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2.13.


《미래 세대를 위한 인공지능 이야기》

 배성호·정한결 글, 방승조 그림, 철수와영희, 2023.10.25.



어제는 별밤이고, 오늘은 저녁부터 구름하늘이다. 새삼스레 내리는 겨울비는 먼지띠를 씻어 준다. 먼지띠가 가시고 나면, 이 하늘을 어떻게 바라보고 품는 우리 하루일까.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오늘은 버스나루에서 담배 꼬나문 아재하고 할배가 안 보인다. 드디어 고흥군청에서 일을 하나? 그제 고흥군수 누리집에 아주 세게 글을 올렸다. 누가 글을 안 쓰더라도 살필 줄 알아야 벼슬아치이리라. 나는 그들이 걷는 꼴을 본 적이 없다. 뽑기철에만 얼굴을 내밀려고 걷는 시늉을 하고, 뽑기철이 끝나자마자 부릉부릉 다닌다. 그들 못지않게 우리 스스로 거의 다 안 걷는다. 안 걸어다니면서 마을과 나라와 이웃을 어떻게 만날까? 《미래 세대를 위한 인공지능 이야기》를 읽었다. 사람들이 으레 놓치는데, 사람도 사람이 낳지만, 사람틀(인공지능)도 사람이 낳는다. 우리 스스로 안 아름답게 살아가면 아이들도 안 아름다울밖에 없다. 우리 스스로 사랑을 나누고 짓는다면, 아이들도 사랑을 물려받아 사랑터로 일군다. 사랑을 잊은 채 이웃하고 등돌리는 오늘날 서울나라에서는, 아이를 낳거나 안 낳거나 일그러지게 마련이요, 사람꽃(인공지능)을 만들어도 얼토당토않게 비틀리기 쉽다. 우리 스스로 먼저 사람답게 서는 사랑이라면 다 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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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2.12.


《내가 좋아하는 것들, 소설》

 김슬기 글, 스토리닷, 2023.10.31.



빗줄기가 가늘다. 싱그러이 씻고 포근하게 보듬는다. 오늘 ‘고흥 교육대토론회’를 고흥교육청에서 여는데, 몇 시부터인지 살피지 않았다고 떠오른다. 13시부터 하는 줄 14시에 이르러 깨닫고, 부랴부랴 읍내로 간다. ‘작은학교 살리기’나 ‘교육발전기금’은 거의 헛도는 말 같다. ‘학생은 줄어드는데 교사는 그대로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씁쓸하다. 교육청과 군청만 ‘아이 데려오기’를 애써야 하나. 배움수렁(입시지옥)이 버젓한 얼개에, ‘서울 열린배움터(in 서울 대학교)’로 보내려고 용쓰는 모든 몸짓이 시골을 한결 빠르게 무너뜨리는 줄 모를까. 아무 ‘제도권 교육’이 없어도 된다. 아이들이 들숲바다하고 집살림을 어릴 적부터 차근차근 살피고 익히면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소설》울 읽었다. 어느 글이건 스스로 지은 삶을 차곡차곡 여미면 알뜰하고 반갑다. 꾸며서 쓸 수 있는 글이란 없다. 꾸미면 다 겉치레로 맴돈다. 고스란히 쓰면 된다. 시골사람은 시골말로, 서울사람은 서울말로, 다 다르게 사투리로 쓸 일이다. 잘 읽혀야 할 글이 아니다. 잘 읽을 노릇인 글이다. 말솜씨가 빼어나야 하지 않다. 듣는 귀를 열면 되고, 보는 눈을 틔우면 된다. 글을 굳이 어렵게 꾸미거나 한자말을 끼워넣는 버릇을 털면 될 텐데.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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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2.11.


《아톰 3 현재와 과거 : 완결편》

 테즈카 오사무 글·그림/박정오 옮김, 학산문화사, 2002.5.25.



비가 주룩주룩 내리면서 먼지띠를 씻는다. 먼지가 가시는 소리를 듣는다. 하늘이 다시 새파랗게 열리고 난 뒤에는 어떤 하루를 짓는 마음일까? 우리는 또 쳇바퀴를 돌면서 먼지띠를 빚으려나? 아니면 새파란 하늘에 뭇새가 날면서 온누리에 노래씨앗을 퍼뜨리는 숲빛을 지을 수 있는가? 《아톰 3 현재와 과거 : 완결편》을 다시 읽었다. 여태 이 그림꽃을 몇 벌째 되읽었는지 셀 길이 없다. 어린이일 적부터 읽었고, 혼살림을 하던 무렵에 새롭게 읽었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온꾸러미를 새삼스레 장만해 놓았고, 두 아이랑 곧잘 거듭거듭 읽으면서 속뜻과 밑뜻을 헤아린다. 《아톰》은 앞으로도 길이길이 이을 슬기로운 눈빛을 속삭인다. 테즈카 오사무 님은 흙으로 돌아갔지만, 어린이는 늘 태어나고 자란다. 어릴 적에 아름빛을 씨앗으로 마음에 품고서 자랄 수 있는 터전이라면 모든 낡은 굴레하고 사슬을 녹여내겠지. 혼살림을 꾸리건 모둠살림으로 나아가건, 짝을 맺건 안 맺건, 이웃님들이 《아톰》하고 《불새》 같은 아름책을 건사하기를 빈다. 《아나스타시아 1∼10》하고 이 그림꽃은 먼먼 뒷날까지 아이들이 물려받아서 스스로 익히고 생각을 밝히는 밑거름으로 삼을 이야기밭 구실을 하리라. 이 그림꽃을 읽어야 어른이라 말할 수 있으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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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2.10.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

 이식·전원경 글, 책읽는고양이, 2000.6.30.



엊저녁에는 일찍 곯아떨어졌다. 꽤 읽고 걷다 보니, 도무지 글을 쓸 팔심이 안 솟더라. 이른아침에 짐을 꾸린다. 앞뒤로 책짐을 묵직하게 지고 안고 칙칙폭폭 타고서 마산에서 내린 뒤 순천으로 건넌다. 순천에서는 버스나루로 다시 옮기고서 한 시간을 기다려 고흥 돌아가는 시외버스를 기다린다. 고흥읍에서 또 한 시간을 기다려 우리 옆마을로 지나가는 시골버스를 타고, 들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간다. 고흥으로 돌아오니 비로소 트인 하늘을 보고, 구름을 살핀다. 대구에서도 순천에서도 빽빽히 가린 잿더미(아파트 단지)에 막혀 하늘빛을 살필 수 없더라. 게다가 온갖 곳에 쇳덩이(자동차)가 너무 많아서 골목을 느긋이 걸을 수 없다.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를 읽었다. 바꾸지 않아도 즐거운 나라인 그곳이기보다는, 부드러이 바꾸면서 아늑한 그곳이라고 해야 어울리지 싶다. 등허리랑 발바닥을 쉬며 일찍 눕는다. 밤에 문득 빗소리를 듣고 내다보니 어느새 마을을 포근히 적시고 하늘을 씻는구나. 와라락 갈아엎어야 할 때도 있으나, 누구나 모든 하루가 어제하고 다르다. 새날이다. 가만히 가다듬고 천천히 바꿀 일이다. 삶자리부터 스스로 사랑으로 돌보면, 마을하고 나라도 어느새 반짝반짝 거듭나겠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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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2.9.


《오름나그네 2》

 김종철 글·사진, 다빈치, 2020.4.15.



이른새벽에 옆마을로 걷는다. 첫 시골버스를 기다린다. 읍내에서 순천 가는 첫 시외버스를 탄다. 기차나루에 내려서 창원으로 달리고, 다시 갈아타서 대구로 들어선다. 일곱 시간을 길에서 보내며 노래꽃(시)을 제법 썼고, 밀린 하루쓰기(일기)도 거의 매듭짓는다. 대구에 계신 이웃님을 만나서 〈합동북〉을 먼저 들른다. 얼추 스무 해 만에 찾아갔다. 그동안 이곳에 책마실을 못 했지만 오늘까지 마흔 해 넘게 책살림을 이으셨구나. 돌박이 아기가 새근새근 자는 〈북셀러 호재〉에 가볍게 들른다. 김광석거리 들목에 깃든 이곳을 드나드는 책손님 발길이 많아 반갑다. 《오름나그네 2》를 읽었다. 나고자란 고장을 사랑하는 마음이 물씬 흐르는 책이다. 다만, 글결은 퍽 어렵다. 제주에서 섬빛과 바다빛과 오름빛과 하늘빛을 두루 품은 사람들은 예나 이제나 수수하게 말을 하고 이야기를 할 텐데, 정작 글바치는 안 쉽게 글을 쓴다. 오름만 오르지 말고, 말빛을 올리는 마음으로 피어나면 더없이 아름답다. 모든 오름을 돌아보는 길도 뜻있지만, 곁에서 지켜보는 오름을 가만히 품으면서 제주말과 살림말과 사랑말을 헤아린다면 더욱 빛났으리라 본다. 시골 할매는 어렵게 말하지 않는다. 시골 할배도 한자말을 마구 쓰지 않는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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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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