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끌어야 알맞을까

[오락가락 국어사전 23] 마을을 가꾸는 말



  이끄는 사람이 있다면 슬기롭게 이끌 노릇이지요. 이끄는 사람이 없으면 서로 생각을 나누면서 알맞게 나아갈 노릇이에요. 사전이 말을 슬기롭게 이끄는 책이 되자면, 낱말을 하나하나 보듬으면서 가꾸는 길을 밝혀야지 싶어요. 우리 뜻이며 생각을 알맞게 담아내어 널리 펴는 길을 보여주어야지 싶고요. 사전에 발을 들일 만한 낱말을 담고, 어느 터전을 얕잡는 뜻풀이는 걷어야겠습니다. ‘시골·서울’을 둘러싼 말풀이가 여러모로 아쉬운 오늘날 사전입니다.



유도(誘導) : 1. 사람이나 물건을 목적한 장소나 방향으로 이끎 ≒ 도유

인도(引導) : 1. 이끌어 지도함 ≒ 도인 2. 길이나 장소를 안내함

지도(指導) : 1. 어떤 목적이나 방향으로 남을 가르쳐 이끎

안내(案內) : 1. 어떤 내용을 소개하여 알려 줌. 또는 그런 일 2. 사정을 잘 모르는 어떤 사람을 가고자 하는 곳까지 데려다주거나 그에게 여러 가지 사정을 알려 줌

이끌다 : 1. 목적하는 곳으로 바로 가도록 같이 가면서 따라오게 하다 ≒ 끌다 2. = 끌다 3. 사람, 단체, 사물, 현상 따위를 인도하여 어떤 방향으로 나가게 하다



  ‘이끌다’를 가리키는 ‘유도’라 하고, ‘인도’는 “이끌어 지도하다”를 가리킨다는데, ‘지도’도 ‘이끌다’를 가리키니 겹말풀이입니다. 그런데 ‘이끌다’를 살피면 ‘인도하다’로 풀이하기도 하니 돌림풀이까지 됩니다. 곰곰이 보면 ‘안내’는 알리면서 이끄는 일이라 할 만해요. ‘이끌다’ 뜻풀이를 찬찬히 가다듬어서 “1. 어느 길이나 곳으로 가도록 같이 가면서 따라오게 하다 2. 눈길이 오도록 하다 3. 어느 뜻이나 일을 이루도록 나아가게 하다 4. 어느 길이나 뜻으로 가르치면서 나아가게 하다 5. 어느 것이나 길을 알도록 말하거나 도우면서 같이 가면서 따라오게 하다”처럼 알맞게 나누어야지 싶습니다. 이러면서 ‘유도·인도·지도·안내’는 모두 “→ 이끌다”로 다룰 만합니다.



뜻밖 : 전혀 생각이나 예상을 하지 못함 ≒ 여외·의외

여외(慮外) : = 뜻밖

의외(意外) : = 뜻밖



  ‘뜻밖’이라는 낱말에 ‘여외·의외’를 비슷한말로 붙일 까닭이 없습니다. 사전에서 두 한자말 ‘여외·의외’를 털어내어도 됩니다. 또는 “→ 뜻밖”으로 다루어서, 이처럼 고쳐쓰도록 알릴 수 있습니다.



입추(立錐) : 송곳을 세움

발디디다 : x

발들이다 : x



  “입추의 여지가 없다”는 발을 디딜 틈이나 발을 들일 자리가 없을 적에 으레 쓰는데, 이러한 꼴로 ‘입추’를 쓰더라도, 정작 이 한자말을 따로 쓰는 일이란 없습니다. 곰곰이 따지면 ‘발디디다’나 ‘발들이다’를 새 낱말로 삼아 사전에 싣고, ‘입추’는 사전에 털어낼 만합니다. 더 따지면 “입추의 여지”는 오롯이 일본 말씨입니다.



마을 : 1. 주로 시골에서, 여러 집이 모여 사는 곳 ≒ 교리(郊里)·동리(洞里)·방리(坊里)·방촌(坊村)·이락(里落)·이항(里巷)·촌(村)·촌락·촌리·향보(鄕保) 2. 이웃에 놀러 다니는 일 ≒ 마실

촌락(村落) : 1. = 마을 2. 시골의 작은 마을 ≒ 촌려(村閭)·촌리(村里)



  사전은 ‘마을’이라는 낱말에 온갖 비슷한말을 붙이지만 몽땅 털어내어도 됩니다. 한국말은 ‘마을’이니까요. 한자말 ‘촌락’을 “1. = 마을 2. 시골의 작은 마을”로 풀이하는데, 이런 풀이는 덧없습니다. 우리는 ‘마을·시골마을’이라 쓰면 넉넉합니다.



시골 : 1. 도시에서 떨어져 있는 지역. 주로 도시보다 인구수가 적고 인공적인 개발이 덜 돼 자연을 접하기가 쉬운 곳을 이른다 ≒ 교허·전간(田間)·촌(村) 2. 도시로 떠나온 사람이 고향을 이르는 말 ≒ 촌

촌(村) : 1. = 시골 2. = 시골 3. = 마을

도시(都市) : 일정한 지역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 되는,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

서울 : 1. 한 나라의 중앙 정부가 있는 곳 ≒ 경궐(京闕)·경도(京都)·경락(京洛)·경련(京輦)·경부(京府)·경사(京師)·경읍(京邑)·경조(京兆)·도부(都府)·도읍(都邑) 2. 한반도의 중심부에 있는 도시



  ‘시골’을 도시하고 떨어진 곳으로 풀이해서는 올바르지 않습니다. 그러면 ‘도시’는 시골하고 떨어진 곳일까요? 아니지요. 시골이란 어떤 곳인가를 제대로 적어야 올바릅니다. 도시보다 사람이 적다거나 개발이 덜 되었다는 뜻풀이는 오로지 도시 눈길로 시골을 얕보는 마음을 나타냅니다. ‘시골’ 뜻풀이는 “숲이 있고 내가 흐르면서 들이 넓어 사람들이 살림을 손수 짓는, 바람이 맑고 해가 좋은 터전. 멧자락이나 바다를 낄 수 있다.” 즈음으로 풀이를 다시 붙여야지 싶습니다. ‘촌’은 한국말 아닌 한자이니, 이 한자는 한국말사전에서 털어내 줍니다. 시골에서는 ‘도시’를 ‘서울’이란 낱말로 가리킵니다. ‘서울’ 뜻풀이도 “1. 시골에서 도시를 가리키는 이름 2. 한 나라에서 중앙 정부가 있는 곳 3. 한국에서 특별시를 이룬 곳”으로 손질해야지 싶습니다. 그리고 ‘서울’이란 낱말에 잔뜩 붙은 비슷한말이라는 한자말은 모두 털어냅니다.



부대밭 : [농업] = 화전(火田)

부대 : [농업] 1. → 화전(火田) 2. [북한어] ‘화전’의 북한어

화전(火田) : [농업] 주로 산간 지대에서 풀과 나무를 불살라 버리고 그 자리를 파 일구어 농사를 짓는 밭 ≒ 부대밭·산화전



  불살라서 일구는 땅은 ‘부대밭’입니다. 이를 한자말로 ‘화전“으로 옮기지 않아도 됩니다. ‘부대밭·부대’에 뜻풀이를 알맞게 달고, ‘화전’은 “→ 부대밭. 부대”로 다룰 노릇입니다.



조화되다(調和-) : 서로 잘 어울리다

조화롭다(調和-) : 서로 잘 어울려 모순됨이나 어긋남이 없다

어울리다 : 4. 여럿이 서로 잘 조화되어 자연스럽게 보이다



  ‘조화되다’는 “잘 어울리다”로 풀이하고, ‘어울리다’는 “잘 조화되다”로 풀이하니, 엉성한 돌림풀이입니다. 뜻풀이에 넣은 ‘잘’은 군더더기이거나 겹말이 됩니다. ‘조화되다·조화롭다’는 “→ 어울리다”로 바로잡고, ‘어울리다’ 뜻풀이도 손질할 노릇입니다.



각인되다(刻印-) : 머릿속에 새겨 넣듯 깊이 기억되다

새기다 : 1. 글씨나 형상을 파다 2. 잊지 아니하도록 마음속에 깊이 기억하다

기억하다(記憶-) :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내다



  ‘각인’이라는 한자말을 “새기다 + 깊이 기억되다”로 풀이하고, ‘새기다’는 “깊이 기억되다”로 풀이하니 엉성합니다. ‘각인·각인되다·각인하다’는 “→ 새기다”로 다루면 됩니다. ‘새기다’ 뜻풀이는 “잊지 아니하도록 마음속에 깊이 담다”로 손질해 줍니다.



사이 : 1. 한곳에서 다른 곳까지, 또는 한 물체에서 다른 물체까지의 거리나 공간 2. 한때로부터 다른 때까지의 동안 3. 어떤 일에 들이는 시간적인 여유나 겨를 4. 서로 맺은 관계. 또는 사귀는 정분

맺다 : 5. 관계나 인연 따위를 이루거나 만들다

관계(關係) : 1.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 2. 어떤 방면이나 영역에 관련을 맺고 있음 3. 남녀 간에 성교(性交)를 맺음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 4. 어떤 일에 참견을 하거나 주의를 기울임 5. (‘관계로’ 꼴로 쓰여) ‘까닭’, ‘때문’의 뜻을 나타낸다.

관련(關聯/關連) :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계를 맺어 매여 있음



  ‘사이’를 “서로 맺은 관계”로 풀이하기도 하는데, ‘관계’는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으로 풀이하고, ‘관련’은 “관계를 맺다”로 풀이하니 돌림풀이예요. 더구나 ‘맺다’를 “관계를 이루거나 만들다”로 풀이하니 “관계를 맺다”나 “관련을 맺다”는 아예 겹말입니다. ‘사이’ 뜻풀이는 “서로 이어지거나 나란히 놓이는 여러 가지가 있는 모습” 즈음으로 손보아야지 싶습니다. ‘관계·관련’은 뜻풀이를 모두 뜯어고쳐서 사전에 싣거나 ‘사이’라는 낱말로 풀어내어야지 싶고, ‘맺다’ 뜻풀이도 바로잡아야겠습니다.



형질(形質) : 1. 사물의 생긴 모양과 성질 ≒ 꼴바탕 2. [생물] 동식물의 모양, 크기, 성질 따위의 고유한 특징. 유전하는 것과 유전하지 않는 것이 있다

꼴바탕 : = 형질(形質)



  ‘꼴바탕’이란 낱말이 있다면 생물학에서는 이 낱말을 잘 쓰면 됩니다. ‘형질’은 “→ 꼴바탕”으로 다루면 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늘 우리는 어떤 말을 쓰는가

[오락가락 국어사전 22] 흔히 쓰는 말을 제대로 알아야



  오늘 우리가 쓰는 말은 오늘 우리가 짓는 삶이니, 삶을 찬찬히 가다듬을 줄 알면 말을 찬찬히 가다듬을 수 있습니다. 늘 쓰는 말을 제대로 알 적에 모든 삶을 제대로 읽을 수 있어요. 늘 쓰는 말, 곧 흔히 쓰는 말을 제대로 모른다면 삶을 이루는 바탕이 무엇인지 제대로 바라보거나 느끼거나 알기 어려워요. 밑말이라 할 바탕말을 차근차근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노리개 : 1. 여자들이 몸치장으로 한복 저고리의 고름이나 치마허리 따위에 다는 물건. 주로 금, 은, 보석 따위에 명주실을 늘어뜨린 것으로, 단작노리개와 삼작노리개 따위가 있다 ≒ 패물(佩物) 2. 심심풀이로 가지고 노는 물건 ≒ 농구(弄具) 3. 장난삼아 데리고 노는 여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

꾸미개 : 1. 옷, 돗자리, 망건 따위의 가장자리를 꾸미는 헝겊 오리 2. 무엇을 곱게 꾸미는 데 쓰는 물건

패물(佩物) : 1. 사람의 몸치장으로 차는, 귀금속 따위로 만든 장식물. 가락지, 팔찌, 귀고리, 목걸이 따위가 있다 ≒ 주패(珠佩) 2. = 노리개 3. [북한어] 크게 쓸모가 없는 하찮은 물건

장식물(裝飾物) : 장식에 쓰는 물건

액세서리(accessory) : 복장의 조화를 도모하는 장식품. ‘노리개’, ‘장식물’, ‘치렛감’으로 순화

치렛감 : 치레로 삼는 감



  ‘노리개·꾸미개·치렛감’이란 낱말이 있습니다. 세 낱말은 말꼴에서 드러나듯 태어난 바탕이 다릅니다. 그런데 사전은 ‘노리개’를 ‘몸치장(-治粧)’을 할 적에 쓴다고 풀이해요. ‘치장 = 꾸밈’입니다. 이런 말풀이는 고쳐야겠습니다. 이러면서 ‘패물 → 노리개’로, ‘액세서리 → 꾸미개. 치렛감. 노리개’로 다룰 노릇입니다.



빈터 : = 공터

공터(空-) : 집이나 밭 따위가 없는 비어 있는 땅 ≒ 공지(空地)·빈터·터

공지(空地) : 1. = 공터. ‘빈 땅’으로 순화 2. 도시에서 시민의 보건이나 안녕을 위하여 일부러 남겨 놓은 일정한 터 ≒ 공처(空處)·휴한지

공처(空處) : 1. 임자 없는 빈 땅 2. = 공지

휴한지(休閑地) : 1. 일정 기간 동안 경작을 하지 아니하고 묵히고 있는 토지 2. = 공지(空地)

빈땅 : x

노는땅 : x

노는터 : x

묵은땅 : 일구거나 쓰지 아니하고 묵어 있는 땅

묵밭 : = 묵정밭

묵터 : x

묵정밭 : 오래 내버려 두어 거칠어진 밭 ≒ 묵밭·진전(陳田)



  사전은 ‘빈터’에 풀이말을 달아야 올바릅니다. ‘공터·공지·공처’는 “→ 빈터”로 다루면 됩니다. ‘휴한지’는 “→ 노는땅. 노는터. 빈땅”으로 다룰 만하고, ‘묵터’ 같은 낱말을 새로 써 볼 만합니다. 그러나 사전은 ‘노는땅’도 ‘빈땅’도 ‘묵터’도 아직 올림말로 삼지 못합니다.



예삿일(例事-) : 보통 흔히 있는 일 ≒ 예상일

예사(例事) : 보통 있는 일 ≒ 상사(常事)·예상사

보통(普通) : [어찌씨] 일반적으로. 또는 흔히

흔히 : 보통보다 더 자주 있거나 일어나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보통 흔히 있는 일”로 ‘예삿일’로 풀이하지만, 이는 겹말풀이입니다. 더구나 ‘예사’에서 ‘사(事)’가 ‘일’을 가리키니, 이 낱말부터 겹말이지요. ‘예삿일’은 사전에서 털어내고, ‘예사’는 “→ 흔한 일”로 다루어야지 싶습니다. ‘보통’은 “→ 흔히”로 다루면 됩니다.



현(現) : 현재의. 또는 지금의

현재(現在) : 지금의 시간

지금(只今) : 말하는 바로 이때

이때 : 바로 지금의 때



  사전을 보면 돌림풀이가 참 흔합니다. ‘현·현재’는 ‘지금’으로, ‘지금’은 ‘이때’로, ‘이때’는 다시 ‘지금’으로 갑니다. ‘현·현재’하고 ‘지금’은 “→ 이때. 이제. 오늘. 오늘날. 요즈음. 요새”로 다루면 됩니다. ‘이때’ 말풀이는 손질해야겠습니다.



맞서다 : 1. 서로 마주 서다 2. 서로 굽히지 아니하고 마주 겨루어 버티다 3. 어떤 상황에 부닥치거나 직면하다.

저항하다(抵抗-) : 어떤 힘이나 조건에 굽히지 아니하고 거역하거나 버티다

버티다 : 1. 어려운 일이나 외부의 압력을 참고 견디다 2. 어떤 대상이 주변 상황에 움쩍 않고 든든히 자리 잡다 3. 주위 상황이 어려운 상태에서도 굽히지 않고 맞서 견디어 내다 4. 쓰러지지 않거나 밀리지 않으려고 팔, 다리 따위로 몸을 지탱하다 5. 무게 따위를 견디다 6. 물건 따위를 쓰러지지 않도록 다른 물건으로 받치다 7. 자기의 주장을 굽히지 않다



  ‘맞서다’는 여러 뜻이 있는데 둘째 뜻을 ‘버티다’로 풀이하면 ‘버티다’는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한자말 ‘저항하다’는 ‘버티다’로 풀이하는데, 때로는 ‘맞서다’하고 맞물립니다. 그래서 ‘저항하다’는 “→ 맞서다. 버티다”로 다룰 만하고, ‘맞서다’ 뜻풀이는 손질해야겠습니다.



화분(花盆) : 꽃을 심어 가꾸는 그릇 ≒ 꽃분

꽃분(-盆) : = 화분(花盆)

꽃그릇 : 1. 꽃이 그려져 있는 예쁜 그릇 2. [북한어] 꽃 모양의 그릇



  꽃을 심어 가꾸는 그릇은 어떤 이름으로 가리키면 어울릴까요? 바로 ‘꽃그릇’입니다. 밥을 담아 밥그릇, 국을 담아 국그릇입니다. ‘그릇’이란 낱말을 쓰면 됩니다. ‘꽃분’도 ‘화분’도 “→ 꽃그릇”으로 다룰 노릇입니다. 이러면서 ‘꽃그릇’ 풀이를 새로 더 실어야겠어요.



꽃가루 : [식물] = 화분(花粉)

화분(花粉) : [식물] 종자식물의 수술의 화분낭 속에 들어 있는 꽃의 가루. 바람, 물, 곤충 따위를 매개로 암술머리에 운반된다 ≒ 꽃가루·예분



  사전은 ‘꽃가루 = 화분’으로 다루지만 ‘화분 → 꽃가루’로 다루어야 마땅합니다. 그리고 ‘예분’을 비슷한말이라 싣지만 이런 한자말을 쓸 일은 없어요.



고사(古寺) : 오래된 절 ≒ 고찰(古刹)

옛절 : x



  오래된 절이면 ‘옛절’이라 하면 되는데, 사전에 ‘옛절’이 없습니다. ‘고사·고찰’만 올림말이로군요. 이런 한자말은 “→ 옛절”로 다루면 됩니다.



몸풀기 : 1. [운동] = 준비 운동 2. 일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 간단하고 쉬운 일을 먼저 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준비운동(準備運動) : [운동] 본격적인 운동이나 경기를 하기 전에, 몸을 풀기 위하여 하는 가벼운 운동 ≒ 몸풀기·워밍업·유도 운동·준비 체조

워밍업(warming-up) : 1. [운동] = 준비 운동. ‘준비 운동’, ‘준비’로 순화 2. 어떤 일을 본격적으로 하기에 앞서 시험 삼아 해 보는 일

스트레칭(stretching) : 몸과 팔다리를 쭉 펴는 것



  사전에 ‘몸풀기’가 있으나 ‘워밍업’은 ‘준비운동’으로 고쳐쓰라고만 나와요. ‘스트레칭’이란 영어를 두고는 딱히 말이 없습니다. ‘준비운동·워밍업·스트레칭’은 “→ 몸풀기. 팔다리풀기”로 다루면 됩니다. ‘몸풀기’ 말고 ‘팔다리풀기’라든지 ‘다리풀기·허리풀기’처럼 써 볼 만해요. ‘-풀기’라는 낱말을 뒷가지로 삼으면 어디를 어떻게 푸는가를 잘 나타낼 수 있습니다.



교대(橋臺) : [건설] 다리의 양쪽 끝을 받치는 기둥 ≒ 갓기둥·끝기둥·다리받침·다리턱

갓기둥 : [건설] = 교대(橋臺)

끝기둥 : [건설] = 교대(橋臺)

다리받침 : [건설] = 교대(橋臺)

다리턱 : [건설] = 교대(橋臺)



  다리에 세우는 기둥은 ‘다리기둥’이라 하면 됩니다. 그런데 ‘갓기둥·끝기둥·다리받침·다리턱’ 같은 낱말이 있다고 하는군요. 이렇게 쉬우며 알맞게 쓰는 낱말이 있다면 제대로 써야지요. ‘교대’ 같은 한자말로는 무엇을 가리키는지 아리송합니다. ‘교대’는 “→ 갓기둥. 끝기둥. 다리받침. 다리턱”으로 다루면 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한국말이 깃들 자리를 마련할 노릇

[오락가락 국어사전 21] 말을 살리는 ‘줄기’를 찾자



  줄기가 있으니 푸나무가 잘 자랍니다. 줄기를 찾을 적에 일머리를 제대로 건사하면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줄거리를 살펴 이야기를 읽습니다. 줄거리가 없으면 밍밍하기 마련이요, 알맹이나 고갱이가 없으면 빈 수레하고 같다고 할 만해요. 한국말이 한국말답게 자랄 수 있도록 자리를 잘 가꾸어야지 싶습니다. 어느 말을 어느 자리에 어떻게 쓰는가를 먼저 차근차근 살피면서 말길을 새롭게 열기를 바랍니다.



요지(要旨) : 말이나 글 따위에서 핵심이 되는 중요한 내용

골자(骨子) : 1. 말이나 일의 내용에서 중심이 되는 줄기를 이루는 것

핵심(核心) : 사물의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

중심(中心) : 1. 사물의 한가운데 2. 사물이나 행동에서 매우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부분

중요(重要) : 귀중하고 요긴함

귀중(貴重-) : 귀하고 중요함

요긴(要緊) : = 긴요

긴요하다(緊要-) : 꼭 필요하고 중요하다. ‘매우 중요하다’로 순화

줄거리 : 1. 잎이 다 떨어진 나뭇가지 2. 사물의 군더더기를 다 떼어 버린 나머지의 골자 3. [식물] 잎자루, 잎줄기, 잎맥을 통틀어 이르는 말

줄기 : 6. 사상이나 행동 따위가 계승되어 길게 이어진 것 7. 어떤 일이나 이야기 따위가 진행되어 가는 흐름

고갱이 : 사물의 중심이 되는 부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벼리 : 1.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놓은 줄. 잡아당겨 그물을 오므렸다 폈다 한다 ≒ 그물줄 2. 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



  ‘요지·골자’ 같은 한자말을 살피면 ‘핵심·중요·중심’ 같은 다른 한자말로 이어지고, ‘귀중·요긴·긴요’ 같은 다른 한자말로 또 이어지지만 모두 돌림풀이로 마무리를 합니다. 우리는 이 실타래를 언제까지 떠안아야 할까요? 한국말 ‘줄거리·줄기·고갱이·벼리’를 알맞게 쓰는 길을 살피면 좋겠습니다. 사전 뜻풀이도 이 같은 한국말을 찬찬히 살펴서 쓰도록 이끌어 주기를 바랍니다.



가시집 : ‘처가(妻家)’를 낮잡아 이르는 말

가시어머니 : = 장모(丈母)

가시아버지 : = 장인(丈人)

처가(妻家) : 아내의 본가 ≒ 부가(婦家)·빙가(聘家)·처갓집

장모(丈母) : 아내의 어머니 ≒ 가시어머니·처모(妻母)

장인(丈人) : 1. 아내의 아버지 ≒ 가시아버지·악공(岳公)·악옹(岳翁)·악장(岳丈)·처부



  사전에 ‘가시집’이 나오지만 ‘처가’를 낮잡는 낱말로 풀이합니다. 사전풀이가 이와 같으면 사람들은 으레 한국말은 낮잡는구나 하고, 한자말은 높이는구나 하고 여깁니다. 이는 올바르지 않습니다. ‘처가·장인·장모’ 같은 한자말을 쓰더라도 한국말로 슬기롭게 쓰도록 길잡이 노릇을 해야지 싶습니다. 그리고 ‘처가·장인·장모’하고 얽힌 한자말을 비슷한말이라며 잔뜩 달아 놓는데 모두 털어낼 노릇입니다. ‘처가·장인·장모’는 “→ 가시집·가시아버지·가시어머니”로 다루면서 ‘가시집·가시아버지·가시어머니’를 알맞게 풀이하는 틀로 거듭나야지 싶습니다.



일당(日當) : 하루에 일한 대가로 얼마씩 정하여 받는 수당이나 보수. ‘하루 삯’, ‘하루 품삯’으로 순화

하루삯 : x



  ‘하루 삯’으로 고쳐쓸 한자말인 ‘일당’이라면 ‘하루삯’을 새말로 지어서 사전에 올려야 마땅합니다. ‘하루품삯’이나 ‘하루일삯’도 얼마든지 새말로 다루어 사전에 실을 만합니다. ‘일당’은 “→ 하루삯. 하루일삯. 하루품삯”으로만 다루면 됩니다.



일단(一旦) : 1. 우선 먼저 2. 우선 잠깐 3. 만일에 한번

우선(于先) : 1. 어떤 일에 앞서서. ‘먼저’로 순화 ≒ 위선(爲先) 2. 아쉬운 대로

먼저 : 시간적으로나 순서상으로 앞선 때



  “우선 먼저”로 풀이하는 ‘일단’인데, ‘우선’은 ‘먼저’로 고쳐쓰라 합니다. ‘일단’ 뜻풀이는 겹말풀이입니다. ‘일단·우선’은 모두 “→ 먼저”로 다룰 만합니다.



백지(白紙) : 1. 닥나무 껍질로 만든 흰빛의 우리나라 종이. ‘흰 종이’로 순화 2. 아무것도 적지 않은 비어 있는 종이. ‘빈 종이’로 순화 3. = 백지상태

백지상태(白紙狀態) : 1. 종이에 아무것도 쓰지 않은 상태 2. 어떠한 대상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 3. 어떠한 일을 하기 이전의 상태 4. 잡념이나 선입관 따위가 없는 상태 ≒ 백지(白紙)

흰종이 : x

빈종이 : x



  ‘백지’를 “흰 종이”나 “빈 종이”로 고쳐쓰라 하는데, 이처럼 고쳐쓰는 분이 아직 드뭅니다. 사전에 ‘흰종이·빈종이’ 두 낱말을 올림말로 두어서 알맞게 고쳐쓰도록 이끌어야지 싶어요. ‘백지’는 “→ 흰종이. 빈종이”로 다루면 되어요.



살인적(殺人的) : 1. 사람을 죽이는 것과 같은 2.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정도로 몹시 가혹한

가혹하다(苛酷-) : 몹시 모질고 혹독하다 ≒ 가급하다

혹독하다(酷毒-) : 1. 몹시 심하다 2. 성질이나 하는 짓이 몹시 모질고 악하다

모질다 : 1. 마음씨가 몹시 매섭고 독하다 2. 기세가 몹시 매섭고 사납다 3. 참고 견디기 힘든 일을 능히 배기어 낼 만큼 억세다 4. 괴로움이나 아픔 따위의 정도가 지나치게 심하다



  ‘살인적’은 ‘가혹하다’로 이어지고, ‘가혹하다’는 ‘모질다 + 혹독하다’로 이어지는데, ‘혹독하다’는 ‘모질다 + 독하다’로 이어져요. 돌림풀이에 겹말풀이입니다. 그런데 ‘모질다’를 “매섭고 독하다”로 풀이하기도 하니 얄궂어요. 이런 겹말풀이를 다듬을 노릇입니다. 이러면서 ‘살인적’이나 ‘가혹하다·혹독하다’는 “→ 모질다. 매섭다. 사납다”로 다루면 됩니다.



핸드폰(hand phone) : [통신] = 휴대 전화. ‘휴대 전화’, ‘손전화’로 순화

휴대전화(携帶電話) : [통신] 손에 들거나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걸고 받을 수 있는 소형 무선 전화기 ≒ 핸드폰·휴대폰

휴대폰(携帶phone) : [통신] = 휴대 전화. ‘휴대 전화’, ‘손전화’로 순화

손전화 : x



  ‘핸드폰·휴대폰’은 ‘손전화’로 고쳐쓰라고 하면서도 정작 ‘손전화’가 올림말이 아니에요. 얄궂어요. ‘손전화’를 올림말로 다룰 노릇이요, ‘핸드폰·휴대폰’뿐 아니라 ‘휴대전화’도 모두 ‘손전화’로 고쳐쓰도록 가다듬어야지 싶어요. 손에 쥐고 들고 다니는 전화기를 가리키는 낱말은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핸들(handle) : 1. 손으로 열거나 들거나 붙잡을 수 있도록 덧붙여 놓은 부분. ‘죔쇠’로 순화 2. 기계나 기구, 자동차, 선박 따위를 운전하거나 작동하는 손잡이

손잡이 : 1. 손으로 어떤 것을 열거나 들거나 붙잡을 수 있도록 덧붙여 놓은 부분 ≒ 잡이 2. [북한어] ‘운전대’의 북한어

운전대(運轉-) : 기계, 자동차 따위에서 운전을 하기 위한 손잡이



  영어 ‘핸들’을 첫째 뜻은 ‘죔쇠’로 고쳐쓰라 하면서 둘째 뜻은 ‘손잡이’로 풀이하면서도 이렇게 고쳐쓰라고 다루지 못합니다. 더욱이 ‘손잡이’ 둘째 풀이는 북한말로 다루는군요. ‘핸들·운전대’는 모두 “→ 손잡이”로 다룰 노릇입니다.



-석(席) : ‘자리’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자리 : x



  사전을 살피면 ‘-석’이라는 한자말은 뒷가지로 올리면서 정작 ‘-자리’는 뒷가지로 안 올립니다. 얄궂습니다. ‘-석’은 “→ -자리”로 다루고 ‘-자리’를 올림말로 실어서 알맞게 쓰도록 이끌 노릇입니다.



지주(地主) : 1. 토지의 소유자 ≒ 땅임자·영주(領主) 2. 자신이 소유한 토지를 남에게 빌려주고 지대(地代)를 받는 사람 ≒ 봉건지주 3. 그 토지에서 사는 사람

땅임자 : = 지주(地主)



  땅을 가진 사람은 ‘땅임자’입니다. 사전 뜻풀이는 얼거리를 바로잡아야겠습니다. ‘지주 → 땅임자’라고만 하면 되어요. ‘땅임자’ 말고도 ‘땅지기’ 같은 낱말을 새롭게 써 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용모단정’이란 무엇일까?

[오락가락 국어사전 20] ‘망각’ 아닌 ‘잊어버리’는 말



  스스로 찬찬히 쓰지 않으면 잊기 마련입니다. 살림이든 말이든 늘 즐겁게 쓰기에 알맞게 살려서 가꿉니다. 곁에 두고서 늘 새롭게 살피고 정갈히 가꾼다면 아름답게 피어나는 살림이고 말입니다. 얼굴은 얼굴대로 고이 가꿉니다. 보금자리는 보금자리대로 곱게 가꿉니다. 말은 말대로 사랑스러우면서 아름답게 가꿉니다.



주저하다(躊躇-) : 머뭇거리며 망설이다 ≒ 자저하다·지주하다

머뭇거리다 : 말이나 행동 따위를 선뜻 결단하여 행하지 못하고 자꾸 망설이다

망설이다 : 이리저리 생각만 하고 태도를 결정하지 못하다



  ‘주저하다’를 “머뭇거리며 망설이다”로 풀이하는데, ‘머뭇거리다’는 ‘망설이다’로 풀이합니다. 겹말·돌림풀이입니다. ‘주저하다’는 “→ 머뭇거리다. 망설이다”로 다룰 노릇이고, ‘자저하다·지주하다’는 사전에서 털어내야지 싶어요. ‘머뭇거리다’는 뜻풀이를 고쳐야겠습니다.



즉시(卽時) : 어떤 일이 행하여지는 바로 그때 ≒즉기시

즉기시(卽其時) : = 즉시

바로 : 5. 시간적인 간격을 두지 아니하고 곧

곧 : 1. 때를 넘기지 아니하고 지체 없이



  ‘즉시·즉기시’는 “→ 바로. 곧”으로 다루면 됩니다. 그런데 ‘바로’를 ‘곧’으로 풀이하니 얄궂습니다. 이처럼 돌림풀이가 되지 않도록 뜻풀이를 손질해야겠습니다.



용감무쌍(勇敢無雙) : 용기가 있으며 씩씩하고 기운차기 짝이 없음

용감하다(勇敢-) : 용기가 있으며 씩씩하고 기운차다

용기(勇氣) : 씩씩하고 굳센 기운. 또는 사물을 겁내지 아니하는 기개 ≒ 용(勇)

씩씩하다 : 굳세고 위엄스럽다

굳세다 : 1. 힘차고 튼튼하다 2. 뜻한 바를 굽히지 않고 밀고 나아가는 힘이 있다

기운차다 : 힘이 가득하고 넘치는 듯하다

힘차다 : 힘이 있고 씩씩하다



  ‘용감무쌍’은 ‘용기 + 씩씩하다 + 기운차다’요, ‘용가’는 ‘씩씩하다 + 굳세다’라 하니, 이 대목만으로도 겹겹말이요 돌림풀이입니다. 그런데 ‘씩씩하다’는 ‘굳세다’라 하고, ‘굳세다’는 ‘힘차다 + 튼튼하다’라는데, ‘힘차다’는 다시 ‘씩씩하다’로 갑니다. 더욱이 ‘기운차다 = 힘차다’인 얼거리이니, 온통 뒤죽박죽입니다. ‘용감무쌍·용감·용기’는 모두 “→ 씩씩하다. 힘차다. 기운차다. 굳세다”로 다루거나 사전에서 털어낼 노릇이고, ‘씩씩하다·힘차다·기운차다’는 뜻풀이를 옳게 손질해야겠습니다.



용모단정 : x

용모(容貌) : 사람의 얼굴 모양 ≒ 모용·형모(形貌)

단정하다(端正-) : 옷차림새나 몸가짐 따위가 얌전하고 바르다

얌전하다 : 1. 성품이나 태도가 침착하고 단정하다 2. 모양이 단정하고 점잖다 3. 일하는 모양이 꼼꼼하고 정성을 들인 데가 있다



  학교나 사회에서 ‘용모단정’을 흔히 말하는데, ‘얌전하다’나 ‘바르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용모’는 “→ 얼굴. 생김새”로 다루고, ‘단정하다’는 “→ 얌전하다. 음전하다. 바르다”로 다루면 되어요. 그런데 ‘얌전하다’를 다시 ‘단정하다’로 풀이하는 사전입니다. 얄궂지요. 이런 돌림풀이를 바로잡아야겠습니다.



야박하다(野薄-) : 야멸치고 인정이 없다

야멸치다 : 1. 자기만 생각하고 남의 사정을 돌볼 마음이 없다 2. 태도가 차고 여무지다

야멸차다 : 1. 자기만 생각하고 남의 사정을 돌볼 마음이 거의 없다 2. 태도가 차고 야무지다



  ‘야박하다’는 말뜻에서 나오듯이 “→ 야멸치다”로 다루면 됩니다. 이러면서 ‘야멸치다·야멸차다’가 말끝이 살짝 다르면서 말결이 살짝 다른 대목을 알맞게 짚어서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저당(抵當) : 1. 맞서서 겨룸 ≒ 저적(抵敵) 2. 볼모로 삼음

볼모 : 1. 약속 이행의 담보로 상대편에 잡혀 두는 사람이나 물건 2. 예전에, 나라 사이에 조약 이행을 담보로 상대국에 억류하여 두던 왕자나 그 밖의 유력한 사람 ≒ 유질(留質)·인질·질자(質子)



  “저당을 잡는다”고 쓰기도 하는데, ‘볼모’라는 한국말을 쓰도록 하면 됩니다. “→ 볼모”로 다루면 되어요. ‘볼모’를 살피면 ‘유질·인질·질자’ 같은 한자말을 비슷한말이라면서 붙이지만, 이런 낱말은 털어내어도 됩니다.



인간(人間) : 1. = 사람 ① 2. 사람이 사는 세상 3. = 사람 ③ 4. 마음에 달갑지 않거나 마땅치 않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사람 : 1.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 인간 2. 어떤 지역이나 시기에 태어나거나 살고 있거나 살았던 자 3. 일정한 자격이나 품격 등을 갖춘 이 4. 인격에서 드러나는 됨됨이나 성질 5. 상대편에게 자기 자신을 엄연한 인격체로서 가리키는 말



  한국말은 ‘사람’입니다. 한국말사전은 ‘인간’을 “→ 사람”으로 다루면 됩니다. 더 헤아린다면 ‘사람’ 풀이에서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는 “생각을 하고 말을 쓰며”로 손볼 만합니다.



현재(現在) : 1. 지금의 시간

지금(只今) : 말하는 바로 이때

이때 : 바로 지금의 때

오늘 : 1. 지금 지나가고 있는 이날 ≒ 금일(今日)·당일 2. = 오늘날



  ‘현재’는 ‘지금’을 가리킨다 하고, ‘지금’은 “바로 이때”를 가리킨다지요. 그런데 ‘이때’는 “지금의 때”를 가리킨다고 하니, 더욱이 ‘오늘’이 “지금 이날”을 가리킨다니 여러모로 맞물리며 얄궂습니다. ‘현재’는 “→ 바로 이때. 오늘. 오늘날”로 다룰 만합니다. ‘지금’은 “→ 이때. 이제. 바로 이때. 오늘”로 다룰 수 있습니다. 이러면서 ‘이때·오늘’ 말풀이를 손질하고, ‘금일·당일’ 같은 낱말은 사전에서 털어낼 노릇입니다.



웅장하다(雄壯-) : 규모 따위가 거대하고 성대하다 ≒ 웅굉하다·웅박하다·웅부하다

거대하다(巨大-) : 엄청나게 크다. ‘커다랗다’, ‘크다’로 순화

성대하다(盛大-) : 행사의 규모 따위가 풍성하고 크다

커다랗다 : 매우 크다. 또는 아주 큼직하다

큼직하다 : 꽤 크다

크다 : 1. 사람이나 사물의 외형적 길이, 넓이, 높이, 부피 따위가 보통 정도를 넘다

우람하다 : 1. 기골이 장대하다 2. 옹글고 우렁차거나 요란스럽다

장대하다(壯大-) : 1. 허우대가 크고 튼튼하다 2. 기상이 씩씩하고 크다

장대하다(長大-) : 길고 크다

장대하다(張大-) : 1. 규모가 넓고 크다 2. 일이 크게 벌어져 거창하다



  “거대하고 성대하다”를 뜻한다는 ‘웅장하다’라는데, ‘거대하다’는 ‘커다랗다·크다’로 고쳐쓸 낱말이요, ‘성대하다’는 ‘크다’를 가리켜요. 겹말풀이인 셈이지요. ‘웅장·거대·성대’모두 “→ 커다랗다. 크다. 우람하다. 큼직하다”로 다루거나 사전에서 털면 됩니다. ‘웅굉하다·웅박하다·웅부하다’ 같은 낱말은 모두 사전에서 털 만합니다. 그런데 ‘우람하다’를 ‘장대하다’로 풀이하는 사전인데 어느 한자말로 풀이했는지 아리송합니다. 더 헤아리면 세 가지 한자말 ‘장대’는 한국말사전에서 털 수 있습니다. 굳이 이런 한자말을 끌여들여야 하지 않습니다.



망각(忘却) : 어떤 사실을 잊어버림 ≒ 망실(忘失)·망치(忘置)

잊어버리다 : 1. 한번 알았던 것을 모두 기억하지 못하거나 전혀 기억하여 내지 못하다 2. 기억하여 두어야 할 것을 한순간 전혀 생각하여 내지 못하다 3. 일하거나 살아가는 데 장애가 되는 어려움이나 고통, 또는 좋지 아니한 지난 일을 전혀 마음속에 두거나 신경 쓰지 아니하다 4. 본분이나 은혜 따위를 마음에 새겨 두지 아니하고 아주 저버리다 5. 어떤 일에 열중한 나머지 잠이나 끼니 따위를 전혀 취하지 아니하다

기억하다(記憶-) :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내다



  ‘잊어버림’을 뜻하는 한자말 ‘망각’입니다. ‘망각’은 “→ 잊어버리다”로 다루면 되고, ‘망실(忘失)·망치(忘置)’ 같은 낱말은 사전에서 털어낼 만합니다. 그런데 ‘잊어버리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기억하지 못하다”나 “생각하여 내지 못하다”처럼 ‘기억(記憶)’하고 ‘생각’을 섞어 씁니다. 이는 겹말풀이인 셈입니다. ‘기억하다’는 “→ 생각해 내다. 떠올리다”로 다루고, 사전 뜻풀이를 찬찬히 가다듬어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빈틈이 있을 수 있다지만

[오락가락 국어사전 19] ‘솔’ 한 마디이면 넉넉하다



  사전이라고 해서 반드시 빈틈없어야 한다고는 여기지 않습니다. 때로는 허술하거나 모자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웬만한 말풀이가 으레 뒤엉키거나 뒤죽박죽이라면? 빈틈이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일 테지만, 되도록 빈틈을 줄이도록 마음을 기울여야 할 테고, 사람들이 말을 슬기로우면서 즐겁게 쓰고 배우며 나눌 수 있도록 틈틈이 손질하고 가다듬어야지 싶습니다.



생장점(生長點) : [식물] 식물의 줄기나 뿌리 끝에 있으며 생장을 현저하게 하고 있는 부분. 수정란에서 배를 거쳐 생기는 싹에서는 식물체의 선단부에서 활발히 세포 분열을 하여 식물의 생장을 이룬다. 화본과(禾本科) 식물의 줄기와 같이 마디 사이의 부분에 있는 것도 있다 ≒ 생장 원추·성장점·자람점

자람점(-點) : [식물] = 생장점

자람마디 : x



  자라는 점이기에 ‘자람점’일 테지요. ‘자라다’를 한자말로 ‘생장’이라고도 한다는데, 식물학에서 ‘자람점’이나 ‘자람마디’처럼 한결 쉽게 쓰면 더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생장점 → 자람마디. 자람점”으로 다룰 수 있어요.



뒷그루 : [농업] 같은 땅에 한 해에 여러 번의 농작물을 심을 때에 나중 번의 농사 ≒ 후작(後作)

후작(後作) : 1. 뒤에 만든 작품 2. [농업] = 뒷그루



  농사에서 쓰는 ‘뒷그루’를 한자말로 옮기면 ‘후작’이라고 합니다. 사전에 한국말하고 한자말을 나란히 싣습니다만, 한국말 한 가지만 다루어도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지은 작품을 놓고도 ‘뒷그루’를 써 보아도 재미있으리라 생각해요.



정교하다(精巧-) : 1. 솜씨나 기술 따위가 정밀하고 교묘하다 2. 내용이나 구성 따위가 정확하고 치밀하다

정밀하다(精密-) : 아주 정교하고 치밀하여 빈틈이 없고 자세하다

치밀하다(緻密-) : 1. 자세하고 꼼꼼하다 ≒ 밀치하다(密緻-)·세치하다 2. 아주 곱고 촘촘하다

빈틈없다 : 1. 비어 있는 사이가 없다 2. 허술하거나 부족한 점이 없다

꼼꼼하다 : 빈틈이 없이 차분하고 조심스럽다



  ‘정교하다·정밀하다’는 돌림풀이입니다. 이러면서 ‘치밀하다’하고 맞물리는데, ‘치밀하다’는 ‘꼼꼼하다’로, ‘꼼꼼하다’는 ‘빈틈하다’로 맞물립니다. 뜻풀이나 쓰임새를 살피면 ‘정교하다·정밀하다’는 “→ 빈틈없다. 꼼꼼하다”로, ‘치밀하다’는 “→ 빈틈없다. 촘촘하다”로 다룰 만합니다.



솔 : 먼지나 때를 쓸어 떨어뜨리거나 풀칠 따위를 하는 데 쓰는 도구. 짐승의 털이나 합성수지, 가는 철사 따위를 묶어서 곧추세워 박고 그 끝을 가지런히 잘라서 만든다 ≒ 브러시·쇄모

브러시(brush) : 1. = 솔  2. [전기] 돌아가는 발전기나 전동기의 정류자에 닿아서 밖으로 전류를 끌어내거나 밖으로부터 전류를 끌어들이는 장치

쇄모(刷毛) : = 솔



 사전에 영어 ‘브러시’하고 한자말 ‘쇠모’를 실으면서 “= 솔”로 풀이합니다. 곰곰이 따지면 ‘브러시·쇄모’는 사전에서 덜 만합니다. 그냥 외국말이니까요. “→ 솔”로 다루지도 말고 털어내면 좋겠습니다.



단순하다(單純-) : 1.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다 2. 외곬으로 순진하고 어수룩하다

순진하다(純眞-) : 1. 마음이 꾸밈이 없고 순박하다 2. 세상 물정에 어두워 어수룩하다

어수룩하다 : 1. 겉모습이나 언행이 치밀하지 못하여 순진하고 어설픈 데가 있다 2. 제도나 규율에 의한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매우 느슨하다



  ‘단순하다’라는 한자말은 “2. 순진하고 어수룩하다”라는 뜻으로도 쓴다고 해요. 그런데 ‘순진하다’는 “2. 어수룩하다”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단순하다 2’ 풀이는 겹말풀이입니다. 더구나 ‘어수룩하다 1’를 “순진하고 어설프다”로 풀이하기에 세 낱말은 뒤죽박죽 돌림·겹말풀이입니다. ‘단순하다 2’하고 ‘순진하다 2’는 “→ 어수룩하다”로 다룰 노릇이고, ‘어수룩하다 1’ 뜻풀이를 제대로 손질해야겠습니다.



안력(眼力) : = 시력(視力)

목력(目力) : = 시력

시력(視力) : 물체의 존재나 형상을 인식하는 눈의 능력. 눈으로 두 광점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으로, 광도나 그 밖의 조건이 동일할 때, 시각 세포의 분포 밀도가 클수록 시력이 좋다 ≒ 눈·목력·시정도·안력·안세(眼勢)·안총

눈 : 2. = 시력(視力) 3.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힘



  무엇을 볼 적에 ‘시력’을 쓰고, 비슷하게 ‘안력·목력’이나 다른 한자말이 있다고 합니다만, 모두 쓸 일이 없지 싶어요. 더욱이 ‘눈’이라는 낱말이 “눈으로 보는 힘”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이 대목을 헤아린다면 ‘시력·안력·목력……’은 모두 “→ 눈. 눈힘”으로 다룰 만하고, ‘시력’을 뺀 다른 한자말은 사전에서 덜어내면 좋겠습니다.



건강하다(健康-) :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무 탈이 없고 튼튼하다

튼튼하다 : 1. 무르거나 느슨하지 아니하고 몹시 야무지고 굳세다 2. 사람의 몸이나 뼈, 이 따위가 단단하고 굳세거나, 병에 잘 걸리지 아니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3. 조직이나 기구 따위가 무너지거나 흔들리지 아니하는 상태에 있다 4. 사상이나 정신이 흔들리지 아니할 정도로 확실하고 굳은 상태에 있다



  ‘건강하다’라는 한자말은 ‘튼튼하다’를 뜻할 뿐이에요. 굳이 따로 풀이말을 붙이기보다 “→ 튼튼하다”로 다룰 만합니다. 그리고 ‘튼튼하다·든든하다·굳세다·굳다’는 비슷하면서 다른 낱말이니, ‘튼튼하다’ 뜻풀이에 아무렇게나 쓰지 말고, 제대로 갈라서 쓰도록 갈무리하면 좋겠습니다.



꽃가루받이 : [식물] = 수분

제꽃가루받이 : [식물] = 자가수분

딴꽃가루받이 : [식물] = 타가수분

수분(受粉) : [식물] 종자식물에서 수술의 화분(花粉)이 암술머리에 옮겨 붙는 일. 바람, 곤충, 새, 또는 사람의 손에 의해 이루어진다 ≒ 가루받이·꽃가루받이

자가수분(自家受粉) : [식물]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꽃의 꽃가루가 스스로 암술머리에 붙어 열매나 씨를 맺는 일. ‘제꽃가루받이’로 순화 ≒ 제꽃가루받이

타가수분(他家受粉) : [식물] 서로 다른 유전자를 가진 꽃의 꽃가루가 곤충이나 바람, 물 따위의 매개에 의하여 열매나 씨를 맺는 일 ≒ 딴꽃가루받이



  ‘꽃가루받이’를 비롯해서 ‘제꽃가루받이·딴꽃가루받이’처럼 애써 한국말로 잘 지은 학문말이 있으나, 사전은 이를 제대로 못 다룹니다. ‘수분·자가수분·타가수분’을 “→ 가루받이. 꽃가루받이”, “→ 제꽃가루받이”, “→ 딴꽃가루받이”처럼 다루기를 바랍니다.



수정(受精) : [생물] 암수의 생식 세포가 하나로 합쳐져 접합자가 됨. 또는 그런 현상. 동물은 정자와 난자가 합쳐져 수정란을 이루고, 종자식물에서는 암술의 씨방 안의 난핵과 수술의 정핵이 결합하여 수정란을 만든다 ≒ 정받이

정받이(精-) : [생물] = 수정(受精)

씨받이 : 1. 동식물의 씨를 거두어 마련하는 일 2. 집안의 혈통을 이을 아이를 다른 여자가 대신 낳아 주는 일. 또는 그 여자

씨앗받이 : x



  학문말로 ‘수정·정받이’를 쓰면서, ‘씨받이’는 못 쓰는 얼거리입니다. ‘씨받이’라는 낱말이 오늘날 둘째 뜻 느낌이 더 짙어서 학문말로 쓰기 어렵다면 ‘씨앗받이’를 쓸 수 있어요. 또는 ‘풀씨받이’처럼 푸나무에 따로 쓰는 낱말을 지어 보아도 됩니다.



구태의연(舊態依然) : 조금도 변하거나 발전한 데 없이 예전 모습 그대로이다. ‘여전하다’로 순화

여전하다(如前-) : 전과 같다

예전 : 꽤 오래된 지난날

전(前) : 1. 막연한 과거의 어느 때를 가리키는 말 2. ‘이전’의 뜻을 나타내는 말 3. ‘앞’의 높임말



  ‘여전하다’라는 한자말로 고쳐쓰라는 ‘구태의연’인데, 뜻풀이를 살피면 ‘예전’이란 한국말을 써요. 곧 ‘여전하다’도 ‘예전’으로 손보아 “여전하다 → 예전 같다”로 다룰 만하고, ‘전(前)’도 “→ 예전. 앞”으로 다룰 수 있어요. ‘구태의연’은 “→ 예전대로이다. 낡다”로 다루어 봅니다. 2018.4.16.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