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만 있고 ‘딸아들’은 없네

[오락가락 국어사전 27] 말을 뜻깊게 다루려면



  사전이 사전다우려면 삶을 삶답게 바라보고서 담는 길을 밝혀야지 싶습니다. 낱말을 더 많이 담아내어도 나쁘지 않으나, 이보다는 올림말을 찬찬히 짚고 살펴서 제대로 말을 익혀서 쓰도록 돕는 길로 가야지 싶습니다. 뜻깊은 사전으로 나아가야겠고, 뜻있는 사전으로 거듭나도록 힘을 모아야지 싶습니다.



날고기 : = 생고기

생고기(生-) : 1. 말리거나 익히거나 가공하지 아니한 고기 ≒ 날고기·생육 2. 얼리지 아니한 고기

생육(生肉) : = 생고기. ‘날고기’로 순화



  날로 먹는 고기라면 ‘날고기’일 텐데, 사전은 ‘날고기 = 생고기’처럼 다룹니다. 한자말 ‘생육’은 “= 생고기”로 풀이하고서 ‘날고기’로 고쳐쓰라고 나오지요. ‘생고기·생육’ 모두 “→ 날고기”로 다루고서 ‘날고기’를 제대로 풀이해야지 싶습니다.



손수레 : 사람이 직접 손으로 끄는 수레 ≒ 수거(手車)·연차(輦車)

수거(手車) : 1. = 손수레 2. = 인력거

연차(輦車) : = 손수레

리어카(rear car) : 자전거 뒤에 달거나 사람이 끄는, 바퀴가 둘 달린 작은 수레. ‘손수레’로 순화 ≒ 후미차

후미차(後尾車) : = 리어카



  손으로 끌어서 손수레입니다. 사전에는 ‘수거·연차’ 같은 한자말을 싣기도 하는데, 모두 털어내야지 싶습니다. ‘리어카’ 같은 영어는 풀이말을 붙이지 말고 “→ 손수레”로 다룰 노릇이고, ‘후미차’도 사전에서 덜 만합니다.



아이 : 1. 나이가 어린 사람 ≒ 아자(兒子) 2. 남에게 자기 자식을 낮추어 이르는 말 3.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막 태어난 아기 4. 어른이 아닌 제삼자를 예사롭게 이르거나 낮잡아 이르는 말

자식(子息) : 1. 부모가 낳은 아이를, 그 부모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2. 어린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 3. 남자를 욕할 때 ‘놈’보다 낮추어 이르는 말

자녀(子女) : 아들과 딸을 아울러 이르는 말

아들딸 : 아들과 딸을 아울러 이르는 말

딸아들 : x

아자(兒子) : = 아이



  한자말 ‘자식·자녀’는 모두 ‘아이’를 나타냅니다. ‘자식’은 “→ 아이. 녀석”으로 다룰 만하고, ‘자녀’는 “→ 아이. 아들딸. 딸아들”로 다룰 만합니다. ‘아이’ 한 마디이면 넉넉하니 ‘아자’ 같은 한자말은 사전에서 털 노릇입니다. 그리고 ‘아들딸’만 올림말로 나오는데, ‘딸아들’도 올림말로 나란히 삼아야겠지요.



쪽 : 1. 방향을 가리키는 말 ≒ 녘·편 2. 서로 갈라지거나 맞서는 것 하나를 가리키는 말

향하다(向-) : 1. 어느 한쪽을 정면이 되게 대하다 2. 어느 한쪽을 목표로 하여 나아가다 3. 마음을 기울이다 4. 무엇이 어느 한 방향을 취하게 하다

방향(方向) : 1. 어떤 방위(方位)를 향한 쪽 2. 어떤 뜻이나 현상이 일정한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는 쪽



  ‘쪽’은 ‘방향’으로, ‘방향’은 “향한 쪽”이나 “향하여 나아가는 쪽”으로, ‘향하다’는 “어느 ‘한쪽’”이나 “어느 한 ‘방향’”으로 풀이하니 얄궂습니다. ‘방향’은 “→ 쪽”으로 다루고, ‘향하다’는 “→ 보다. 바라보다. 기울이다. 가다. 나아가다. (어느) 쪽을 보다. (어느) 쪽으로 가다”로 다룰 노릇입니다.



초입(初入) : 1. 골목이나 문 따위에 들어가는 어귀 2. 어떤 일이나 시기가 시작되는 첫머리 3. 처음으로 들어감

어귀 : 드나드는 목의 첫머리

첫머리 : 어떤 일이나 사물 따위가 시작되는 부분



  ‘어귀’나 ‘첫머리’를 가리킨다는 ‘초입’이라는데, ‘첫머리’란 “시작되는 부분”이라면, ‘초입’을 풀이한 “시작되는 첫머리”는 겹말풀이입니다. ‘초입’은 사전에서 털어내거나 “→ 어귀. 첫머리”로 다뤄야지 싶습니다.



의미심장(意味深長) : 뜻이 매우 깊다

뜻깊다 : 가치나 중요성이 크다

뜻있다 : 1. 일 따위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2.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정이나 실상이 있다 3. 가치나 보람이 있다



  뜻이 깊을 적에는 ‘뜻깊다’라 하면 되어요. ‘의미심장’은 “→ 뜻깊다”로 다루면 됩니다. ‘뜻-’을 앞가지로 삼으면 다른 말을 더 지을 만합니다. ‘뜻있다’라든지 ‘뜻없다·뜻넓다·뜻좋다·뜻얕다·뜻적다’를 써 보아도 좋습니다.



제초(除草) : 잡초를 뽑아 없앰

풀뽑기 : x

풀베기 : 풀을 베는 일 ≒ 예초(刈草) 

예초(刈草) : = 풀베기



  풀을 뽑는 일을 ‘제초’라 할 까닭 없이 ‘풀뽑기’라 하면 됩니다. 풀을 베기에 ‘풀베기’라 하지요. ‘예초’나 ‘제초’ 같은 낱말은 사전에서 털어낼 만합니다. ‘풀뽑기·풀치기·풀밀기’처럼 쓰면 됩니다.



자세(姿勢) : 1. 몸을 움직이거나 가누는 모양 ≒ 몸자세 2. 사물을 대할 때 가지는 마음가짐

마음가짐 : 마음의 자세

몸자세(-姿勢) : = 자세

마음새 : = 마음성

마음성(-性) : 마음을 쓰는 성질 ≒ 마음새



  몸을 움직이거나 가눌 적에 이를 ‘자세·몸자세’라 한다는 사전인데, 좀 엉성합니다. ‘몸자세’는 겹말이기도 합니다. ‘몸짓’이라고 하면 되겠지요. ‘자세’는 “→ 몸짓”으로 다루어 줍니다. 그리고 마음을 움직인다고 할 적에 쓰는 ‘마음가짐’은 “마음의 자세”라는 풀이가 어정쩡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모습이나 결”쯤으로 풀이를 손보아야겠습니다. 그리고 ‘마음성’처럼 굳이 ‘性’을 붙이는 낱말을 쓰기보다는 ‘마음새’ 한 마디를 잘 살리면서 ‘마음결·마음씨’하고 느낌이 다르게 쓰는 길을 밝히면 훨씬 좋습니다.



평평(平平)하다 : 1. 바닥이 고르고 판판하다 2. 예사롭고 평범하다

고르다 : 여럿이 다 높낮이, 크기, 양 따위의 차이가 없이 한결같다

판판하다 : 물건의 표면이 높낮이가 없이 평평하고 너르다



  한국말 ‘판판하다’를 잘 쓰면 됩니다. ‘평평하다’는 뜻풀이부터 겹말풀이인데, “→ 고르다. 판판하다”로 다룰 노릇입니다. 그나저나 ‘판판하다’하고 ‘평평하다’는 돌림풀이가 되기까지 하니, 제대로 가다듬어야겠습니다.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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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는 길이 낯설지 않습니다

[오락가락 국어사전 26] 사전을 저버리는 이는 누구?



  우리 사전이 사전답지 못합니다. 사전을 엮는 학자가 너무 엉성하게 일을 했달 수 있으나, 사전을 읽는 우리가 사전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탓도 큽니다. 사전에서 엉성하거나 잘못된 곳을 낱낱이 짚어서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누구나 사전을 새롭게 엮거나 짓는 슬기로운 눈을 밝힐 노릇입니다. 말을 하고 글을 쓰는 모든 사람은 사전을 가꾸는 일을 맡을 수 있습니다. 처음 해 보는 일일 수 없어요. 모든 어버이는 아이한테 말을 가르칩니다. 아이한테 말을 옳게 가르치고 물려주듯이, 우리 손으로 우리 사전을 새롭게 북돋우기를 빕니다.



배은망덕(背恩忘德) : 남에게 입은 은덕을 저버리고 배신하는 태도가 있음

저버리다 : 1.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나 의리를 잊거나 어기다 2. 남이 바라는 바를 거절하다 3. 등지거나 배반하다 4. 목숨을 끊다

배신하다(背信-) : 믿음이나 의리를 저버리다

배반하다(背反-/背叛-) : 믿음과 의리를 저버리고 돌아서다



  ‘배은망덕’이나 ‘배신하다·배반하다’ 뜻을 살피면 ‘저버리다’일 뿐입니다. 세 한자말은 “→ 저버리다. 등지다. 등돌리다”로 다루면 됩니다. 사전은 세 한자말 모두 겹말풀이를 합니다. 뜻을 옳게 살피지 못하니 자꾸 한자말을 끌어들이면서 겹말·돌림풀이가 됩니다.



묵묵하다(默默-) : 말없이 잠잠하다

말없다 : x

말없이 : 1. 아무런 말도 아니 하고 2. 아무 사고나 말썽이 없이

잠잠하다(潛潛-) : 1. 분위기나 활동 따위가 소란하지 않고 조용하다 ≒ 잠연하다 2. 말없이 가만히 있다

가만히 : 1. = 가만 2. 움직임 따위가 그다지 드러나지 않을 만큼 조용하고 은은하게

가만 : 1. 움직이지 않거나 아무 말 없이 2. 어떤 대책을 세우거나 손을 쓰지 않고 그냥 그대로 3. 마음을 가다듬어 곰곰이 4. 말없이 찬찬히



  ‘묵묵하다’가 “말없이 잠잠하다”를 뜻한다는데 ‘잠잠하다’는 “말없이 가만히 있다”를 뜻한다니, 겹말풀이입니다. 더구나 ‘가만히’는 “말없이 찬찬히”를 뜻하기도 하기에 겹겹말이지요. ‘묵묵하다’는 “→ 말없다”로 다루고, ‘잠잠하다’는 “→ 조용하다. 말없다”로 다룰 노릇입니다. 사전에는 ‘말없이’만 나오지만, 앞으로는 ‘말없다’도 실어야지 싶습니다.



초면(初面) : 처음으로 대하는 얼굴. 또는 처음 만나는 처지 ≒ 첫낯

첫낯 : = 초면(初面)

첫얼굴 : x



  처음 보는 얼굴이면 ‘첫얼굴’이라 하면 될 텐데, 이 낱말은 사전에 없고 ‘초면’을 싣습니다. 이러면서 ‘첫낯’을 비슷한말로 다루는데, 정작 ‘첫낯’에는 뜻풀이를 안 달았군요. ‘초면’은 “→ 첫낯. 첫얼굴”로 다루거나 사전에서 털어낼 일입니다.



밑지다 : 들인 밑천이나 제 값어치보다 얻는 것이 적다. 또는 손해를 보다

손해(損害) : 1.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밑짐 ≒ 손(損)·해손(害損) 2. 해를 입음

해(害) : 이롭지 아니하게 하거나 손상을 입힘. 또는 그런 것

손상(損傷) : 1. 물체가 깨지거나 상함 2. 병이 들거나 다침 3. 품질이 변하여 나빠짐 4. 명예나 체면, 가치 따위가 떨어짐



  ‘밑지다’를 “손해를 보다”로 풀이하는데, ‘손해’는 ‘밑지다’로 풀이하는 돌림풀이입니다. 왜 이렇게 해야 할까요? ‘손해·해·손상’은 바탕뜻을 “→ 밑지다”로 다룰 만합니다. 이러면서 쓰임새를 더해 ‘손상’이라면 “→ 밑지다. 잃다. 다치다. 나빠지다. 떨어지다”로 다룰 수 있습니다.



음절(音節) : 1. [언어] 하나의 종합된 음의 느낌을 주는 말소리의 단위. 몇 개의 음소로 이루어지며, 모음은 단독으로 한 음절이 되기도 한다. ‘아침’의 ‘아’와 ‘침’ 따위이다 ≒ 낱내·소리마디 2. [음악] = 음곡(音曲)

낱내 : [언어] = 음절(音節)

소리마디 : [언어] = 음절(音節)



  한국말로 ‘낱내·소리마디’가 있으니 풀이말을 안 붙이는 사전입니다. 한국말을 제대로 쓰자면 ‘음절’은 “→ 낱내·소리마디”로 다루고, ‘낱내’하고 ‘소리마디’라는 낱말을 지은 얼개를 밝혀서, 두 낱말을 알맞게 쓰도록 이끌어야지 싶습니다.



수제품(手製品) : 손으로 만든 물건. ‘손치’로 순화 ≒ 수제(手製)

손치 : x

-치 : ‘물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수제(手製) : 1. 손으로 만듦 2. = 수제품



  손으로 지은 것을 두고 ‘손치’라고 한다면, 이런 말을 잘 살려서 쓰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전에 ‘손치’를 올림말로 안 실어요. 왜 이럴까요? 손으로 짓는 일이라면 ‘손짓다·손짓기’를 새말로 삼을 만하고, ‘손치질·손치짓’도 새말로 삼을 수 있습니다. ‘수제품’은 “→ 손치”로, ‘수제’는 “→ 손짓다. 손치질”로 다루어 줍니다.



이해하다(理解-) : 1. 깨달아 알다. 또는 잘 알아서 받아들이다 2. = 양해하다

양해하다(諒解-) : 남의 사정을 잘 헤아려 너그러이 받아들이다

알다 : 2. 어떤 사실이나 존재, 상태에 대해 의식이나 감각으로 깨닫거나 느끼다

깨닫다 : 1. 사물의 본질이나 이치 따위를 생각하거나 궁리하여 알게 되다 2. 감각 따위를 느끼거나 알게 되다



  뜻을 곰곰이 살피면 ‘이해하다’는 “→ 헤아리다. 깨닫다. 알다”로 다룰 만합니다. 이러면서 ‘알다·깨닫다’가 돌림풀이가 안 되도록 가다듬을 노릇이지요. 그리고 ‘양해하다’라는 한자말은 사전에서 털어내 줍니다.



기도(祈禱) : 인간보다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어떠한 절대적 존재에게 빎. 또는 그런 의식 ≒ 도기(禱祈)·도이(禱爾)

빌다 : 1. 바라는 바를 이루게 하여 달라고 신이나 사람, 사물 따위에 간청하다 2. 잘못을 용서하여 달라고 호소하다 3.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길 바라다

비손 : [민속] 두 손을 비비면서 신에게 병이 낫거나 소원을 이루게 해 달라고 비는 일 ≒ 비숙원

비숙원 : = 비손



  비는 일을 한자말로 ‘기도’라 한다면서 ‘도기·도이’를 비슷한말로 사전에 싣지만, 두 한자말은 털어낼 노릇입니다. ‘기도’는 “→ 빌다. 비손하다”로 다루면 되어요.



간청하다(懇請-) : 간절히 청하다 ≒ 뇌청하다

청하다(請-) : 1.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하여 남에게 부탁을 하다

부탁(付託) : 어떤 일을 해 달라고 청하거나 맡김. 또는 그 일거리



  ‘간청·청하다·부탁’이 맞물리면서 돌림풀이인 사전입니다. 이 같은 한자말을 써야 한다면 쓰면 되지만, 뜻풀이를 제대로 가다듬을 노릇입니다. 뜻을 헤아려 본다면, 세 한자말은 “→ 애타게 바라다. 애타게 빌다”나 “→ 바라다. 빌다. 해 주기를 바라다. 해 주십사 묻다”나 “→ 해 주기를 바라다. 해 달라고 맡기다”쯤으로 다룰 만합니다.



초행(初行) : 1. 어떤 곳에 처음으로 감 2. 처음으로 가는 길 ≒ 초행길·생로(生路)·첫길

초행길(初行-) : = 초행(初行)

생로(生路) : 처음 가는 길. 또는 익숙하지 아니한 길

첫길 : 1. 처음으로 가 보는 길. 또는 막 나서는 길 2. 시집가거나 장가들러 가는 길



  처음 가는 길이면 ‘첫길’이라 하면 됩니다. ‘처음길’이나 ‘첫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초행·생로’는 굳이 안 써도 됩니다. 사전에서 털어낼 만하고, 사전에 싣더라도 “→ 첫길. 처음길. 첫걸음”으로 다룰 노릇입니다. ‘초행길’은 잘못 쓰는 겹말이니 마땅히 사전에서 털어야겠습니다. 이밖에 ‘첫마실’ 같은 낱말을 새로 지어서 즐겁게 써 볼 만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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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숨결이 끼치면서 자란다

[오락가락 국어사전 25] 물결처럼 흐르는 말을 본다



  말을 말답게 쓰려면 말을 곰곰이 바라보아야 합니다. 말에 끼치는 마음을 보고, 말에 미치는 삶을 헤아려야 합니다. 뒤죽박죽이 되지 않도록 다스리고, 오락가락이 되지 않게끔 갈고닦을 노릇인데, 무엇보다도 즐거우면서 상냥하게 쓸 말을 살펴야지 싶습니다. 뜻만 주고받을 말이 아닌, 마음하고 삶이 흐르는 말로 가다듬을 적에 비로소 아름다이 피어날 말이 됩니다.



묘(墓) : = 뫼

묘지(墓地) : 1. = 무덤 2. 무덤이 있는 땅. 또는 무덤을 만들기 위해 국가의 허가를 받은 구역 ≒ 총지(塚地)

묘자리(墓-) : ‘묏자리’의 잘못

뫼 : 사람의 무덤 ≒ 묘(墓)·탑파(塔婆)

묏자리 : 뫼를 쓸 자리

무덤 : 송장이나 유골을 땅에 묻어 놓은 곳. 흙으로 둥글게 쌓아 올리기도 하고 돌로 평평하게 만들기도 하는데, 대개 묘석을 세워 누구의 것인지 표시한다 ≒ 구묘(丘墓)·구분·구총(丘塚)·만년유택·묘지(墓地)·분묘(墳墓)·분영(墳塋)·유택(幽宅)·총묘(塚墓)



  한국말은 ‘뫼’하고 ‘무덤’일 텐데, 사전은 뜻풀이가 어지럽습니다. ‘묘’는 “→ 뫼”로, ‘묘지’는 “→ 무덤”으로 다룰 노릇입니다. 그런데 ‘뫼’라는 한국말에 비슷한말이라며 ‘탑파’란 한자말까지 붙이고, ‘무덤’에도 아홉 가지 한자말을 비슷한말이라며 달아 놓는군요. 이런 군더더기는 모두 털어내야겠습니다.



이앓이 : [의학] = 치통(齒痛)

치통(齒痛) : [의학] 이가 쑤시거나 몹시 아픈 증상. 충치, 풍치 따위가 원인이다 ≒ 이앓이



  이를 앓아서 ‘이앓이’일 텐데, 사전은 “= 치통”으로 다루면서, 이 한자말만 풀이합니다. 그러나 ‘치통’을 “→ 이앓이”로 다루어야 알맞겠지요.



미치다 : 1. 공간적 거리나 수준 따위가 일정한 선에 닿다 2. 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또는 그것을 가하다

끼치다 : 1. 영향, 해, 은혜 따위를 당하거나 입게 하다 2. 어떠한 일을 후세에 남기다

영향(影響) : 어떤 사물의 효과나 작용이 다른 것에 미치는 일



  어떤 것이 “미치는 일”을 한자말로 ‘영향’이라 한다는데, 사전풀이뿐 아니라 사람들 말씨를 살피면 “영향을 미치다”나 “영향을 끼치다”라고 흔히 씁니다. 이는 겹말이지요. 한자말 ‘영향’을 꼭 써야 한다면 “영향이 있다”라고만 해야겠지요. 그리고 ‘영향’은 “→ 미치는 일. 끼치는 일”로 다루어야지 싶습니다. ‘미치다·끼치다’ 뜻풀이에서는 ‘영향’이란 한자말이 안 들어가도록 다듬어야 할 테고요. 이러면서 “그 일이 나한테 미쳤어”나 “이 일이 우리한테 끼치는구나”처럼 단출하게 써야지 싶어요.



소통하다(疏通-) : 1.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하다 2. 오해가 없도록 뜻을 서로 통하다

통하다(通-) : 9. 마음 또는 의사나 말 따위가 다른 사람과 소통되다



  ‘소통하다’는 “잘 통하다”로, ‘통하다’는 “소통되다”로 다루는 사전입니다. 좀 바보스러운 돌림풀이입니다. 뜻을 제대로 못 짚기에 이처럼 돌림풀이를 하지 싶어요. ‘소통하다·통하다’는 모두 “→ 막히지 않다. 잘 흐르다. 뜻을 서로 나누다. 뜻이 잘 흐르다”나 “→ 막히지 않고 잘 흐르다”로 다룰 노릇입니다.



잔물결 : 1. 자잘하게 이는 물결. 초속 1미터 이상 5미터 이하의 바람이 불 때 주름살같이 생기는 물결이다 ≒ 세련(細漣)·세파(細波)·소파(小波)·연의(漣?)·연파(漣波)·윤의(淪?) 2. 근심이나 흥분 따위로 마음에 일어나는 가벼운 동요(動搖)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자잘하게 이루어지는 움직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세파(細波) : = 잔물결



  ‘잔물결’을 놓고 비슷한말이라며 “≒ 세련(細漣)·세파(細波)·소파(小波)·연의(漣?)·연파(漣波)·윤의(淪?)”를 잔뜩 싣지만 모두 털어내어도 됩니다. ‘잔물결’ 하나로 넉넉하거든요.



도움 : 남을 돕는 일 ≒ 우조(佑助)

우조(佑助) : = 도움



  ‘도움’이란 낱말에 비슷한말이라며 ‘우조’를 싣는 사전인데, ‘우조’라는 한자말을 쓸 일이 없다고 느낍니다. ‘우조’는 사전에서 털어낼 노릇입니다.



중요하다(重要-) : 귀중하고 요긴하다

귀중하다(貴重-) : 귀하고 중요하다

요긴(要緊) : = 긴요

귀하다(貴-) : 구하거나 얻기가 아주 힘들 만큼 드물다

긴요하다(緊要-) : 꼭 필요하고 중요하다. ‘매우 중요하다’로 순화



 ‘중요 = 귀중 + 요긴’에 ‘귀중 = 귀하다 + 중요’이고, ‘요긴 = 긴요 = 중요’인 사전풀이 얼거리라면, ‘중요 = 귀하다 + 중요 + 중요’인 셈입니다. 참으로 오락가락입니다. 이만큼 다섯 가지 한자말이 뜻이 겹친다고 여길 만하지만, 굳이 이런 한자말을 안 써도 되는구나 하고 생각해 볼 만합니다. 한국말로 하자면 ‘크다·대단하다·대수롭다’나 ‘뜻있다·뜻깊다·값있다’로 알맞게 손질할 수 있어요. 이 같은 한자말을 사전에 실어야 한다면 ‘중요하다’는 “→ 크거다 뜻있거나 대수롭다”로, ‘귀중하다’는 “→ 드물면서 뜻있거나 값있다“로, ‘요긴하다·긴요하다’는 “→ 꼭 갖추어야 한다. 매우 값있거나 뜻있다”로, ‘귀하다’는 “→ 드물다. 드물면서 값있다”로 다룰 만합니다.



사례(事例) : 어떤 일이 전에 실제로 일어난 예

예(例) : 1. 본보기가 될 만한 사물. ‘보기’로 순화



  ‘사례’는 “실제로 일어난 예”라는데, ‘예’는 ‘보기’로 고쳐쓸 낱말입니다. 그렇다면 ‘사례’는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고쳐쓸 한자말을 넣은 다른 한자말도 고쳐쓸 노릇이리라 봅니다. ‘실제로 = 참으로’를 가리키니, ‘사례’는 “→ 참보기”처럼 다루면서, 참말 일어난 보기라는 뜻으로 새말 ‘참보기’를 지어서 쓸 수 있습니다.



젖빛 : 1. 젖의 빛깔과 같이 불투명한 흰빛 2. [물리] = 단백광

젖색(-色) : = 유백색

유백색(乳白色) : 젖의 빛깔과 같이 불투명한 흰색 ≒ 유백(乳白)·젖색



  젖 빛깔과 같으면 ‘젖빛’이라 하면 됩니다. 굳이 ‘젖색’이라 쓸 일이 없는데, 사전은 ‘젖색 = 유백색’으로 풀이하는군요. 게다가 ‘유백색’이란 한자말을 살피면 비슷한말로 ‘젖빛’을 안 다루네요. ‘젖빛’ 한 가지만 올림말로 다루면서 ‘젖색·유백색·유백’은 모두 털어내어도 됩니다.



관찰하다(觀察-) : 사물이나 현상을 주의하여 자세히 살펴보다 ≒ 찰관하다

찰관하다(察觀-) : = 관찰하다

살펴보다 : 1. 두루두루 자세히 보다 2. 무엇을 찾거나 알아보다 3. 자세히 따져서 생각하다



  한자말 ‘관찰하다’를 “자세히 살펴보다”로 풀이하는 사전인데, ‘살펴보다’는 “자세히 보다”로 풀이합니다. 겹말풀이요 돌림풀이입니다. ‘관찰하다’는 “→ 살펴보다”로 다루면 되고, ‘찰관하다’는 털어낼 노릇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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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랄 사전이라면

[오락가락 국어사전 24] 구멍난 말, 꽃밭 같은 말



  한국말을 담는 사전이 퍽 엉성해서 여기저기 구멍투성이라 할 만합니다. 앞으로는 이 구멍을 슬기롭게 다스려서 꽃밭처럼 환하며 고운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부질없는 한자말을 잔뜩 끌어들여서 부피만 채우는 사전이 아닌, 우리가 말을 말답게 살리거나 헤아려서 쓸 수 있도록 돕는 알찬 사전으로 거듭나야지 싶어요.



쪽 : 1. 방향을 가리키는 말 ≒ 녘·편 2. 서로 갈라지거나 맞서는 것 하나를 가리키는 말

한쪽 : 어느 하나의 편이나 방향 ≒ 편측(片側)·한편

방향(方向) : 1. 어떤 방위(方位)를 향한 쪽 2. 어떤 뜻이나 현상이 일정한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는 쪽

향하다(向-) : 1. 어느 한쪽을 정면이 되게 대하다 2. 어느 한쪽을 목표로 하여 나아가다 3. 마음을 기울이다 4. 무엇이 어느 한 방향을 취하게 하다



  ‘쪽’은 ‘방향’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방향’은 다시 ‘쪽’을 가리킨다고, “향한 쪽”이라고 풀이합니다. ‘향하다’는 ‘한쪽’이 되게 하거나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모습을 나타낸다니 여러모로 뒤죽박죽입니다. ‘방향’은 “→ 쪽”으로 다룰 만합니다. ‘향하다’는 “→ 어느 쪽으로 보거나 가다. 어느 쪽으로 보거나 가게 하다”로 다루면 됩니다.



한낮 : 낮의 한가운데. 곧, 낮 열두 시를 전후한 때를 이른다 ≒ 낮·오천(午天)·일오(日午)·정양(正陽)

정오(正午) : 낮 열두 시. 곧 태양이 표준 자오선을 지나는 순간을 이른다 ≒ 상오(?午)·오정(午正)·오중(午中)·정오(亭午)·정중(正中)·탁오(卓午)



  ‘한낮’ 한 마디이면 넉넉합니다. ‘정오’를 비롯한 갖가지 한자말은 털어내어도 됩니다. ‘정오’ 한 마디는 사전에 둔다면 “→ 한낮”으로 다루면 됩니다.



요구하다(要求-) : 1. 받아야 할 것을 필요에 의하여 달라고 청하다 2. [법률] 어떤 행위를 할 것을 청하다

청하다(請-) : 1.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하여 남에게 부탁을 하다 2. 사람을 따로 부르거나 잔치 따위에 초대하다 3. 잠이 들기를 바라다. 또는 잠이 들도록 노력하다 4. [불교] 불보살이나 영혼 따위를 부르다

부탁(付託) : 어떤 일을 해 달라고 청하거나 맡김. 또는 그 일거리

바라다 : 1. 생각이나 바람대로 어떤 일이나 상태가 이루어지거나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생각하다 2. 원하는 사물을 얻거나 가졌으면 하고 생각하다 3. 어떤 것을 향하여 보다



  한자말 ‘요구하다·청하다·부탁’은 서로 맞물리면서 돌림풀이입니다. 곰곰이 생각할 노릇입니다. 이 세 가지 한자말은 ‘바라다’를 가리켜요. ‘요구하다·청하다·부탁’은 “→ 바라다”로 다루어도 됩니다. 이러면서 ‘바라다’ 뜻을 새롭게 넓혀서 여러 자리에 어떻게 쓰면 알맞을는지를 알려줄 노릇입니다.



구멍 : 1. 뚫어지거나 파낸 자리 ≒ 공구(孔口)·공규(孔竅)·공혈(孔穴)·혈규(穴竅) 2. 어려움을 헤쳐 나갈 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허점이나 약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4. 앞뒤의 논리가 맞지 않는 부분

빵꾸(일 panku) : → 펑크

펑크(puncture) : 1. 고무 튜브 따위에 구멍이 나서 터지는 일 2. 의복이나 양말 따위가 해져서 구멍이 뚫리는 일 3. 일이 중도에 틀어지거나 잘못되는 일 4. 낙제에 해당하는 학점을 받음을 이르는 말



  한국말 ‘구멍’을 놓고 비슷한말이라면서 여러 한자말을 잔뜩 붙인 사전입니다. ‘공구(孔口)·공규(孔竅)·공혈(孔穴)·혈규(穴竅)’ 같은 한자말을 쓸 일이 있을까요? 이런 한자말이 참말 비슷한말이 맞을까요? 모두 사전에서 털어낼 노릇입니다. 영어 ‘펑크’를 일본말로는 ‘빵꾸’라 하는데, 구멍이 나는 일이라면 ‘구멍’이라고 하면 됩니다. 한국말사전은 ‘구멍’ 뜻풀이를 넓힐 노릇입니다. ‘빵꾸·펑크’는 “→ 구멍”으로 다루어야지요.



헤어드라이어(hair drier) : 젖은 머리를 말리는 기구. 찬 바람이나 더운 바람이 나오며 머리 모양을 내는 데도 쓴다. ‘머리 말리개’로 순화 ≒ 드라이어

드라이어(drier) : 1. = 헤어드라이어. ‘머리 건조기’, ‘머리 말리개’로 순화 2. [기계] = 건조기(乾燥器). ‘건조기’, ‘말리개’로 순화 3. [화학] = 건조제

머리말리개 : x

말리개 : x

건조기(乾燥機/乾燥器) : [기계] 물체에 있는 물기를 말리는 장치. 가열하거나 뜨거운 바람을 보내는 방법, 물기를 흡수하는 약제를 쓰는 방법 따위가 있다 ≒ 드라이

hair drier : 헤어 드라이어(drier)



  ‘머리 말리개’로 고쳐쓸 ‘헤어드라이어·드라이어’라는데, 막상 사전에는 ‘머리말리개’ 같은 낱말이 없습니다. 영어 두 가지만 싣는군요. 더욱이 한자말 ‘건조기’에 ‘드라이어’를 비슷한말로 실어 더 얄궂습니다. 영어 사전을 살피면 뜻풀이에 아예 ‘헤어 드라이어’만 있어요. 한국말사전도 영어사전도 엉성합니다. ‘머리말리개·말리개’를 새롭게 올림말로 삼을 노릇입니다. ‘헤어드라이어·드라이어·건조기’는 사전에서 덜어도 되고, 굳이 사전에 실으려면 “→ 말리개. 머리말리개”로만 다룹니다.



잘 : 6. 아무 탈 없이 편하고 순조롭게

무사히(無事-) : 1. 아무런 일이 없이 2. 아무 탈 없이 편안하게



  한자말 ‘무사히’는 한국말로 ‘잘’을 나타내요. “→ 잘”로만 다루어도 됩니다. ‘잘’을 놓고는 “아무 탈 없이 편하게 순조롭게”는 “아무 걱정이나 말썽이 없이. 쉽고 부드럽게. 아늑하고 좋게”쯤으로 뜻풀이를 손볼 수 있습니다.



발생(發生) : 1. 어떤 일이나 사물이 생겨남. ‘생김’, ‘일어남’으로 순화

생기다 : 1. 없던 것이 새로 있게 되다 ≒ 생하다 2. 자기의 소유가 아니던 것이 자기의 소유가 되다 3. 어떤 일이 일어나다

일어나다 : 3. 어떤 일이 생기다 4. 어떤 마음이 생기다



  ‘발생’ 같은 한자말은 사전에서 털어낼 수 있습니다. 또는 “→ 생기다. 일어나다”라고만 다룰 노릇입니다. 그런데 사전은 ‘생기다’를 ‘일어나다’로 풀이하고, ‘일어나다’를 ‘생기다’로 풀이해서 얄궂습니다. 이 돌림풀이를 바로잡아야겠습니다.



사이즈(size) : 신발이나 옷의 치수. ‘치수’, ‘크기’로 순화

치수(-數) : 길이에 대한 몇 자 몇 치의 셈 ≒ 척수(尺數)

크기 : 사물의 넓이, 부피, 양 따위의 큰 정도



  영어 ‘사이즈’는 사전에 실을 만하지 않습니다. “→ 치수. 크기”라고만 다루면 됩니다. ‘치수’를 풀이할 적에 “길이에 대한 몇 자 몇 치의 셈”처럼 적으나, “길이가 몇 자 몇 치인지 따진 셈”처럼 손질합니다. 번역 말씨 ‘-에 대한’하고 일본 말씨 ‘-의’를 다듬습니다. ‘크기’를 풀이할 적에도 “넓이나 부피가 어느 만큼 되는가”쯤으로 손질해 줍니다.



일방통행(一方通行) : 1. 일정한 구간을 지정하여 한 방향으로만 가도록 하는 일 ≒ 일방교통 2. 한쪽의 의사만이 행세하거나 통하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외길 : 1. 단 한 군데로만 난 길 ≒ 외통길 2. 한 가지 방법이나 방향에만 전념하는 태도

외통 : = 외곬

외곬 : 1. 단 한 곳으로만 트인 길 ≒ 외통 2. 단 하나의 방법이나 방향



  한쪽으로만 가는 길이라면 ‘한쪽길’이라 할 수 있는데, ‘외길’이란 오랜 낱말이 있습니다. 굳이 ‘일방통행’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이밖에 다른 뜻도 헤아려서 ‘일방통행’은 “→ 외길. 외통. 외곬”로 다루면 되어요.



꽃밭 : 1. 꽃을 심어 가꾼 밭 ≒ 화전(花田) 2. 꽃이 많이 피어 있는 곳 3. 미인 또는 여자가 많이 모인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꽃뜰 : x

꽃집 : 주로 생화나 조화 따위의 꽃을 파는 가게 ≒ 꽃방·화방(花房)

화원(花宛/花苑) : 꽃을 심어 가꾸는 밭

화원(花園) : 1. 꽃을 심은 동산. ‘꽃밭’으로 순화 ≒ 방원(芳園) 2. 꽃을 파는 가게. ‘꽃 가게’로 순화

화전(花田) : 1. = 꽃밭 2. = 화초밭

화초밭(花草-) : 화초를 심고 잘 가꾼 밭 ≒ 화전(花田)



  꽃밭은 ‘꽃밭’이라 하면 됩니다. ‘화전’처럼 한자로 옮겨서 써야 하지 않습니다. ‘화원’처럼 다른 한자말을 쓰기보다는 ‘꽃뜰’이라는 낱말을 알맞게 지어서 쓸 만하고, 꽃을 파는 가게는 ‘꽃집’이라 하면 될 테지요. ‘花宛·花園·花田’은 사전에서 털어내거나 “→ 꽃밭. 꽃뜰”, “→ 꽃밭. 꽃집”, “→ 꽃밭”으로 다룹니다. ‘화초밭’ 같은 낱말도 “→ 꽃밭. 꽃뜰”로 다룹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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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끌어야 알맞을까

[오락가락 국어사전 23] 마을을 가꾸는 말



  이끄는 사람이 있다면 슬기롭게 이끌 노릇이지요. 이끄는 사람이 없으면 서로 생각을 나누면서 알맞게 나아갈 노릇이에요. 사전이 말을 슬기롭게 이끄는 책이 되자면, 낱말을 하나하나 보듬으면서 가꾸는 길을 밝혀야지 싶어요. 우리 뜻이며 생각을 알맞게 담아내어 널리 펴는 길을 보여주어야지 싶고요. 사전에 발을 들일 만한 낱말을 담고, 어느 터전을 얕잡는 뜻풀이는 걷어야겠습니다. ‘시골·서울’을 둘러싼 말풀이가 여러모로 아쉬운 오늘날 사전입니다.



유도(誘導) : 1. 사람이나 물건을 목적한 장소나 방향으로 이끎 ≒ 도유

인도(引導) : 1. 이끌어 지도함 ≒ 도인 2. 길이나 장소를 안내함

지도(指導) : 1. 어떤 목적이나 방향으로 남을 가르쳐 이끎

안내(案內) : 1. 어떤 내용을 소개하여 알려 줌. 또는 그런 일 2. 사정을 잘 모르는 어떤 사람을 가고자 하는 곳까지 데려다주거나 그에게 여러 가지 사정을 알려 줌

이끌다 : 1. 목적하는 곳으로 바로 가도록 같이 가면서 따라오게 하다 ≒ 끌다 2. = 끌다 3. 사람, 단체, 사물, 현상 따위를 인도하여 어떤 방향으로 나가게 하다



  ‘이끌다’를 가리키는 ‘유도’라 하고, ‘인도’는 “이끌어 지도하다”를 가리킨다는데, ‘지도’도 ‘이끌다’를 가리키니 겹말풀이입니다. 그런데 ‘이끌다’를 살피면 ‘인도하다’로 풀이하기도 하니 돌림풀이까지 됩니다. 곰곰이 보면 ‘안내’는 알리면서 이끄는 일이라 할 만해요. ‘이끌다’ 뜻풀이를 찬찬히 가다듬어서 “1. 어느 길이나 곳으로 가도록 같이 가면서 따라오게 하다 2. 눈길이 오도록 하다 3. 어느 뜻이나 일을 이루도록 나아가게 하다 4. 어느 길이나 뜻으로 가르치면서 나아가게 하다 5. 어느 것이나 길을 알도록 말하거나 도우면서 같이 가면서 따라오게 하다”처럼 알맞게 나누어야지 싶습니다. 이러면서 ‘유도·인도·지도·안내’는 모두 “→ 이끌다”로 다룰 만합니다.



뜻밖 : 전혀 생각이나 예상을 하지 못함 ≒ 여외·의외

여외(慮外) : = 뜻밖

의외(意外) : = 뜻밖



  ‘뜻밖’이라는 낱말에 ‘여외·의외’를 비슷한말로 붙일 까닭이 없습니다. 사전에서 두 한자말 ‘여외·의외’를 털어내어도 됩니다. 또는 “→ 뜻밖”으로 다루어서, 이처럼 고쳐쓰도록 알릴 수 있습니다.



입추(立錐) : 송곳을 세움

발디디다 : x

발들이다 : x



  “입추의 여지가 없다”는 발을 디딜 틈이나 발을 들일 자리가 없을 적에 으레 쓰는데, 이러한 꼴로 ‘입추’를 쓰더라도, 정작 이 한자말을 따로 쓰는 일이란 없습니다. 곰곰이 따지면 ‘발디디다’나 ‘발들이다’를 새 낱말로 삼아 사전에 싣고, ‘입추’는 사전에 털어낼 만합니다. 더 따지면 “입추의 여지”는 오롯이 일본 말씨입니다.



마을 : 1. 주로 시골에서, 여러 집이 모여 사는 곳 ≒ 교리(郊里)·동리(洞里)·방리(坊里)·방촌(坊村)·이락(里落)·이항(里巷)·촌(村)·촌락·촌리·향보(鄕保) 2. 이웃에 놀러 다니는 일 ≒ 마실

촌락(村落) : 1. = 마을 2. 시골의 작은 마을 ≒ 촌려(村閭)·촌리(村里)



  사전은 ‘마을’이라는 낱말에 온갖 비슷한말을 붙이지만 몽땅 털어내어도 됩니다. 한국말은 ‘마을’이니까요. 한자말 ‘촌락’을 “1. = 마을 2. 시골의 작은 마을”로 풀이하는데, 이런 풀이는 덧없습니다. 우리는 ‘마을·시골마을’이라 쓰면 넉넉합니다.



시골 : 1. 도시에서 떨어져 있는 지역. 주로 도시보다 인구수가 적고 인공적인 개발이 덜 돼 자연을 접하기가 쉬운 곳을 이른다 ≒ 교허·전간(田間)·촌(村) 2. 도시로 떠나온 사람이 고향을 이르는 말 ≒ 촌

촌(村) : 1. = 시골 2. = 시골 3. = 마을

도시(都市) : 일정한 지역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 되는,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

서울 : 1. 한 나라의 중앙 정부가 있는 곳 ≒ 경궐(京闕)·경도(京都)·경락(京洛)·경련(京輦)·경부(京府)·경사(京師)·경읍(京邑)·경조(京兆)·도부(都府)·도읍(都邑) 2. 한반도의 중심부에 있는 도시



  ‘시골’을 도시하고 떨어진 곳으로 풀이해서는 올바르지 않습니다. 그러면 ‘도시’는 시골하고 떨어진 곳일까요? 아니지요. 시골이란 어떤 곳인가를 제대로 적어야 올바릅니다. 도시보다 사람이 적다거나 개발이 덜 되었다는 뜻풀이는 오로지 도시 눈길로 시골을 얕보는 마음을 나타냅니다. ‘시골’ 뜻풀이는 “숲이 있고 내가 흐르면서 들이 넓어 사람들이 살림을 손수 짓는, 바람이 맑고 해가 좋은 터전. 멧자락이나 바다를 낄 수 있다.” 즈음으로 풀이를 다시 붙여야지 싶습니다. ‘촌’은 한국말 아닌 한자이니, 이 한자는 한국말사전에서 털어내 줍니다. 시골에서는 ‘도시’를 ‘서울’이란 낱말로 가리킵니다. ‘서울’ 뜻풀이도 “1. 시골에서 도시를 가리키는 이름 2. 한 나라에서 중앙 정부가 있는 곳 3. 한국에서 특별시를 이룬 곳”으로 손질해야지 싶습니다. 그리고 ‘서울’이란 낱말에 잔뜩 붙은 비슷한말이라는 한자말은 모두 털어냅니다.



부대밭 : [농업] = 화전(火田)

부대 : [농업] 1. → 화전(火田) 2. [북한어] ‘화전’의 북한어

화전(火田) : [농업] 주로 산간 지대에서 풀과 나무를 불살라 버리고 그 자리를 파 일구어 농사를 짓는 밭 ≒ 부대밭·산화전



  불살라서 일구는 땅은 ‘부대밭’입니다. 이를 한자말로 ‘화전“으로 옮기지 않아도 됩니다. ‘부대밭·부대’에 뜻풀이를 알맞게 달고, ‘화전’은 “→ 부대밭. 부대”로 다룰 노릇입니다.



조화되다(調和-) : 서로 잘 어울리다

조화롭다(調和-) : 서로 잘 어울려 모순됨이나 어긋남이 없다

어울리다 : 4. 여럿이 서로 잘 조화되어 자연스럽게 보이다



  ‘조화되다’는 “잘 어울리다”로 풀이하고, ‘어울리다’는 “잘 조화되다”로 풀이하니, 엉성한 돌림풀이입니다. 뜻풀이에 넣은 ‘잘’은 군더더기이거나 겹말이 됩니다. ‘조화되다·조화롭다’는 “→ 어울리다”로 바로잡고, ‘어울리다’ 뜻풀이도 손질할 노릇입니다.



각인되다(刻印-) : 머릿속에 새겨 넣듯 깊이 기억되다

새기다 : 1. 글씨나 형상을 파다 2. 잊지 아니하도록 마음속에 깊이 기억하다

기억하다(記憶-) :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내다



  ‘각인’이라는 한자말을 “새기다 + 깊이 기억되다”로 풀이하고, ‘새기다’는 “깊이 기억되다”로 풀이하니 엉성합니다. ‘각인·각인되다·각인하다’는 “→ 새기다”로 다루면 됩니다. ‘새기다’ 뜻풀이는 “잊지 아니하도록 마음속에 깊이 담다”로 손질해 줍니다.



사이 : 1. 한곳에서 다른 곳까지, 또는 한 물체에서 다른 물체까지의 거리나 공간 2. 한때로부터 다른 때까지의 동안 3. 어떤 일에 들이는 시간적인 여유나 겨를 4. 서로 맺은 관계. 또는 사귀는 정분

맺다 : 5. 관계나 인연 따위를 이루거나 만들다

관계(關係) : 1.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 2. 어떤 방면이나 영역에 관련을 맺고 있음 3. 남녀 간에 성교(性交)를 맺음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 4. 어떤 일에 참견을 하거나 주의를 기울임 5. (‘관계로’ 꼴로 쓰여) ‘까닭’, ‘때문’의 뜻을 나타낸다.

관련(關聯/關連) :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계를 맺어 매여 있음



  ‘사이’를 “서로 맺은 관계”로 풀이하기도 하는데, ‘관계’는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으로 풀이하고, ‘관련’은 “관계를 맺다”로 풀이하니 돌림풀이예요. 더구나 ‘맺다’를 “관계를 이루거나 만들다”로 풀이하니 “관계를 맺다”나 “관련을 맺다”는 아예 겹말입니다. ‘사이’ 뜻풀이는 “서로 이어지거나 나란히 놓이는 여러 가지가 있는 모습” 즈음으로 손보아야지 싶습니다. ‘관계·관련’은 뜻풀이를 모두 뜯어고쳐서 사전에 싣거나 ‘사이’라는 낱말로 풀어내어야지 싶고, ‘맺다’ 뜻풀이도 바로잡아야겠습니다.



형질(形質) : 1. 사물의 생긴 모양과 성질 ≒ 꼴바탕 2. [생물] 동식물의 모양, 크기, 성질 따위의 고유한 특징. 유전하는 것과 유전하지 않는 것이 있다

꼴바탕 : = 형질(形質)



  ‘꼴바탕’이란 낱말이 있다면 생물학에서는 이 낱말을 잘 쓰면 됩니다. ‘형질’은 “→ 꼴바탕”으로 다루면 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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