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273. 2016.9.4. 무화과잼



  우리 집 무화과잼을 하기로 한다. 날마다 몇 알씩 먹어서는 잔뜩 맺힌 무화과를 어찌할 수 없구나 싶어서 두 갈래를 생각했다. 하나는 썰어서 말리기. 다른 하나는 졸여서 잼으로 하기. 썰어서 말릴까 하다가 잼부터 하자고 생각한다. 두 시간 반 즈음 졸인 듯하다. 더 졸여야지 싶다가 그만두었다. 한 소쿠리 반을 졸여서 석 병을 얻는데, 다음에는 서너 소쿠리는 졸여야겠다고 느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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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72. 2016.9.1. 구월 무화과



  구월로 접어드니 이제는 날마다 무화과를 몇 알씩 따서 먹을 만하다. 무화과나무에서 자라는 무화과는 그때그때 따서 먹는다. 따 놓고 하루만 지나도 무른다. 햇볕하고 바람하고 비에다가 사랑을 먹으며 자라는 무화과는 언제나 ‘제날’에만 먹는다. 구월에 구월맛을 먹으면서 즐겁게 자라렴.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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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71. 2016.8.18. 무말랭이 밥상



  배추김치가 떨어졌다. 뭔 반찬을 해 볼까 생각하다가 무말랭이가 있다고 떠오른다. 아침 일찍 무말랭이를 헹군다. 헹군 물은 옥수수한테 준다. 후박나무 그늘에 무말랭이를 불려 놓는다. 무말랭이에 찹쌀풀을 쑬까 하고 생각하다가 그만둔다. 무말랭이가 잘 불었구나 싶어서 마늘을 빻고 생강도 까서 빻은 뒤 사탕수수 설탕하고 구운소금하고 간장을 섞어서 무말랭이에 무쳐 놓아 재운다. 한동안 재우고서 고춧가루하고 고추장을 섞어서 비빈다. 신나게 비빈 뒤 마당에서 솔(부추)을 훑어서 잘게 썬 뒤에 섞는다. 자, 오늘 우리 집 무말랭이는 어떤 맛일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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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70. 2016.8.10. 옥수수 훑기



  옥수수를 쪘지. 감자를 함께 쪘지. 더운 여름에 밥이 넘어가지 않으면 옥수수랑 감자랑 김치만 먹어 볼까. 옥수수자루를 쥐고 먹어도 맛나고, 씨알을 하나씩 훑어 접시에 모은 뒤 한 움큼씩 집어서 먹어도 맛나지. 씨알 훑기는 너희한테 새로운 놀이가 되기도 하는구나.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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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69. 2016.8.4. 모과 썰기



  올겨울에 먹을 모과를 따서 썬다. 신나게 썰어서 즐겁게 재워야지. 그런데 한 해 만에 모과를 썰다 보니 ‘그래, 모과를 썰자면 손힘을 참 많이 써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처럼 용을 쓰며 썰지 말자고 생각한다. 하루에 다 썰지 못하면 이틀에 걸치든 사흘에 걸치든 나흘에 걸치든 차근차근 썰자고 생각한다. 노래하며 모과를 썰자.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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