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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순이 1. 자, 찍어요 (2014.7.23.)



  우리 도서관에 나들이를 온 아이들이 저마다 제자리를 찾아서 논다. 작은아이는 ‘이제 망가져서 못 쓰는 내 예전 필름사진기’를 알아보고는 콩콩콩 그리로 달려가더니, 아버지를 부른다. “아버지, 자, 찍어요. 날 봐요.” 저 멀리에서 사진을 찍는다면서 단추를 손가락으로 팔랑팔랑 누르고 입으로 “찰칵!” 소리를 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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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순이 0. 왜 ‘사진순이’인가? (2014.7.31.)



  큰아이 사름벼리를 2008년 8월 16일에 맞이한 뒤부터 ‘이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동안 꾸준히 아름다운 빛을 사진으로 옮겨’서, ‘사진순이 이야기’를 나중에 써 보리라 생각했다. 큰아이가 볼볼 길 적에 사진기를 갖고 노는 모습이라든지, 돌쟁이 주제에 목에 사진기를 걸고 사진을 찍는 흉내를 낸다든지, 사진기와 노는 예쁜 모습을 그동안 꾸준히 담았다. 그렇지만 정작 ‘사진순이’를 쓰지는 않고, 다른 순이 이야기만 썼다. 이를테면, 놀이순이·책순이·시골순이·꽃순이·살림순이·자전거순이·노래순이·글순이·그림순이 같은 이야기만 썼다. 모든 순이 이야기를 사진으로 적바림하면서 왜 정작 사진순이 이야기는 안 하려 했을까. 일부러 더 묵히고 싶었을까.


  네 살 작은아이가 곧잘 사진돌이 구실을 하는 모습을 요 몇 달 사이에 자주 보면서, 이제 더 묵히지 말아야겠다고 느낀다. 우리 집 사진순이와 사진돌이 이야기를 하나하나 갈무리해야겠다. 아이들이 스스로 길어올리는 맑은 빛을 차곡차곡 그러모아야겠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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