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림놀이] 구름 타는 촛불나무 (2015.12.11.)
책상맡에 놓고서 날마다 새롭게 들여다보는 내 ‘꿈그림’을 새로 그리기로 한다. 어떤 꿈을 그릴까 하면서 파란 줄을 토막토막 둥그스름하게 넣은 뒤 파란 막대를 그린다. 이러고 나서 다른 빛깔로 토막줄을 그리고, 이내 구름 하나를 그린다. 내 새로운 이름인 ‘숲노래’를 딴 ‘ㅅㄴㄹ’를 그리고, 우리 숲집도서관이 아름답게 피어나기를 바라는 ‘200(200억 원을 벌고야 말겠어!)’에다가 ‘빨간머리 사람’을 그린다. 우리 보금자리를 둘러싼 제비랑 사랑나비랑 나뭇잎이랑 풀꽃을 그린 뒤, 온눈(마음에 있는 셋째 눈)으로 삶을 바라보자는 빙글빙글이를 세 가지 빛깔로 빚는다. 바닥에는 풀빛 별님을 그린다. 다 그리고 나서 책상에 촛불을 켜고 그림을 함께 바라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