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끝나지 않는 물음 - 인문학으로 재즈를 사유하다
남예지 저자 / 갈마바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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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3.26.

다듬읽기 63


재즈, 끝나지 않은 물음

 남예지

 갈마바람

 2022.4.25.



  《재즈, 끝나지 않은 물음》(남예지, 갈마바람, 2022)을 읽으면서 ‘재즈’를 우리말로 담아낼 수 있을까 하고 한참 생각했습니다. ‘재즈’나 ‘스윙’을 그냥 쓸 수 있지만, 우리한테도 이러한 가락과 빛이 있는 터라, 예부터 흘러왔고 앞으로 이어갈 노래와 짓을 헤아릴 만합니다. 이를테면 “one string guita”로 노래를 여민 “Chicken in The Corn”이 있는데 ‘재즈’는 아니라고 여길 만하지만, 담벼락이 아닌 새길을 보았기에, “쪼아먹은 닭”을 놓고서 “외줄 기타”를 폈어요. 모든 노래도 글도 살림도, 수렁이나 바닥이나 끝에서 문득 솟아납니다. 죽음보다 나을 바 없다는 곳에서 노래가 흘러요. 우리한테 ‘일노래’가 있으니, 죽을 듯한 일에 치이면서도 부드러이 노래하고, 아이를 재우고, 살림을 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락꽃’이나 ‘신가락’이나 ‘널가락’을 떠올리고, 꽃으로 피어나는 가락을 신바람으로 품는 길을 살핍니다. 이 책도 멋부리는 옮김말씨나 일본말씨가 아닌, 들노래를 부르는 수수한 사람들 말씨로 가다듬었다면 한결 나았을 텐데 싶습니다.


ㅅㄴㄹ


20대의 대부분을 재즈가 뭔지도 모르는 채 재즈 보컬리스트로서 살았고

→ 스무줄을 신가락이 뭔지도 모르는 채 신가락을 부르며 살았고

→ 스무순이를 가락꽃이 뭔지도 모르는 채 신나게 부르며 살았고

5쪽


재즈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할 것이다

→ 신가락이 무엇인지 길을 찾지 못한다

→ 널가락이 무엇이라고 말하지 못한다

7쪽


각주에 표기되어 있는 원전을 찾아볼 것을 추천한다

→ 꼬리글에 있는 밑글을 찾아보기를 바란다

→ 덧붙인 바탕글을 찾아보라고 꼽는다

7쪽


재즈에서의 즉흥연주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과정이라고는 할 수 없다

→ 널노래에서 바로가락이 빈터에서 새롭게 짓는 길이라고는 할 수 없다

→ 가락꽃에서 바람노래가 없다가 생기는 발판이라고는 할 수 없다

20쪽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작곡이라는 점에서 연주자들의 독창적인 선율이 만들어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 문득 가락을 쓰기에 저마다 다르게 들려주는 길이기도 하지만

→ 바로바로 노래를 지으니 다 다르게 펴기도 하지만

25쪽


이렇게 무의식적 층위에서 이루어지는 즉흥연주는

→ 이렇게 얼결에 하는 바로꽃은

→ 이렇게 문득 태어나는 바람꽃은

30쪽


악보가 모든 것을 말해 주는 것은 아니다

→ 노래종이가 모두 말해 주지는 않는다

→ 가락종이가 모두 말하지는 않는다

38쪽


즉흥 솔로 연주를 듣다 보면

→ 혼바람꽃을 듣다 보면

→ 혼바로꽃을 듣다 보면

47쪽


지금, 이 순간에 만들어지는 음악이다

→ 바로 여기에서 태어나는 노래이다

→ 오늘 이곳에서 생기는 노래이다

→ 바로 이때에 피어나는 노래이다

→ 이곳 이때에 깨어나는 노래이다

48쪽


+


습관적 기억은 신체와 굉장히 가깝게 연결되어 있는 데 반해

→ 길든 이야기는 몸하고 아주 가깝게 잇닿지만

→ 물든 마음인 몸하고 무척 가깝게 닿지만

→ 스며든 옛생각은 몸에 착 붙었지만

82쪽


이 난해한 정의들을 종합해 보면 결국 스윙은 리듬을 타는 방식이자, 복층적 리듬 속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이완

→ 이 골아픈 풀이를 갈무리하면 너울은 가락을 타는 길이자 겹가락을 밀고 당기고

→ 이 어려운 말을 추스르면 물결은 가락을 타는 길이자 겹가락을 풀고 여미고

93쪽


건반의 틈새들 사이로부터 나오는 음들이라고 표현한다

→ 누름쇠 틈새로 나오는 소리라고 나타낸다

→ 누름판 사이로 나오는 가락이라고 그린다

→ 눌쇠 틈으로 나오는 소리라고 말한다

103쪽


스타일의 변화를 통시적으로 살펴보면

→ 춤추는 결을 길게 살펴보면

→ 바뀌는 모습을 두루 보면

125쪽


우리의 사고는 생각보다 창의적이지 않다

→ 우리는 뜻밖에 새롭게 바라보지 않는다

→ 우리는 썩 새롭게 헤아리지 않는다

144쪽


인간을 분류하기 위해 별자리, 혈액형 등을 기준으로 삼기도 하고

→ 사람을 나누려고 별자리, 피갈래롤 잣대로 삼기도 하고

146쪽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성 중심의 근대적 사고에 반발하며

→ 새물결은 마음을 바탕으로 두는 길에 맞서며

→ 새너울은 넋으로 바라보는 길에 대들며

→ 새길은 마음꽃으로 생각하는 길을 부수며 

→ 새빛은 밝게 헤아리는 길을 받아치며

180쪽


음악의 절대적 시간은 선형적으로 흘러가지만

→ 노래는 가지런히 흘러가지만

→ 노랫가락은 길게 흘러가지만

22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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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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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3.25.

다듬읽기 191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민음사

 2015.5.8.



  《한국이 싫어서》(장강명, 민음사, 2015)는 책이름처럼 이 나라가 싫어서 떠난 사람이 무엇이 왜 싫었는지를 들려주면서, 먼나라에서는 무엇을 좋아하려고 하는지 적는다고 여길 만합니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 싫었던 일을 저 나라에 가서도 똑같이 합니다. 저 나라에서 좋았던 일은 이 나라에서도 똑같이 좋았을 테고요. 가만히 보면 ‘좋은나라·나쁜나라’란 없습니다. 사람이 더 좋거나 나쁘지도 않습니다. 바라보는 마음에 따라서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데, ‘바라보는 마음’은 어릴 적부터 배움터하고 둘레에 길들거나 물든 몸짓입니다. ‘버릇대로 좋거나 싫다’고 가를 뿐입니다. 무엇보다도 굳이 글(문학)로 길게 짜려고 억지로 줄거리를 붙이는구나 싶고, 이러다 보니 ‘요즘 젊은이 말씨’를 흉내내려는 티가 자꾸 나면서 늘어집니다. “한국이 싫어서”라기보다는 “미친서울이 싫어서”이지 않을까요? ‘미친서울’ 못잖게 ‘미친시골’도 수두룩하겠으나, 서울 언저리에서 맴돌 적에는 ‘고요시골’도 ‘조용시골’도 못 봅니다. 글쓴이가 서울을 훅 떠나 고즈넉한 시골에서 여러 해쯤 살아 보았다면 글도 줄거리도 확 달랐을 테지요.


ㅅㄴㄹ


인천공항에서 공식적으로 헤어졌지

→ 인천나루에서 씩씩하게 헤어졌지

→ 인천나루에서 환하게 헤어졌지

9쪽


“너무 부실하게 먹지 말고” 하는 레퍼토리를 세 번이나

→ “너무 모자라게 먹지 말고” 하는 얘기를 세 판이나

→ “너무 두루뭉술 먹지 말고” 하는 말씀을 석 벌이나

9쪽


무슨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것도 아니고

→ 무슨 내치자는 짓도 아니고

→ 무슨 도리도리도 아니고

→ 무슨 끊기도 아니고

11쪽


반찬은 간소하게 두세 가지만 먹을 건데 내가 직접 만들 거야

→ 곁밥은 단출하게 두세 가지만 먹을 텐데 내가 손수 할래

→ 곁거리는 가볍게 두세 가지만 먹을 텐데 내가 지을래

14쪽


상추 같은 작물을 텃밭에

→ 상추 같은 남새를 텃밭에

15쪽


서울은 1년에 한 번만 올라와

→ 서울은 한 해에 하루만 와

15쪽


비실비실거리면서 아흔 살이고

→ 비실비실하면서 아흔 살이고

→ 비실거리면서 아흔 살이고

16쪽


내가 어떤 조직의 부속품이 되어서 그 톱니바퀴가 되었다 해도

→ 내가 어떤 일터에서 톱니바퀴가 되었다 해도

→ 내가 어떤 일터에서 곁거리가 되었다 해도

19쪽


그래도 나름 규모가 있는 회사다 보니까

→ 그래도 그 나름대로 큰 일터다 보니까

→ 그래도 꽤 큰 일터다 보니까

21쪽


근무조를 바꿔 주긴 하더라

→ 일때를 바꿔 주긴 하더라

→ 일모둠을 바꿔 주긴 하더라

22


어찌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다가 자뻑의 길을 택하는 거지

→ 어찌해야 할지 모르다가 거드름길을 고르지

→ 어찌해야 할지 발동동이다가 겉멋으로 가지

25


개인적으로 쇼킹했던 뉴스가 또 있었는데

→ 내가 놀란 일이 또 있는데

→ 난데없는 얘기가 또 있는데

27


이 나라에서는 자동차가 좌측통행이라는 사실을 잊고 왼쪽만 흘끗 살핀 뒤

→ 이 나라에서는 쇳덩이가 왼길인 줄 잊고 왼쪽만 흘끗 본 뒤

→ 이 나라에서는 부릉길이 왼쪽인 줄 잊고 왼쪽만 흘끗댄 뒤

31


보디랭귀지가 왜 이렇게 매력적이야?

→ 몸짓이 왜 이렇게 멋있어?

→ 몸놀림이 왜 이렇게 달콤해?

31


추워지면 손가락과 발가락 속에서

→ 추우면 손가락과 발가락에서

33


고개 까닥까닥거리면서 싫대

→ 고개 까닥거리면서 싫대

→ 고개 까닥까닥하현서 싫대

36


혼자 꽃단장하고 나왔다 싶더라니. 유부녀가 말야

→ 혼자 꽃차림하고 나왔다 싶더라니. 아줌마가 말야

→ 혼자 꽃꾸밈하고 나왔다 싶더라니. 핫어미가 말야

39


연식이 좀 되는 분인가 보네

→ 나이가 좀 되는 분인가 보네

→ 좀 늙은 분인가 보네

47


우리나라 행복 지수 순위가 몇 위고 하는 문제는 관심 없어

→ 우리나라 꽃나래가 몇 째고 하는 일은 몰라

→ 우리나라 늘기쁨이 몇 째칸이고는 마음 안 써

61


내가 거지인 줄 알아? 적선하냐?

→ 내가 거지인 줄 알아? 동냥하냐?

→ 내가 거지인 줄 알아? 베푸냐?

83


네 결심에 대해서 말이야?

→ 네 뜻 말이야?

→ 네 다짐 말이야?

109


보증금도 받을 수 없다고요?

→ 밑돈도 받을 수 없다고요?

→ 밑천도 받을 수 없다고요?

126


오늘의 스페셜 메뉴는 갈릭 새우와

→ 오늘 꽃밥은 마늘새우와

→ 오늘 꽃차림은 마늘새우와

130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해 봤어

→ 나는 뭘 좋아하는지 생각해 봤어

→ 내가 좋아하는 일을 생각해 봤어

152쪽


따뜻한 열대지방으로 떠나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해

→ 따뜻한 곳으로 떠나려 하지만 늘 쓴맛이야

→ 더운땅으로 떠나려 하지만 언제나 그르쳐

15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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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엮음 / 오래된미래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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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3.18.

다듬읽기 189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엮음

 오래된미래

 2005.3.15.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류시화 엮음, 오래된미래, 2005)은 여러 나라 여러 글을 모았다고 합니다. 우리말로 옮긴 노래라고 하는데, 일본말씨나 옮김말씨가 너무 물결칩니다. 책이름에 붙인 “-은 것처럼”부터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씨로는 ‘-ㄴ 것’이 아니라 ‘-ㄴ 듯’입니다. 책날가에는 “좋은 시에의 초대”처럼 일본말씨를 넣는데, 적어도 “좋은 시로 초대합니다”로는 적어야 우리말씨일 테고, ‘좋은’도 ‘아름답다’나 ‘사랑스럽다’로 옮겨야 알맞아요. ‘좋다’는 ‘좁다’하고 말밑이 같아요. ‘좋다 = 마음에 들다’인데, 마음에 들 만큼 줄여서 좁혔다는 얼개이고, 어느 하나만 붙드느라 둘레를 다 못 보거나 등지는 결입니다. 우리말을 살펴본다면 “좋은 시 = 좁은 시”일 테니, 섣불리 이런 치킴말을 안 붙이겠지요. 부디 밑바닥으로 걸어가서 말빛과 말씨와 말결을 처음부터 새로 익힌 다음에 노래를 옮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좋은 시에의 초대!

→ 아름노래로 모심!

→ 사랑노래로 간다!

책날개


살아 있는 것들을 보라

→ 산 숨결을 보라

→ 숨빛을 보라

9쪽


자신의 가슴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꿈을 간직하고 있는가

→ 어떤 꿈을 가슴으로 그려서 이루려는가

→ 어떤 꿈을 바라며 이루려는가

11쪽


슬픔의 중심에 가닿은 적

→ 슬픔바다에 가닿은 적

→ 슬픔나라에 가닿은 적

→ 몹시 슬픈 적

11


모든 것이 떨어져 나가더라도 내면으로부터 무엇이 당신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가

→ 모두 떨어져 나가더라도 우리 삶을 어떤 마음으로 버티는가

→ 모두 떨어져 나가더라도 우리 삶을 지키는 마음은 무엇인가

13


당신은 이따금 그것을 꺼내 보게 될 것이다

→ 우리는 이따금 꺼내어 본다

→ 이따금 꺼내 본다

19


스스로의 힘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 스스로 힘을 내기를 바랍니다

→ 스스로 힘을 차리기를 빕니다

20


내가 자라면 모든 이들의 양식이 되어야지

→ 나는 자라서 모두한테 밥이 되어야지

→ 나는 모두한테 법이 되어야지

26


사람들이 너무 작은 심장을 가졌기 때문이지

→ 사람들 가슴이 너무 작기 때문이지

→ 사람들 마음이 너무 작기 때문이지

27


너의 가슴에서 잉태되고 너의 눈에서 태어나

→ 네 가슴에서 배고 네 눈에서 태어나

→ 네 가슴에 깃들고 네 눈에서 태어나

32


곤충이나 바람이 찾아와 암술과 수술을 중매한다

→ 벌레나 바람이 찾아와 암술과 수술을 맺는다

→ 벌레나 바람이 찾아와 암술과 수술을 잇는다

34


이 세상은 내 슬픔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 온누리는 내가 슬프다고 멈추지 않는 줄을

38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허용해 준다

→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준다

39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 그들은 웃으며 그사람 얼굴을 쳐다본다

→ 웃으며 쳐다본다

42


동해 바다 작은 섬 갯바위의 흰 백사장

→ 샛바다 작은섬 갯바위 흰모래밭

→ 새녘바다 작은섬 갯바위 모래밭

53


내 가방에는 지식이 가득했지만 두려움과 무거운 것들도 들어 있었다

→ 내 가방은 아는것이 가득했지만 두렵고 무거웠다

60


그것이 시작이었고, 그때가 바로 인생의 봄

→ 그때부터이고, 그때가 바로 봄날

→ 그날 열고, 그때가 바로 봄철

66


그대는 이 지상의 삶에 대한 욕망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어

→ 그대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마음이 홀가분하여

→ 그대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꿈에 날개를 달아

79


별들을 바라보라. 성운들이 네 안에서 돌고 있는 원자들처럼 끝없이 회전할 테니

→ 별을 바라보라. 별구름이 네 몸에서 도는 알갱이처럼 끝없이 돌 테니

→ 별을 바라보라. 별밭이 네 몸속에서 도는 알빛처럼 끝없이 돌 테니

84쪽


구차하게 사느니 죽음을 택하라

→ 구지레 사느니 죽는다

→ 볼품없이 사느니 죽는다

99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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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 들려주기 - 개정판 살아있는 교육 10
서정오 지음 / 보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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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3.12.

다듬읽기 187


《옛이야기 들려주기》

 서정오

 보리

 1995.2.28.첫/2011.1.3.고침



  《옛이야기 들려주기》(서정오, 보리, 2011)가 처음 나오던 1995년 언저리뿐 아니라 2000년을 넘어설 즈음까지도 ‘옛이야기’라는 우리말보다는 ‘민담·전설·구비문학·구전설화·전승문학’ 같은 한자말을 뒤섞어 썼지 싶습니다. 곰곰이 본다면, ‘옛이야기’이기도 하되, 그저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지은 삶과 살림과 사랑을 말에 담아서 엮으니 이야기입니다. “이어온 말이자 이어가는 말”입니다. 모든 이야기는 오늘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랍니다. 어제 싹튼 이야기는 오늘을 거쳐 모레로 나아갑니다. 하루를 일군 일을 담고, 서로 나눈 마음을 얹고, 함께 짓는 생각을 놓습니다. ‘이야기 = 이어왔고 이어가는 말 = 나누는 말’입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같은 말씨를 “이야기를 하다”나 “이야기를 펴다”로 추스르면서, 말·마음과 삶·살림과 이야기·일을 어질게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요. 잇는 말 한 마디가 있어서 서로서로 님(임)입니다.


ㅅㄴㄹ


초판이 나온 뒤로 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 첫판이 나온 뒤로 꽤 많이 흘렀지만

→ 꽃찌가 나온 뒤로 꽤 오래 흘렀지만

5쪽


글을 생각만큼 잘 쓰지 못한 것은 오로지 글쓴이의 재주가 모자란 탓이다

→ 재주가 모자란 탓에 글을 생각만큼 잘 쓰지 못한다

→ 글쓴이는 재주가 모자란 탓에 생각만큼 잘 쓰지 못한다

9쪽


한 폭의 먹그림 같은 이 모습을

→ 눈부신 먹그림 같은 이 모습을

→ 곱게 담은 먹그림 같은데

16쪽


자기 삶 속에서 얻은 이야깃거리를 보태어

→ 살면서 배운 이야깃거리를 보태어

→ 살아오며 익힌 이야깃거리를 보태어

→ 살며 들은 이야깃거리를 보태어

17쪽


이야기 한 자리 나누고 나면 친해지고, 멀어졌던 사람도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에 다시 가까워진다

→ 이야기 한 자리 하고 나면 살갑고, 멀던 사람도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다시 가깝다

→ 이야기 한 자리 뒤에는 반갑고, 멀던 사람도 말을 주고받는 사이에 다시 사귄다

22쪽


어느 깊은 산골에 내외가 화전을 파먹고 살았어

→ 어느 깊은 멧골에 둘이 부대밭을 파먹고 살아

55쪽


너무 허황하여 도저히 믿을 수 없는

→ 너무 말이 안 돼 참 믿을 수 없는

→ 너무 뜬금없어 아주 믿을 수 없는

→ 너무 꾸며 도무지 믿을 수 없는

60쪽


백성을 무척 사랑하시기 때문에 임금님의 귀가 그렇게 커진 것입니다

→ 사람들을 무척 사랑하시기 때문에 임금님 귀가 그렇게 큽니다

→ 누구나 무척 사랑하시기 때문에 임금님 귀가 그렇게 커다랗습니다

→ 들풀을 무척 사랑하시기 때문에 임금님 귀가 그렇게 자랐습니다

78쪽


너무나도 잘 알려진 민간 이야기이기 때문에

→ 잘 알려진 들사람 이야기이기 때문에

→ 널리 알려진 풀사람 이야기이기 때문에

78쪽


자만에 빠진 아이에게는 겸손을 가르치고

→ 뻐기는 아이는 다소곳하라고 가르치고

→ 자랑하는 아이는 고개숙임을 가르치고

→ 까부는 아이는 낮추라고 가르치고

→ 도도한 아이는 삼가라고 가르치고

→ 거드럭쟁이는 너그럽도록 가르치고

139쪽


그저 즐기기 위해 하는 이야기라면 그럴 필요가 없지만

→ 그저 즐기려는 이야기라면 그러지 않아도 되지만

→ 그저 즐기려는 이야기라면 그럴 까닭이 없지만

139쪽


자기 머리를 잘라 여비를 마련해 준 부인은 생각하지 않고 돈에 욕심을 내고

→ 제 머리를 잘라 길삯을 마련해 준 곁님은 생각하지 않고 돈에 눈이 멀고

→ 제 머리를 잘라 길돈을 마련해 준 짝지는 생각하지 않고 돈에 눈이 돌고

154쪽


할아버지하고 헐머니, 이렇게 두 노인이 사는 집이 있었대

→ 할아버지하고 헐머니, 이렇게 두 분이 사는 집이 있대

→ 할아버지하고 헐머니, 이렇게 두 어른이 사는 집이 있대

→ 할아버지하고 헐머니가 사는 집이 있대

179쪽


옛날에 한 가난한 나무꾼이 살았는데

→ 옛날에 가난한 나무꾼이 살았는데

188쪽


흉측한 괴물인데 어린아이로 둔갑했느니라

→ 고약한 놈인데 어린아이 척하느니라

→ 사나운 녀석인데 어린아이로 꾸몄느니라

→ 괘씸한 망나니인데 어린아이로 바꿨느니라

20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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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 - 장대한 동슬라브 종가의 고난에 찬 대서사시
구로카와 유지 지음, 안선주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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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3.5.

다듬읽기 122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

 구로카와 유지

 안선주 옮김

 글항아리

 2022.3.11.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구로카와 유지/안선주 옮김, 글항아리, 2022)를 읽었습니다만, 어쩐지 허전합니다. 차근차근 읽다가 내려놓고, 다시 펴다가 내려놓았습니다. 이웃나라 발자취라고 하지만, 막상 이웃나라 우두머리가 언제 어떻게 바뀌었느냐를 줄줄이 읊을 뿐이군요. 어떠한 터전이고, 어떠한 살림이며, 어떠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루를 지었는가 하는 줄거리를 찾아볼 길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발자취를 살피는 글바치도 매한가지입니다. 다들 벼슬판 발자취에 얽매입니다. 우두머리 이름을 꿸 뿐, 정작 사람들이 어떤 밥과 옷과 집을 누렸는지는 한 줄로도 못 적거나 안 씁니다.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어떤 살림을 물려받거나 배우는지도 아예 못 적거나 안 쓰더군요. 우두머리 둘레에서 벼슬을 얻은 이들은 우두머리와 벼슬판을 글로 남길 뿐입니다. 더욱이 먹물에 갇힌 딱딱한 글입니다.


ㅅㄴㄹ


‘우크라이나의 저녁’에 강한 끌림을 느꼈다

→ ‘우크라이나 저녁’에 훅 끌린다

→ ‘우크라이나 저녁’에 확 끌린다

4쪽


초가지붕으로 지어진 소박한 농가 두서너 채가 석양빛을 받아

→ 풀지붕으로 올린 수수한 시골집 두서너 채가 노을빛을 받아

4쪽


새로운 부임지로 출발하기 전

→ 새로운 일터로 가기 앞서

→ 새로운 자리로 떠나기 앞서

4쪽


곡창지대라는 단어부터 머릿속에 떠올랐다

→ 설잔둘이라는 낱말부터 떠올랐다

→ 푸진들이라는 말부터 떠올랐다

→ 너른들이라는 이름부터 떠올랐다

5쪽


먼 옛날 무인지경無人之境이었던 스키타이인의 땅에 최초로

→ 먼 옛날 벌판이던 스키타이사람 땅에 처음으로

→ 먼 옛날 허허벌판이던 스키타이사람 땅에 꼭두로

20쪽


용맹함을 숭상하는 민족성과 능란한 기마술이 특징이었다

→ 뚝심을 기리는 겨레넋과 빼어난 말솜씨가 남다르다

→ 뱃심을 높이는 겨레얼과 눈부신 말타기가 돋보인다

25쪽


큰 분묘를 만들진 않았고

→ 무덤을 크게 쌓진 않았고

→ 묏등을 크게 짓진 않았고

36쪽


다른 개별 국가로 독립하자

→ 나라를 다르게 세우자

→ 홀로서기를 하자

42쪽


배의 항행에 편리할 뿐만 아니라

→ 배가 다니기에 나을 뿐만 아니라

→ 뱃길이 수월할 뿐만 아니라

50쪽


이러한 국교화 이후

→ 나라길로 삼고서

→ 이렇게 맞잡고서

→ 이렇게 어깨를 겯고

→ 이렇게 어울리고서

60쪽


승낙했지만 실행을 주저했다

→ 받아들였지만 멈칫했다

→ 끄덕였지만 망설였다

62쪽


몽골의 지배하에서는 교역의 양상도 변화했다

→ 몽골이 다스릴 적에는 장삿길도 바뀌었다

→ 몽골이 누르던 때에는 다르게 사고팔았다

70쪽


보고할 때 그녀를 록셀라나라고 불렀다

→ 여쭐 때 그이를 록셀라나라고 했다

→ 얘기할 때 그이를 록셀라나라고 했다

97쪽


농민들이 활로로 모색한 것은 신대륙으로의 이민이었다

→ 흙일꾼은 새뭍에서 새길을 찾아서 옮겼다

→ 흙지기는 새땅으로 새살림을 찾아서 갔다

17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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