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11.


《내가 사랑한 서점》

 서점을잇는사람들 엮음, 니라이카나이, 2025.11.11.



그저 집에서 폭 쉬는 하루이다. 앞꿈치하고 발가락이 욱씬거린다. 등허리를 펴면서 발바닥·발가락·앞꿈치를 주무르며 돌아본다. 쉬잖고 걷고 서고 뛸 적에는 온몸 가운데 발이 먼저 알린다. 가을볕을 가만히 쬔다. 빨래를 해서 말린다. 오늘이 ‘책날’이라고 한다. 그분들은 “책의 날”처럼 일본말씨를 쓰는데, 어버이날과 어린이날과 한글날처럼 ‘바다날’과 ‘숲날’과 ‘책날’이라 해야 맞다. 더구나 한자 ‘冊’이 아닌, 우리말 ‘채우다·채다·채·챙기다·차다·참·참하다·착하다·차곡차곡·차근차근·찬찬·천천·찰랑·출렁·춤·추다’로 잇는 ‘ㅊ’과 ‘ㅏ’와 ‘ㅁ’을 바라보아야 어울릴 텐데. 《내가 사랑한 서점》을 읽었다. 1/5 즈음은 책사랑과 책살림을 짚고 다룬다면, 4/5는 “그냥그냥 그립기는 한데 썩 곁에 두지 않던 마을책집을 어렴풋이 떠올리는 줄거리”로 맴돈다. 꼭 모든 책집을 단골로 드나들던 이야기를 적어야 하지는 않지만 ‘그냥손님’하고도 먼 ‘사라진 책집’을 놓고서 쓴 글이 너무 많다. 책집지기 목소리만 모은 대목은 뜻있되 ‘책집마실’을 서른 해에 마흔 해에 쉰 해를 잇는 책벌레 목소리를 조금쯤 나란히 놓았다면 이 책이 한결 빛나고 알차면서 ‘아쉬운 글’을 메웠을 텐데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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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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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14.


《야무진 고양이는 오늘도 우울 5》

 야마다 히츠지 글·그림/Leigh 옮김, 소미미디어, 2023.8.17.



이른아침에 마산에서 움직인다. 칙폭길로 순천에 닿고서 고흥으로 돌아갈 시외버스를 갈아타면서 버스때를 살핀다. 이튿날(11.15.) 부산 가는 자리가 아예 없다. 고흥·순천·광주뿐 아니라 진주에서 가는 길마저 없다. 무슨 큰잔치가 있을까. 고흥읍은 저잣날이라며 할매할배로 붐빈다. 저잣마실을 하고서 시골버스를 탄다. 갈수록 시골할매·할배 수다는 호박씨 까는 늪으로 깊어간다. 이제껏 흙을 일구거나 살림을 지은 얘기를 어림조차 못 하지 싶고, 이녁 딸아들이 살림얘기나 흙수다를 안 바란다고도 느낀다. 군청과 면사무소가 벌이는 길(정책)을 보면 하나같이 ‘서울따라지’이다. 시골이 죽어가고 사라질 만하다. 철빛을 노래하지 않고, 들숲메바다를 사랑하지 않고, 풀꽃나무 곁에 서지 않는 시골이라면, 한판쓸이처럼 말끔히 비우고서 젊은일꾼이 새롭게 아이를 낳아서 두손과 두다리로 일구어야지 싶다. 《야무진 고양이는 오늘도 우울》이 길게 오래 나온다. 잘 읽히는 듯하네. 고단한 하루를 토닥이는 줄거리이니 눈길받을 만하겠으나, “고단해서 스스로 살림은 하나도 안 하는 채 고양이한테 몽땅 맡기기”만 한다면, 앞으로도 늘 고단하기만 하겠지. 고단할수록 집일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써야 스스로 풀어내게 마련이다.


#デキる猫は今日も憂鬱 #山田ヒツ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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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속보]백악관 “한국, 2030년까지 미 군사 장비 250억달러 구매 약속”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408755?sid=104


“中 택배기사에게 아파트 비번을?”…‘새벽배송 금지’ 논란에 불안 확산

https://n.news.naver.com/article/024/0000101308


“쿠팡 막으면 중국이 들어온다고요?”…‘새벽배송 금지’ 논란에 번지는 소비자 불안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4082546?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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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15.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면 3》

 시오타 묘겐 글·오노 유리 그림/서현아 옮김, 애니북스, 2019.5.7.



오늘 부산에서 책집마실 길잡이를 하려고 했으나 못 간다. 어제오늘은 부산버스가 일찍 동났다. 부산에서 불꽃잔치를 크게 벌이기도 하지만, ‘2025 지스타’를 부산에서 하는구나. 이레 뒤로 일을 미룬다. 얼마 만에 흙날과 해날을 집에서 느긋이 보내는지 모를 만큼 올해는 휘몰아치듯 바깥일을 다녔다. 바깥일을 좀 한 탓인지, ‘올해 벌이’가 늘었다며 ‘가난집(차상위계층)’에서 ‘탈락’할 수 있다고 면사무소에서 알리네. 그러려니 해야지 어쩌나. 그런데 가난집인 나한테 나라가 베푸는 바는 ‘손전화 한 달 1만 원 에누리 + 전기삯 한 달 1만 원 에누리’ 두 가지이다. 한 해에 ‘24만 원씩’ 베푸는 셈이니 가난집으로는 고마운 노릇이되, 한 달 2만 원 이바지돈으로 너무 티내지 않나? 한 달 24만 원도 아닌 한 해 24만 원이면서. “가난한 주제에 왜 일을 해서 돈을 버느냐? ‘탈락’하고 싶냐?”는 말씨로 알리는 고을일꾼 목소리를 듣다가 조금 울컥했다. 가난하기에 더 땀내어 이 일 저 일 붙드는 삶이지 않나? 땀흘려 일하는 가난일꾼한테 더 힘내라고 해야 맞지 않나?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면》은 길짐승을 거두어 보살피는 스님이 길짐승 마음을 조금씩 느끼고 읽는 줄거리를 다룬다. 길냥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무척 많은 줄 아는데, 이 그림꽃은 영 못 읽히다가 사라졌다. 모든 고양이책이 다 잘 팔리지는 않겠지. 게다가 ‘귀염귀염 그림’보다는 ‘아프고 다치는 삶’을 그리는 얼거리라서 읽기에 안 만만할 수 있다. 길에서도 마을에서도 별에서도 모든 숨결은 반짝인다.


#?田妙玄 #ペットの聲が聞こえたら #オノユウ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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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김만배는 정말 돈방석에 앉았나 : 대장동 민사소송 '정치 뺀 해설서' [추적+]

https://n.news.naver.com/article/665/0000006167?cds=news_media_pc&type=editn


넷플릭스, 소니…케데헌 성공 요인과 우리에게 없는 것 [視리즈]

https://n.news.naver.com/article/665/0000006162


정청래 "세계적 명성 날린 임요환, 이윤열, 홍진호, 마재윤"?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02/0002414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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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12.


《독서와 일본인》

 쓰노 가이타로 글/임경택 옮김, 마음산책, 2021.10.30.



아침부터 구름이 짙다. 비구름은 아니고 차갑게 휘감는 듯하다. 이튿날 셈겨룸(입시)을 치르느라 온나라 찬기운이 똘똘 뭉친다고 느낀다. 오늘도 멧노랑(산국)은 곱다. 아침에 국을 끓이려 하니 작은아이가 거든다. 낮에 빨래를 해놓고서 작은아이랑 모처럼 저잣마실을 함께 나온다. 둘이 등짐을 나누면 가붓하다. 16:40 시골버스를 타고서 해질녘 17:00에 마을앞에 내리니 작은아이가 바로 “마을은 조용하네요.” 하고 한마디한다. 읍내조차 시끄럽고, 버스도 길도 가게도 다 시끄럽지. 그런데 큰고장이나 서울은 귀청이 찢어질 만하단다. 다들 너무 시끄러운 곳에서 온하루를 보내느라 몹시 힘들고 기운을 잃는구나 싶다. 《독서와 일본인》은 왜 이리 일찍 판이 끊겼을까? 새책이 태어날 적에는 펴냄터·글쓴이·옮긴이에다가 새뜸(언론)까지 신나게 알린다. 그러나 새책이 끊기면 어느 누구도 안 알린다. 그냥 조용히 책이 빠진다. 모든 책이 오래오래 살아남을 수는 없다지만, 한두 해 만에 숨을 거두어도 될까? 고작 다섯 해나 열 해조차 못 버티고서 사라져야 한다면, 줄거리가 허술한 탓인가, 아니면 우리가 책을 고루 안 읽고 안 사는 탓인가? 그림책 읽는 아저씨를 기다린다. 어린이책 읽는 젊은이를 기다린다. 우리말꽃(국어사전)을 누구나 곁에 두고서 읽을 수 있기를 기다린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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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13.


《기계전사 109 3》

 김준범 글·그림, 바다출판사, 2025.5.30.



창원대학교에서 낮에 이야기꽃을 펼 하루이다. 이웃마을 첫 시골버스부터 타려고 논둑길을 걷는다. 고흥읍을 거쳐서 순천으로 가고, 창원으로 가는 칙폭길로 갈아탄다. 어쩌저찌 7시간이 조금 안 걸려서 닿는다. 퍽 비싸 보이는 밥집에서 한끼를 먹는다. 한끼값이 장난아닌 듯싶은데 젊은손님이 붐벼 빈자리가 없다. 창원에서 스무 해 즈음 고을일꾼(공무원)으로 지낸 분이 새배움(재교육)을 퍽 길게 받는다는데, 다른 고을이나 고장에서도 이런 새배움을 하려나? 놀랐고 반가워서 두 시간 이야기꽃을 꾹꾹 눌러채우듯 이곳 고을일꾼한테 말씨앗을 한 톨씩 풀어놓는다. 일을 마치고서 〈책방19호실〉로 걸어간다. 오늘 쉬시네. 〈창원헌책방고도〉로 가는 100버스를 타다가 문득 말씀을 여쭈니 마침 바깥일을 본다며 비우셨단다. 버스에서 내려 마산으로 건너간다. 〈백석이 지나간 작은책방〉에 이르니 열었다. 해질녘에 드디어 책집에 깃드는구나. 《기계전사 109》가 새옷을 입었다. 뜻밖이네 싶으면서도 아쉽다. “일본과 미국만 ‘기계전사’를 그리지 않는다! 우리도 우리 손으로 ‘기계전사’를 그린다!”에 머무는 그림꽃이다. 오직 ‘죽임짓(전쟁)’을 ‘미움씨(분노·증오)’로 풀어내면서 ‘언제나 맞는이(피해자)인 인조인간’이라는 틀에 갇힌다. 우리는 언제 깨어날까? 우리는 언제 사랑을 할까? 우리는 언제 살림을 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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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토리빵 1∼7》 펀딩

https://www.aladin.co.kr/m/bookfund/view.aspx?pid=2652&start=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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