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30.


《녹색 인간》

 신양진 글·국민지 그림, 별숲, 2020.3.31.



다시 비가 내리는 하루이다. 우리 책숲에 빗물이 잔뜩 고인다. 새로 비가 새는 곳이 두엇 있다. 밤에는 비가 잦아들려나. 오늘은 작은아이가 국이랑 밥을 했다. 이따금 밥살림에 손을 뻗으니 반가우면서도, 날마다 손길을 조금씩 꾸준히 뻗어야 하는 줄 아직 모르는 대목은 아쉽다. 날마다 먹는다면 날마다 다스릴 줄 알아야지. 날마다 누린다면 날마다 헤아려야지. 《녹색 인간》을 읽고서 조용히 덮었다. 우리나라에는 어린이가 읽을 이야기를 차근차근 쓸 만한 어른이 없는지 새삼스레 돌아보았다. 눈길을 틔우려는 글이 아니라, 요모조모 짜맞추며 가르치려는(교훈) 꾸러미만 넘친다. 곰곰이 보면, 숱한 ‘문해력 강의’도 어린이를 가르치려 할 뿐이다. 어른과 어린이가 우리 삶을 스스로 그리는 길을 어깨동무하면서 즐거이 살피려는 길이라면 ‘문해력’일 수 없다. 외워야 하는 길은 굴레이다. 생각하고 짓고 살펴서 가다듬을 적에 살림이다. 말살림을 익히고 글살림을 펼 적에 사람답다. 어린이한테 억지로 몇 가지 가르침말을 욱여넣으려 하지 않기를 빈다. 함께 지을 살림을 헤아리고, 같이 지필 사랑을 생각하고, 나란히 돌볼 하루를 바라보아야지 싶다. 이제 한여름으로 나아간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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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29.


《서평의 언어》

 메리케이 윌머스 글/송섬별 옮김, 돌베개, 2022.6.30.



안개구름이 가볍게 퍼지다가 천천히 빗방울이 듣는다. 이윽고 빗소리가 그윽하더니 곧 빗줄기가 굵다. 후두둑 쏟아지는 빗가락을 헤아린다. 가랑비하고 큰비는 소리가 다르고, 봄과 여름과 가을에 내리는 비는 가락이 다르다. 무를 갈아서 무국을 한다. 무만 고아도 깊고, 무를 갈아서 푹 끓이면 맛이 한결 깊다. 저녁에는 비가 그치면서 개구리 노래잔치를 이룬다. 이제는 비가 씻는 하루를 누린다. 《서평의 언어》를 되새긴다. 왜 한글판을 “서평의 언어”라는 일본말로 붙였을까? 여러모로 본다면 “읽는 말”이라고 느낀다. 책뿐 아니라, 삶과 마음과 하루와 숨결을 읽는 말을 그러모으려고 한 글쓴이라고 느낀다. 몇몇 우두머리가 일본을 떠받든다고 나무랄 까닭이 없다. 글바치부터 스스로 일본말씨를 함부로 쓰고 퍼뜨리잖은가? 왜 총칼잡이(독재자)는 나라를 거머쥘 무렵부터 “말을 바꾼다”고 하는지 돌아보자. 우리 스스로 우리말씨를 생각하지 않을 적에는 “읽는 눈”을 스스로 잊는다. 비평가나 서평가 몇몇이 알려주어야 할 책이 아니다. 누구나 스스로 읽어서 알아봐야 할 눈길이요 책이다. ‘글’ 한 마디로 못 담아내겠다면 ‘삶글·살림글·느낌글·책글’처럼, 또 ‘생각글·읽는글·새김글·삶빛글’처럼 새말을 지을 일이다.


#HumanRelationsandOtherDifficulties #Essays #MaryKayWilmers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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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28.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 위기를 이겨내는 상상력》

 안치용 글, 철수와영희, 2023.10.9.



오늘은 비구름이 걷히면서 해가 난다. 해가 말끔하게 말린다. 하늘이 온누리를 어떻게 돌보고 돕는지 새삼스레 돌아본다. 비로 씻고서 해로 말리고 바람으로 쓰다듬는다. 까마중이 무럭무럭 오르고, 매실은 노랗고 굵게 익는다. 저잣마실을 나가려고 15시 시골버스를 타는데, 면소재지 푸름이가 빽빽하다. 이 아이들은 앞으로 얼마나 이 시골버스를 탈까? 몇 해 뒤에는 아무도 볼 일이 없겠지. 시끌벅적 아무말큰잔치를 벌이는 이 아이들은 시골을 떠나 서울이나 큰고장에 뿌리를 내려도 이런 말씨에 몸짓일까?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 위기를 이겨내는 상상력》을 읽었다. ‘널뜀날씨’를 다루는 책이 꾸준히 나오는데, 다들 놓치거나 일부러 빠뜨리는 대목이 수두룩하다. 모든 널뜀날씨는 사람들 스스로 ‘서울을 버리면 끝’이다. 서울에서 안 살면 모든 일을 다 풀어낸다. ‘서울버리기’란 ‘잿집(아파트)·쇳덩이(자가용) 버리기’이다. 다시 말하자면, ‘서울바라기 = 잿집 + 쇳덩이’이다. 잿집과 쇳덩이를 키우기에 들숲바다를 망가뜨리거나 죽인다. 서울버리기를 할 줄 안다면 들숲바다를 품으면서 날씨가 부드러이 제자리를 잡을 테지. 땅과 하늘과 바다에 쓰레기를 얼마나 마구 버리는지 들여다보고 뉘우칠 때라야 조금씩 바꿀 만하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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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27.


《군대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김엘리와 여섯 사람·피스모모 평화페미니즘연구소 글, 서해문집, 2024.1.5.



다시 비가 듣는다. 비가 시원스레 적신다. 햇볕이 나면서 보송보송 따사롭게 어루만진 날이 지나고서, 이렇게 새록새록 먼지를 털고 풀죽임물을 씻고 바람을 일으켜서 자잘소리까지 잠재운다. 더위를 식히는 비가 시원스러우면서 살짝 서늘하다. 바닥에 불을 넣고서 무국을 한다. 한여름이더라도 날이 찰 수 있다. 뭉근히 끓여서 뜨끈하게 속을 다스린다. 《군대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은 되읽어도 아쉽기만 하다. 싸움터에 안 다녀온 사람도 얼마든지 싸움터를 말할 만하고, 싸움터를 다녀왔되 ‘쉽거나 느긋한 싸움터’를 겪었어도 누구라도 싸움터를 말해야 한다. 그런데 보라. ‘채상병’뿐 아니라 ‘훈련병 죽인 중대장’과 얽힌 민낯을 들여다보자. 왜 국회는 ‘훈련병 죽인 중대장 특검’은 말하지 않을까? 아니, 특검보다 싸움터라는 곳에서 위아래(위계질서)가 뭔지 들여다볼 일이고, 싸움터가 어떤 몫인지 파헤칠 노릇이다. ‘땅개’로 뒹군 안쓰러운 사내가 수두룩하지만, 아무런 돈도 이름도 힘도 없어서 막장에서 뒹구는 사내보다도 ‘탱자탱자 노닥거리는 사내’가 꽤나 많다. ‘연대’부터는 노닥판이다. 싸움터에서 죽을 뻔하다가 살아남은 이들이 참 많지만, 정작 이들 목소리를 담는 책을 찾아볼 길이 없으니, 참 놀라운 나라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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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26.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손웅정 글, 난다, 2024.4.20.



손웅정 님이 어린이한테 공차기를 가르칠 적에 좀 센말과 거친말을 쓰는 듯싶다. 신나게 공을 찰 적하고 ‘돈을 버는 프로 축구선수’는 틀림없이 다를 테니까, ‘직업훈련’이라는 얼거리에서는 고분고분하거나 얌전한 말씨만 쓰기는 어려울 만하다. 더구나 센말과 거친말을 써서 북돋우고 가르친다고 미리 낱낱이 알렸다면, 아이들 어버이는 이 대목을 곱씹을 노릇이다. 틀리거나 어긋나거나 잘못을 한 쪽에서 보면, 부드러이 들려주는 말도 “듣기 싫다”고 여기게 마련이라서, 잘못을 센말로 나무라면 아주 미워하기도 하더라.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를 돌아본다. “읽고 쓰고 품는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낸다면, 손수 읽은 책을 ‘축구교실 한켠’에 책마루로 건사한다면, 부드럼말로도 얼마든지 가르칠 수 있는 줄 ‘길잡이로서 배워 본다’면, 참 다를 텐데 싶다. 작은아이하고 읍내 나래터를 들르고서 저잣마실을 한다. 띄엄띄엄 이야기를 한다. 하루하루 살며 새롭게 짓는 마음을 들려주고서 듣는다. 우리는 이 보금자리와 터전에서 함께 배우고 자라는 사이라고 여긴다. 위에서 내려보내는 가르침만으로는 아름집도 아름마을도 아름나라도 아름숲도 아니다. 서로 오가면서 어깨동무하는 길일 때라야 비로소 아름빛이요 어른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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