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32. 마을길에서 (2013.11.7.)

 


  마을길 거닐면서 논다. 시골아이는 시골마을 천천히 걸어 한 바퀴 돌면서 놀이가 된다. 빈들에서 흐르는 바람을 마신다. 논둑과 밭둑에서 자라는 억새가 흩날리는 노래를 듣는다. 고즈넉하게 내리쬐는 늦가을 햇살을 먹는다. 아이들더러 비키라며 빵빵거리는 얄궂은 어른들 자동차한테 안 시달릴 수 있는 호젓한 시골마을 조그마한 고샅길은 아주 즐거운 놀이터가 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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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31. 풀내음하고 걷다 (2013.10.9.)

 


  도시에서도 걷기놀이는 얼마든지 할 만하다. 그런데, 도시와 시골에서 다른 대목이라면, 시골에서는 자동차 소리하고는 아주 동떨어진 채, 고즈넉한 바람소리와 풀노래와 새소리를 한껏 들으면서 걷기놀이를 즐길 수 있다. 낮에서 저녁으로 바뀌는 바람이 산들산들 분다. 이웃 할배 밭자락에 콩이 익는다. 시골에서는 무엇을 하며 놀든 풀바람이요 풀노래를 맞아들인다. 땅에서는 흙내음이 피어나고, 하늘에서는 하늘내음이 실려온다. 네가 내딛을 발걸음은 바로 이곳에서 씩씩하고 튼튼하게 자라나리라 생각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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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30. 풀숨을 마신다 (2013.10.3.)

 


  도시에서는 풀숨을 마시기 힘들다. 시골이라도 농약바람이 너무 짙어 풀숨 제대로 마시기 벅차지만, 우리 식구가 일구는 서재도서관 둘레에는 아무도 농약을 안 친다. 서재도서관을 시골로 옮긴 보람을 도서관을 오갈 적마다 느낀다. 봄부터 첫을까지는 푸른 물결 누리고, 늦가을부터 새봄까지는 고즈넉한 흙빛을 누린다. 우리는 풀숨 마시고 풀밥 먹는 시골사람이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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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9. 고구마밭에서 (2013.11.5.)

 


  아이들은 밭에서 얼마나 잘 놀 수 있을까. 밭에서 일해 보면 알겠지. 어버이가 밭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면, 아이들도 밭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내기 마련이고, 어버이가 밭에서 조금만 일하다가 그만두면, 아이들도 밭에 살짝 머물며 놀 테지. 아이들이 밭일을 얼마나 많이 거들 수 있을까. 어버이가 아이한테 심부름을 얼마나 슬기롭게 시키는가에 따라 다르다. 그리고, 아이들이 흙을 만지며 노는 삶에 익숙해야 차츰차츰 몸이 자라며 밭일을 씩씩하고 알뜰하게 거들 수 있다. 시골순이는 여러 시간 밭에서 흙을 쪼면서 아주 잘 논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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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11-07 13:24   좋아요 0 | URL
저도 어릴 적에 할머니를 따라 고구마밭에서 고구마를 캤던 추억이 납니다.^^
아주 재밌고 즐거웠던 추억입니다~
벼리옆에 앉아서 저도 고구마를 캐고 싶네요~

숲노래 2013-11-07 13:41   좋아요 0 | URL
후애 님 댁에서 가까운 곳에
조그맣게 고구마밭 일구어
고구마줄기도 먹고 고구마도 먹으면서
이 가을 누리실 수 있기를 빌어요~ ^^
 

시골아이 28. 빨랫줄과 마당 (2013.10.11.)

 


  즐겁게 뛰놀려면 너른 마당이 있으면 되고, 너른 마당에서는 빨랫줄 하나로도 너끈히 재미난 놀이가 샘솟는다. 바람이 불어 머리카락을 간질인다. 햇볕이 내리쬐어 온몸을 덥힌다. 풀내음 물씬 흐르고, 후박나무는 보드라운 잎사귀를 흔들며 노래를 불러 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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