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425] 바빠서 천천히



  바쁜 일이란 없어

  즐겁게 하는 일이 아니면

  서둘러 마쳐야 할 뿐이야



  왜 바빠야 하나 싶어 돌아보면, 바쁠 까닭이 없습니다. 서두를 일이 없습니다. 늘 제결에 맞추어 차근차근 할 뿐입니다. 바쁘기 때문에 달리거나 뛰지 않아요. 바람을 가르면서 달리거나 뛰면 신나니까 달리거나 뛸 뿐이에요. 자칫 늦은 날에는 늦은 대로 다음 길을 가면 되어요. 다음 길보다는 달리기를 하면서 온몸에 땀이 송글송글 맺는 놀이를 하고 싶다면 온힘을 다해서 폴짝폴짝 날듯이 달리면 되어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로 읽는 책 424] 벗어난 길



  길에서 벗어났으면

  옛길로 돌아가거나

  새길을 꿋꿋하게 내거나



  주어진 틀대로 따라가는 일을 어릴 적부터 달갑지 않게 여겼어요. 시키는 대로 할 적에는 생각을 안 해도 되면서 얼핏 손쉬울 수 있지만, 제 나름대로 즐겁게 지을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구나 싶었어요. 늘 틀에서 벗어난 길에 서면서 저 스스로 하고 싶었고, 이렇게 살고 다시 살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는구나 하고 생각해요. 굳이 옛길로 돌아가야 한다고 여기지 않아요. 때로는 옛길을 거닐지만, 언제나 꿋꿋하게 새길을 내는 하루이고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로 읽는 책 423] ㅅ



  스스로 새롭게 살아갈 슬기

  서로 상냥하게 생각하는 사랑

  살뜰히 살림하는 삶에 씨앗



  즐거움이란 늘 우리 삶에 두루 있다고 느껴요. 우리 스스로 즐겁다고 여기지 못하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거나 이름을 드날려도 안 즐겁고 마는구나 싶어요.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 생각을 어떻게 짓느냐를 헤아릴 수 있으면 된다고 보아요. 제가 한국말사전을 새롭게 쓰는 일을 하는 까닭은 이렇답니다. “토박이말 살려쓰기”가 아니라, 우리가 저마다 스스로 생각을 슬기롭게 밝혀서 삶을 사랑스레 짓는 살림이 되도록 씨앗이 되는 생각인 말을 살뜰히 건사하자는 뜻이에요. “생각에 스스로 씨앗을 심는 사랑스러운 살림”이랄까요, ㅅ으로 살가이 잇는 삶길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로 읽는 책 422] 마음을 배워



  글을 배울까

  길을 배울까

  넋을 배울까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배워도 나쁘지 않을 텐데, 다른 사람이 남긴 자국이나 생각을 좇으면서 우리 자리를 못 볼 수 있어요. 다른 사람이 걸은 길을 배워도 나쁘지 않을 텐데, 다른 사람이 지은 삶이나 꿈을 좇으면서 우리 사랑을 못 볼 수 있어요. 글이나 길을 돌본 넋을 배운다면, 글을 이루거나 길을 내려고 얼마나 따뜻한 마음이었는가를 헤아리면서, 우리 넋은 오늘 얼마나 따뜻한가 하고 돌아볼 만하지 싶습니다. 즐거이 배우는 살림이란, 늘 즐거이 마음을 바라보며 돌보는 몸짓이요 숨결이라고 느껴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로 읽는 책 421] 배를 엮다



  배는 뭇는다

  배는 짓는다

  배는 띄운다



  일본에서 나온 소설 하나는 《舟を編む》라고 합니다. 일본말 ‘編む(あむ)’는 ‘엮다, 겯다, 뜨다, 짜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왜 이런 낱말을 썼을까 하고 어림하는데, 문득 한 가지가 떠오릅니다. 한국에서는 배를 ‘뭇다’라 일컬었는데, 배를 지을 적에 널을 엮는 길도 있겠구나 싶더군요. 이때에는 배무이가 마치 ‘엮기·겯기’ 같다고 느낄 만해요. 일본말을 한국말로 옮기면서 이러한 ‘엮다’를 얼마나 살펴서 “배를 엮다”로 적었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말로라면, 아무래도 “배를 짓다”가 가장 어울리지 싶습니다. 배도, 삶도, 말도, 넋도, 살림도, 사랑도, 마음도, 그야말로 사전까지 온통 ‘짓다’라는 말뜻으로 그리면, 이 모두를 처음으로 새로 나타나도록 한다는 결을 살릴 만하니까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