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7.4.
《남자들은 항상 나를 잔소리하게 만든다》
제마 하틀리 글/노지양 옮김, 어크로스, 2019.10.21.
새벽길을 나선다. 부산으로 간다. 지난 한 달 동안 편 “모르는책 들춰읽기”를 걷어들인다. ‘모르는책’이란, 마음을 틔워서 받아들이는 모든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글쓴이나 펴낸곳 이름을 모르거나 낯설어도 스스럼없이 집어들어서 편다면,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생각을 틔워고 마음을 열면서 빛날 만하다. 씻고 또 씻고 쉰 뒤에 〈책과 아이들〉 지기님하고 밤수다를 편다. 촛불을 가만히 켜 놓고서 밤바람을 쐰다. 우리가 마음으로 짓는 숨빛을 돌아본다. 《남자들은 항상 나를 잔소리하게 만든다》는 책이름이 얄궂다. “-하게 만들” 수 없다. 잘못 쓰는 옮김말씨이다. 한글판을 제대로 내려면 “잔소리가 지겹다”나 “신물나는 잔소리”처럼 붙여야 알맞다. 잔소리를 듣는 쪽도 고단하고, 잔소리를 하는 쪽도 힘겹다는 줄거리인데, 조금 더 짚어야지 싶다. ‘잔소리’를 하니까 서로 고달프지. ‘큰소리’를 내도 서로 괴롭다. 그렇다면? 잔소리도 큰소리도 아닌 ‘살림소리’와 ‘사랑소리’를 나눌 노릇이다. 이쪽이 저쪽을 나무라는 소리가 아닌, 저쪽도 이쪽을 탓하는 소리가 아닌, 함께 살림을 짓는 말을 생각하고, 서로 사랑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살펴야 할 때이지 싶다. 잔소리를 멈추자. 살림노래를 부르자. 사랑말을 짓자.
#FedUp #GemmaHartley
#지긋지긋 #신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