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8.12.


《카나타 달리다 1》

타카하시 신/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18.7.25.



마을 뒷자락 골짜기에 다녀올까 싶어 아이들하고 함께 걸어서 가는데, 일요일에도 삽질을 하느라 바쁘다. 여러 해째 마을 뒷자락 골짜기 한쪽에 시멘트를 들이붓는 삽질이 끊이지 않는다. 왜 이런 삽질을 해야 할까? 게다가 이 삽질은 언제 끝나려나? 골짜기에 깃들어도 삽질 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멧새나 풀벌레나 나뭇잎이나 골짝물 노랫소리가 아닌 삽질 소리를 듣는 골짜기는 고단하다. 집으로 돌아온다. 타카하시 신 님이 빚는 새 만화책이 나왔다. 그런데 몇 해 앞서 《꽃과 모모씨》는 1권만 나오고 더는 안 나왔다. 뭔가 뒤엣책이 안 나오는 만화가 나오는구나 싶은데, 《카나타 달리다》는 둘째걸음을 만날 수 있을까? 부디 둘째걸음도 셋째걸음도 차근차근 만날 수 있기를 빈다. 아무튼 집에서 더위를 식히면서 ‘달리기 좋아하는 아이’가 나오는 만화를 읽는다. 달리다 보면, 앞서 달리는 사람들 등을 보면서 하나둘 제치다 보면, 어느새 이곳에 흐르던 아픔도 슬픔도 외로움도 잊을 수 있다는 아이는, 온몸을 곧게 펴고 활짝 웃는다. 즐겁게 달리기에 지칠 일이 없고, 신나게 달리기에 마치 나비처럼 제비처럼 잠자리처럼 가볍고 날렵하게 땅을 박찬다. 달릴 수 있는 두 다리는 여러모로 멋지구나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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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18.8.11.


《와락》

정끝별, 창비, 2008.11.10.



땡볕이 내리쬐는 여름 막바지이다. 빗줄기는 들 생각을 않고 땡볕만 길게 이어진다. 그래도 지난해보다는 한결 낫지 싶다. 지난해에는 올해보다 땡볕이 훨씬 길었지 싶다. 이렇게 무더운 날이 이어진다면, 집이나 마을에 나무를 제대로 가꾸지 않은 곳에서는 그늘도 바람도 없어서 푹푹 찌리라. 이러면서 에어컨에 기대는 길밖에 없을 테지. 이런 여름을 핵발전소나 화력발전소로 때워도 좋을까? 앞으로는 도시를 줄이고 숲을 늘리면서 새길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시집 《와락》을 읽는다. 오늘날 같은 흐름에서 시 한 줄은 어떤 구실을 할는지 생각하면서 읽는다. 시는 삶을 담으면서 문학이 될까? 시는 삶에서 한 발짝 물러나면서 말잔치를 할 적에 문학이 될까? 어느 모로 재미진 말잔치가 흐른달 수 있지만, 덮고 나면 그저 무더위만 보이는 하루이다. 문학은 어디에 있는지, 문학을 하는 이는 어디에서 어떤 삶을 짓는지, 문학을 읽는 우리는 어디에서 어떤 길을 바라보면서 한 걸음씩 내딛는지, 모두 아울러서 헤아려 본다. 빨래를 해서 마당에 넌다. 잘 마른다. 다만, 여름이 저물기에 이제 저녁 다섯 시까지는 걷어야 안 눅눅하다. 여름 끝자락에는 다섯 시를 지나면 이튿날 다시 널어서 말려야 한다. 처마 밑에 앉으니 등줄기 땀이 식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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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단어를 찾아주는 꼬마 마법사
다니엘 시마르 지음, 안지은 옮김, 쥬느비에브 꼬떼 그림 / 세상모든책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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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5


《잃어버린 단어를 찾아 주는 꼬마 마법사》

 다니엘 시마르 글

 쥬느비에브 꼬떼 그림

 안지은 옮김

 세상모든책

 2009.6.29.


  

  아이는 아직 말을 모릅니다. 그러나 곁에 어머니도 아버지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있어요. 아이는 아직 모르던 말을 여러 어른이 들려주는 따사로운 목소리를 들으면서 익힙니다. 아이로서는 어머니랑 아버지뿐 아니라, 할머니랑 할아버지 모두 듬직한 스승이면서 길벗이자 놀이동무입니다. 이러다가 어느 날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말을 잊곤 합니다. 이때에 이런 말을 쓴다고 알려주고 가르치고 보여준 할머니나 할아버지인데, 그만 이때에 어떤 말을 쓰는지 잊고, 저때에 어떤 말을 하는지 잊고 말아요. 자, 그동안 할머니나 할아버지한테서 삶을 배우고 말을 익힌 아이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잃어버린 단어를 찾아 주는 꼬마 마법사》는 할머니라는 마법사한테서 말에 깃든 멋진 넋을 하나하나 배우며 기쁘게 자라던 아이가 이제는 새로운 마법사가 되어 할머니한테 모든 말에는 사랑스러운 손길이 담겼다는 이야기를 차근차근 보여주면서 이끄는 줄거리를 다룹니다. 할머니는 아이가 어릴 적에 너그럽게 품었고,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면서 할머니를 넉넉하게 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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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까투리
권정생 글, 김세현 그림 / 낮은산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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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4


《엄마 까투리》

 권정생 글

 김세현 그림

 낮은산

 2008.5.10.



  아이를 포근히 안아 줄 수 있기에 어버이입니다. 아이를 낳았기에 어버이가 아닙니다. 아이를 언제 어디에서나 포근히 안으면서 아낄 줄 알기에 어버이요, 아이가 씩씩하고 튼튼하며 꿋꿋하고 의젓하게 자라기까지 지켜보면서 고운 숨결을 물려주기에 어버이입니다. 먼먼 옛날부터 온누리 어버이는 얼마나 깊고 너른 사랑을 베풀며 가르쳤을까요? 아득한 옛날부터 온누리 아이는 얼마나 즐거우며 반갑게 사랑을 받아먹으면서 배웠을까요? 《엄마 까투리》에 흐르는 어머니 모습은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도 새끼(아이) 앞에서 보여줄 사랑어린 숨결을 다루지 싶습니다. 까투리뿐 아니라 사람인 어머니하고 아버지도 이와 같을 수밖에 없는 줄 그리지 싶어요. 그러면 이 삶터를 이루는 어른은 저마다 어떤 모습일까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같은 정치 일꾼은, 시장이나 군수나 장관뿐 아니라 모든 자리 벼슬아치는 어떠한 몸짓일까요? 아이한테 무엇을 보여주려는 어른일는지 궁금합니다. 아이가 무엇을 보고 느껴서 배우기를 바라는 어른일는지 곰곰이 되새깁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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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표 민물고기 도감 한눈에 알아보는 우리 생물 6
송호복 지음 / 자연과생태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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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9


《화살표 민물고기 도감》

 송호복 글·사진

 자연과생태

 2017.11.13.



버들치를 흔히 1급수 지표종으로 보고 있으나 주로 사는 곳인 상류 맑은 개울이 아니라면, 버들치가 산다고 해서 물 환경이 좋다고 볼 수 없다. (33쪽)


산천어는 알에서 깨어난 뒤 바다로 옮겨간 송어보다 몸이 뚜렷하게 작고, 어렸을 때 생긴 색과 무늬가 자라서도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산천어와 송이는 같은 종이므로 서로 간 번식에는 문제가 없다. 그래서 알을 낳으려고 강으로 올라온 송어와 함께 산란행동을 하는 것도 가끔 볼 수 있다. (36쪽)


몸길이가 20cm 안팎인 미유기와 달리 (메기는) 몸집이 매우 커서 50cm가 넘는 것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두 종을 구별해 미유기를 ‘산메기’나 ‘깔닥메기’라고도 부른다. (45쪽)


(은어는) 연안에서는 동물성 먹이를 먹지만 강으로 올라오면서부터는 돌에 붙은 조류를 주로 먹으며, 냇물 중상류까지 올라가면서 자란다. 9∼10월에 하류 여울로 내려와 알을 낳는다. 알을 낳은 암컷은 거의 모두 죽지만 그해에 알을 낳지 못한 암컷은 2년을 살기도 한다. (67쪽)



  어느새 물고기는 우리 곁에서 먹을거리 자리에 있습니다. 지난날에는 냇물이나 바닷물에서 흔히 만나는 이웃이었다면, 오늘날에는 물고기를 가까이에서 마주하기 어려운 터전입니다.


  ‘물고기’라는 이름은 물에 사는 고기이니, 먹을거리로 바라보는 눈길로 붙인 이름입니다. 그러나 송사리를 비롯해서, 버들개, 꺽지, 퉁가리, 쏘가리, 미꾸리, 메기, 납자루, 쉬리, 피라미라는 이름을 하나하나 짚고 보면, 크게 아울러서 ‘물고기’일 뿐, 옛날부터 이 땅에서 다 다르게 이름을 붙여서 가까이했구나 싶어요.


  《화살표 민물고기 도감》(송호복, 자연과생태, 2017)은 민물고기 한살림을 차근차근 보여줍니다. 바닷물 아닌 민물에 사는 우리 ‘물이웃’이 어떤 터전을 좋아하고, 어떤 삶을 누리는가를 밝히지요. 오늘 우리가 도시에서 높은 건물하고 아스팔트·시멘트하고 자동차에 둘러싸이면서 스스로 잊은 이웃님을 돌아보자고 이끕니다.


  골짜기에 가서 골짝물에 발이나 몸을 담그면 갖은 민물고기가 찾아듭니다. 처음 발이나 몸을 담글 적에는 민물고기가 놀라서 저쪽으로 달아나지만, 물결이 잔잔해지면 하나둘 가까이 오고, 이 민물고기는 작은 주둥이로 제 몸을 쪽쪽 빨아요.


  어쩌면 먹이로 볼는지 모르나, 민물고기로서는 주둥이로 쪽쪽 빨거나 물어 보면서 물에 들어온 새로운 것이 무엇인가를 헤아리려 하지 싶습니다. 사람은 손이나 발을 써서 만진다면, 물고기는 주둥이를 써서 만지고 느낀다고 할 만해요.


  물에 담근 몸을 물고기가 쪽쪽 빨거나 물면 간지러우면서도 시원합니다. 물고기는 제 몸에서 찌꺼기가 빠져나가야 할 곳을 알아채서 살살 빨거나 물어 줄는지 모릅니다. 함께 놀자는 뜻일 수 있고, 사람한테 말을 거는 헤엄짓일 수 있어요. 아스라이 먼먼 옛날부터 사람하고 물고기는 이렇게 물가나 물속에서 서로 만나면서 사귀었을는지 모릅니다. 사람은 물을 마시고, 물고기는 물을 보금자리로 삼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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