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순이 42. 거들고 싶은 마음 (2014.9.25.)



  샛자전거와 수레를 붙인 자전거는 길고 무겁다. 바람이 불면 넘어지곤 한다. 그래서 볼일을 볼 적에는 아버지 자전거와 샛자전거는 바닥에 누인다. 다시 자전거를 달릴 적에 세우는데, 사름벼리는 이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아버지, 제가 세울게요!” 하면서 혼자 세우겠다고 용을 쓰곤 한다. 일곱 살 어린이한테 삼십 킬로그램 즈음 되는 자전거 두 대를 세우기란 만만하지 않다. 그래도 꽤 들어올리곤 한다. 자전거순이는 아버지더러 혼자 세우지 말고 기다리라면서 부리나케 달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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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41. 좋아하는 옷 입고 (2014.9.25.)



  자전거순이는 언제나 스스로 가장 좋아하는 옷을 입고 싶다. 자전거를 탈 적에 바지를 꼭 입어야 하거나 치마를 입지 말아야 하지 않다. 참말 스스로 가장 좋아하는 옷을 입으면 된다. 우리는 더 빨리 달리려고 자전거를 타지 않는다. 우리는 하루를 즐겁게 누리고 싶어서 자전거를 탄다. 이 가을에는 고운 바람과 하늘과 들을 듬뿍 즐기고 싶어서 자전거를 탄다. 지난해에 큰아이가 즐겨입던 고양이 청치마가 있는데, 이 치마가 어느 구석에서 먼지만 먹었다. 얼마 앞서 알아채고는 신나게 빨아서 이틀쯤 해바라기를 시키는데, 한창 해바라기를 시키던 어느 날 큰아이가 이 치마로 갈아입는다. 더 햇볕을 먹이려 했지만, 큰아이는 그냥 입고 싶다. 그래, 그렇겠지. 네가 입어서 땀을 내면 몸도 씻고 옷도 다시 빨면 되지. 아주 좋아하는 옷을 입은 자전거순이는 샛자전거에 앉아 마냥 싱글벙글 웃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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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40. 맨발로 세발자전거 (2014.9.17.)



  사름벼리는 곧잘 동생 세발자전거를 탄다. 동생 세발자전거를 타는 까닭은 동생더러 ‘이렇게 발을 굴러서 발판을 밟으면 앞으로도 가고 뒤로도 간다’고 보여주려는 뜻은 아닐까 싶곤 하다. 가을이 무르익는 구월 아침에 마당에서 맨발로 세발자전거를 타면서 노는 자전거순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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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39. 바람 넣겠어 2 (2014.8.21.)



  네 식구가 함께 자전거를 탈까 하고 생각하면서 어머니가 탈 하얀 자전거를 꺼낸다. 뒷바퀴에 바람을 넣으려 하니, 어느새 두 아이가 달라붙는다. 두 아이가 힘을 모아서 바람을 넣겠단다. 그래, 넣고 싶으면 용을 써 보렴. 너희가 힘 닿는 데까지 넣으면 나머지는 아버지가 넣을 테니.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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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38. 코코 자는 산들보라 (2014.8.12.)



  작은아이가 타는 수레는 큰아이가 타던 수레이다. 큰아이가 처음 이 수레에 타던 때에 아주 즐거워 했고, 낮잠을 웬만하면 안 자려 하던 큰아이는 수레에 타기만 하면 1분만에 잠들곤 했다. 큰아이가 낮잠을 자도록 하려고 언제나 자전거마실을 다녔고, 큰아이는 들바람과 멧바람을 쐬면서 수레에서 낮잠을 잤다. 작은아이도 들바람을 쐬면서 수레에서 낮잠을 잔다. 우리 아이들한테는 어머니 품이요 아버지 품과 같은 수레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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