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27.
《군대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김엘리와 여섯 사람·피스모모 평화페미니즘연구소 글, 서해문집, 2024.1.5.
다시 비가 듣는다. 비가 시원스레 적신다. 햇볕이 나면서 보송보송 따사롭게 어루만진 날이 지나고서, 이렇게 새록새록 먼지를 털고 풀죽임물을 씻고 바람을 일으켜서 자잘소리까지 잠재운다. 더위를 식히는 비가 시원스러우면서 살짝 서늘하다. 바닥에 불을 넣고서 무국을 한다. 한여름이더라도 날이 찰 수 있다. 뭉근히 끓여서 뜨끈하게 속을 다스린다. 《군대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은 되읽어도 아쉽기만 하다. 싸움터에 안 다녀온 사람도 얼마든지 싸움터를 말할 만하고, 싸움터를 다녀왔되 ‘쉽거나 느긋한 싸움터’를 겪었어도 누구라도 싸움터를 말해야 한다. 그런데 보라. ‘채상병’뿐 아니라 ‘훈련병 죽인 중대장’과 얽힌 민낯을 들여다보자. 왜 국회는 ‘훈련병 죽인 중대장 특검’은 말하지 않을까? 아니, 특검보다 싸움터라는 곳에서 위아래(위계질서)가 뭔지 들여다볼 일이고, 싸움터가 어떤 몫인지 파헤칠 노릇이다. ‘땅개’로 뒹군 안쓰러운 사내가 수두룩하지만, 아무런 돈도 이름도 힘도 없어서 막장에서 뒹구는 사내보다도 ‘탱자탱자 노닥거리는 사내’가 꽤나 많다. ‘연대’부터는 노닥판이다. 싸움터에서 죽을 뻔하다가 살아남은 이들이 참 많지만, 정작 이들 목소리를 담는 책을 찾아볼 길이 없으니, 참 놀라운 나라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