나 ‘밑·바탕·밑바탕’으로 고쳐써도 됩니다. ㅍㄹㄴ



몸을 바로 잡아 주던 왼편의 배후가 궁금했다

→ 몸을 바로잡아 주던 왼켠 뒤가 궁금했다

《나는 점점 왼편으로 기울어진다》(송문희, 문학의전당, 2017) 13쪽


강의 배후로 갈대를 지목해 보자

→ 냇물 그늘로 갈대를 꼽아 보자

→ 가람 뒷빛으로 갈대를 찍어 보자

《미륵을 묻다》(김형로, 신생, 2019) 60쪽


먼저 다녀간 누군가의 배후를 궁금해하리라

→ 먼저 다녀간 뒷자리가 궁금하리라

→ 누가 먼저 다녀간 뒷내가 궁금하리라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12쪽


잠재의식(subconscious mind)이라는 단어는 마음의 배후 혹은 의식 너머에 존재하거나 거기서 작동한다는 의미이다

→ 숨은빛이라는 말은 마음 뒤나 생각 너머에 있거나 거기서 움직인다는 뜻이다

→ 밑마음이라 하면 마음 뒤켠이나 생각 너머이거나 거기서 흐른다는 뜻이다

《치유, 최고의 힐러는 내 안에 있다》(켈리 누넌 고어스/황근하 옮김, 샨티, 2020) 7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영어] 비B ㄴ 4B



4B : x

비(非) : ‘아님’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일본 우두머리가 사람들을 억누르려고 퍼뜨린 ‘비국민’이나 ‘비애국자·비충성’ 같은 한자말을 바탕으로 ‘비(非)-’를 붙이는 끔찍한 말씨가 퍼졌습니다. 우리는 아직 이런 굴레말을 못 털 뿐 아니라, 안 턴다고까지 느낍니다. ‘4B’로 적는 말씨가 있는데, 영어 ‘B’를 슬쩍 딴 일본말씨 ‘非’라지요. 네 가지를 안 한다면서 ‘사비(四非·4B)’로 치레하는 얼개입니다. 그런데 안 한다고 하면 “안 하다”라 하면 돼요. 단출히 ‘네안·넉안’이라 하면 됩니다. 일본말씨로 “비연애·비성관계·비결혼·비출산”이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우리말로 “안만남·안섞음·안맺음·안낳음”이라 하면 되어요. 일본말씨는 그냥 옆나라 말씨이지 않습니다. 총칼을 앞세워 사람들을 억누르고 짓밟고 죽이던 총칼말씨(제국주의·군국주의 폭력언어)입니다. 새길을 열려는 뜻이라면 총칼을 휘두르던 얼뜬 무리가 퍼붓던 말씨를 따라해야 할 까닭이 터럭만큼도 없습니다. ㅍㄹㄴ



비연애, 비성관계, 비결혼, 비출산, 이 네 가지 비非, 4B를 일종의 운동으로 실현하겠다고 결심한다

→ 안 만남, 안 섞음, 안 맺음, 안 낳음, 이 네 가지 ‘안’, ‘네안’을 일으키겠다고 다짐한다

《슬기로운 좌파생활》(우석훈, 오픈하우스, 2022) 1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영어] 팬fan



팬(fan) : 운동 경기나 선수 또는 연극, 영화, 음악 따위나 배우, 가수 등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 ‘애호가’로 순화

애호가(愛好家) : 어떤 사물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 ≒ 애호자

fan : 1. 팬 2. 선풍기, 환풍기, 팬 3. 부채

ファン(fan) : 1. 팬 2. 부채; 선풍기; 환풍기 3. (연극·영화·스포츠 등의) 팬; 애호가



‘fan’을 ‘팬’으로 풀이하기 일쑤입니다. 우리 낱말책은 ‘팬’을 ‘애호가’로 고쳐쓰라 합니다. 이모저모 살피면 ‘좋다·좋아하다·뒤따르다·뒤좇다·뒤쫓다’나 ‘사로잡히다·홀리다·쏠리다·기울다’나 ‘-사랑·사랑이·사랑앓이·즐김이·아끼다’로 풀어낼 만합니다. ‘좇다·쫓아가다·쫓아다니다·짝사랑’이나 ‘반갑다·반기다·달라붙다·달붙다·들러붙다·들붙다’로 풀어씁니다. ‘님·벗님·두손들다·손들다·옆잡이·옆붙이’나 ‘-벌레·-버러지·-뿐·-바라기’나 ‘-꾼·-순이·-돌이·-둥이·-잡이’로 풀어낼 만해요. ‘앓이·님바라기·바보·아이·아이들’나 ‘삶·살림·살다·살아내다·살아가다’로 풀어쓰고, ‘따다·따라가다·따라다니다·따라하다’나 ‘목매다·목매달다·매달리다’로 풀어써도 됩니다. ‘몰리다·몰려들다·몰려가다·몰려다니다’나 ‘밀물·밀려들다·밀려오다·찰싹·철썩’으로 풀어쓰지요. ‘우르르·와르르·와글와글·왁왁·왁자지껄·우글우글’이나 ‘은결들다·-이다·옮기다·제돌다’로 풀어써도 어울려요. ㅍㄹㄴ



어쩔 수 없이 약간은 팬의 마음으로 대하게 되죠

→ 어쩔 수 없이 조금은 사랑이 마음으로 마주하죠

→ 어쩔 수 없이 살짝 즐김이 마음으로 마주하죠

→ 어쩔 수 없이 살며시 반가운 마음으로 마주하죠

→ 어쩔 수 없이 퍽 좋아하는 마음으로 마주하죠

《생각의 일요일들》(은희경, 달, 2011) 47쪽


아무리 열성적인 팬이라 해도 이 자리를 더럽히는 것은 허락할 수 없구나

→ 아무리 뜨겁게 좋아라 해도 이 자리를 더럽힌다면 받아들일 수 없구나

→ 아무리 무척 좋아한다 해도 이 자리를 더럽힌다면 받아들일 수 없구나

→ 아무리 더없는 사랑이라 해도 이 자리를 더럽힌다면 받아들일 수 없구나

→ 아무리 좋아한다 해도 이 자리를 더럽힌다면 받아들일 수 없구나

→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이 자리를 더럽힌다면 안되겠구나

《천재 유교수의 생활 32》(야마시타 카즈미/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2) 56쪽


드디어 내게 할망팬이 생기다니

→ 드디어 내게 할망님이 생기다니

→ 드디어 내게 할망벗이 생기다니

→ 드디어 할망사랑님이 생기다니

→ 드디어 할망님이 생기다니

《할망은 희망》(정신지, 가르스연구소, 2018) 35쪽


우연히 작가님 팬이 있어서 사인을 받았습니다

→ 뜻밖에 글님바라기가 있어서 글을 받았습니다

→ 마침 글님 사랑이가 있어서 손글을 받았습니다

《어서 오세요 베짱이도서관입니다》(박소영, 그물코, 2018) 133쪽


엄마의 열혈 팬이래

→ 엄마 아주 좋아한대

→ 엄마가 무척 좋대

《오쿠모의 플래시백 1》(우에시바 리이치/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19) 100쪽


스포츠 팬이 된다는 것은 묘한 경험이다

→ 겨룸이 바라기가 된다니 재미나다

→ 놀이판을 좋아한다니 남다르다

《고르고 고른 말》(홍인혜, 창비, 2021) 1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11.27. 비인간 존재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예전부터 ‘드난일’이 있습니다. 일본말씨로 하자면 ‘비정규직’입니다. 옛날부터 ‘눌러앉는’ 일이 있습니다. 일본말씨로 하자면 ‘정규직’입니다. 우리는 1945년부터 벌써 여든 해가 지났으나 홀로서기하고는 까마득합니다. 차츰 일본말씨가 사라지는가 싶었지만, 어쩐지 겉멋이나 허울을 내세울 적에는 일본말을 대놓고 쓰기 일쑤요, 우리 스스로 예부터 쓰던 말을 잊으며, 누구나 스스로 새말(사투리)을 지으면 되는 줄 까맣게 모릅니다.


  왜 ‘정규직·비정규직’이나 ‘장애인·비장애인’처럼 ‘비(非)-’를 붙일 뿐 아니라, ‘정규직·장애인’ 같은 일본말씨를 못 버리거나 안 버리는지 짚어야 합니다. 또한 ‘비(非)-’가 ‘비국민’이라 하면서 온통 싸움나라(군국주의·제국주의)로 치달으면서 뭇사람을 밟고 괴롭히고 죽이던 말씨인 줄 똑똑히 돌아볼 줄 알아야지요.


  짐승몫(동물권)을 외치는 자리에서 ‘비인간’에다가 ‘비인간 존재’라 하면서, 더더 끔찍하게 치닫는 ‘싸움말(일본제국주의 전쟁용어)’이 퍼집니다. 싸워서 없애려는 말씨가 아닌, 서로 헤아리며 사랑하려는 말씨라면, 두레와 어깨동무와 품앗이와 한동아리를 살필 노릇입니다. 사람 곁에 풀꽃나무가 있고, 뭇숨결이 있습니다. 사람 곁에는 ‘이웃’과 ‘동무’가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온빛·온숨결’을 이루면 되는데, ‘비인간·비인간 존재’ 같은 일본싸움말씨는 오히려 모든 눈금을 ‘도시문명 인간사회’에만 맞추는 틀입니다.


  서로 헤아리려는 마음이라면 숨빛을 바탕으로 마주하게 마련입니다. 서로 헤아리려면 낱말 하나부터 차분히 짚으면서 말씨(말씨앗)를 오롯이 사랑으로 돌아보고 가다듬을 노릇입니다. 저는 2003년 9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내내 드난일(비정규직)로 살아옵니다만, 드난일이 나쁘거나 낮다고 느낀 적이 없습니다. 집안일을 기쁘게 맡으면서, 두 아이랑 곁님을 즐겁게 돌보는 몫을 하려고, 내내 드난일꾼으로 지냅니다. 일터에 눌러앉으면 집과 등지게 마련이거든요.


  일찌감치 큰고장·서울을 몽땅 멀리하고 시골살이를 하느라, 올해로 스무 해 넘게 시골내기로 지냅니다. 언제나 시골사람으로서 이 나라를 바라보고 이 별을 헤아리자면, 들짐승과 숲짐승과 바다이웃을 ‘비인간’ 같은 일본싸움말씨로 묶고 싶지 않아요. ‘비인간 존재’ 같은 일본싸움말씨는 너무 서슬이 퍼렇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서로 ‘나와 너’입니다. ‘사람과 숲’입니다. 나와 너는 다르기에 삶이 다르면서 빛으로는 하나인 숨결입니다.


  서울내기라면 서울내기로서 빛을 찾을 노릇입니다. 시골내기라면 시골내기로서 빛을 품을 노릇입니다. 책을 한 자락이라도 더 읽고서 글을 한 줄이라도 더 쓰는 일꾼이라면 말빛을 말빛으로 가꾸면서 말씨를 말씨앗으로 심는 사랑을 손끝으로 펼칠 일이라고 봅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