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 우주의 문턱 건축을 읽는 눈 3
티에리 파코 지음, 전혜정 옮김 / 눌와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1.23.

읽었습니다 268



  우리나라 어느 마을을 찾아가든, 오랜 살림집이 어우러진 자리에는 집집마다 다른 살림빛이 흐릅니다. 똑같은 집이란 한 채조차 없던 우리 터전이었습니다. 이제는 똑같이 찍어낸 잿더미(아파트 단지)가 끝없이 늘어나는 판입니다. 척척 찍어내는 잿더미는 ‘살림집’이 아닌 ‘사슬터(감옥)’ 같습니다. 보셔요. 사슬터는 온통 잿빛에 쇠작대기로 둘러쌉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 하라는 뜻에서 잿빛으로 휘덮거든요. 《지붕, 우주의 문턱》을 읽었습니다. 뜻깊은 책이라고는 느끼면서도 심심합니다. 우리 터전하고 안 맞기도 합니다. ‘집바치(건축가)’라는 눈썰미가 아닌, 살림꾼(생활인)이라는 눈빛으로 집이며 지붕을 헤아린다면 줄거리가 확 달랐을 테지요. 굳이 하늬녘(서양) 지붕 이야기를 옮기기보다, 우리 살림눈으로 우리 살림집을 돌아보면서 우리 지붕빛을 가만히 그려낼 수 있어요. ‘바치(전문가)’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눈으로 보기에 모두 살리거나 짓습니다.


《지붕, 우주의 문턱》(티에리 파코/전혜정 옮김, 눌와, 2014.10.20.)


#LeToit #ThierryPaquot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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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책쟁이들 - 대한민국 책 고수들의 비범한 독서 편력
임종업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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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1.18.

읽었습니다 267



  한겨레신문 글쟁이 임종업 씨는 스스로 다리품을 팔지 않고서, 누리집에서 슬쩍 엿본 글을 버젓이 실으며 ‘특종’으로 내세우곤 했다. 이런 매무새로 낸 《한국의 책쟁이들》은 우습지도 않았다.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이 다리품과 삶과 사랑을 들여 지은 글을 몰래 훔쳐가지 않을 텐데, ‘책을 안 읽는 버릇’이나 ‘책을 엉뚱하게 읽거나 잘못 읽는 버릇’이 배었다면, 외쏠림조차 아닌 틀린 말을 쏟아내게 마련이다. 서울 용산 〈뿌리서점〉 책집지기님은 ‘민족의 이름으로!’를 외치면서 책값을 깎아주었다. 이 책 10쪽 닷째줄에 나오듯 ‘국민의 이름으로!’를 외치지 않았다. 베트남전쟁 이야기를 누가 꺼낼라치면 생채기가 떠올라서 슬픈 얼굴이던 〈뿌리서점〉 지기님은 함부로 ‘국민’을 읊지 않았다. 책을 많이 샀거나 읽었어야 책쟁이라 할 수 없다. 마음으로 읽고 사랑으로 새기면서 숲을 품고 바람처럼 빛씨앗을 흩뿌려야 비로소 책벌레이지 않겠는가.


《한국의 책쟁이들》(임종업, 청림출판, 2009.9.17.)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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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 구석 부산
강동진 지음 / 비온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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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1.18.

읽었습니다 265



  서울을 알려면 서울에서 살면 됩니다. 부산을 알려면 부산에서 살 노릇입니다. 삶터로 누리지 않으면 알 턱이 없어요. 어느 고장을 깊고 넓게 헤아리면서 더 알아가고 싶다면, 이 고장에서 아이를 낳거나 받아들여서 집안일을 즐기면서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살아갈 일입니다. 이러면서 마을책집을 걸어서 다니면 되는데, ‘삶·사랑·살림’ 세 가지를 ‘마음·눈·몸’으로 맞아들이면, 누구나 마을지기로 일어섭니다. 《구석구석 부산》을 읽었습니다. 2001년부터 부산에서 대학교수로 일했다지만, 막상 부산을 영 모르는 듯싶습니다. 여러 책을 뒤적여서 몇 가지 줄거리는 간추릴 수 있되, ‘살아낸 곳’이나 ‘아이 곁에서 살림한 곳’이나 ‘마음으로 사랑하며 푸르게 가꾸는 곳’하고는 너무 멀어요. 우두머리 발자취가 역사일 수 없듯, 글로 남은 몇 가지가 부산 발자취일 수 없습니다. 교수·전문가·작가란 허울이 아닌, 마을사람에 어버이에 숨빛으로 바라보아야 비로소 볼 수 있어요.


ㅅㄴㄹ


《구석구석 부산》(강동진, 비온후, 2023.7.31.)


+


이 책의 시작은 2001년 3월 경성대 도시공학과 부임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 이 책은 2001년 3월 경성대 도시공학부에 들어오면서부터 엽니다

→ 2001년 3월 경성대 도시공학부에 몸담으면서부터 이 책을 씁니다

6쪽


영역이 점차 확장되고 있습니다

→ 자리가 차츰 늘어납니다

→ 터를 더 넓힙니다

14쪽


근자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 요새는 누리그물이 뻗어

→ 이제는 누리판이 발돋움해

14쪽


부산은 예부터 삼포지향三抱之鄕의 도시라 불렸습니다

→ 부산은 예부터 들숲바다 고장이라 했습니다

→ 부산은 예부터 들내바다 고을이라 했습니다

18쪽


해안선의 지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바닷가 이름은 이렇습니다

→ 바닷가는 이렇게 이릅니다

26쪽


첫 번째 여정의 방식은 걷기입니다

→ 첫길은 걷기입니다

→ 처음은 걷기입니다

→ 처음에는 걷습니다

34쪽


부산 산복도로와 상당히 유사한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 부산 멧길과 매우 비슷합니다

→ 부산 고갯길과 무척 닮습니다

→ 꼭 부산 잿마루 같습니다

→ 마치 부산 잿길인 듯합니다

13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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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야 너도 잠을 깨렴 - 노래 만드는 사람 백창우의 아이들 노래 이야기
백창우 지음 / 보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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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1.13.

읽었습니다 264



  말을 엮는 재주만 쳐다보는 이들은 서정주를 기리려 하고, 고은을 높이려 하며, 윤석중에 매달린다. 우리나라에 우리말을 우리말결 그대로 살릴 줄 아는 이가 이 셋뿐일까? 그러나 이 셋이 남긴 글을 보면 썩 우리말을 못 살렸다. 아니, 치레하는 말씨는 있되, 살림이나 집안일을 하면서 샘솟는 말씨는 도무지 없다. 고작 서정주·고은·윤석중한테서 말맛을 찾으려 한다면, 그만큼 책을 안 읽고 글을 못 쓴다는 뜻이라고 느낀다. 숱한 시골 할매 할배가 얼마나 아름다이 하루를 노래하면서 어린이를 돌보아 왔던가? 《노래야, 너도 잠을 깨렴》을 스무 해 만에 되읽었다. 백창우 씨가 가락을 붙인 노래가 왜 더는 마음에 안 와닿는지 새삼스레 느낀다.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입발림으로는 못 한다. 똥기저귀를 갈고, 손수 밥을 차리고, 함께 꿈을 그리고, 들숲바다를 품는 푸른살림으로 나아갈 적에, 저절로 사랑이 샘솟아 글로도 그림으로도 노래로 깨어난다. 말잔치는 힘(권력)하고 맞닿더라.


ㅅㄴㄹ


《노래야, 너도 잠을 깨렴》(백창우, 보리, 2003.9.1.)


+


콧등이 찡해졌습니다

→ 콧등이 찡했습니다

40쪽


마음 안에 엄청나게 깊은 노래 우물을 갖고 있는 모양입니다

→ 마음에 있는 노래 우물이 엄청나게 깊은 듯합니다

→ 마음에 노래 우물이 엄청나게 깊구나 싶습니다

45쪽


아이들 삶의 다른 한쪽을 보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가

→ 아이들 삶에서 다른쪽을 안 보는구나

→ 아이들이 살아가는 다른켠을 안 보는구나

48쪽


낙천적이고 밝은 빛깔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 밝은 빛깔이기는 하지만

→ 밝기는 하지만

49쪽


온갖 풀과 꽃들이 피고 지고

→ 온갖 풀과 꽃이 피고 지고

→ 온갖 풀꽃이 피고 지고

9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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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리 1 - S코믹스 S코믹스
이와아키 히토시 원작, 무로이 다이스케 그림, 김봄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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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1.8.

읽었습니다 263



  칼을 쥔 이들이 사랑을 나눈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 없습니다. 칼을 쥐고서 어깨동무를 한다는 얘기도 들은 적 없습니다. 칼을 쥐니 칼싸움을 벌이고, 칼을 휘두르니 서로 죽이고 죽습니다. 저놈이 칼을 드니까 이쪽도 칼을 들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다들 칼을 앞세우는데 우리만 칼을 안 들면 목숨을 잃고 빼앗긴다고 여깁니다. 얼핏 본다면, 칼잡이는 모두 죽이고 빼앗겠지요. 그러나 칼로는 아무것도 못 낳아요. 낫으로 풀이나 나락을 벨 수 있되, 이밖에 더 쓸 데란 없습니다. 씨앗도 숨결도 칼로는 살리지 못 하고, 낳지도 못 합니다. 오직 사랑이어야 씨앗을 낳고 삶을 일궈요. 지난날에는 칼이었으면, 요새는 총칼에다가 돈입니다. 쟤들처럼 우리도 돈이 있어야 우쭐댈 만할까요? 《레이리 1》를 읽었습니다. 칼부림이 춤추는 이야기에는 아무런 꿈도 사랑도 없습니다. 오직 노닥질에 얼뜬짓에 죽임질이 있을 뿐입니다. ‘쟤들(적군·원수)’을 무너뜨릴 칼을 휘두르는 마음은 그저 수렁입니다.


《레이리 1》(이와아키 히토시 글·무로이 다이스케 그림/김봄 옮김, 소미미디어, 2018.10.24)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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