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 - 말의 속뜻을 잘 이해하고 표현하는 법
안상순 지음 / 다락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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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1.28.

다듬읽기 245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

 안상순 글

 최정미 그림

 다락원

 2022.2.25.



  어린이를 헤아린다면 어린이가 읽으라고 내밀기만 하지 않습니다. 어린이를 살핀다면, 아이 곁에 무릎을 꿇고서 눈부터 맞춥니다. 아이를 돌아보지 않으니 뻣뻣하게 서서 내려다보기 일쑤입니다. 아이한테 말과 글을 들려주고 알려줄 적에는 늘 아이가 가장 쉬우면서 수수하게 이 삶을 나타내고 담을 낱말과 말씨를 가릴 노릇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은 책이름 ‘-를 위한’부터 일본말씨입니다. 엮은이는 ‘어른 낱말책’을 여미던 버릇 그대로 어린이 낱말책에 글을 맡더군요. 5살 아이하고 7살 아이한테 쓸 낱말이 다릅니다. 8살하고 10살하고 12살 사이에 쓸 낱말도 다 다릅니다. 부디 어른 눈금이 아닌, 아이 살림과 놀이와 꿈과 사랑을 헤아리면서 말결과 말빛이 어떻게 다른지 짚기를 바라요. 더구나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은 ‘우리말’이 아닌 순 중국한자말과 일본한자말이 어떻게 조금씩 다른가 하는 얼거리에서 맴돌다가 끝나요.


ㅅㄴㄹ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안상순, 다락원, 2022)


특히 얼굴을 감추기 위한 물건으로 사용돼요

→ 무엇보다 얼굴을 감추려고 써요

→ 그리고 얼굴을 감출 적에 써요

14쪽


본심과 다른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을 뜻할 때가 있지요

→ 밑마음과 다른 허울에 거짓을 뜻할 때가 있지요

→ 속마음과 달리 꾸미고 일그러진 모습도 뜻하지요

15쪽


반면 복면은 이런 뜻을 가질 수 없어요

→ 그러나 가리개는 이런 뜻이 아니에요

15쪽


괜히 부당하게 상관없는 일에 개입하는 거지요

→ 굳이 함부로 아무 일에 넘보는 셈이지요

→ 그냥 마구 뜬금없이 나서는 짓이지요

16쪽


또 다른 차이점

→ 또 다르다

→ 또 다른곳

17쪽


다른 국가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 다른 나라에 힘을 미치면

→ 다른 나라에 손을 뻗으면

17쪽


높이 여길 만하다는 뜻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요

→ 높이 여길 만하다는 뜻이에요

→ 모름지기 높이 여길 만하다는 뜻이에요

→ 높이 여길 만하다는 뜻이 바탕에 흘러요

19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의미가 바탕에 깔려 있다고

→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뜻이 바탕에 있다고

→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뜻을 깐다고

→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뜻이 바탕이라고

→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뜻이 있다고

19


창조적으로 발휘되거나 섬세한 마음에서부터 발현되는 것을 의미하지요

→ 새롭게 뽐내거나 고운 마음에서 나타난다는 뜻이지요

→ 남달리 펴거나 가녀린 마음에서 피어난다는 뜻이지요

21


사람들은 쉽게 자아도취에 사로잡혀요

→ 사람들은 쉽게 거들먹거려요

→ 사람들은 쉽게 잘난척해요

→ 사람들은 쉽게 겉멋에 사로잡혀요

22


그럴 때 어김없이 나타나는 징후가

→ 이럴 때 어김없이 나타나니

→ 이럴 때 어김없이 드러나니

22


자기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지 못하고

→ 내가 모자란 줄 깨닫지 못하고

→ 스스로 어설픈 줄 못 깨닫고

23


편치 않은 마음이나 불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을 뜻해요

→ 안 가볍거나 두려운 마음을 뜻해요

24


자기를 낮추는 태도를 나타내는 단어예요

→ 나를 낮추는 매무새를 나타내요

→ 스스로 낮춘다는 뜻이에요

→ 나를 낮추는 길을 나타내는 말이에요

26


위 문장에서 쓰인

→ 이 글에 쓴

→ 앞글에 쓴

29


마음을 나눌 누군가가 곁에 있기를 바라는 상태지요

→ 마음을 나눌 누가 곁에 있기를 바라는 일이지요

30


앎에 대한 끝없는 갈증에서 오는 행동이지요

→ 끝없이 알고 싶어서 하는 일이지요

→ 끝없이 알고 싶기에 나오는 몸짓이지요

32


삶의 과정에서 얻게 되는 깨달음을 가리켜요

→ 살며 깨달을 때를 가리켜요

→ 살아가며 깨닫는 길을 가리켜요

33


문학적 표현에도 자주 등장해요

→ 글을 꾸미며 자주 써요

→ 글에 자주 써요

35


뜻이 ‘경계를 나눔’에서 ‘차이를 앎’으로 확장되는 것 역시 불가능하지 않답니다

→ 뜻을 ‘금을 나눔’에서 ‘다른 줄 앎’으로 넓힐 수 있답니다

39


일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한답니다

→ 일을 북돋우려고 쓴답니다

→ 일을 살릴 적에 다룬답니다

40


생산적이고 가치 있는 것을 이루기 위한 육체적·정신적 활동이에요

→ 알차고 값있게 이루려고 몸과 마음을 쓰는 일이에요

46쪽


상황, 용변 등의 의미를 나타낼 수 있어요

→ 자리, 똥을 뜻할 수 있어요

→ 흐름, 똥오줌을 나타낼 수 있어요

47


비유적 의미로도 쓰여요

→ 빗댈 적에도 써요

→ 견줄 적에도 써요

→ 비길 적에도 써요

55


대체로 긍정적인 변화를 가리켜요

→ 으레 잘되는 길을 가리켜요

→ 으레 살아나는 길을 가리켜요

66


직관적이고 감성적이며 자유로운 생각의 전개지요

→ 마음으로 느끼면서 가볍게 생각을 펼치지요

→ 바로보고 다사로우며 마음껏 생각을 펴지요

72


삶에 깨달음을 주는 문장을 말해요

→ 살며 깨우치는 글을 가리켜요

→ 삶을 깨닫는 글자락을 나타내요

76


자기보다 우월한 상대로 인해 속이 상하거나 언짢은 기분을 느끼는 것을 가리켜요

→ 나보다 잘난 사람 탓에 속이 쓰리거나 언짢을 때를 가리켜요

→ 나보다 잘하는 누가 있어서 마음이 다치거나 언짢을 때에 써요

81


뜨겁고 강렬한 내면의 불길을 뜻해요

→ 뜨겁고 힘차게 솟는 마음을 뜻해요

→ 뜨겁고 세차게 솟는 마음을 뜻해요

96


의미가 동일해져요

→ 뜻이 같아요

97


물체에 접촉했을 때 피부가 실제로 느끼는 감각을

→ 어디 닿을 때 살갗으로 무엇을 느끼는지를

→ 무엇에 닿아 살깣으로 어떻게 느끼는가를

106


30년 넘도록 사전을 만들었어요

→ 서른해 넘게 낱말책을 엮었어요

12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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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다듬읽기 129


《그렇게 삶은 차곡차곡》

 사카베 히토미

 웃는돌고래

 2017.10.12.



  《그렇게 삶은 차곡차곡》(사카베 히토미, 웃는돌고래, 2017)에 흐르는 말씨를 돌아본다. 붓으로 그림을 빚을 적에 ‘그림’이라고 말하는 분이 어쩐지 줄어드는 듯싶다. 이 책에서도 엿보듯이 ‘그림’이라고 말하다가도 ‘일러스트’나 ‘페인팅’처럼 영어를 으레 쓰고, ‘작품·작업’처럼 한자말을 쓴다. 그리기에 ‘그림’인데, 그림을 다루는 곳은 ‘그림집·그림가게·그림터’가 아닌 ‘화랑’이란 한자말이나 ‘갤러리’라는 영어를 쓰기 일쑤이다. 어린이하고 푸름이 곁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어진 어른으로서, 말도 말답게 사랑으로 가꿀 수 있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ㅅㄴㄹ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림을 그릴 때도 있다. 이른바 라이브페인팅이다

→ 사람들이 지켜보는 곳에서 그릴 때도 있다. 이른바 바로그림이다

→ 사람들이 지켜보면서 그릴 때도 있다. 이른바 길거리그림이다

35쪽


작품을 공모전에 낼 때가 있다

→ 그림을 너른밭에 낼 때가 있다

→ 그림을 그림밭에 낼 때가 있다

39쪽


이런 페어에서는 화랑을 통하지 않고 직접 내 그림의 고객들을 만날 수 있어서

→ 이런 잔치에서는 그림밭을 안 거치고서 손수 그림손님을 만날 수 있어서

→ 이런 자리에서는 그림가게를 안 거치고서 바로 그림손을 만날 수 있어서

47쪽


세상은 결국 덕후들이 움직인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 온누리는 늘 바라기가 움직인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 이 땅은 뭐 즐김이가 움직인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54쪽


취미를 가질 틈도 없는 각박한 한국 사회에서

→ 좋아할 틈도 없는 차가운 이 나라에서

→ 곁놀이라는 틈도 없는 이 겨울나라에서

57쪽


논문을 쓰거나 다른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려면 일종의 모드 전환 시간이 필요하다

→ 배움글이나 다른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려면 결을 바꿀 틈을 내야 한다

61쪽


천재는 좋은 교사가 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 똑똑하면 잘 가르치기 힘들다고 본다

→ 뛰어나면 잘 이끌기 힘들다고 여긴다

66쪽


결국 우등으로 졸업하게 되었다

→ 끝내 꼭두로 끝마친다

→ 마침내 첫째로 마친다

96쪽


제대로 된 친구를 사귀는 게 어려웠다

→ 제대로 동무를 사귀기 어려웠다

97쪽


바로 그래서 나와 같은 처지에서 꿋꿋하게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는 작가 친구들의 존재 자체가

→ 그래서 바로 나와 같은 자리에서 꿋꿋하게 일하는 또래 그림지기가

→ 그래서 바로 나와 같은 곳에서 꿋꿋하게 일하는 그림동무가 있기에

12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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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 -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의 카메라 없는 핸드메이드 여행일기
이다 지음 / 미술문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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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1.14.

다듬읽기 240


《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

 이다

 미술문화

 2024.7.24.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쓰는 길이 어렵다고 잘못 여기는 분이 수두룩합니다. 모든 일은 매한가지입니다. 잘 쓰고 싶으면 “잘 쓰는 길”을 찾고 살펴서 받아들일 노릇입니다. 이제 시골에서 사는 사람은 한 줌조차 안 될 뿐 아니라, 시골 읍내조차 잿집(아파트)이 빼곡한 터라, 흙집이나 나무집에서 지내는 사람은 더더구나 적어요. 이러다 보니 나무를 나무답게 알거나 들꽃을 들꽃답게 알거나 멧새를 멧새답게 아는 사람은 훨씬 적습니다. 서울에서 살더라도 마음을 기울이면서 늘 풀꽃나무한테 다가서며 살피면 나무도 들꽃도 새도 알아보면서 사귑니다. 그냥그냥 익숙한 대로 쓴다면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못 써요. 낱말 하나를 가다듬고, 말씨 하나를 추스르면서, 말결을 통째로 손보려고 할 적에 비로소 글눈과 말눈을 새롭고 즐거우면서 환하게 엽니다. 《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손글씨로 여민 얼거리는 대단한데, 글결은 예나 이제나 나아진 바가 없다고 느껴요. 손으로 쓸 만큼 마음을 쏟듯, 말빛을 말빛대로 가꾸는 길에도 마음을 기울이면 확 피어날 텐데 싶습니다.


ㅅㄴㄹ


《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이다, 미술문화, 2024)


러시아에 가고싶어질 거라곤 생각해 본 적도

→ 러시아에 가고 싶으리라곤 생각해 본 적도

8쪽


이 많은 위시리스트를 제치고 평소에 관심도 없던

→ 이 많은 즐길거리를 제치고 여태 눈도 안 두던

→ 이 많은 할거리를 제치고 그동안 안 쳐다보던

→ 이 많은 바람을 제치고 이제까지 마음도 없던

→ 이 많은 꿈주머니를 제치고 늘 안 바라보던

8쪽


함께 러시아로 떠나게 된다

→ 함께 러시아로 떠난다

10쪽


나는 잠을 증오한다

→ 나는 자기 싫다

→ 나는 안 자고 싶다

11쪽


제안내는 족족 서로가 서로에게 팽을 당하고

→ 말하는 족족 서로서로 내팽개치고

→ 얘기하는 족족 서로 버림받고

13쪽


괜히 나도 하면 멋있을 것 같은 그런 것 아닌가

→ 나도 하면 멋있어 보이지 않은가

→ 나도 하면 멋있어 보이지 않겠는가

15쪽


자자, 이제 시작이다

→ 자자, 이제부터이다

→ 자자, 이제 한다

18쪽


꼭 필요할 듯하다

→ 꼭 있어야겠다

→ 꼭 챙겨야겠다

27쪽


나는 사교인간이 아님을 인정하고 여행지에서의 사교에 신경쓰지 않기로 함

→ 나는 싹싹하지 않으니 마실터에서 안 어울리기로 함

→ 나는 사근하지 않으니 이웃마을에서 안 만나기로 함

31쪽


러시아 가정집에서 제일 중요한 곳은

→ 러시아 살림집에서 돋보이는 곳은

→ 러시아 살림집에서 가장 큰 곳은

45쪽


사람 엄청 많고 북적북적했다

→ 사람 엄청나다

→ 사람 많다

→ 북적북적하다

64쪽


덕분에 러시아에 대한 호감은 수직상승함

→ 그래서 러시아가 확 마음에 든다

→ 이리하여 러시아한테 사로잡힘

69쪽


이렇게 모든 걸 따로 골라 주문하는 시스템이 흔하다

→ 으레 이렇게 모두 따로 시킨다

→ 흔히 이렇게 따로 골라서 시킨다

83쪽


내가 생각해도 너무 심하다

→ 내가 생각해도 너무하다

→ 내가 생각해도 지나쳤다

93쪽


좌석을 찾느라 생쇼를 하고 있자

→ 자리를 찾느라 미쳐날뛰자

→ 자리를 찾느라 지랄을 하자

→ 자리를 찾느라 허둥대자

→ 자리를 찾느라 부산스럽자

110쪽


최고 음향으로 설정되어 있는 건가

→ 가장 높은 소리로 맞추는가

→ 가장 시끄럽게 놓는가

134쪽


대상을 한참 본 후 색깔을 찾아 색칠中

→ 그림을 한참 보고서 빛깔을 입힌다

→ 그림을 한참 본 다음 빛깔을 바른다

179쪽


이런 복잡한 사연을 가졌지만 성당의 역사는 아직 20년이 안 된 완전 새 성당이다

→ 이런 온갖 이야기가 있지만 거룩집은 아직 스무 해가 안 된 새집이다

→ 이런 숱한 이야기가 있지만 절집은 아직 스무 해가 안 된 새곳이다

199쪽


접시 한두 개로 적당히 먹는데

→ 접시 한둘로 알맞게 먹는데

210쪽


채소 파티, 콩 파티인 거 사랑이다

→ 풀잔치, 콩잔치라서 사랑스럽다

→ 풀범벅, 콩범벅이라 사랑스럽다

211쪽


여기가 정말로 종착역인 거다

→ 여기가 참말로 끝나루이다

→ 여기가 드디어 끝이다

255쪽


건너에 바로 마트가 있길래

→ 건너에 바로 가게가 있길래

263쪽


모스크바서 타는 회전목마라니 낭만의 끝이다

→ 모스크바서 타는 빙글말이라니 끝나게 멋지다

→ 모스크바서 타는 나무말이라니 끝나게 기쁘다

281쪽


이 어메니티는 뭐야

→ 이 마실살림은 뭐야

→ 이 살림꾸러미 뭐야

→ 이 꾸러미는 뭐야

310쪽


렙업한 건가

→ 높였나

→ 늘렸나

→ 뛰었나

→ 뛰어올랐나

359쪽


작가의 길을 늘 응원해 주시는 나의 엄마

→ 그림길을 늘 북돋우는 우리 엄마

→ 그림길을 늘 도와주는 울 엄마

36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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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인간 별숲 동화 마을 27
신양진 지음, 국민지 그림 / 별숲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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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1.5.

다듬읽기 185


《녹색 인간》

 신양진 글

 국민지 그림

 별숲

 2020.3.31.



  《녹색 인간》(신양진, 별숲, 2020)은 ‘사람’하고 ‘푸른사람’을 갈라서 보여줍니다. ‘사람’이 망가뜨린 별에서 ‘푸른사람’이 나타나서 조금씩 살리는 길인데, 이때에 ‘사람’은 ‘푸른사람’ 둘레에서 종살이를 한다는 줄거리입니다. ‘사람’은 또 이 별을 망가뜨릴 수 있다면, ‘푸른사람’이 ‘사람’을 종처럼 다룰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때에는 ‘사람’이 어떤 짓을 벌였고, 얼마나 망가졌고, 숱한 사람들이 어떻게 죽거나 앓아야 했는지도 줄거리로 다루어야 했다고 느낍니다. 한쪽은 억누르고 다른쪽은 억눌리니까 둘이 싸워야 하거나 미워해야 하는 얼거리만 보여줄 적에는 썩 이바지할 만하지 않습니다. 망가진 별을 어떻게 다독여서 되살릴 적에 서로 아름다울까 하는 줄거리를 바라보면서 차근차근 짚는 눈길을 들려줄 적에 비로소 새길을 열 테지요. 영어와 옮김말씨와 일본말씨를 너무 자주 쓰는 대목도 아쉽습니다.


ㅅㄴㄹ


수백 마리의 애벌레들이 톱밥 위에 세찬 물결을 만들어냈다

→ 숱한 애벌레가 톱밥에 물결을 세차게 일으켰다

9쪽


녹색 인간은 지구에 식량 대란이 일어나며 만들어졌다

→ 푸른사람은 푸른별에 밥수렁이 일어나며 태어났다

→ 푸른사람은 이 별에 밥고비가 일어나며 나타났다

12쪽


유통 기한이 지나지 않은 쿠키는

→ 마감이 지나지 않은 바삭이는

→ 마감날이 안 지난 바삭이는

12쪽


뱃고동 소리가 선착장을 울렸다

→ 뱃고동 소리가 나루를 울렸다

19쪽


누구랄 것도 없이 환영의 함성을 질렀다

→ 누구나 반기며 소리질렀다

→ 누구나 반갑게 외쳤다

19쪽


레드서클만 있으면 블루버드를 탈 수 있고, 그린필드로 가서 녹색 인간이 될 수 있다

→ 빨강공만 있으면 파란새를 탈 수 있고, 푸른들로 가서 푸른사람이 될 수 있다

→ 붉은구슬만 있으면 파랑새를 탈 수 있고, 푸른터로 가서 푸른이가 될 수 있다

23쪽


갑판 위에 커다란 글씨가 쓰여 있었다

→ 널마루에 글씨를 커다랗게 썼다

→ 뱃마루에 글씨를 크게 썼다

27쪽


쌀을 확인하려고 입구를 묶은 끈을 풀기 시작했다

→ 쌀을 살피려고 아가리를 묶은 끈을 푼다

→ 쌀을 보려고 주동이를 묶은 끈을 푼다

→ 쌀을 헤아리려고 목을 묶은 끈을 푼다

29쪽


연구소의 작은 성의입니다

→ 배움터에서 작게 드립니다

→ 배움곳에서 조촐히 드려요

31쪽


있는 힘을 다해 선착장으로 뛰었다

→ 있는 힘을 다해 나루터로 달렸다

→ 있는 힘을 다해 뱃터로 달려갔다

44쪽


푸르고 맑은 하늘도

→ 파랗고 맑은 하늘도

45쪽


제가 괜한 이야기를 했네요

→ 제가 굳이 이야기를 했네요

→ 제가 구태여 이야기했네요

52쪽


왜 그 많은 배양액이 필요했으며

→ 왜 가꿈물이 그렇게 들었으며

→ 왜 키움물을 그렇게 썼으며

53쪽


희선의 첫 번째 가설은 틀렸다

→ 희선이 첫 얘기는 틀렸다

→ 희선이 첫 생각은 틀렸다

53쪽


수영복 차림으로 기다란 의자에 기대 책을 보고 있었다

→ 헤엄옷 차림으로 기다란 걸상에 기대 책을 본다

58쪽


광합성을 하고 있는 중이야

→ 볕바라기를 해

→ 해바라기를 하지

60쪽


이곳 건물마다 유리창이 많은 이유가 그래서야

→ 그래서 이곳은 집마다 빛받이가 많아

→ 그래서 이곳 집은 햇볕받이가 많아

60쪽


시선을 조금 돌리자, 이번에는 투명하게 비치는 건물 안으로 녹색 인간들이 보였다

→ 눈을 조금 돌리자, 이제는 비치는 집에서 푸른사람이 보인다

61쪽


농장 노동자들의 임금은 정해져 있었고, 저임금을 받으며 일할 사람은 넘쳐 났다

→ 논밭일꾼 일삯은 똑같고, 적은돈으로 일할 사람은 넘쳐났다

→ 논밭지기는 일삯이 같고, 푼삯으로 일할 사람은 넘쳐났다

62쪽


인솔자가 웃으며 가벼운 목례를 했다

→ 길잡이가 웃으며 가볍게 까딱했다

→ 이끎이가 웃으며 가볍게 손절했다

64쪽


이후에는 진짜 꿈을 꾸게 될 겁니다

→ 이담에는 참말 꿈을 꿉니다

→ 그 뒤에는 참말 꿈을 꿉니다.

67쪽


일단 모두 정상적인 레드서클이라고 하니 내가 실수를 한 거겠죠

→ 모두 반듯한 빨강공이라고 하니 내가 잘못을 했겠죠

→ 모두 올바른 붉은구슬이라고 하니 내가 잘못했겠죠

81쪽


다시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 다시 따뜻이 웃는다

→ 다시 가만히 웃는다

81쪽


잠시 드릴 말씀이 있어요

→ 살짝 여쭐 말씀이 있어요

→ 넌지시 할 말이 있어요

127쪽


먼저 하늘나라에 가 있거라

→ 먼저 하늘나라에 가거라

174쪽


곳곳에 있던 비밀의 방들이 모두 파헤쳐졌다

→ 곳곳에 있던 숨은칸이 모두 드러났다

→ 곳곳에 숨긴 자리가 모두 드러났다

19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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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살지만 - 문화로 읽는 부산
박훈하 지음 / 비온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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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0.18.

다듬읽기 225


《부산에 살지만》

 박훈하

 비온후

 2022.2.28.



  《부산에 살지만》을 곰곰이 읽었습니다. 부산이라는 고장을 안팎으로 짚으려는 대목은 돋보이는구나 싶으면서도 굳이 ‘문화·경제·사회·스포츠·맛집·문학’이라는 틀을 안 세워도 될 텐데 싶더군요. ‘내가 사는 마을’하고 ‘내가 깃든 집’이라는 결을 바탕으로 ‘이웃이 사는 마을’에다가 ‘이웃이 깃든 살림길’을 바라보려고 할 적에는 줄거리나 얼거리가 확 다릅니다. 밖에서 보는 부산이 아닌, 밖으로 알릴 부산이 아닌, 그저 부산내기로서 터를 잡고서 하루하루 삶을 일구는 길이란 무엇인지 들여다보고서 들려주는 이야기로 짠다면, 고루고루 즐겁게 나눌 마음씨앗과 생각씨앗을 흩뿌릴 만할 테고요. 부산에 살기에 부산을 잘 알지 않습니다. 서울에 살더라도 서울을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시골에 살더라도 시골을 등지는 사람이 많아요. 우리는 왜 어느 고장에 뿌리를 내릴까요? 우리가 서로 아름답게 만나고 맺으며 마주하는 길을 살핀다면, 책으로 담는 글결도 이웃 누구나 읽기 수월하도록 가다듬게 마련입니다.


ㅅㄴㄹ


《부산에 살지만》(박훈하, 비온후, 2022)


이 다양하고 이질적인 문화가 어떻게

→ 이 다른 삶이 어떻게

→ 이 여러 삶이 어떻게

3쪽


이야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자연 지리적 요소는 바다입니다

→ 이야기하려면 가장 먼저 바다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 이야기할 때에 가장 먼저 바다부터 봐야 합니다

11쪽


한국의 어디서나 쉽게 만나게 되는 것이 바다이지만

→ 이 나라 어디서나 바다를 쉽게 만나지만

→ 우리나라 어디서나 바다는 가깝지만

11쪽


문화에 대한 보다 깊은 공부는 앞으로 차근차근 해보기로

→ 살림살이는 앞으로 차근차근 깊이 알아가기로

→ 살림길은 앞으로 하나씩 깊이 익혀가기로

18쪽


부산은 바다를 통해 형성된 역사와 강을 통해 형성된 역사가 이중적으로 얽혀 있는 도시입니다

→ 부산은 바다와 가람을 거쳐 이룬 발자취가 얽힌 곳입니다

→ 부산은 바다와 냇물을 바탕으로 삶을 이루어 왔습니다

19쪽


국가정책에 따라

→ 나라에 따라

→ 나라길에 따라

22쪽


부산의 모든 해안엔 계절을 가릴 것 없이 사시사철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 부산 바닷가에는 늘 사람들이 모입니다

→ 부산은 언제나 바닷가가 붐빕니다

→ 부산바다는 노상 사람들이 모입니다

24


부산 해안선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 늘 빠지지 않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 아름다운 부산 바닷가를 이야기할 때 늘 다루는 꼭지가 있습니다

26


일종의 주객전도 현상이 발생한 거지요

→ 이른바 뒤집혔지요

→ 이를테면 거꾸로이지요

→ 엉터리이지요

→ 우스운 일이지요

28


해수욕장으로서 좋은 입지조건을 갖춘 건 결코 아니었을 텐데

→ 바다놀이터로 썩 낫다고 할 수 있지는 않았을 텐데

→ 놀 만한 바닷가라고 하기는 어려웠을 텐데

38


공통의 언어는 타 지역과의 차이를 쉽게 만들기도 하지만 언어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하나로 통합하는 놀라운 힘을 발휘하기도 하니까요

→ 두루말은 다른 고을과 섞이기 쉽기도 하지만 말을 나누는 사람들이 하나로 생각하는 힘을 놀랍게 내기도 하니까요

56


많은 이주민의 유입을 통해 매우 빠르게 대도시로 발전한 부산의 경우

→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매우 빠르게 큰고장으로 자란 부산

→ 사람들이 잔뜩 옮겨와서 매우 빠르게 큰고을로 발돋움한 부산

65


이 과정에서 한국의 모든 방언은 공적 영역에서 거의 다 추방당했고

→ 이동안 모든 사투리는 나라에서 거의 다 밀려났고

→ 이 동안 모든 고을말은 모든 곳에서 거의 쫓겨났고

78


이 땅에서 만들어진 음식, 그리고 그것을 먹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 보려고 합니다

→ 이 땅에서 지은 밥과 사람들 이야기로 채워 보려고 합니다

89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 희귀한 사례일 겁니다

→ 어제오늘을 떠나 비슷한 일을 찾아보기 어렵도록 매우 드뭅니다

107


계속해서 현대적으로 변용하여 지금 우리들의 삶에 부합하도록 만드는 행위이자 대상입니다

→ 꾸준히 새롭게 바꾸어 오늘 우리 삶에 알맞게 가다듬는 일이자 길입니다

121


이런 조형물들이 왜 그렇게 표현되었는가에 집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 왜 이렇게 만들고 나타내는가에 마음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 왜 이렇게 빚어서 얘기하는가를 바라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150


새로운 도심으로 부상했다는 사실은

→ 새롭게 복판으로 떠올랐으니

→ 새롭게 북적거렸으니

174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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