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첫선’을 보일 때
[오락가락 국어사전 45] ‘데뷔’도 ‘등단’도 아닌
사전을 보면 ‘흰머리 = 하얗게 센 머리’로 풀이하고, ‘센머리’는 “희어진 머리”로 풀이합니다. 엉성합니다. 요즘은 ‘발자취’라는 낱말을 쓰는 분이 부쩍 늘었으나, 사전은 아직 이 낱말을 살려쓰는 길을 밝히지 못합니다. ‘프로필·약력’을 어떤 낱말로 고쳐쓰면 좋은가를 다루지 못해요. 앞길을 환하게 밝히는 새로운 사전이 되기를 바랍니다.
프로필(profile) : 1. 인물의 약력. ‘약력’, ‘인물 소개’로 순화 2. 측면에서 본 얼굴 모습
약력(略歷) : 간략하게 적은 이력
이력(履歷) : 1. 지금까지 거쳐 온 학업, 직업, 경험 등의 내력
내력(來歷) : 1. 지금까지 지내온 경로나 경력
발자국 : 1. 발로 밟은 자리에 남은 모양 ≒ 자국 2. 발을 한 번 떼어 놓는 걸음을 세는 단위
발자취 : 1. 발로 밟고 지나갈 때 남는 흔적. 또는 그때 나는 소리 ≒ 족적(足跡) 2. 지나온 과거의 역정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영어 ‘프로필’을 ‘약력’으로 고쳐쓰라고 풀이하는 사전인데, ‘약력’을 비롯해 ‘이력·내력’ 같은 한자말을 살피면 ‘발자취’하고 쓰임새가 비슷합니다.‘프로필·약력·이력·내력’은 “→ 발자취. 발자국”으로 다룰 만합니다. ‘발자국’도 셋째 뜻을 넓혀서 “걸어온 길. 그동안 한 일”을 나타내는 자리에 쓸 수 있습니다.
페니스 : x
penis : 음경, 남근
음경(陰莖) : [의학] 귀두, 요도구, 고환 따위로 이루어진 남자의 바깥 생식 기관 ≒ 신경(腎莖)·양경·(陽莖)·양물(陽物)
남근(男根) : ‘음경’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 남경
자지 : ‘음경’을 비속하게 이르는 말
영어사전은 ‘penis’를 ‘음경·남근’으로만 풀이할 뿐, 막상 한국말 ‘자지’를 풀이하지 않습니다. 한국말사전은 ‘자지’를 낮춤말로 다루고, ‘음경’은 의학말로까지 다룹니다. 이런 뜻풀이는 모두 바로잡을 노릇이에요. ‘음경·남근’은 “→ 자지”로 다뤄야지요. 몸을 이루는 여러 곳을 꾸밈없이 바라보면서 꾸밈없이 이야기하면 됩니다.
데뷔(<프>debut) : 일정한 활동 분야에 처음으로 등장함. ‘등단’, ‘등장’, ‘첫 등장’으로 순화
등단(登壇) : 1. 연단(演壇)이나 교단(敎壇) 같은 곳에 오름 2. 어떤 사회적 분야에 처음으로 등장함. 주로 문단(文壇)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것을 이른다 3. [불교] 진언종에서, 행자(行者)가 관정(灌頂)을 받는 일 = 입단 4. [역사] 조선 시대에, 대장(大將)의 벼슬에 오르던 일
등장(登場) : 1. 무대나 연단 따위에 나옴 2. 어떤 사건이나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현상, 인물 등이 세상에 처음으로 나옴 3. 연극, 영화, 소설 따위에 어떤 인물이 나타남
첫선 : 처음 세상에 내놓음
첫발 : 1. 처음 내딛는 발 ≒ 첫발자국 2. 어떤 것을 시작하는 맨 처음
첫발자국 : 1. 처음 내딛는 발 = 첫발 2. 어떤 것을 시작하는 맨 처음
예전에는 “처음 나오는” 일을 놓고서 어떤 말로 나타내면 좋을는지를 미처 헤아리지 못하고서 ‘등단·등장’이나 ‘데뷔’를 썼다면, 이제는 새로 헤아릴 노릇이지 싶습니다. ‘첫선’이란 낱말이 있고, ‘첫발·첫발자국’ 같은 낱말이 있스니다. ‘데뷔·등단·등장’은 “→ 첫선. 첫발. 첫발자국. 오르다. 나오다”로 다루면 됩니다.
히스테릭 : x
히스테리(<독>Hysterie) : [의학] 1. 정신 신경증의 한 유형. 정신적 원인으로 운동 마비, 실성(失性), 경련 따위의 신체 증상이나 건망 따위의 정신 증상이 나타난다 2. 정신적 원인에 의하여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흥분 상태를 통틀어 이르는 말
짜증 : 마음에 꼭 맞지 아니하여 발칵 역정을 내는 짓. 또는 그런 성미
‘히스테릭’이라 하는 분도 많습니다. ‘히스테리’는 따로 의학에서 쓰는 말로 다루는데, 이런 독일말이 아니어도 한국에서는 이 낱말로 가리키는 모습을 ‘짜증’이라 했어요. ‘히스테리’는 “→ 짜증”으로 다루면서, ‘짜증’ 뜻풀이를 알맞게 살을 붙이면 좋겠습니다.
먹음새 : 1. 음식을 먹는 태도 ≒ 먹새 2. 음식을 만드는 범절 ≒ 식품
먹새 : 1. = 먹음새 2. = 먹성
먹성(-性) : 1. 음식의 종류에 따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성미 2. 음식을 먹는 분량 ≒ 먹새
식성(食性) : 1. 음식에 대하여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성미 2. [동물] 동물의 먹이에 대한 습성. 초식성, 육식성, 잡식성, 부식성, 단식성, 다식성, 협식성, 광식성 따위로 나눈다
식품(食稟) : = 먹음새
먹는 매무새나 모습이라면 ‘먹음새·먹새’입니다. ‘먹성·식성’은 “→ 먹음새. 먹새”로 다룰 노릇입니다. 그런데 사전을 보니 ‘먹음새’하고 비슷한말이라며 ‘식품’이란 한자말을 싣는데, 이런 한자말은 털어냅니다.
벌잇거리 : = 수입원
벌잇감 : x
벌잇길 : = 벌잇줄
벌잇줄 : 벌이를 할 수 있는 방도 ≒ 끈·벌잇길
벌이 : 일을 하여 돈이나 재물을 벎
수입(收入) : 1. 돈이나 물품 따위를 거두어들임. 또는 그 돈이나 물품 2. [경제] 개인, 국가, 단체 따위가 합법적으로 얻어 들이는 일정액의 금액
수입원(收入源) : 수입이 되는 원천 ≒ 벌잇거리
벌기에 ‘벌이’라 합니다. ‘수입’은 “→ 벌이”로, ‘수입원’은 “→ 벌잇감. 벌잇거리”으로 다룰 만해요. ‘벌잇감’은 올림말로 없는데, 올림말로 삼아야지요.
제공(諸公) : = 제위(諸位)
제위(諸位) : ‘여러분’을 문어적으로 이르는 말 ≒ 열위(列位)·제공(諸公)·중위(衆位)·첨원(僉員)·첨위(僉位)·첨존(僉尊)
여러분 : 듣는 이가 여러 사람일 때 그 사람들을 높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사전을 보면 ‘제공 = 제위’로 다루면서, ‘제위’는 ‘여러분’을 글에서 쓴다고 하지만, 낡은 풀이입니다. 더욱이 비슷한말이라며 갖은 한자말을 붙이는데 모두 털어낼 만해요. ‘제공·제위’는 “→ 여러분”으로 다루거나 사전에서 털어내면 그만입니다.
짓 : 몸을 놀려 움직이는 동작. 주로 좋지 않은 행위나 행동을 이른다
몸짓 : 몸을 놀리는 모양
움직임 : 1. 멈추어 있던 자세나 자리가 바뀜. 또는 자세나 자리를 바꿈 2. 가지고 있던 생각이 바뀜. 또는 그런 생각을 함 3. 어떤 목적을 가지고 활동함. 또는 활동하게 함 4. 어떤 사실이나 현상이 바뀜. 또는 다른 상태가 되게 함 5. 기계나 공장 따위가 가동되거나 운영됨. 또는 가동하거나 운영함
동작(動作) : 1. 몸이나 손발 따위를 움직임. 또는 그런 모양 2. 무술이나 춤 따위에서, 특정한 형식을 갖는 몸이나 손발의 움직임
행동거지(行動擧止) : 몸을 움직여 하는 모든 짓 ≒ 거지(擧止)·동지(動止)·행지(行止)
행위(行爲) : 1. 사람이 의지를 가지고 하는 짓 2. [법률] 법률상의 효과 발생의 원인이 되는 의사(意思) 활동 3. [생명] 환경에서 유발되는 자극에 대하여 반응하는 유기체의 행동 4. [철학] 분명한 목적이나 동기를 가지고 생각과 선택, 결심을 거쳐 의식적으로 행하는 인간의 의지적인 언행. 윤리적인 판단의 대상이 된다
행동(行動) : 1. 몸을 움직여 동작을 하거나 어떤 일을 함 2. [심리] 내적, 또는 외적 자극에 대한 생물체의 반응을 통틀어 이르는 말 3. [철학] = 행위(行爲)
거지(擧止) : 몸을 움직여 하는 모든 짓 = 행동거지
‘움직이’기에 ‘짓’이라 하고, ‘동작’도 ‘움직임’을 가리켜요. 사전은 ‘짓 = 몸을 놀려 움직이는 동작’이라 풀이하는데 겹말풀이입니다. 더욱이 “놀려 움직이는”이란 대목도 겹말이고요. ‘행위·행동’ 같은 한자말도 그저 ‘짓’일 뿐입니다. ‘행동거지 = 행동 + 거지’인데, 이 한자말은 처음부터 겹말이기도 합니다.‘동작·행위·행동·거지’는 모두 “→ 짓. 몸짓. 움직임”으로 다루면서, 한국말 ‘짓·몸짓·움직임’ 뜻풀이를 손질해야겠습니다.
종료(終了) : 어떤 행동이나 일 따위가 끝남. 또는 행동이나 일 따위를 끝마침. ‘끝남’, ‘마침’으로 순화
끝나다 : 1. 일이 다 이루어지다 2. 시간이나 공간에서 이어져 있던 것이 다 되어 없어지다 3. = 끝장나다
마치다 : 1. 어떤 일이나 과정, 절차 따위가 끝나다. 또는 그렇게 하다 2. 사람이 생(生)을 더 누리지 못하고 끝내다
끝장나다 : 하는 일이 마무리되다 2. 본래의 상태가 결딴이 나서 무너지거나 없어지다 ≒ 끝나다
마무리되다 : 일이 끝맺어지다
끝맺다 : 일을 마무리하여 맺다
‘종료’ 같은 한자말은 사전에서 털 수 있고, 꼭 실어야 하면 “→ 마치다. 끝나다”로 다룹니다. 그런데 사전은 ‘끝나다·마치다·끝장나다·마무리·끝맺다’ 같은 낱말을 돌림풀이로 다루고 말아요. 이 돌림풀이를 모두 바로잡아야겠어요.
호호백발(??白髮) : 온통 하얗게 센 머리. 또는 그 머리를 한 늙은이 ≒ 소소백발
세다 : 1. 머리카락이나 수염 따위의 털이 희어지다 2. 얼굴의 핏기가 없어지다
흰머리 : 하얗게 센 머리카락
센머리 : 털이 희어진 머리
‘호호백발’ 같은 한자말은 “→ 흰머리. 센머리”로 다루면 그만이에요. ‘소소백발’ 같은 한자말을 굳이 비슷한말로 붙일 일도 없습니다. 그런데 ‘흰머리’하고 ‘센머리’ 뜻풀이가 엉성하군요. 이 엉성한 뜻풀이는 바로잡을 노릇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