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림놀이] 나는 언제나 엄청난 (2014.2.7∼8.)

 


  이틀에 걸쳐서 그림을 그린다. 2월 7일 저녁에 그림을 그리다가, 큰아이가 너무 졸려 하는 티가 나서, 그만 자고 이튿날 다시 그림을 그리자고 말한다. 오늘은 무엇을 그릴까? 새롭게 그려 볼까? 새롭게 그리는 그림이란 무엇일까? 내 마음속에 없는 빛을 그리면 새로운 그림이 되는가? 내 마음속을 새롭게 읽으면 새로운 그림이 되는가? 후박잎을 몇 그린 뒤, 잎사귀 안쪽에 별을 그려 넣는다. 그러고는 “나는 언제나 엄청난 부자이다.”라는 말마디를 적어 본다. 그리고 ‘부자’라는 낱말을 갈음할 다른 낱말을 하나씩 적어 본다. 숲, 빛, 꽃, 물, ……. 모두들 우리 가슴속으로 곱게 스며들어 맑게 빛날 수 있기를 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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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02-11 11:32   좋아요 0 | URL
그림이 참 좋습니다!!!!^^
저는 그림에 영 소질이 없는지라 그림 잘 그리는 사람들이 무척 부러울 때가 있어요~

숲노래 2014-02-11 11:35   좋아요 0 | URL
그저 마음 가는 대로 그리면 돼요.
잘 그린다 못 그린다 같은 경계는 없으니까요.
즐겁게 그리는 그림이
가장 아름다워요~
 

[아버지 그림놀이] 도토리순이 (2014.1.30.ㄴ)

 


  설마실로 음성에 갔는데, 마루에 있는 큰 텔레비전에 말썽이 생겼다. 큰아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조르며 텔레비전 보여 달라 하지만, 텔레비전이 망가져서 못 본다고 하니 몹시 서운해 한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망가졌대잖아. 아버지는 속으로 빙그레 웃는다. 얘야, 우리 집에도 없는 텔레비전인데, 모처럼 텔레비전 있는 집에 와서 못 보니 서운하지? 그렇지만, 텔레비전 없으니 아주 조용히 그림놀이 할 수 있잖아? 큰아이와 한참 그림놀이를 하는데, 큰아이가 불쑥 “나 그려 주셔요.” 하고는 종이를 내민다. 종이를 받고 책상에 올려놓고는 한참 생각한다. 먼저 큰아이가 무릎 꿇고 앉아서 싱긋 웃는 모습을 그린다. 그러고 나서 도토리를 큼지막하게 그린다. 큰아이를 도토리 안에 넣는다. 도토리껍질을 무지개빛으로 한 꺼풀씩 입힌다. 이제서야 큰아이는 “아, 도토리구나.” 하고 알아채면서 도토리 속을 채우겠다면서 슥슥 같이 그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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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꿈빛 사랑 노래 (2014.1.30.)

 


  음성 할머니한테 그림 하나 선물로 남긴다. 무엇을 그려서 드릴까. 큰아이와 함께 그림놀이를 하며 생각하다가 나비를 그리기로 한다. 음성 할머니가 정갈하게 돌보는 앞뜰과 텃밭에 찾아들 나비를 떠올리면서 한 꺼풀 두 꺼풀 무지개옷을 입힌다. 그러고는 사름벼리와 산들보라 두 아이가 호미와 연필을 쥐며 웃는 모습을 그린다. 제비 네 마리 날고, 별빛과 꽃빛이 흐드러지는 한복판에 “꿈빛 사랑 노래” 세 가지가 춤추기를 바라는 이야기를 넣는다. 큰아이가 그린 그림이랑 나란히 마루벽에 살며시 붙여놓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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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우리 집은 숲이야 ㄴ (2014.1.13.)

 


  어제 그리다 마무리짓지 못한 그림을 마저 그리기로 한다. “우리 집은 숲이야” 하고 노래하는 그림이니, 네 식구 밑에 꽃을 그려 넣는다. 나무와 꽃 사이에는 풀을 그린다. 나무 위쪽으로는 제비가 네 마리 나는 모습을 그리고, 나비도 네 마리 그린다. 꽃별비 내리도록 하고는, 꽃이 자라는 흙을 그리고, 풀이 있는 들빛을 넣는다. 꽃별비 내리는 하늘빛을 채운다. 이리하여 끝. 알맞다 싶은 벽이나 문을 찾아서 붙이면 된다. 붙이기 앞서 아이들 책상에 며칠 올려놓기로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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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1-16 13:42   좋아요 0 | URL
와~ 오늘도 그리신 그림이 참 좋습니다~!!!
정말 하늘에서 꽃별비가 쏟아지네요~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그림 보며~ 좋아서 자꾸 웃음 짓습니다~*^^*

숲노래 2014-01-17 20:23   좋아요 0 | URL
우리 모두 마음속에
꽃별비를 담고
아름답게 노래하면 좋겠어요~
 

[아버지 그림놀이] 우리 집은 숲이야 ㄱ (2014.1.12.)

 


  아이들이 늦도록 잠들지 않으려 한다. 이때에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 졸릴 때까지 더 놀리는 수밖에 없지. 잠들지 않으려는 아이를 억지로 재운들 잠들지 않고 종알종알 떠들기만 한다. 그래서 종이를 펼치고 큰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리기로 한다. 큰아이는 ‘맑고요’라는 이름을 붙인 ‘게임 주인공’을 그린다. 나는 큰아이와 마주보고 엎드린 채 우리 네 식구를 하나씩 그릴 생각이다. 먼저 나무를 네 그루 그리기로 한다. 오늘 그림은 ‘우리 집은 숲이야’이다. 먼저, 한 사람 앞에 나무 한 그루씩 놓고, 큰아이 작은아이 곁님 나, 이렇게 그린다. 그러고서 나뭇잎을 그린다. 큰아이와 작은아이 모두 아버지 그림을 들여다본다. “아버지 그림 잘 그린다!” 하고 말해 준다. 그러니? 너희도 스스로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 생각하면 잘 그릴 수 있어. 오늘은 딱 여기까지만 그리고 덮는다. 자, 아이들아, 이제 자야지? 자고 일어나서 함께 마저 그리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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