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3.6.15. 큰아이―스폰지밥 놀이

 


  글씨쓰기를 한창 하다가 힘들다 하더니, 어느새 글씨가 그림이 된다. 이윽고 공책 빈자리에 그림을 그린다. “무엇을 그렸니?” “스폰지밥.” ‘스폰지밥’ 이름을 적어 준다. “여기는?” “뚱뚱이.” 이번에는 ‘뚱뚱이’ 이름을 적어 넣는다. 색연필이나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릴 적에도 재미있고, 연필로 글씨쓰기를 하다가 그리는 그림도 재미있다. 가만히 생각하면 모든 아이들은 그림을 좋아한다. 먼먼 옛날 사람들도 그림을 좋아했으리라. 흙바닥에 그림을 그렸을 테고, 냇물과 하늘에 그림을 그렸을 테지. 흙 만지고 살던 여느 아이들 그림은 오늘날까지 하나도 안 남았지만, 이오덕 님 같은 교사를 만난 멧골 아이들은 비로소 그림종이에 그림을 그릴 수 있으서 먼먼 옛날부터 흙아이 그림이 어떤 모습인가를 보여준 셈이리라 느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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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기문학 가운데 '이오덕 일기'는

아주 다른 발자국을 찍으리라 생각한다.

 

오랜 나날 쓴 일기라는 대목을 넘어,

삶과 사람과 사랑과 꿈을 오롯이 담은

일기문학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게 살아갈 길을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차분하게 되새긴 넋을 담은

이 일기문학 <이오덕 일기>를

사람들이 즐겁고 반갑게 읽을 수 있기를 빈다.

 

<이오덕 일기>는 '교육일기'이면서 '생활일기'이고

'문학일기'이며 '세상일기'이고,

'투병일기'이다가는 '시일기'이고 '사랑일기'이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가 어떻게 태어나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이오덕 선생님은 당신 일기문학으로

가장 밝고 환하게 보여준다.

 

이오덕 선생님 원고와 유고를 정리한 사람으로서,

이 일기책 태어난 보람을

우리 고운 이웃들과 기쁘게 나누고 싶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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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일기 세트 - 전5권
이오덕 지음 / 양철북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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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6월 1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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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18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달에는 꼭 이오덕님 일기세트, 사서
반갑고 즐겁게 읽으렵니다. ^^
책장정,도 참 예쁘네요.
그리고 함께살기님께서도 애 많이 쓰셨습니다.
다시금 감사드려요. *^^*

파란놀 2013-06-18 14:04   좋아요 0 | URL
저는 그렇게 큰일은 안 했고,
출판사 일꾼들이 원고 입력을 하고
책으로 넣을 글을 고르고
편집을 해서
책으로 내주느라
많이 애써 주었지요.

일기문학이 책으로 나오기까지
참 오랜 나날 걸렸네요......

꿈처럼 2013-06-20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나오는데 함께살기님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다음 세대가 이오덕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오덕의 생각과 삶을 새기며 살면 좋겠습니다.
우리 어른들의 몫입니다.

파란놀 2013-06-20 03:51   좋아요 0 | URL
이렇게 예쁜 책이 태어났으니
오늘날 젊은 분들과
오늘날 청소년과 어린이 모두
차츰차츰 새롭게 눈을 뜨며
어떤 마음 되어 살아갈 때에
스스로 아름다운가를 깨닫는 지름길
되리라 생각해요~
 

[시로 읽는 책 18] 춤과 노래

 


  모든 몸짓이 춤이고
  모든 말이 노래 되어
  모든 삶이 사랑입니다

 


  나는 어릴 적에 춤을 몹시 못 추었고, 노래를 참 못 불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우리 형이 나더러 ‘종규 노래 많이 불렀는데?’ 하고 얘기해 주었습니다. 나는 그런 어린 내 모습을 거의 못 떠올립니다. 아마, 우리 형은 내가 못 떠올리는 내 아주 어린 날 모습을 잘 되새겨서 알려주었겠지요. 그러고 보면, 어른들이 아이들 몸짓이나 말짓을 자꾸 다른 아이들하고 견주기 때문에, 아이들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가장 홀가분하면서 사랑스러운 춤과 노래가 사그라들지 싶어요. 아이들은 박자나 음정 따위를 살피지 않아요. 아이들은 그저 즐겁게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요. 어떤 노래꾼이나 춤꾼을 따라할 까닭 없어요. 아이들 스스로 우러나오는 결과 느낌을 살려서 뛰고 달리고 구르고 부딪히고 넘어지고 일어서고 하면 될 뿐이에요. 곧, 어린이 삶과 꿈과 사랑 고스란히 건사하며 어른이 되면, 어른도 누구나 살가운 춤빛과 노래빛 누리지요. 모든 삶을 사랑으로 누려요. 4346.6.17.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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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14. 2013.6.14.

 


  바깥마실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에, 마당에서 한참 놀고 방에서 쉴 때에, 밥을 먹자고 부를 때에, 밥을 먹고 한숨을 돌릴 때에, 만화영화를 보고 난 뒤에, 이제 불 끄고 자자며 아이들을 부를 때에, 작은아이는 으레 무언가 손에 쥐고 굴린다. 바퀴 있는 것 굴리기를 아주 좋아한다. 큰아이는 으레 만화책이나 그림책을 무릎에 얹어서 들여다본다. 작은아이를 무릎에 앉혀 그림책 읽히기를 큰아이 때보다 너무 적게 했기 때문일까. 그러고 보니, 작은아이를 헤아려 그림책 읽히던 일이 참 적은 듯하다. 작은아이는 큰아이가 가르치는 말을 더 많이 배운다고 느낀다. 노래는 언제나 두 아이 함께 있을 적에 부르는데, 그림책 읽을 때에는 큰아이한테 더 마음을 많이 썼구나 싶고, 이러한 하루하루 쌓여 큰아이는 아주 스스럼없이 책을 손에 붙잡는구나 싶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 읽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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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시골길 달릴라치면, 큰아이는 으레 “저기, 꽃.” 하고 말한다. 이 말은 아버지더러 자전거 세우고 꽃 꺾도록 해 달라는 뜻이다. 이때 아버지는 자전거를 곧바로 세우지 않는다. 달리는 자전거를 갑자기 세우면 안 좋다. 꽃은 아이가 본 길섶 이곳에만 있지 않다. 저 앞 길섶에도 있고, 우리가 달리는 시골길 둘레는 온통 꽃누리이다. 그러니까, 오르내리막 살펴 알맞춤한 자리에서 자전거를 멈춘다.


  큰아이는 빙그레 웃으면서 샛자전거에서 내린다. 콩콩 꽃 앞으로 달려간다. “얘야, 꺾기 앞서 꽃한테 물어 봐야지.” “응, 알았어. 꽃아, 너 꺾어도 돼?” 큰아이는 벌써 꽃을 꺾었지만, 뒤늦게 묻는다. 꽃 한 송이 손에 쥐며 활짝 웃으니, 자전거수레에 탄 작은아이가 누나를 부른다. “줘 봐, 줘 봐.” “알았어. 기다려 봐. 너도 꽃 줄게.” 큰아이는 작은아이한테도 노란 꽃송이 하나 꺾어서 내민다.


  두 아이는 꽃아이 되어 자전거를 달린다. 봄꽃 피는 봄철에는 봄자전거를 타면서 봄꽃아이 된다. 여름꽃 피는 여름철에는 여름자전거를 타면서 여름꽃아이 된다.


  아이도 어른도 꽃을 마주하면 꽃넋 맞아들일 수 있으리라. 도시에서도 시골에서도 꽃을 가까이하며 눈을 살며시 감으면 꽃꿈 꿀 수 있으리라. 가장 맑은 손길로 가장 밝은 눈빛 되어 가장 살가운 삶 일구자면, 모든 삶터가 꽃누리 풀누리 나무누리 되는 길을 걸어가야 하리라. 4346.6.17.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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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17 22:02   좋아요 0 | URL
아아...꽃아이들., ^^

파란놀 2013-06-17 22:32   좋아요 0 | URL
아이들과 살아가며
늘 꽃을 생각하는구나 싶어요

무지개모모 2013-06-17 22:11   좋아요 0 | URL
꺾은 다음에 물어보면 어떡해ㅋㅋ

파란놀 2013-06-17 22:31   좋아요 0 | URL
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