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생태학자를 위한 개미세계 탐험북 미래 생태학자를 위한 탐험북
국립생태원 엮음 / 국립생태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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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9.14.

읽었습니다 255



  개미누리를 다루는 《개미 세계 탐험북》을 국립생태원이 여미었다니 놀라우면서 반갑습니다. 다만, 개미보기를 즐기는 우리 집 아이는 이 책을 얼마 들추지 않더군요. 왜 안 들여다보나 하고 곰곰이 읽어 보았는데, 그림이나 빛꽃(사진)을 잔뜩 넣어서 얼룩덜룩 꾸미는 데에 너무 바빴구나 싶어요. 개미보기를 즐기는 어린이나 어른은 ‘더 멋스러운 그림이나 빛꽃’이 아닌, ‘개미하고 마음으로 나눈 말과 숨결’을 읽고 싶습니다. 개미보기를 즐기는 다른 어린이나 어른은 무엇을 보고 생각하고 헤아리고 알았는지를 읽고 싶지요. 부스러기(지식·정보)는 어디에나 많습니다. 이제 부스러기는 매우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부스러기가 아닌, ‘사람 곁에서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는 숨결’이라는 대목으로 개미를 마주하면서 개미살림을 풀어낼 수 있기를 바라요. 구경꾼으로만 쳐다본다면, ‘체험·학습·학문’이란 굴레에 갇힌다면, 개미를 터럭만큼도 알 수 없게 마련입니다.


《개미 세계 탐험북》(편집부 엮음, 국립생태원, 2015.11.23.)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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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삼대와 인천걷기 인천문학답사 1
김경은 외 지음, 이설야 외 기획 / 다인아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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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9.13.

읽었습니다 254



  틀림없이 칙폭길은 인천부터 놓였고, 들너울(민중봉기)도 잦았던 인천입니다. 무엇이든 서울로 ‘올려보내는’ 노릇을 하면서 몽땅 바치며 제살을 깎는 고장이 인천입니다. 그야말로 숱한 사람들이 인천·서울 사이를 새벽바람으로 나가서 밤에 별을 보며 겨우 돌아와 곯아떨어집니다. 그러나 서울로 일을 다니지 않는, 인천에서 내처 먹고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들너울을 함께하지는 않지만 언제나 들빛으로 마을빛하고 골목빛을 가꾼 사람들이 아주 많아요. 《‘철도원 삼대’와 인천 걷기》를 읽었습니다. 황석영 님은 굳이 ‘인천’을 바탕으로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인천보다는 ‘서울 영등포’일 테지요. 내로라하는 글바치가 선보인 책에 나오는 인천을 돌아보는 일도 안 나쁩니다. 그러나 글에 한 줄조차 실린 적이 없더라도, 그냥그냥 수수하게 ‘삶자리 골목마을 걷기’를 해보기를 바라요. ‘인천에서 살지도 않을’ 뿐 아니라 ‘골목에서도 마을에서도 안 사는’ 사람은 그만 쳐다봐요.


《‘철도원 삼대’와 인천 걷기》(이설야와 일곱 사람, 다인아트, 2023.5.22.)


+


주안댁은 염부의 딸이었다

→ 주안집은 소금꾼 딸이다

→ 주안집은 소금쟁이 딸이다

91쪽


기차는 입으로 연기를 뿜으며 지네같이 기어가고

→ 칙칙폭폭 입으로 김을 뿜으며 지네같이 기어가고

93쪽


이렇게 청소도 하고, 그런 걸 하면서 이 백전노장이, 제 또래 70대에

→ 이렇게 쓸기도 하고, 여러 가지 하면서 이 빛님이, 제 또래 일흔에

126쪽


옷 입은 걸 보니까 여염집 아이 아니야

→ 옷차림을 보니까 여느집 아이 아니야

→ 옷을 보니까 마을집 아이 아니야

128쪽


100여 년 정도의 세월은 구전으로 다 남아 있어요

→ 온해쯤은 말씀으로 다 남았어요

→ 온해 즈음은 말로 다 남았어요

134쪽


민담은 지금 우리한테 콘텐츠가 어마어마합니다

→ 마을말은 오늘 우리한테 밑동이 어마어마합니다

→ 옛얘기는 바로 우리한테 밑감이 어마어마합니다

134쪽


그게 우리식 도깨비의 정의입니다

→ 우리는 도깨비를 이렇게 풉니다

→ 우리 도깨비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138쪽


고해성사로 그걸 얘기해야지

→ 그 얘기를 밝혀야지

→ 그 얘기를 털어놔야지

13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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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예술의 생애 - 화가 임옥상을 위하여
김정환 지음 / 호미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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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9.13.

읽었습니다 256



  임옥상 씨가 2023년이 아닌 2013년에 일으킨 응큼질(성추행)은 2023년 여름에 이르러서야 밑길(법)로 처음 다스립니다. 그러나 딱히 뉘우침글을 보기 어렵고, 열 해에 걸쳐 쉬쉬한 창피한 민낯을 나무라는 목소리가 드물 뿐 아니라, 이동안 꽃할매를 기리는 돌을 세웠다든지 갖은 일감을 휩쓸어 왔더군요. 《어떤 예술의 생애, 화가 임옥상을 위하여》를 쓴 김정환 씨는 고침판을 내놓을까요? 입을 꾹 다물까요? 삽차가 들어내기 앞서 임옥상·김정환·승효상에다가 정의연·여성부가 먼저 고개를 숙이면서 스스로 들어내야 올바릅니다. 또한 나라 곳곳에 잔뜩 박아 놓은 돌과 그림을 걷어낼 일입니다. 힘바라기(권력지향)로 얼룩진 박목월·서정주를 왜 도려내겠습니까. 엉큼질로 추레한 고은을 왜 파내겠습니까. 그러나 2023년 7월, ‘고은 아흔살 헌정 시집’이 남몰래 나왔고, 유홍준·유시춘·임진택·김학민·황대권·이승철 같은 꼰대가 이름을 걸치면서 치켜세웠다지요. 참 가난한 나라입니다.


《어떤 예술의 생애, 화가 임옥상을 위하여》(김정환, 호미, 2011.8.26.)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65/0000001610?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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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 -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이후 8년, 더 깊어진 성찰과 사색
와타나베 이타루.와타나베 마리코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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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9.10.

읽었습니다 252



  지난날에는 누구나 시골에서 살았고, 우두머리에 몇몇 벼슬아치만 서울에서 살며 떵떵거렸습니다. 시골사람으로 살던 살림이란, 밥살림뿐 아니라 집살림에 옷살림을 스스로 건사하고, 배움터가 아닌 보금자리에서 말을 물려주고 넋을 다독이면서 꿈을 사랑으로 짓는 길을 들려주는 하루입니다. 어느새 온나라 99푼(%)이 서울내기로 바뀌었는데, 시골길(귀촌)을 바라는 사람이 늘어나요. 그런데 시골에서 살 적에 ‘밥’만 살펴야 할까요? 논밭짓기뿐 아니라 집짓기에 옷짓기도, 또 말짓기에 살림짓기에 사랑짓기에 풀꽃나무를 품는 길도 나란히 헤아릴 노릇입니다. 온살림을 두루 바라볼 때라야 비로소 시골도 서울도 어깨동무합니다. 《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를 읽다가 글쓴이 스스로 자꾸 ‘빵 장인’이라 밝히기에 갸우뚱했습니다. 빵만 잘 굽는대서 잘 살아가지 않되, ‘솜씨꾼’이 아닌 수수한 ‘살림꾼’일 적에 비로소 시골빛을 둘레에 나눌 텐데요? 옮김말씨도 영 어설픕니다.


ㅅㄴㄹ


《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와타나베 이타루·와타나베 마리코/정문주 옮김, 더숲, 2021.11.12.)


+


경험이 일천한 일개 시골 빵집 주인이었지요

→ 아직 얕은 한낱 시골 빵집지기였지요

→ 아직 어설픈 고작 시골 빵집일꾼이었지요

4쪽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살지만 전체적으로는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

→ 저마다 다르게 살지만 크게 어울린다

→ 다 다르게 살지만 널리 어우러진다

8쪽


인구 과소 지역은 보육원이나 초등학교가 공립 한 군데밖에 없어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 사람이 적으면 돌봄터나 어린배움터가 마을 한 군데밖에 없어 다른 길이 없다

22쪽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균의 존재를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 이 일을 하기 앞서는 바람에 떠다니는 팡이를 생각해 본 적도 없다

→ 이 일을 하기 앞서는 하늘에 떠다니는 꼬물이를 생각해 본 적도 없다

51쪽


전체를 이해하려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버리기보다는 잠시 보류하면서

→ 크게 헤아리려면 아직 못 헤아린 곳을 버리기보다는 살짝 미루면서

→ 모두를 읽으려면 미처 못 읽은 데를 버리기보다는 그냥 두면서

104쪽


빵 장인으로 빵을 만들면서 오랫동안 답답함을 느꼈다

→ 빵바치로 빵을 구우면서 오랫동안 답답했다

→ 빵지기로 빵을 구우면서 오랫동안 답답했다

19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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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봉우리 2
다니구치 지로 지음, 홍구희 옮김, 유메마쿠라 바쿠 원작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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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8.31.

읽었습니다 249



  2009년에 11000원으로 나올 적에도 비싸구나 싶은 《신들의 봉우리》를 2023년에 13000원 값으로 올려 새로 내놓는 모습을 보고서 혀를 내두릅니다. 왜 이렇게 무겁고 딱딱한 판으로 묶어서 비싸게 내놓을까요? 다만, 책값이 비싸더라도 ‘하늘봉우리’가 왜 ‘하늘’이면서 ‘봉우리’인지 풀어내는 줄거리나 이야기나 얼거리라면 들여다볼 만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하늘봉우리’가 아닌 ‘일뽕’에 기우는 줄거리에 이야기에 얼거리입니다. 사로잡히거나 빠져들면 빛을 못 봐요. 부디 눈을 뜨고서 가만히 바라보고 고요히 품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름메도 겨울메도, 또 봄메도 가을메도, 우리더러 ‘넘으’라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넘고 밟고 올라서려고만 하는 ‘웃사내’ 몸짓으로 가득한 ‘일뽕’으로는 푸른메나 하얀메를 등질 뿐입니다. 멧자락에서 나무도 하늘도 풀꽃도 못 느끼고, 숱한 멧짐승에 멧숨결을 못 보면서, 무슨 얼어죽을 ‘하늘메’를 읊을 수 있을까요?


《신들의 봉우리 2》(유메마쿠라 바쿠 글·다니구치 지로 그림/홍구희 옮김, 애니북스, 2009.9.17.)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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