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47. 하나를 하면
한 가지를 아이하고 함께 하면, 아이는 둘 셋 열 백으로 나아간다. 아이하고 함께 누린 이야기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가없이 뻗는다. 아이하고 아무것도 함께 안 하더라도 아이는 스스로 끝없이 뻗는다. 아이하고 함께 누리는 것이 없다면,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못 배우기도 하지만, 어버이도 아이한테서 못 배운다. 아이하고 한 가지를 함께 한다고 할 적에는, ‘아이키우기’라는 테두리가 아닌, 함께 사는 보금자리에서 함께 사랑을 짓는 기쁨을 서로 재미나게 느끼면서, 이 재미난 사랑을 바탕으로 새로운 노래로 가없이 뻗는다고 할 만하지 싶다. 놀이순이한테 종이오리기를 재미나게 하는 손놀림을 보여주었다. 놀이순이는 제가 좋아하는 새를 연필로 곱게 그린 뒤, 앙증맞게 오린다. 멋지네, 예쁘네, 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아이가 오린 종이무늬를 보니, 나도 새로운 종이오리기를 하고 싶다. 4348.7.18.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집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