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52. 2014.1.5.

 


  볼에 밥을 한 가득 물고 오물오물 씹는다. 아이고 볼따구 터지겠다. 그런데 이렇게 밥 먹는 모습은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럽니. 네 아버지도 어릴 적에 너와 같은 볼따구로 밥을 먹었을까? 아무렴, 그랬겠지. 네 할아버지도, 네 할아버지를 낳은 할아버지도 모두 이런 볼따구로 어린 나날 예쁘게 누렸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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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51. 2013.12.22.

 


  겨울에는 뜨끈뜨끈한 국과 밥을 먹어야지. 그런데 너무 뜨겁니? 후후 불면서 천천히 먹어. 밥이랑 국 모두 너희 몸에 들어가서 따순 기운이 될 테니. 이 겨울에도 개구지게 노는 너희 밑힘이 될 밥이야.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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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50. 2013.12.31.

 


  한 해가 저무는 날 아침에 셋이서 까마중알을 잔뜩 훑었다. 만두국을 끓여 만두는 아이들 밥에 올린다. 지난 한 해 잘 놀아 주어서 고맙고, 새로운 한 해 또 잘 놀면서 씩씩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모두 무럭무럭 키 크고 손에 힘이 붙어 우리 집 둘레 땅도 살짝살짝 가꾸어 보자. 냠냠 짭짭.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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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49. 2013.12.25.

 


  아이들과 아침저녁으로 먹는 밥을 늘 거의 비슷하게 차리지 않는가 하고 느낀다. 그래서 밥그릇이랑 접시를 바꾸어서 써 보기도 하고, 나물을 조금 다르게 섞기도 하지만, 막상 밥을 차리고 보면 그리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오이를 길게 썰기도 하고, 동그랗게 썰기도 하다가, 반달로 썰기도 한다. 오이 곁에 무채를 두기도 하고 고구마를 썰어 두기도 한다. 가만히 보면, 아이들이 풀을 잘 먹도록 밥을 차리자고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나 또한 풀을 꽤 많이 먹는 사람으로 달라진다. 한겨울에도 어디 풀 뜯을 데 있는가 두리번거린다. 봄부터 가을까지 집 둘레에서 온갖 풀을 뜯어다 먹었다. 이 겨울 지나고 새봄 찾아오면 또 새로운 풀을 찾으러 이곳저곳 두리번거릴 테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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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48. 2013.12.27.

 


  밥을 볶을 적에 마무리를 지으며 으레 주국으로 반반하게 펼친 뒤 뚜껑을 덮고 따스한 기운 감돌도록 한다. 큰아이는 아버지가 볶음밥을 할 적마다 “왜 그렇게 해요?” 하고 묻는데, 딱히 ‘왜’를 생각한 적은 없다. 어릴 적에 어머니가 으레 이렇게 하셨으니 나도 똑같이 따라할 뿐인데, 다 볶고 불을 끌 무렵, 골고루 섞어서 반반하게 해 놓고 뚜껑을 덮으면 따스한 기운이 골고루 감돌면서 간도 골고루 밴다고 느낀다. 그러나저러나, 큰아이는 밥을 먹다가 가끔 밥을 숟가락으로 찬찬히 눌러 반반히 펴면서 놀곤 한다. 앞으로 스스로 밥을 지을 적에 무언가를 해 보는 놀이와 같달까. 배고픈 작은아이는 허둥지둥 먹기에 바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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