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난민은 왜 생기나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32
김미조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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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4.4.13.

맑은책시렁 306


《선생님, 난민은 왜 생기나요?》

 김미조 글

 홍윤표 그림

 철수와영희

 2024.1.15.



  《선생님, 난민은 왜 생기나요?》(김미조, 철수와영희, 2024)를 곰곰이 읽으며 돌아보자면, 우리나라는 품이 매우 좁습니다. 이웃나라 나그네를 못 받아들일 만큼 품이 좁기도 하지만, 한마을 이웃이며 동무조차 못 받아들일 만큼 품이 좁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품이 좁은 터전이지는 않았습니다. 너그럽고 넉넉하게 품는 마음이 피어나는 터전이었어요. ‘품앗이’라는 이름과 일이 그냥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품·품다’라는 오랜 낱말처럼, 서로 푸근히 안고 달래면서 북돋우는 터전이었습니다.


  품은 왜 사라질까요? 첫째, 힘꾼이 불거지면서 품이 사라집니다. 힘으로 누르고 닦달하고 때리는 짓이 퍼지면서 품이 사라져요. 힘꾼이란 우두머리요, 임금붙이입니다. 둘째, 돈꾼이 나타나면서 품이 사라집니다. 거머쥐고 움켜쥐면서 둘레를 부리거나 휘두르니 품이 사라집니다. 돌고도는 돈이 아니라, 묶는 돈으로 치우치면서 돌머리가 늘어나니 품이 사라질밖에요. 셋째, 이름꾼이 나풀거리면서 품이 사라집니다. 이름을 내세워 동무를 깎거나 얕보는 무리가 늘어나니 품이 사라집니다. 이름꾼이란 글꾼입니다. 글붓으로 가르고, 글끈(학연·학맥)으로 담벼락을 세우니, 품이 사라집니다.


  예전에 어느 힘꾼이자 우두머리가 “뭉치면 산다” 같은 말을 읊었는데, 뭉치기만 하면 뭉그러집니다. 망가지지요. 끼리끼리 뭉칠 적에는 이웃을 안 쳐다보고 동무를 내치게 마련입니다. 우리가 사람답게 살려면 ‘뭉침질’이 아닌 ‘어깨동무’를 할 일입니다. 어깨를 겯고서 함께 느긋이 걸어가면서 넉넉히 살림을 북돋울 적에 비로소 아름나라로 한 걸음 내딛습니다.


  나그네나 떠돌이는 왜 생길까요? 이웃하고 손을 안 잡으니까요. 동무하고 어깨를 겯지 않으니까요. 마음을 나누는 말을 펴지 않으니까요. 혼자 거머쥐면서 우쭐거리거나 자랑하니까요.


  집에서 집안일을 함께 맡고 누리며 활짝 웃는 길부터 열 적에 어깨동무와 사랑이 깨어납니다.  도란도란 즐거운 보금자리가 하나둘 늘 적에, 두런두런 넉넉한 마을이 자라나고, 이러한 마을이 모인 나라도 아름답겠지요.


  《선생님, 난민은 왜 생기나요?》는 뜻깊게 나온 책입니다만, 이 대목은 조금 덜 다룬 듯싶습니다. 나라(정부) 탓에 앞서 ‘나부터 돌아보기’를 할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았어요. ‘다 다른 나’가 모여서 ‘나라’를 이룹니다. ‘다 다른 나’로서, 나랑 네가 환하게 웃는 살림길을 새로 열어 가는 아주 조그마한 밑일부터 펴는 어진 마음을 다스리기를 바라요.


ㅅㄴㄹ


약 3530만 명의 난민이 있어요. 그런데 이는 2022년 말 유엔 세계 난민 보고서가 발표한 숫자일 뿐이에요. 사람들을 난민으로 내모는 일은 계속 일어나고 있어요. (14쪽)


우리나라는 난민 인정률이 매우 낮아요. 1994년에서 2023년까지 평균 난민 인정률은 2.8%에 불과해요. (48쪽)


난민은 나와 다른 사람이에요. (100쪽)


우리는 세상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그만두게 할 수 없어요. 또 우리는 수많은 사람이 난민이 되는 걸 막을 수도 없어요. (108쪽)


+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천의 매력을 가진 도시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어요

→ 아주 오래된 고장으로, 즈믄빛이 흐른다고도 여겨요

→ 아주 오래된 고을로, 즈믄 가지로 아름답다고 여겨요

7쪽


하지만 내전은 길어졌어요

→ 그러나 안다툼이 길어요

→ 그렇지만 오래 엇갈려요

→ 그런데 오래 치고받아요

→ 그러나 오래 어지러워요

→ 그렇지만 오래 싸워요

7쪽


실향민 중엔 자기 나라의 다른 지역으로 피난 간 사람도 있고

→ 제 나라 다른 고장을 떠도는 사람도 있고

→ 제 나라에서 여기저기 떠도는 사람도 있고

14쪽


가난한 데다 사회가 혼란한 이런 나라들을 최빈국이라고 해요

→ 가난한 데다 삶터가 어지러운 이런 나라를 바닥나라라고 해요

16쪽


위에서 사람들이 난민이 되는 이유를 살펴보았어요

→ 앞서 사람들이 떠도는 까닭을 살펴보았어요

→ 사람들이 나라를 잃는 까닭을 살펴보았어요

19쪽


투발루는 아홉 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는데

→ 투발루는 아홉 섬 나라인데

→ 투발루는 섬이 아홉인데

→ 투발루에는 아홉 섬이 있는데

20쪽


고국으로 돌아가려면 떠나온 원인이 해결되어야 해요

→ 집으로 돌아가려면 떠나온 까닭이 풀려야 해요

→ 둥지로 돌아가려면 떠나온 불씨가 사라져야 해요

→ 보금터로 돌아가려면 떠나온 탓을 걷어야 해요

27쪽


비호국이 더 익숙한 사람도 있어요

→ 돌봄나라가 익숙한 사람도 있어요

→ 돌봄터가 더 익숙한 사람도 있어요

27쪽


모든 사람이 자기가 태어난 나라에서 사는 건 아니에요

→ 모든 사람이 태어난 나라에서 살지는 않아요

→ 모두가 처음 태어난 나라에서 살지는 않아요

32쪽


강제적 이주민이든 자발적 이주민이든

→ 억지로 옮기든 스스로 옮기든

→ 밀어서 옮기든 제발로 옮기든

→ 떠밀려 옮기든 곱게 옮기든

32쪽


국경선은 나라와 나라의 경계선이에요

→ 나랏금은 나라와 나라를 갈라요

→ 나라울은 나라 사이를 그어요

→ 나라담은 나라 사이를 막아요

35쪽


난민이 아니어도 불법 체류자가 될 수 있어요

→ 떠돌지 않아도 그냥 머물 수 있어요

→ 나라를 안 잃었더도 그냥 살 수 있어요

6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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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양말을 신은 의자 다이애나 윈 존스의 마법 책장 3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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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4.4.13.

맑은책시렁 310


《축구 양말을 신은 의자》

 다이애나 윈 존스

 사타케 미호 그림

 윤영 옮김

 가람어린이

 2019.11.25.



  《축구 양말을 신은 의자》(다이애나 윈 존스/윤영 옮김, 가람어린이, 2019)는 “Chair Person”을 옮겼습니다. “걸상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오래도록 사랑받은 걸상이 어느 날 사람으로 거듭난 하루를 들려줍니다.


  얼핏 꿈같은 소리일 수 있지만, 걸상도 붓도 도마도 다 다르게 숨결이 흐릅니다. 모두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가며 하루를 누리고, 이야기를 담고, 즐겁게 보금자리를 이룹니다.


  기쁘게 쓰고서 내놓을 적에는, 고맙다는 뜻을 포근히 밝히면서 고이 쉬라는 마음을 남길 노릇입니다. 이제 더는 쓰임새가 없다고 여겨서 내놓으니, 헌몸을 내려놓고서 오롯이 넋으로 피어나라고 속삭일 노릇이에요.


  마음이 없는 풀꽃나무가 없고, 마음이 없는 살림이나 연장이 없습니다. 함부로 다루거나 마구 부리면, 지우개도 종이도 책도 고단합니다. 알뜰히 살피고 살뜰히 건사하며 알뜰살뜰 품는 손길을 받으면서 함께 기뻐하는 지우개요 종이요 책입니다.


  《축구 양말을 신은 의자》는 ‘마음’이라는 대목을 눈여겨보자는 줄거리를 차분히 엮어서 들려줍니다. 이 대목은 볼만합니다. 다만, ‘마음’ 이야기로 깊이 들어서기보다는 자꾸 ‘장난’과 ‘틀’에 맞추려고 하는 대목은 아쉽습니다. “걸상 사람” 여기저기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장난꾸러기 같다는 쪽으로 기우느라, 정작 “걸상이 어떻게 사람이 되었을까?”라는 대목은 조금 짚다가 끝났습니다.


ㅅㄴㄹ


의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마르시아는 죄책감이 좀 들기도 했는데, 엄마의 말대로 숨결이 깃든 오래된 의자를 불태울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13쪽)


“갑자기 사람이 되다니 얼마나 힘들겠어. 말하는 법, 숨 쉬는 법, 진짜 사람처럼 행동하는 법도 곧 배우게 되겠지?” (52쪽)


사이먼과 마르시아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끊임없이 떠들어대는 의자 사람이 둘 옆을 쿵쿵거리며 쫓아오도록 내버려 두는 것뿐이었다. 또한 그를 다시 의자 상태로 돌려놓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뿐이었다. (94쪽)


“아니야. 그 사람은 별 이유도 없이 우리 집에 불을 질렀어. 그것만 봐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해.” (129쪽)


#ChairPerson #DianaWynneJones

1989년

+


안락의자에서 수염이 자라고 있어

→ 폭신걸상에서 나룻이 자라

→ 아늑걸상에서 털이 자라

10쪽


너희를 여기까지, 음, 흠, 오게 만들었잖아

→ 너희를 여기까지, 음, 흠, 오게 했잖아

31쪽


팔은 바닷속 해초처럼 흔들거렸다

→ 팔은 미역처럼 흔들거렸다

→ 팔은 바닷풀처럼 흔들거렸다

32쪽


사과가 풀밭 위로 우수수 떨어졌다

→ 능금이 풀밭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36쪽


제가 당신의 사과에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입니다

→ 제가 그대 능금을 떨어뜨렸습니다

→ 제가 이녁 능금을 건드렸습니다

47쪽


진짜 사람처럼 행동하는 법도 곧 배우게 되겠지

→ 사람처럼 움직이는 몸짓도 곧 배우겠지

→ 사람과 똑같이 구는 길도 곧 배우겠지

52쪽


그들 가운데 자기 자신을 불우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 그들은 아무도 스스로 딱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 그 아이들은 아무도 저를 불쌍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107쪽


다시 설명을 하려고 운을 띄웠다

→ 다시 얘기하려고 말을 띄운다

→ 다시 말하려고 덧붙인다

10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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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구역의 주민 1
미나미 토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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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4.12.

만화책시렁 641


《M구역의 주민 1》

 미나미 토코

 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9.9.15.



  맨땅이란 없습니다. 흙에는 뭇숨결이 흐르고, 흙알갱이 사이로 숱한 숨결이 깃들며, 크고작은 씨앗도 나란합니다. 이미 깃들어 곧 깨어나려는 씨앗이 있고, 새로 날아와 얼른 깨어나려고 하는 씨앗이 있습니다. 얼핏 보면 먼젓씨앗과 나중씨앗이 자리다툼을 하는 듯싶지만, 둘은 나란히 자랍니다. 풀마다 싹트는 철이 다르기도 하고, 풀마다 반기는 흙이 다르기도 합니다. 《M구역의 주민 1》를 읽으면서 두 갈래 씨앗을 떠올립니다. 이미 마을에서 터를 잡고서 두런두런 즐거운 여러 아이가 있고, 낯선 마을로 찾아와서 터를 잡아야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는 마을에서뿐 아니라 배움터에서도 느긋이 설 자리를 찾으려고 싸워야 합니다. 살가이 마음을 여는 또래가 있지만, 사납게 할퀴려는 또래도 있어요. 모든 숨결은 늘 새바람을 쐬고 새햇볕을 누립니다. 바람과 해가 새로 찾아들지 않으면, 모든 목숨은 곧바로 죽습니다. 마을에도 배움터에도 언제나 여러 사람이 갈마들어요. 떠나는 이가 있고, 남는 이가 있으며, 들어오는 이가 있습니다. 먼저 자리를 잡았으니 아무도 이 둘레에 얼씬을 하면 안 될 노릇일까요? 단단히 걸어잠근 채 끼리끼리 논다면, 오히려 스스로 가두는 굴레라고 느낍니다. ‘주민’이 아닌 ‘사람’일 뿐입니다.



“파파는 말이지, 에마. 우리 에마랑 엄마에 대한 애정을 듬뿍 넣었단다.” (37쪽)


“코마 말고도 있네. 열렬하게 환영해 주는 녀석이.” (95쪽)


#南塔子 #テリトリーMの住人


ㅅㄴㄹ


《M구역의 주민 1》(미나미 토코/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9)


아빠? 과거형……

→ 아빠? 지난일……

→ 아빠? 예전……

39쪽


재회한 것도 기뻤고 친해지고 싶긴 했지만

→ 다시 만나 기쁘고 곰살갑고 싶긴 하지만

→ 다시보니 기쁘고 다가서고 싶긴 하지만

→ 또 보니 기쁘고 가까이하고 싶긴 하지만

103쪽


그런 의미로 좋아하게 된 거야?

→ 그런 뜻으로 좋아하나?

103쪽


날씨도 좋은데 중정이나 옥상에서 점심 먹을까

→ 날씨도 맑은데 안뜰이나 꼭대기서 참 먹을까

→ 날씨도 환한데 마당이나 지붕에서 낮밥 먹을까

12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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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된다는 건 - 새들은 어떻게 먹고, 느끼고, 사랑할까
팀 버케드 지음, 캐서린 레이너 그림, 노승영 옮김 / 원더박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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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4.11.

그림책시렁 1385


《새가 된다는 건》

 팀 버케드 글

 캐서린 레이너 그림

 노승영 옮김

 원더박스

 2023.4.20.



  훨훨 날면서 훤하게 눈을 틔우는 숨결인 새입니다. 다 다른 새는 다 다르게 날갯짓을 하면서 하늘을 품습니다. 빠르게 하늘을 가르는 새가 있고, 오래오래 바람을 타는 새가 있어요. 가볍게 하늘을 날다가 나뭇가지에 슥 내려앉아서 두고두고 노래하는 새가 있습니다. 바닷물이나 못물이나 냇물에 내려앉아서 가만히 물살을 가르다가 먹이를 찾는 새가 있어요. 사람한테 가까이 다가와서 고개를 갸웃갸웃하는 새가 있습니다. 《새가 된다는 건》은 새처럼 사는 길이 무엇일까 하고 함께 헤아리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겉보기로도 속살림으로도 모두 다른 새인데, 모든 새한테는 똑같이 흐르는 마음이 있어요. 바로 사랑입니다. 새가 짓는 집을 가리키는 ‘둥지·둥우리’나 ‘보금자리’는 “포근하게 어우러지면서 품는 집”을 빗대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어버이로서 아이를 품고, 어른으로서 아이를 돌보는 집이라면 ‘둥지·둥우리·보금자리’입니다. 즐겁게 살림을 지으면서 환하게 노래하는 사랑이 흐르기에 ‘새집’과 같다고 여깁니다. 더구나 새는 나무를 아주 잘 심습니다. 가까이에도 심고 멀리도 심어요. 새는 나라나 마을이 따로 없고, 총칼도 돈도 이름도 거느리지 않습니다. 이 별에서 한누리로 만나는 새빛을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


#WhatitsLiketobeaBird

#TimBirkhead #CatherineRayner


ㅅㄴㄹ


《새가 된다는 건》(팀 버케드·캐서린 레이너/노승영 옮김, 원더박스, 2023)


이제 새가 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함께 알아볼까요

→ 이제 새가 되면 어떻게 느끼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 이제 새로 살면 어떻게 느끼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4쪽


가지 위의 문워크 춤

→ 가지에서 미끄럼춤

→ 가지에서 달빛춤

6쪽


흑고니 한 쌍이 우아하게 호수 위를 미끄러져요

→ 깜고니 한 짝이 곱게 못물에 미끄러져요

→ 검은고니 둘이 멋스러이 못물에 미끄러져요

1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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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한 건축과 국가 권력 이야기 미래 세대를 위한 인문 교양 1
서윤영 지음 / 철수와영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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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4.4.11.

인문책시렁 352


《미래 세대를 위한 건축과 국가 권력 이야기》

 서윤영

 철수와영희

 2024.1.1.



  《미래 세대를 위한 건축과 국가 권력 이야기》(서윤영, 철수와영희, 2024)는 나라마다 집을 어떻게 달리 여기면서 높거나 크게 세우려 하는가를 짚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보금자리를 이루면서 살림을 일구려고 지붕을 이고 숲 곁에 있는 길이지만, 임금이나 벼슬아치나 글바치는 사람들을 밟고 올라서면서 휘두르려는 굴레라고 할 만합니다.


  큰일을 하자면 큰집이 있어야 할는지 곱씹을 노릇입니다. 둘레를 내려다보려고 큰집을 올린다고 여길 만하고, 콧대를 높이려고 더 크고 더 높게 세우는구나 싶습니다. 사람들 곁에 서려는 길이라면, 큰일을 하더라도 조촐히 여미는 작은집에 깃들게 마련입니다. 또한, 큰일을 어질게 하려는 길이라면, 서울 한복판에만 으리으리하게 올려세우지 않아요. 참다운 큰일이라면, 나라 곳곳에 알맞게 작은집을 지어서 고루고루 돌아가며 일꾼 노릇을 하겠지요.


  우리나라도 일본도 중국도 하늬녘도 매한가지입니다. 벼슬을 쥐거나 힘으로 부리려 하니 그저 덩치를 키웁니다. 심부름꾼을 잔뜩 두니까 큰집을 더 키우려 합니다. 으리으리한 집에는 텃밭이 없습니다. 커다란 울타리에서는 벌나비도 풀벌레도 개구리도 반기지 않습니다. 멀리 이웃나라를 안 쳐다보아도 알 만합니다. 우리나라 푸른지붕에 찾아드는 개구리나 뱀이 있을까요? 아마 보이자마자 잡아죽이겠지요? 우리나라 벼슬터(공공기관) 지붕에 새가 앉아서 둥지를 틀거나 똥을 누면 어떡하나요? 새를 쫓아내겠지요?


  봄을 맞이하면 봄맞이새가 찾아와서 노래합니다. 제비는 사람을 반기면서 처마 밑에 둥지를 짓거나 추스릅니다. 그런데 오늘날 사람집을 보면 처마가 거의 없어요. 처마가 있더라도 풀벌레나 거미나 벌나비를 잡을 만한 풀밭도 숲도 논밭도 죄 사라지는데다가, 기껏 논밭이나 풀밭이 있더라도 풀죽임물로 뒤범벅이라 몽땅 죽음수렁입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건축과 국가 권력 이야기》는 온누리 모든 나라가 ‘힘(국가권력)’을 쥐거나 펴려고 하면서 얼마나 허울스럽게 몸집만 불리는지 들려줍니다. 다만, 하늬녘 이야기가 너무 길어요. 하늬녘 이야기는 확 줄이고서 우리나라 이야기에 자리를 내준다면 한결 나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베트남이나 태국이나 몽골이나 티벳이나 네팔을 돌아보면 더욱 나을 테지요. 중국이나 대만에 깃든 작은겨레는 집살림을 어떻게 하는지 살핀다면, ‘힘’하고 ‘살림’ 사이가 얼마나 먼지 잘 짚어낼 수 있습니다.


  어린이하고 푸름이를 바라보는 들꽃사람은 조촐하게 살림집을 짓고 가꾸고 꾸려서 물려줍니다. 어린이도 푸름이도 안 바라보는 임금과 벼슬아치와 글바치는 우람하게 담벼락을 세워서 끼리끼리 힘자랑에 이름치레에 돈잔치를 벌입니다.


ㅅㄴㄹ


어떤 건물을 어디에 어떻게 지을지는 그 사회를 지배하는 생각 즉 지배 담론을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9쪽)


궁전은 산속이나 호숫가에 위치하는 대신 넓은 평지에 자리잡으며 방어적인 요새의 성격 대신 과시적인 형태로 지어집니다. (55쪽)


일제 강점기 일본은 법제, 학문, 도시 계획 등에서 프로이센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이것이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65쪽)


조선 초기에 지어진 경복궁은 320여 칸이었는데 중건된 경복궁은 모두 7000여 칸이었으니 규모로 보면 20배가 넘는 엄청난 대공사였습니다. (185쪽)


일제 강점기에는 경복궁 바로 앞에 조선 총독부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해방 후에는 조선 총독부 건물 앞에 그 일본을 패망시켰던 미국의 대사관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202쪽)


+


어떤 건물을 어디에 어떻게 지을지는 그 사회를 지배하는 생각 즉 지배 담론을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 어떤 집을 어디에 어떻게 지을지는 삶터를 다스리는 큰줄기를 따르곤 합니다

→ 어떤 집을 어디에 어떻게 지을지는 나라를 가로지르는 큰틀을 으레 따릅니다

9쪽


잔심부름부터 하면서 일을 배웠는데 이를 도제라고 했습니다

→ 잔심부름부터 하면서 일을 배웠습니다

→ 잔심부름부터 하면서 일을 따라했습니다

21쪽


혁명의 물결이 번지지 않도록

→ 들물결이 번지지 않도록

→ 새물결이 번지지 않도록

29쪽


고대 이집트까지 소급해 올라간 것인데

→ 옛 이집트까지 거슬러올랐는데

→ 예전 이집트까지 올라갔는데

49쪽


더 이상 지어지지 않게 됩니다

→ 더는 짓지 않습니다

→ 더 짓지는 않습니다

54쪽


그만큼 세수도 줄어 경제난까지 가중되었습니다

→ 그만큼 적게 거두어 돈고비까지 큽니다

→ 그만큼 나라돈도 줄어 강파르기까지 합니다

→ 그만큼 낛도 줄어 가난살림까지 이릅니다

9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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