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맹 - 자전적 이야기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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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0.30.

다듬읽기 18


《문맹》

 아고타 크리스토프

 백수린 옮김

 한겨레출판

 2018.5.9.



《문맹》(아고타 크리스토프/백수린 옮김, 한겨레출판, 2018)은 단출한 줄거리입니다. 얇고 작게 꾸밀 만한 부피인데, 크게 부풀리고 껍데기를 두껍게 씌워서 장사를 합니다. 딱한 노릇입니다. 더구나 한글판은 우리말 같지 않고 어쩐지 종잡을 수 없습니다. 헝가리사람 아고타 크리스토프 님은 프랑스말로 글을 썼다는데, 이분은 일본 한자말이나 중국 한자말을 모르겠지요. 옮김말씨(번역체)도 모를 테고요. 우리는 왜 이웃말을 우리말로 안 옮기거나 못 옮길까요? “나는 읽는다. 이것은 질병과도 같다”는 어느 나라 말일까요? 한자말을 굳이 쓰고 싶다면 “나는 읽는다. 병이다.”라 할 노릇입니다. 낱말 하나를 고를 적마다 ‘나는 어떤 뿌리인 나무로 사는 사람인가?’ 하고 헤맨 글님일 텐데, 뜬금없어 엉성한 말씨로 옮긴 책이 있는 줄 안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녁도 이 나라도 종잡을 길 없이 수렁에 잠깁니다.


ㅅㄴㄹ


나는 읽는다. 이것은 질병과도 같다

→ 나는 읽는다. 앓는 듯 읽는다

→ 나는 읽는다. 끙끙대며 읽는다

→ 나는 읽는다. 곯으며 읽는다

9쪽


프록코트의 커다란 주머니에서

→ 저고리 커다란 주머니에서

→ 두루마기 커다란 주머니에서

12쪽


아주 어린 나이부터 이미, 나는 좋아한다. 내가 지은 이야기들을

→ 나는 아주 어린 나이부터 이미 내가 지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19쪽


+


다른 도시의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다

→ 다른 고장 모둠채에서 지낸다

→ 다른 고을 덧살이집에서 지낸다

29쪽


우리들은 10인실이나 20인실에서 묵는데

→ 열사람칸이나 스무사람칸에서 묵는데

→ 우리는 열칸이나 스무칸에서 묵는데

30쪽


휘파람을 불고 감탄하는 말이나 외설적인 말을 외친다

→ 휘파람을 불고 놀라는 말이나 추레한 말을 한다

→ 휘파람을 불며 놀라거나 지저분한 말을 외친다

31쪽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필독’도서들뿐인데, 그것들은 금세 읽어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 우리는 ‘꼭’책만 읽었는데, 슥 읽어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1쪽


집시들이 오지그릇이나 갈대로 짠 바구니를 팔기 위해 마을에 올 때면

→ 바람새가 오지그릇이나 갈대로 짠 바구니를 팔려고 마을에 올 때면

→ 바람꽃이 오지그릇이나 갈대로 짠 바구니를 판다며 마을에 올 때면

51쪽


이러한 이유로 나는 프랑스어 또한 적의 언어라고 부른다

→ 이래서 나는 프랑스말도 놈들말이라고 여긴다

→ 이렇기에 나는 프랑스말도 몹쓸말이라고 본다

→ 이래서 나는 프랑스말도 그놈말이라고 밝힌다

→ 이러니 나는 프랑스말도 못된말이라고 친다

53쪽


나의 어린 딸은

→ 어린 딸은

→ 우리 어린 딸은

69쪽


진짜 길 위를 마침내 걷는다

→ 참말로 길을 마침내 걷는다

71쪽


우리는 농부의 집에서 묵게 된다

→ 우리는 흙지기 집에서 묵는다

72쪽


버스비는 마을의 군수가 지불해주었다

→ 길삯은 고을지기가 내주었다

→ 길삯은 고장지기가 치렀다

77쪽


점심시간에 구내식당에서 만나지만

→ 낮에 일터밥집에서 만나지만

88쪽


저녁에는 가족을 돌보는 그 여자들 중 하나였다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내 과거를 잊어버렸다

→ 저녁에는 집안을 돌보는 순이인 줄 못 떠올릴 만큼 지난날을 잊어버렸다

10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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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구미 - 구미 재발견을 위한 문화안내서
임수현.이진우.남진실 지음 / 삼일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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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0.25.

다듬읽기 98


《우리 동네, 구미》

 임수현·이진우·남진실

 삼일북스

 2022.7.25.



《우리 동네, 구미》(임수현·이진우·남진실, 삼일북스, 2022)를 반갑게 읽으면서 매우 아쉬웠다. 첫째로, 책이 너무 무겁다. 이 책을 손에 쥔 채 구미마실을 하자면 손목이 시큰거리겠더라. 둘째로, 글이 너무 어렵다. 구미를 사랑하고 싶은 사람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어린이 눈높이’로 추스르면 얼마나 좋을까. 셋째로, 더 느긋이 찬찬히 구미를 헤아리지 못 한 듯싶다. 이름난 구경터를 자랑하기보다는, 오래오래 구미사람 살림자리로 곁에 있은 수수한 마을과 숲과 가게를 이야기할 적에 오히려 빛날 텐데. 모든 고장(지자체)이 저마다 이녁 고장을 자랑하거나 알리려는 책을 내는데, 하나같이 ‘섣부른 일본말씨 + 일본 한자말 + 영어’로 범벅을 한다. 왜 쉽게 안 쓸까? 왜 우리말을 안 쓸까? 이제는 “우리 마을” 이야기를 ‘마을말(사투리)’로 펴고, 살림말로 속삭일 때이다. ‘문화예술 지식인’이나 ‘비평가’를 흉내내는 말씨가 아닌, 오롯이 살림말에 숲말에 마을말로 삶을 노래하자.


ㅅㄴㄹ


온갖 책을 소개하고 알리고 권하며 살고 있는데

→ 온갖 책을 알리고 북돋우며 사는데

→ 온갖 책을 밝히고 얘기하며 사는데

4


수도권이 아닌 지방은

→ 서울곁이 아닌 고을은

→ 서울밭이 아닌 곳은

6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 몹시 고맙다

→ 모두 고맙다

→ 고맙다고 절을 올린다

7


태초에 산이 있었다

→ 처음에 멧골이 있다

17


의천은 금오산에서 수도했다

→ 의천은 금오산에서 갈닦았다

→ 의천은 금오산에서 벼렸다

20


구미를 대표하는 국민 관광지이다

→ 구미에서 내로라하는 꽃터이다

→ 구미에서 손꼽는 멋터이다

21


임진왜란 때 전소되었다

→ 임진싸움 때 불탔다

→ 임진싸움 때 사라졌다

22


무언가의 발상지라는 말은 어깨를 으쓱하게 한다

→ 무언가 태어났다는 말에 어깨를 으쓱한다

→ 무언가 처음이라는 말에 어깨를 으쓱인다

24


지금 나오는 샘물은 근래에 뚫은 지하 암반수라고 한다

→ 요즘 나오는 샘물은 새로 뚫은 바윗물이라고 한다

26


겨울에는 폭포 물이 얼어붙어 커다란 고드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 겨울에는 쏠물이 얼어붙어 고드름이 커다랗기도 하다

27


쇠사슬을 붙잡고 가파른 절벽을 타고 올라가야 해서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

→ 쇠사슬을 붙잡고 벼랑을 타고 올라가야 해서 좀 씩씩해야 한다

→ 쇠사슬을 붙잡고 가파른 길을 타고 올라가야 해서 아슬아슬하다

29


거의 수직으로 솟은 험한 비탈을 올라야 했다

→ 거의 깎아지른 비탈을 올라야 했다

30


다음 생에는 건강한 몸으로 극락왕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 다음에는 튼튼한 몸으로 되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 다음 삶은 튼튼몸으로 하늘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31


계단의 가파름을 견디고 전망대에 올라

→ 가파른 디딤길을 견디고 보임터에 올라

→ 가파른 디딤돌을 견디고 즐김터에 올라

44


저수지를 한눈에 조망하면 더없이 완벽한 올레길 코스다

→ 못을 한눈에 살피면 더없이 알뜰한 올레길이다

→ 못을 한눈에 내다보면 더없이 좋은 올레길이다

44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궁금증은 더 커진다

→ 아닌 줄 알고 나면 더 궁금하다

45


여전히 아름다운 금오지의 윤슬이 반짝였다

→ 금오못 윤슬은 언제나 아름답다

→ 금오못 물살은 늘 아름답게 반짝인다

47


새마을 중앙시장이 상설시장으로 바뀌게 된 것도

→ 새마을 가운저자가 늘저자로 바뀐 까닭도

→ 새마을 가운마당이 늘마당으로 바뀐 뜻도

59


책의 진열만으로도 서점이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 책을 꽂기만 해도 책집이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고 깨닫고

→ 책을 놏기만 해도 책집이 아름다울 수 있다고 깨닫고

64


많은 연극인과 관객들에게도 울림을 주었다

→ 숱한 꽃님과 사람들도 울렸다

67


노래는 사람들 사이에 널리 불려질 때 꽂힌다

→ 노래는 사람들이 널리 부를 때 꽂힌다

118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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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올록볼록해 - 아이와 내가 함께 자라는 방식
이지수 지음 / 마음산책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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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다듬읽기 111


《우리는 올록볼록해》

 이지수

 마음산책

 2023.7.5.



《우리는 올록볼록해》(이지수, 마음산책, 2023)를 읽었습니다. 아이를 낳아 돌보는 나날을 적바림하는 글은 반갑습니다만, 아이 곁에서 하루를 오롯이 사랑으로 보낸 이야기하고는 많이 멀어 아쉽습니다. 숱한 아이들은 어린이집이나 배움터(학교)를 안 반깁니다. 이때 숱한 어른들은 아이들이 그저 떼를 쓴다고 여기지만, 아이들은 누구나 기운으로 느끼기에 꺼립니다. 스스로 실컷 놀며 어버이 곁에서 살림을 눈여겨보고 소꿉놀이를 하고픈 아이입니다. 따로 뭘 배우러 다녀야 하는 아이가 아닙니다. 아이를 바깥(시설·학원·학교)에 맡기는 하루를 옮겨도 돌봄글(육아일기)일 수 있지만, 아이하고 온하루를 신나게 놀면서 소꿉살림을 짓는 나날을 땀내음으로 옮길 적에 비로소 ‘돌봄하루’로 여길 만합니다. 푸념을 담는 글이 아닌, 앞으로 아이가 열다섯 살 무렵에 이르면 ‘어버이가 남긴 돌봄하루(육아일기)’를 읽을 수 있도록, ‘우리 보금자리 살림이야기’를 담아야 하지 않을까요?


ㅅㄴㄹ


아이를 키운다는 것, 그것은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작은 인간을 이해해 보려고 애쓰는 일이며

→ 아이 키우기는, 말을 나누기 어려운 작은 사람을 헤아려 보려고 애쓰는 일이며

→ 말로 마음을 나누기 어려운 작은 사람을 헤아려 보려고 애쓰는 아이 키우기이며

7쪽


아이의 사랑스러움은 육아에 얽힌 온갖 노동 사이사이에서 불현듯 튀어나온다

→ 아이를 돌보는 사이사이 사랑스러운 모습을 불현듯 본다

→ 아이를 돌보는 사이에 사랑스럽구나 하고 불현듯 느낀다

7쪽


육아는 나를 아주 조금은 이타적인 인간으로 만들어 준다

→ 아이를 돌보며 아주 조금은 이웃을 헤아릴 수 있다

→ 아이를 돌보기에 아주 조금은 둘레를 살필 수 있다

8쪽


개인적인 육아 일기지만 그 안에 어떤 보편성이 묻어나기를 바라며 썼다

→ 내 돌봄글이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 내 돌봄하루이지만 두루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10쪽


시작은 회사였다. 회사에 안 가니 시간이 참으로 많았다

→ 처음은 일터였다. 일터에 안 가니 하루가 참으로 길다

→ 일터부터이다. 일터에 안 가니 틈이 참으로 넉넉하다

19쪽


간절했던 것도 아니어서 차일피일 미뤄왔으나

→ 목마르지도 않아서 하루이틀 미뤄왔으나

→ 애타지도 않아서 미뤄왔으나

19쪽


뇌를 풀가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 머리를 쥐어짰다

→ 머리를 잔뜩 썼다

→ 머리를 핑핑 돌렸다

25쪽


후발대로 오는 윤정

→ 나중에 오는 윤정

→ 뒤따라오는 윤정

→ 뒤에 오는 윤정

27쪽


오로지 산모의 젖을 짜기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었다

→ 오로지 엄마젖을 짜는 곳이다

39쪽


변기에 앉아서 유축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 밑동이에 앉아서 젖을 자주 짠다고

→ 뒷동이에 앉아서 으레 젖짜기를 한다고

41쪽


양가 부모님만 모시고 간소하게 치를 것

→ 두집 어버이만 모시고 가볍게 치르기

→ 어버이만 모시고 단출히 치르기

57쪽


사소한 일에 의미 부여 하는 것을 경계하는 성격이다

→ 작은일에 뜻을 안 붙이려고 한다

→ 잔일을 바라보지 않으려고 한다

64쪽


어린 나와 보냈던 시간을 복기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 어린 나와 보낸 나날을 되새기는 듯하다

→ 어린 나와 보낸 하루를 돌아보는 듯하다

102쪽


그건 너 안에 괴물이 들어와서 그래

→ 네 마음이 불타서 그래

→ 네 마음이 타올라서 그래

→ 네가 짜증을 내서 그래

120쪽


또 등원 거부가 시작되었다. 등원 거부의 양상은 다양하다

→ 또 안 가려고 한다. 안 가는 까닭은 많다

139쪽


이 대사의 주어를 종종 부모로 바꾸어 본다

→ 임자말을 으레 어버이로 바꾸어 본다

149쪽


산후조리원에서 집으로 데려왔을 때만 해도

→ 돌봄집에서 집으로 데려올 때만 해도

149쪽


누군가를 세밀하게 사랑하려면 맥락이,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다

→ 누구를 찬찬히 사랑하려면 흐름이, 밑절미가 있어야 한다

→ 누구를 곰곰이 사랑하려면 밑줄기가,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151쪽


노 키즈 존이라 해도 우리가 들어가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 아이를 막는다 해도 우리는 멀쩡히 들어갈 수 있다

→ 아이는 안 되더라도 우리는 그냥 들어갈 수 있다

158쪽


식목일이었던 어제

→ 나무날이던 어제

170쪽


남편이 반차를 쓰지 않고 종일 일했다

→ 곁님이 나절쉼을 안 쓰고 내내 일했다

→ 짝꿍이 사잇쉼을 안 쓰고 내처 일했다

171쪽


빨래는 내일의 내가 하겠지

→ 빨래는 이튿날 하겠지

→ 빨래는 다음에 하겠지

176쪽


육아와 일을 양립시키는 방법 같은 건 아직 잘 모르겠다

→ 아이와 일을 같이하는 길은 아직 잘 모르겠다

→ 아이와 일이 나란히 가는 길은 아직 잘 모르겠다

186쪽


어쩌면 그린 라이트일까?

→ 어쩌면 푸른불일까?

→ 어쩌면 좋으려나?

→ 어쩌면 받아들이나?

19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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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한국어 오늘의 젊은 작가 42
문지혁 지음 / 민음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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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3.10.8.

다듬읽기 110


《중급 한국어》

 문지혁

 민음사

 2023.3.3.



《중급 한국어》(문지혁, 민음사, 2023)를 읽었습니다. 우리가 쓰는 글은 ‘한글’이고, 우리 겨레는 ‘한겨레’입니다. 우리가 쓰는 말이라면 ‘한말’이요, 우리가 살아가는 나라는 ‘한나라’예요. 또는 ‘배달글·배달말·배달겨레·배달나라’라 할 수 있어요. 우리말은 그저 우리말일 뿐, ‘초급·중급·고급’이 따로 없습니다. 굳이 가르고 싶다면 ‘첫걸음·두걸음·석걸음’처럼 가리킬 만해요. 나이가 많아도 철이 안 들면 ‘어른 아닌 늙은이’라 하고, 나이가 적어도 철이 들면 ‘어른’이라 하거나 ‘어른스럽다’고 합니다. 우리는 우리말을 얼마나 우리말스럽게 다루고 돌보고 펼 줄 알며 어른스럽거나 철들거나 어질거나 참할까요? ‘곱게’ 쓰는 말씨하고 ‘아름답게’ 쓰는 말씨는 다른데, 말결이며 말빛을 얼마나 읽나요?


ㅅㄴㄹ


자, 이렇게 시작해 볼까요

→ 자, 이렇게 해볼까요

→ 자, 이렇게 할까요

11쪽


마지막 단어에 시선을 고정한 채 내가 묻자

→ 내가 마지막 낱말을 쳐다보며 묻자

→ 내가 끝말을 바라보면서 묻자

13쪽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나는 그것이 내 아이의 첫 울음이라는 것을 알았다

→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우리 아이 첫 울음인 줄 알아차렸다

→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우리 아이가 처음 운 줄 깨달았다

14쪽


결혼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 함께 살아간다

→ 함께산다

17쪽


나는 은혜의 말을 그대로 읽었을 뿐이다 … 내가 읽은 그녀의 ‘통과 발언’은 이것이다

→ 나는 은혜가 한 말을 그대로 읽었을 뿐이다 … 은혜는 이 말만 ‘받아들’였다

→ 나는 은혜 말을 그대로 읽었을 뿐이다 … 은혜는 이 말만 ‘들어주’었다

19쪽


보다 복잡하고 복합적이죠. 정보값이 많습니다

→ 더 북적북적 모였죠. 이야기값이 많습니다

→ 더 부산히 어우러지죠. 읽을 값이 많습니다

21쪽


이 두 번의 압축을 풀 수 있는 거죠

→ 이렇게 두 벌을 풀 수 있죠

→ 이렇게 두벌풀이를 할 수 있죠

22쪽


오랫동안 떨어지다 보니 좋은 점은 재고가 잔뜩 쌓여 있다는 것이었다

→ 오랫동안 떨어지다 보니 잔뜩 쌓여서 좋았다

→ 오랫동안 떨어지면서 잔뜩 있으니 좋았다

→ 오랫동안 떨어지면서 더미로 있으니 좋았다

26쪽


나는 더 위악적으로 굴었다

→ 나는 더 나쁜 척했다

→ 나는 더 눈비음이었다

→ 나는 더 거짓스러웠다

28쪽


인공수정으로 두 번 실패한 다음에는 체외수정

→ 따로받이로 두 판 안된 다음에는 몸밖받이

→ 남씨받이로 두 벌 안된 다음에는 밖받이

29쪽


서울에서 내려오는데 교통사고가 나서요

→ 서울에서 오는데 들이받혀서요

→ 서울에서 오는데 부딪혀서요

46쪽


커리큘럼을 백지 상태에서부터 새롭게 짜야 한다는 점이었고

→ 배움틀을 새롭게 짜야 하고

→ 배움그림을 처음부터 짜야 하고

→ 배움길을 새로 짜야 하고

50쪽


사실 지금 나는 약간의 거짓말을 하고 있다

→ 다만 나는 이제 살짝 거짓말을 한다

→ 그러나 나는 문득 거짓말을 한다

53쪽


과거로 돌아가기에 빛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플래시. 백

→ 옛날로 돌아가려면 빛이 좋다. 반짝

→ 지난날로 가려면 빛이 가장 좋다. 번쩍

63쪽


왜 내 청혼을 받아들였던 걸까

→ 왜 내 노래를 받아들였을까

→ 왜 내 말을 받아들였을까

→ 왜 내 꽃말을 받아들였을까

→ 왜 내 바람을 받아들였을까

→ 왜 내 꿈을 받아들였을까

82쪽


이따금씩 여름옷이나 내복

→ 이따금 여름옷이나 속옷

184쪽


4번과 5번 디스크가 터지는 바람에

→ 넷째 다섯째 등뼈가 터지는 바람에

199쪽


합평에서 얻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각자 퇴고를 시작한다

→ 모둠에서 들은 말을 바탕으로 저마다 글을 손질한다

→ 모임에서 주고받은 말을 바탕으로 다들 글손질을 한다

245쪽


이제 스토리텔링 같은 걸 가르치세요

→ 이제 이야기를 가르치세요

249쪽


이 글을 쓰고 있어

→ 이 글을 써

259쪽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는 자신을 3인칭으로 지칭하는 거야

→ 나를 둘레로 가리키면 아주 싫어

→ 스스로 먼발치로 나타내면 참 싫어

→ 나를 그로 일컬으면 무척 싫어

260쪽


내 무릎 위에 앉아 있고

→ 내 무릎에 앉고

26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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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편집 - 에디터·크리에이터를 위한 편집력 강의
스가쓰케 마사노부 지음, 현선 옮김 / 항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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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숲 / 글다듬기 2023.9.19.

다듬읽기 102


《도쿄의 편집》

 스가쓰케 마사노부

 현선 옮김

 항해

 2022.12.12.



《도쿄의 편집》(스가쓰케 마사노부/현선 옮김, 항해, 2022)을 읽으면서 ‘서울 엮음새’는 뭘까 하고 한참 돌아보았습니다. 글씨·그림만 보기에 좋도록 놓기에 ‘엮다’라 하지 않습니다. 알맹이가 없어도 ‘있어 보이’도록 하기에 ‘여미다’라 하지 않습니다. 어느 종이를 쓰고 줄틈이나 글꼴이 어떠하든 ‘줄거리에 사로잡히고 이야기에 스며들’ 만한 길을 들려주어야 비로소 ‘엮다·여미다’라 하겠지요. 첫머리부터 “광고 책자, 지라시” 같은 옮김말이 나오는데, 일본말 ‘지라시’라랑 ‘광고 책자’가 뭐가 다를까요? 한글로 내는 책이라면 한글뿐 아니라 우리말을 하나하나 짚을 줄 알 노릇입니다. 애써 남다르게 꾸미려 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은 바탕부터 다릅니다. 튀려고 하지 말고, 속빛을 고스란히 담을 적에 ‘가다듬다’요 ‘추스르다’요 ‘매만지다’로 나아갈 테지요.


ㅅㄴㄹ


광고 책자, 지라시는 물론이고

→ 알림글, 꾸러미를 비롯하여

→ 알림책, 꽃종이부터

10쪽


태곳적 편집물은 복제물이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것이었습니다

→ 먼 옛날에는 엮음꾸러미를 베낄 수 없었습니다

→ 옛적에는 엮은 꾸러미를 못 베꼈습니다

11쪽


우리는 매일 편집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 우리는 날마다 엮으며 살아갑니다

→ 우리는 늘 짜면서 살아갑니다

12


언뜻 보면 능동적 기획이 더 멋지고 좋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 언뜻 보면 스스로 지어야 더 멋지고 좋게 느낄지도 모르지만

→ 언뜻 보면 몸소 꾸려야 더 멋지고 좋게 느낄 수도 있지만

15


수동적 기획이 멋진 결과를 만들어 낼 때도 있으며

→ 시켜서 하는데 멋지게 끝날 때도 있으며

→ 심부름을 멋지개 끝맺을 때도 있으며

15


초대형 프로젝트부터 저예산 프로젝트까지 골고루 경험했습니다

→ 큰일부터 작은일까지 골고루 해봤습니다

→ 엄청난 일거리부터 조촐한 일까지 골고루 했습니다

16


타깃은 기획의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 잘 겨냥해야 합니다

→ 제대로 노려야 합니다

19


최근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초역 니체의 말》 같은 ‘초역 시리즈’도 마찬가지입니다

→ 요새 꾸준히 자리잡은 《간추린 니체 말》 같은 ‘간추린 꾸러미’도 마찬가지입니다

→ 요새 오래책으로 자리잡은 《추림 니체 말》 같은 ‘추림 꾸러미’도 마찬가지입니다

27쪽


이 명문을 제목을 지을 때마다 금과옥조로 삼습니다

→ 이 꽃글을 이름을 지을 때마다 꽃다짐으로 삼습니다

→ 이 멋글을 이름을 지을 때마다 알뜰히 살핍니다

54


타지 사람의 관심도 끌 수 있는 흡인력이 느껴집니다

→ 이웃마을 사람 눈도 끌 수 있다고 느낍니다

→ 옆마을 사람 눈길도 끌어들이는구나 싶습니다

57


이 잡지의 이름은 생태적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을 나타낼 수 있는 단 하나의 단어로 짓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이 달책은 숲넋과 푸른길을 나타낼 한 마디로 짓기로 마음먹었습니다

69


혹시 색채로만 구성된 그림을 본 적이 있는지요

→ 빛깔로만 꾸린 그림을 본 적이 있는지요

→ 빛깔로만 여민 그림을 본 적이 있는지요

89


아름답다라는 말을 무척 많이 썼습니다

→ 아름답다라는 말을 무척 자주 썼습니다

156


그곳에 숨은 수리 법칙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 그곳에 숨은 셈길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157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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