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후회망상 아가씨 1 -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도쿄 타라레바 아가씨
히가시무라 아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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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656



‘마흔 노처녀’ 아닌 ‘빛나는 마흔’

― 도쿄 후회망상 아가씨 1

 히가시무라 아키코 글·그림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16.11.25. 4500원



  도쿄에서 혼자 살며 오랜 술동무하고 푸념을 늘어놓는 재미로 하루하루 보내는 아가씨가 있다 합니다. 이 아가씨는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스스로 좋아하는 동무하고 어우러지면서 날마다 아기자기한 삶을 짓는다고 해요. 때로는 잔뜩 풀어지거나 어수선하기도 하지만요.


  이러던 어느 날입니다. 이 아가씨는 언제나처럼 술동무하고 온갖 푸념을 풀어놓으면서 저녁을 보냅니다. 그때 그 술집에는 혼자 찾아와서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던 모델 같은 젊은 사내가 있었대요. 나중에 알고 보니 모델 같은 젊은 사내가 아닌 참말 모델인 젊은 사내였다는데, 이 젊은 사내가 ‘술에 절어 마구 떠드는 아가씨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을 날렸다고 합니다.



20대 때는 당연히 멋진 가게에서 모였지만, 28살 때 카오리가 문득 이런 말을 했다. “왠지, 좀더 빨리 취하고 싶어. 아니, 벌컥벌컥 내 마음대로 마시고 싶어. 이제 샐러드니 파스타니 그딴 거 필요 없어, 난.” “솔직히 너무 비싸. 와인도, 음식도.” (19쪽)



  만화책 《후회망상 아가씨》(학산문화사,2016)에 나오는 아가씨는 참말로 만화책에서만 볼 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둘레에서 퍽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는 이웃일 수 있어요.


  서른이 넘고 마흔이 가깝도록 굳이 혼인을 안 하면서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서른 언저리나 마흔 가까운 나이에 꼭 아이를 잘 키워서 학교에 보내는 데에 온 하루를 써야 하지 않아요. 마흔으로 다가서는 아가씨들이 툭하면 단골 술집(이 술집은 술동무 아가씨 가운데 한 아가씨가 아버지하고 함께 일하는 곳입니다)에 모여 푸념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어요. 꼭 사내하고 짝꿍을 맺어 집에서 밥하고 살림해야 하지 않아요. 사내도 꼭 가시내하고 혼인을 하여 아이를 낳아 살림을 지어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가장 좋아할 만한 일을 찾아서 기쁘게 하루를 누리면 되어요.



후회망상만 해 봤자 소용없다는 건 알지만, 10년 전 그때 그를 받아들였다면, 내 마음이 좀더 넓었다면, 나는 지금 혼자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둥, 오늘도 또, 술이 덜 깬 머리로 그런 생각을 한다. (46∼47쪽)


올림픽까지 앞으로 6년. 그무렵이면 우리는 40세. 만일 6년 후에도 지금 이대로 혼자라면, 올림픽으로 축제 분위기인 도쿄 거리를, 우리는 어떤 얼굴로 걷고 있을까. (64∼65쪽)



  만화책 《후회망상 아가씨》에 나오는 아가씨는 귀가 얇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귀가 얇지는 않았대요. 예전에는, 이를테면 서른을 넘어가기 앞서만 해도 둘레에서 무어라 하든 콧방귀를 뀌었대요. 서른을 넘기까지는 스스로 믿고 스스로 사랑하며 스스로 제 일을 찾아 마음껏 날갯짓을 펼쳤대요.


  어쩌면 나이가 든 탓에 귀가 얇아질 수 있어요. 나이가 들며 둘레에서 가시내는 하나같이 혼인을 해서 아이를 낳아 돌보는구나 싶으니 그만 ‘이런 내 모습은 잘 산다고 할 만할까?’ 하고 돌아볼 수 있겠지요. 이러면서 ‘후회망상’에 사로잡히며 스스로 일을 그르칠 수 있을 테고요.


  저는 이 만화책에 나오는 아가씨가 스스로 좋아하는 길로 앞으로도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혼인하는 다른 가시내가 부러우면 부러워하지 말고 짝을 잘 찾아서 혼인을 하면 됩니다. 오랜 술동무가 살가우면서 즐거우면 이 술동무하고 앞으로도 재미난 늘그막을 누리면서 이야기꽃을 피우면 돼요.



설마, 나보다 10살이나 어린 새파란 신참의 육탄 공세에 당할 줄이야. 연예계가 더럽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각본은 전체 작업의 핵심이라, 좋은 작품만 쓰면 문제없을 거라 믿었는데, 아아 혹시, 그 아이, 젊어서 좋은 각본을 쓸 수 있는 건가. 내겐 없는 감각으로, 젊은 여자이기에 가능한 시점으로, 그 녀석이 납득할 만한 구리지 않은 각본을. (142∼143쪽)



  글을 쓰면서 혼자 잘 사는 사람이 있어요. 흙을 일구면서 혼자 잘 사는 사람이 있어요. 여느 회사 일을 하면서 혼자 밥 잘 지어 먹고, 혼자 책도 즐겁게 읽는 사람이 있어요.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하며 온누리를 여행하며 혼자 사는 사람이 있어요. 좋아하는 노래와 함께 혼자 사는 사람이 있고, 다른 눈치를 안 보며 혼자서 춤을 즐기는 사람이 있어요. 혼자 바느질을 하며 조용한 살림에 웃음짓는 사람이 있어요.


  가만히 보면 혼인을 해서 아이를 낳고 나서 ‘후회망상’에 사로잡힐 수 있어요. 혼인을 해서 아이를 낳았기에 ‘가장 나은’ 삶이 되지 않습니다. 혼인을 여러 번 했으나 다시 갈라서는 사람도 있어요. 이쪽이 더 좋지 않고, 저쪽이 덜 좋지 않습니다. 저마다 다르면서 저마다 즐거움을 찾는 길이에요.



거리에는 이렇게 멋진 남자들이 많은데, 왜 우리 상대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걸까. (131쪽)



  만화책에 나오는 아가씨는 방송 대본을 쓴다고 합니다. 젊은 사람은 젊은 대로 젊은 숨결을 빛내는 글을 쓰겠지요. 나이를 먹은 사람은 나이를 먹은 대로 겪은 삶을 담아서 글을 쓸 테고요. 스물에는 스물다운 글이 나오고 서른에는 서른다운 글이 나와요. 마흔에도 쉰에도 저마다 다른 삶결이 묻어나는 즐거움을 노래할 만해요.


  어느 모로 보면 ‘후회망상’도 썩 나쁘지 않습니다. ‘아, 그때 왜 그랬을까?’ 하고 되새기면서 앞으로는 그와 비슷한 일을 맞이할 적에 슬기로울 수 있어요. ‘이제는 그러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오늘부터 새롭게 하루를 열 수 있어요.


  후회를 하거나 망상을 하는 동안 하루가 그냥 지나갑니다. 후회와 망상만 붙잡으면 어느새 나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잊습니다. 후회도 망상도 술 한 잔에 털어내고 앞으로 내딛을 꿈과 사랑으로 씩씩하게 한 걸음 내딛을 수 있기를, 이 만화책에 나오는 아가씨뿐 아니라, 우리 모두한테 힘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마흔 살 노처녀”가 아닌 “빛나는 마흔”입니다. 2017.1.14.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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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군내버스에서 읽은 책 2017.1.13.


막내고모한테 책을 부치러 읍내로 간다. 작은아버지 셋 고모 넷 이렇게 여러 살붙이가 있고, 어릴 적에는 이분들 모두 퍽 자주 보았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가끔 얼굴을 뵙기도 어려웠다. 이분들 가운데 막내고모하고는 전화로도 꽤 자주 인사를 올렸다. 이러다가 내가 인천을 떠나 서울하고 충주를 오가며 책일을 하는 동안 그만 연락이 끊어졌는데, 열 몇 해 만에 ‘내가 쓴 책’이 징검돌이 되어 다시 전화가 이어졌다. 책을 부치는 김에 모과차도 두 통을 함께 부쳐 본다. 좋아해 주실는지, 고모네 손녀들도 맛나게 마실는지는 모르겠다. 군내버스를 타고 읍내로 가는 길에 《글쓰기 어떻게 시작할까》를 읽는다. ‘스토리닷’이라는 작은 출판사를 꾸리는 대표님이 손수 쓴 책이다. 깔끔하면서 부드럽게, 차분하면서 살갑게 글길을 여미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멋진 글이 아닌 즐거운 글을 누구나 쓸 수 있도록 북돋우는 이쁜 책이네 싶다. 읍내에서 바깥일을 마치고 아이들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8시간에 끝내는 기초영어 미드천사, 왕초보 패턴》을 읽는다. 참말로 풋내기와 새내기한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네 싶으면서도 한 가지는 아쉽다. 무엇인가 하면 영어를 알려주려고 어쩔 수 없이 ‘직역 한글’을 쓰는데, 한국말 얼거리하고는 참으로 안 맞는 직역 한글을 ‘한국말’로 가다듬는 줄거리는 없다. 요새는 글쟁이조차 “나의 엄마”처럼 글을 쓴다지만, ‘나의·너의’를 비롯한 번역 말투를 그대로 쓰면서 영어를 가르친다면, 이 얼거리에서 거듭나지 못한다면, 영어는 배우더라도 한국말은 잃어버리지 않을는지.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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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의 조건 - 유럽은 어떻게 세계 패권을 손에 넣었는가
필립 T. 호프먼 지음, 이재만 옮김, 김영세 감수 / 책과함께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책읽기 삶읽기 286



전쟁은 늘 ‘새로운 전쟁’을 바랐고 끌어들였다

― 정복의 조건, 유럽은 어떻게 세계 패권을 손에 넣었는가

 필립 T.호프먼 글

 이재만 옮김

 책과함께 펴냄, 2016.10.31. 18000원



  2000년대를 넘어 2010년대를 지나는 동안 지구 사회에서 미국이 가장 힘이 센 나라로 보입니다. 어쩌면 2020년대에도 미국이 가장 힘이 센 나라가 될 만하지 싶습니다. 앞으로 중국이나 인도가 미국 힘에 맞설는지 모르지만, 한동안 미국은 지구 사회를 주무르는 나라로 우뚝 서리라 봅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오늘날 지구에서 미국은 ‘전쟁무기를 가장 많이 갖춘 나라’이거든요. 엄청난 전쟁무기와 어마어마한 군대를 거느린 미국인 터라, 수많은 나라가 미국 앞에서 꼼짝을 못한다고 할 만합니다.



유럽 통치자들과 지도자들은 서로 거듭하여 격돌하여, 전 세계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전쟁을 일으켰다. 이 엄혹한 경쟁에 참가한 통치자들은 재정적 이득, 영토 팽창, 신앙 수호, 승리의 영광 등을 상으로 얻었다. 그런 상을 잡아채고자 그들은 세금을 인상하고 육군과 해군에 자원을 아낌없이 투입했다. (24쪽)


전쟁은 근대 초기 서유럽 국가들이 추구하던 그야말로 유일한 목표였다 … 정부 예산의 40∼80퍼센트는 바로 군대에, 다시 말해 거의 끊이지 않고 싸운 육군과 해군의 비용을 부담하는 데 쓰였다. (32쪽)



  《정복의 조건, 유럽은 어떻게 세계 패권을 손에 넣었는가》(책과함께,2016)라는 책은 ‘세계 패권 정복’을 이루려는 나라는 무엇을 했는가를 찬찬히 짚는구나 싶습니다. 요즈음은 미국이 ‘세계 패권’을 거머쥐었다고 할 만한데, 미국이라는 나라는 유럽에서 건너간 이들이 세운 나라예요. 큰 틀로 보면 유럽이나 미국은 한덩어리로 세계 패권을 거머쥐었다고 할 만합니다.


  《정복의 조건》을 읽어 보면 이른바 ‘신세계 발견’이라고 하는 무렵부터 서양 여러 나라가 북미·중미·남미로 어떻게 쳐들어가서 사람을 죽이거나 자원을 빼앗았는가를 밝힙니다. 아시아·아프리카로도 어떻게 쳐들어가서 사람을 죽이거나 자원을 빼앗았는가 하는 대목을 찬찬히 밝혀요. 전쟁무기를 앞세운 ‘유럽 제국 정복 역사’라고 할까요.



문화적 진화는 서민층에도 영향을 끼쳤다. 중국을 통일한 제국은 오랜 전쟁을 멈추고 백성들에게 안보라는 귀한 선물을 제공했다. 그러고 나자 통일 유지가 국가 관념의 본질적인 부분이 되었으며, 이 생각은 중국이 반란과 내전으로 어지러울 때조차 변하지 않았다. (170쪽)



  중세와 근대와 현대에 이르는 동안, 서양에서는 적어도 40퍼센트부터 많게는 80퍼센트까지 나라살림을 전쟁에 쏟아부었다고 합니다. 참으로 어마어마하지요. 오늘날 서양은 나라살림을 전쟁이 이처럼 쏟아붓지는 않습니다. 오늘날 서양은 나라살림을 거의 다 ‘제 나라 문화와 복지’에 쏟아부어요. 어느 나라는 전쟁무기나 군대에는 거의 돈을 안 쓰고 오직 ‘제 나라 문화와 복지’에만 쓰고요.


  서양은 꽤 오랫동안 그저 싸우고 죽이고 빼앗고 쳐들어가는 길에 거의 모든 돈을 쏟아붓는 얼거리였다는 대목을 돌아봅니다. 제 것을 스스로 살리거나 키우지 않던 나날이 참으로 길었다는 대목을 생각해 봅니다. 이웃나라 것을 어떻게 하면 몽땅 가로챌 수 있을까를 살폈던 모습을 곰곰이 짚어 봅니다.


  한국은 1980년대까지 전쟁무기와 군대에 30퍼센트가 넘는 돈을 쏟아부었고 2017년에는 10퍼센트를 차지한답니다. 그런데 2017년 10퍼센트는 40조 원이에요. 교육 예산이 56조 원이라는데 전쟁무기와 군대 예산이 40조 원입니다.



다른 유라시아인들은 서유럽인들이 품었던 망상에 시달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유럽인들이 갈망하는 비단과 향신료를 비롯한 사치품을 생산하거나 거래하고 있었다. 따라서 알려진 세계의 다른 지역이 더 부유하다고 믿을 이유가 별로 없었다. (199쪽)


유럽이 그런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데에는 다른 요인들도 있었다. 유럽은 지출을 더 많이 했고, 화약 기술을 중점적으로 사용했으며, 전쟁을 일으킬 의지를 꺾는 패권자가 없었다. (262쪽)



  한국은 왜 40조 원에 이르는 돈을 전쟁무기와 군대에 바쳐야 할까요? 이웃나라로 쳐들어가서 자원을 빼앗거나 사람을 죽이려는 뜻일까요? 이웃나라가 한국으로 쳐들어올까 두렵기 때문에 이만 한 돈을 전쟁무기와 군대에 바쳐야 할까요?


  한국은 한국 스스로 튼튼하게 서는 데에 나라살림을 쓸 생각을 내기 어려울까요? 전쟁무기와 군대로 지키려는 나라가 아닌, 참다운 자급자족을 이루어 스스로 튼튼하게 서는 길에 나라살림을 들일 생각을 하기는 힘들까요?


  《정복의 조건》을 읽어 보면, 중세·근대·현대에 이르는 동안 유럽 여러 나라가 그토록 어마어마한 돈을 전쟁무기와 군대에 바치면서 ‘아메리카·아시아·아프리카’에서 빼앗거나 가로챈 자원을 ‘다시 군대로’ 쏟아부었다고 합니다. 기껏 빼앗거나 가로챈 자원은 유럽을 살찌우는 길에 아닌 ‘군대를 더 키우는’ 데에 쓰였다고 해요.


  왕족이나 귀족은 ‘엄청난 군대가 다른 나라에서 빼앗아 가져온 자원’을 마음껏 누렸을는지 모르지요. 여느 사람들은 더 힘들거나 고단한 살림일 수밖에 없는데다가 군인으로 불려 가야 했어요. 여느 사람들은 군인이 입을 옷을 짓거나 전쟁무기를 만드는 일에 끌려 가야 했다고 해요.



그 모든 전쟁은 막대한 비용도 수반했다. 함선을 무장하면서 수송비용이 대폭 늘었고, 지상전을 치르려면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 가혹한 세금이 부과되었을 뿐 아니라 전염병이 돌았고, 기강이 잡히지 않은 병사들이 폭력을 휘둘렀으며, 심한 경우 농촌을 유린하여 한 세대 동안 농업생산성을 25퍼센트 떨어뜨리기도 했다. (242쪽)



  ‘정복’이란 무엇이고 ‘세계 패권’이란 무엇일까요? 정치 지도자하고 권력자와 재벌이 아닌 여느 사람들한테는 ‘정복·세계 패권’이 어떤 뜻일까요? 오늘날 한국에서는 40조 원에 이르는 돈을 2017년에 전쟁무기와 군대에 바쳐야 하는데, 이 엄청난 돈은 무슨 구실을 할 만할까요?


  역사책에는 유럽 어느 나라가 중남이 어느 나라에서 자원을 얼마만큼 빼앗았다든지, 유럽하고 미국이 어떻게 사이가 틀어져서 전쟁을 벌였다든지 하는 이야기가 적힙니다. 역사책에는 ‘정치 지도자가 전쟁무기와 군대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 동안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했는가 하는 이야기가 안 적힙니다.


  가만히 보면 우리가 흔히 배우는 세계사는 ‘정복과 침략과 수탈을 다룬’ 이야기이지 싶어요. 세계사에 ‘정복하는 나라에서도 사람들이 얼마나 고단한가’ 같은 이야기가 빠져요. 세계사에 ‘침략을 받은 나라에서도 사람들이 얼마나 괴로운가’ 같은 이야기가 빠져요.



근대 초기까지 1000년간 계속된 전쟁과 뒤이은 문화적 진화는 서유럽을 서로 적대시하는 작은 국가들로 갈라놓았다. 각국의 통치자들과 엘리트는 영광을 비롯해 전투에 걸린 상들을 차지하고자 싸움에 몰두했다. (177쪽)



  《정복의 역사》는 유럽을 이룬 수많은 나라가 지난 1000년이 넘는 나날을 서로 치고박으면서 전쟁무기를 차츰 키웠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전쟁무기를 더욱 눈부시게 키우며 유럽 바깥에서 서로 치고박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러면서 이 ‘치고박는 역사’는 언제나 ‘치고박는 전쟁무기와 군대를 키우는 길’로만 이어졌다는 얼거리를 보여주어요.


  그러면 우리는 뭔가 한 가지를 배울 수 있지 싶어요. 전쟁은 전쟁을 끌어들이고, 전쟁무기는 새로운 전쟁무기를 바라며, 군대는 더 큰 군대로 나아간다면, 이제 전쟁무기도 군대도 끝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이에요.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길은 전쟁무기와 군대를 줄이고, 슬기로운 평화와 민주로 거듭날 노릇이라고 말이지요. 2017.1.13.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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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에 끝내는 기초영어 미드천사: 왕초보 패턴 - Top10 미드추천, 1004문장으로 기초 영어공부 혼자하기! 기초영어 미드천사 시리즈
Mike Hwang 지음 / 마이클리시(Miklish)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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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에 영어를 끝내 준다고 하는 자그마한 꾸러미책 가운데 하나인 《8시간에 끝내는 미드천사》는 ‘왕초보 패턴’하고 ‘기초회화 패턴’이 있다. ‘왕초보’를 보면 ‘의사소통 95퍼센트’를 이루는 바탕말로 이야기를 꾸미기에, 영어를 헤아리는 밑틀을 한결 단단히 다지도록 도와준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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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 읽기 + 쓰기 스토리닷 글쓰기 공작소 시리즈 1
이정하 지음 / 스토리닷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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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싶으면 글을 생각하면 된다. 노래를 부르고 싶으면 노래를 생각하면 된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스스로 길을 찾고, 해 보고 거듭 해 보면서 온몸으로 깨달으면 된다. 날마다 새로워지고 언제나 나아갈 길을 생각하면 되지. 작고 야무진 책이 글길을 아기자기하게 조곤조곤 밝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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