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9.27.
《反日種族主義と日本人》
久保田るり子 글, 文藝春秋, 2020.4.20.
우리나라 마을책집을 곰곰이 짚으면서 어제·오늘·모레를 책으로 잇는 길을 25∼30꼭지 즈음으로 쓰려고 얼거리를 갈무리한다. 오늘 부산마실을 가기 앞서 틀을 잡고서 두 꼭지쯤 매듭지으려 했으나, 다른 여러 일을 하느라 바삐 보냈다. 밤을 새우다가 졸려서 살짝 눈을 붙인다. 새벽 일찍 길을 나선다. 먼논에 풀죽임물을 뿌려대는 뿌연 물방울이 하늘을 덮는다. 순천을 거쳐 부산에 닿고서 시내버스를 탄다. 으레 느끼지만 어쩐지 ‘젊은돌이’는 버스·전철을 잘 안 탄다. 쇳덩이(자동차)를 몰려고 하지 싶다. 이와 달리 ‘젊은순이’는 버스·전철을 꽤 탄다. 보수동으로 건너가서 〈청산서점〉과 〈남해서점〉과 〈파도책방〉을 들른다. 자갈치나루로 달려가서 금정산 곁에 있는 ‘온배움터’로 가는 전철을 탄다. 늦은저녁에 《우리말꽃》을 놓고서 여러모로 이야기꽃을 편다. 별은 보이지 않는 부산에서 한밤에 《反日種族主義と日本人》을 되새긴다. 오늘 헌책집에서 장만했다. 2020년에 일본에서 자그마치 40만 자락이나 팔렸다는 책이 창피하다. 얼치기 여섯 사람은 안 창피할까? 얼뜬글을 쓰는 이를 가만히 보면 ‘꼰대(가부장권력 남성)’이기 일쑤이다. 아저씨(나이든 돌이)라는 이름은 바보를 가리키지 않을 텐데, 어쩐지 이 나라 아저씨는 참으로 창피하고 골때리고 엉터리로 뒹굴고 만다. 어려서 집안일을 등지고, 젊어서 아이를 안 돌보고, 나이가 들어서 책을 안 읽을 뿐 아니라 안 걷고 두바퀴(자전거)도 버스·전철도 안 타다 보니, 적잖은 아저씨는 그야말로 꼰대질에 스스로 갇히면서 쳇바퀴에 허덕인다고 느낀다.
ㅅㄴㄹ
《반일 종족주의》(이영훈과 다섯 사람, 미래사, 2019.7.1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